부산은 넓다
: 항구의 심장박동 소리와 산동네의 궁핍함을 끌어안은 도시
분류: 국내도서/ 역사와문화/ 테마로 읽는 문화
저 : 유승훈 ㅣ 출판사 : 글항아리 ㅣ 발행일 : 2013년 10월14일/ 20,800
-출판사서평-
부산, 그 넓은 역사적 품과 문화적 너비를
만든 역사의 12가지 힘을 추적하다
치욕의 역사와 애달픈 관부연락선의 뱃고동 소리 | 물만골, 감천마을, 아미동 산동네가 일궈낸 기적 | 영도다리에 깃든 부산 사람들의 삶과 운명 | 밀면이 일궈낸 부산의 맛과 누들 문화 | 왜관에서 조선인과 일본인의 ‘잘못된’ 만남 | 식민지의 파도에서 살아남은 영도 해녀들 | 한국전쟁기 밀다원 다방이 탄생시킨 문학
파란만장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부산이란 도시가 어떻게 형성되었는가를 핍진하게 다룬 [부산은 넓다]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엄밀히 말하면 기존의 부산 책들과는 좀 다르다. 저자는 외부인이다. 그에게 부산은 낯설면서 매혹적이었다. 머리말에서도 "부산에 대해 무지했던 내가 지역문화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부산박물관에서 일하면서다. 10년 전 부산박물관은 서울내기인 나를 따뜻하게 맞아주었고, 박물관에서 유물 구입, 전시, 조사 등을 하면서 점차 부산의 역사문화와 그 매력을 하나둘 알게 되었다. 알면 알수록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역사문화가 곳곳에 흩어져 있는 곳이 바로 부산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최고의 가왕 자리에 오른 조용필이 ‘바위를 치더라도, 머리가 깨지든 바위가 깨지든 우선 들이대야 한다"고 말한 것처럼 부산에 부딪쳤다. 그렇게 깊숙이 개입한 외부인에 의해 부산이 그 속살을 드러낸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은 인문학의 바다에서 부산의 이야기를 거둬 올리고자 했다. 인문학은 사람을 중심에 두고 생각한다. 즉 사람의 생각과 말, 시간과 공간을 연구하면서 궁극적으로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인간학이다. 저자는 가능한 한 낮은 자세에서 부산을 바라보고, 거시적인 것보다 미시적인 것에 관심을 둔다. 부산의 산동네, 노래방, 부산 밀면, 조내기 고구마, 영도 할매와 같은 소재는 제도권 학문에서는 변방으로 밀려나 있지만, 이처럼 부산의 문화를 잘 비춰주는 거울도 없다. 저자는 인문학이란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학문이라는 전제 아래 잘 알려진 역사적 사실들에 대해서 새로운 질문을 던져보고자 했다. 예컨대 왜관에서는 ‘조선과 일본인의 만남’, 동래온천에서는 ‘농심호텔에 서 있는 노인상’, 영도다리에서는 ‘수많은 투신자살 사건’, 임시수도에서는 ‘번창했던 다방들’, 부산항에서는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해봤다.
‘부산’ 하면 언제나 넓고 푸른 바다가 떠오른다. 출항하는 컨테이너선 앞으로 넓은 바다가 펼쳐져 있고, 끼룩끼룩 하늘로 나는 갈매기 아래에도 넓은 바다가 있다. 해운대, 광안리, 송도 해수욕장에 몰린 피서객들 사이에도 넓은 바다가 넘실거리고 있다. 생명을 탄생시킨 어머니와 같은 바다가 도시를 감싸고 있다는 것은 그 자체가 행운이다.
그러나 바다만으로 넓은 부산을 설명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부산이 넓은 것은 자연환경 때문만은 아니다. 부산의 역사적 품이 넓다는 것이며, 부산의 문화적 너비가 광대하다는 것이다. 항구도시인 부산은 해양 문화와 내륙 문화가 서로 교류하고 충돌하는 곳이었기에 그 역사적 품은 장대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인지 부산 사람들의 가슴과 아량도 넓었다. 조선을 침략했던 일본에게 교린의 관점에서 왜관을 제공해주었고, 해방된 고국으로 들어온 동포들을 먼저 맞이해준 곳도 부산이었다. 전쟁을 피해 남으로 내려온 북한 피란민들이 정착할 수 있었던 땅도 다름 아닌 부산이었다. 부산 사람들은 바깥의 문화를 배척하지 않고 담대하게 받아들이면서 웅숭깊은 부산을 만들어갔다. 그러한 점들은 조선시대부터 파란만장한 ...
-목차-
머리말 - 인문학의 바다에서 잡아올린 부산 이야기
제1부 ‘돌아와요 부산항에’ - 부산은 항구다
제1장 조용필은 왜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불렀을까: 부산항과 부산다움
부산은 항구다 | ‘충무항에’서 ‘부산항에’로 | 1960년대 ‘잘 있거라 부산항’ |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 ‘그리운 내 형제’는 누구일까 | ‘돌아와요 부산항에’ 이후 | 바운스 조용필, 바운스 부산
제2장 왜관에서의 만남은 ‘잘못된 만남’이었을까: 왜관과 한일 교류
후쿠오카에서의 회식 | 교린의 뜻으로 세운 왜관 | 초량 왜관의 동관과 서관 | 왜관에서의 특별한 ...
-저자소개-
유승훈 [저]
1970년 서울에서 출생했다. 낮에는 부산박물관에서 전시기획을 하는 학예연구사이며, 밤에는 역사 속 민중의 풍속을 연구하는 역사민속학자다. 17년째 주경야독의 생활을 하느라 머리에 백설이 내렸지만 형설지공의 기쁨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
낙동강 하구의 염전을 조사해 2007년 고려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012년 [작지만 큰 한국사, 소금]을 펴내 제53회 한국출판문화상(저술 교양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10년 전 부산에 내려온 뒤 기장군의 동해안별신굿을 보고 매료되어 부산 문화 연구에 뛰어들었다. 부산구술사연구회 연구자들과 함께 부산 산동네를 조사한 뒤에는 부산 사람들의 거칠지만 너그러운 멋에 푹 빠져 있다. 민중생활사와 관련된 20여 편의 논문을 썼으며, 신문과 잡지 등에 많은 글을 기고했다.
지은 책으로는[작지만 큰 한국사, 소금] [우리나라의 제염업과 소금민속](2009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아니 놀지는 못하리라-우리놀이의 문화사] [다산과 연암, 노름에 빠지다] [현장 속의 문화재 정책] 등 다수가 있다.
ysh3919@hanmail.net 1970년 서울에서 출생했다. 낮에는 부산박물관에서 전시기획을 하는 학예연구사이며, 밤에는 역사 속 민중의 풍속을 연구하는 역사민속학자다. 17년째 주경야독의 생활을 하느라 머리에 백설이 내렸지만 형설지공의 기쁨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
낙동강 하구의 염전을 조사해 2007년 고려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012년 [작지만 큰 한국사, 소금]을 펴내 제53회 한국출판문화상(저술 교양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10년 전 부산에 내려온 뒤 기장군의 동해안별신굿을 보고 매료되어 부산 문화 연구에 뛰어들었다. 부산구술사연구회 연구자들과 함께 부산 산동네를 조사한 뒤에는 부산 사람들의 거칠지만 너그러운 멋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