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99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2021.06.03./09:00) 본청 225호
▣ 안철수 당대표
열 번이 넘는 이사는 기본입니다.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친구 한 명 만들어 주기도 어렵습니다.
훈련에, 작전에, 밥 먹듯 밤을 새우기도 합니다.
누군지 짐작하셨을 겁니다.
이것이 바로 직업군인의 삶입니다.
그래도 사명감 하나로, 국가를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그리고 뜨거운 전우애로, 지금 이 순간에도 대다수 군인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평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직업군인의 헌신적 삶에 깊이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공군 이 모 중사 사망사건은 우리 군의 어두운 면을 극명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성 군기 해이, 그리고 보신과 조직 이기주의에 빠진, 관료화된 간부 집단의 폐해가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이번 사건은 명백한 타살입니다.
관련 부대와 성 군기 관련 보고라인 전체에 대해 이분의 죽음에 대한 사법 책임을 강하게 물어야 합니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연거푸 피해를 호소해도, 네가 참아라, 앞으로 군 생활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며 무마와 회유 그리고 압박에 나섰던 모든 자들이 이번 살인의 가담자들입니다.
저지른 자도 죄인이지만, 눈 감고 덮은 자들이 더 큰 죄인입니다.
지난번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박원순 전 시장의 성범죄 비호 사태에서 보듯, 2차 가해는 피해자를 향한 더 잔혹하고 조직적인 사회적 살인 행위입니다.
현재 군 간부 중 여성 비율이 7~8% 정도 됩니다.
앞으로 더 높아질 것입니다.
당연히 성 군기 위반 사안에 대한 명확한 처리 규정과 처벌 규정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제가 알아본 바로는 국방부 부대관리 훈령 제244조에 성 군기 사건 발생 시 필요한 조치는 명시되어 있어도, 훈령을 위반할 때 명확한 징계 규정은 없다고 합니다.
여군이 창설된 지 7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훈령이 수준 이하입니다.
훈령을 위반할 때 처벌 규정이 없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이런 제도적 안이함과 미비가 타살에 가까운 억울한 죽음을 불러온 것 아닙니까?
미군은 남녀 군인이 막사를 같이 쓰는 경우도 있지만, 군내 성 군기 문제를 다루는 조직의 위상과 방식은 우리와 차원이 다릅니다.
우리처럼 국방부 내 일개 과가 아닌, 독립된 성폭력 예방 및 대응 기구를 설치하고, 군 성폭력 관련한 체계적인 피해자 보호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예방과 피해자 보호에 힘쓰고 있습니다.
우리 군은 왜 이렇게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청와대와 군 당국에 요구합니다.
첫째, ‘민관합동수사단’에게 조사를 맡겨야 합니다.
국방부 차원의 직접적인 수사를 한다고 했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합니다.
공군이 덮으려던 것을 국방부라고 밝혀낼 수 있겠습니까?
이번 수사를 군에만 맡겨 두면 안 된다는 여론이 비등합니다.
‘민관합동수사단’을 꾸려서 이번 2차 가해 살인사건의 진상을 철저하게 밝히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수사 결과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개선책이 시급합니다.
국방부 장관의 의례적인 사과와 관련자 처벌로만 끝날 일이 아닙니다.
범죄는 해당 부대의 관련자들이 저질렀지만, 그 뒷배에는 후진적이고 폐쇄적인 군조직 문화와 관행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제 식구 감싸기와 온정주의야말로 조직의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병폐입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군 전체의 성 군기 사고처리 시스템과 조직문화에 대한 총체적인 진단과 강력한 개혁 방안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셋째, 문제가 생기면 무조건 지휘관을 문책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후에 문제를 투명하게 해결한 지휘관은 포상하고, 문제를 덮은 지휘관은 더 강하게 문책하는 방향으로 군 인사정책을 바꿔야 합니다.
그리고 독립적인 군내 성폭력 대응 및 피해자 보호 기구를 만들고 강력한 징계 규정 신설을 통해 성 군기 문제에 대해서는 일벌백계하는 시스템과 문화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걱정되는 것은, 최근 몇 년간 불거진 군의 문제가 성 군기 해이뿐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2012년 노크 귀순, 2020년 철책 귀순과 강화도 월북 사건, 올 2월 헤엄 귀순까지, 경계 실패 사례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거기에다 최근 불거진 장병 부실 급식 논란까지 겹치면서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급격히 추락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무너진 군기와 잘못된 일은 덮고 쉬쉬하며 무사안일로 일관하는 군의 관료화가 빚은 참극입니다.
젊고 발랄한 장병들은 21세기 사람들인데, 군 수뇌부를 비롯한 간부 집단은 아직도 80년대, 20세기에서 헤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께도 말씀드립니다.
군은 국가의 기본입니다.
군기가 무너지면 군이 무너지고 국가의 기본이 무너진다는 엄정한 상황인식하에 이 문제를 다루어야 합니다.
관련자에 대한 엄정 수사와 처벌은 물론이며, 재발 방지를 위한 쇄신 방안을 지시하고, 군 당국은 자정 선언과 함께 쇄신 방안을 만들어 국민 앞에 보고하게 해야 합니다.
이 쇄신 방안에는 국방부 장관과 공군 참모총장의 거취 문제도 포함되어야 합니다.
잘못된 것보다 시끄러운 것을 더 문제 삼는 전근대적이고 후진적인 군 풍토를 바꾸지 않는 한, 군의 수많은 문제들은 절대 사라지지 않습니다.
부하를 지키지 못하는 자는 나라도 지킬 수 없습니다.
나라를 지키는 것보다, 부하를 보호하는 것보다, 자신의 보직과 연금 걱정부터 하는 자는 이미 군인이 아닙니다.
그런 자들에겐 국방을 맡길 수도, 매년 1조 7천억 원이 넘는 혈세로 연금을 보전해 줄 이유도 전혀 없습니다.
군인은 군인답게, 간부는 간부답게, 자신의 본분을 지키는 진정한 국민의 군대로 거듭나도록 군의 각성을 촉구합니다.
제가 이 모 중사의 안타까운 죽음을 거듭해서 말씀드리는 것은 이런 문제를 풀지 못한다면 이 모 중사의 영혼을 달래줄 수도 없고, 성평등과 군의 기강이 무너지면 우리 군은 결코 나라를 지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 안철수와 국민의당은 군의 기강과 기본을 바로 세워 정예 강군을 만들고, 당당하고 튼튼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권은희 원내대표
최저임금 법정 심의 기간인 6월 29일을 앞두고 최저임금위원회의 심의가 6월 10일부터 시작됩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현 정부가 최저임금을 초기에 너무 급격히 인상하여 자영업자가 큰 타격을 입었고, 결과적으로 일자리가 없어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잘못이 있었다고 인정하며, 최저임금인상위원회에서 인상률이 잘 조절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현 정부 초기의 급격한 최저임금의 인상이 현실 경제에 주는 충격을 고려하여야 한다고 야당이 지적할 때 소귀에 경 읽기 하다가 뒤늦게라도 현실 문제를 인정하게 된 점은 다행입니다.
최저임금인상률과 함께 살펴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주휴 시간 산입과 주휴 수당의 문제입니다.
최저임금은 시급을 기본단위로 하는데, 이를 주·월 단위로 환산 시 소정근로시간에 주휴 시간이 포함되는지 여부가 문제 되고 있습니다.
2019년 1월 1일부터 고용노동부는 대법원 판례와 달리 최저임금 산정기준 시간에 주휴 시간을 합산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시행령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의 개정된 시행령과 같이 주휴 시간을 합산할 경우 토요일의 유·무급 처리 여부에 따라 최저임금 위반 여부 기준액이 달라지는데 저임금 근로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최저임금의 취지와 달리 저임금 근로자보다 고임금 근로자가 더 많은 최저임금기준액을 보호받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주휴수당 지급 여부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 결과 저임금 근로취약계층이 오히려 주휴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고, 주휴수당 지급을 회피하기 위해 1주 소정근로시간을 15시간 미만으로 쪼개는 근로계약이 횡행하여 주휴수당과 주휴 시간 산입이 최저임금제도의 취지인 저임금 근로자에게 실제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위반은 형사처벌 대상이므로, 최저임금 위반 여부인 기준액을 정하는 방식을 현행 시행령이 아니라 법률로 규정하는 것을 논의해야 합니다.
또한 최저임금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는 주휴수당을 계속 유지할 것인지도 논의해야 합니다. 주휴수당은 근로취약계층이 오히려 낮은 수급률을 보이고 있고, 쪼개기 근로계약으로 임금격차가 심화되는 부작용을 낳으며, 행정지도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오히려 주휴수당을 폐지할 경우 저소득 근로취약계층의 임금 단가가 상승하여 유리하다는 점도 고려할 때 진지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 구혁모 최고위원
반사회의 인격장애인 소시오패스의 특징 중 한 가지를 말씀드리자면 자신의 잘못이 발각되면, 거짓으로 후회, 반성을 하거나 ‘나도 피해자다’라는 동정심에 호소하면서 자신의 순진함을 강조한다고 합니다.
저는 지난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조국 전 장관이 다시 한번 검찰개혁을 끌고 들어올 거라 예측했습니다. 역시나 조국 전 장관은 어제 다시 그 입에서 검찰개혁이라는 말을 꺼냈습니다.
조국은 국민께 무엇을 사과한 것인지 민주당 송영길 대표 또한 마찬가지 무엇을 사과했습니까?
지금 조국의 행태는 술은 먹었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조소 섞인 변명일 뿐입니다.
결국 사과는 했지만 죄는 짓지 않았다는 입장인 것입니다.
사실상 민주당의 성역인 조국 전 장관에 대해 민주당의 당대표가 직접 나서서 사과를 했다는 사실을 알고, 설마설마했습니다.
역시 송영길 대표의 사과는 조국이 그간 해왔던 사과와 다를 게 없었습니다. 공소사실 대부분의 혐의가 입시비리이고 조국 전 장관이나 송영길 대표 또한 그 사안에 대해 청년과 국민께 사과를 했지만 왜 또다시 검찰에 불만을 제기하는지, 이것은 사과를 가장한 변명일 뿐입니다.
송영길 대표의 사과 직후 조국 전 장관은 기다렸다는 듯이 본인이 무슨 당을 위해 이 한 몸 바쳐 희생한 인물인 양 본인을 밟고 전진하라는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이번 송영길 대표의 사과쇼는 민주당과 조국의 짜고 친 고스톱이었고 또다시 국민을 호구로 봤다는 증거입니다.
또한 조국 바라기 김남국 의원이 조국 전 장관이 민주당 사람이라 보기 어렵다는 말은 역시 민주당은 이제 저를 잊으라는 조국의 메시지와 일맥상통합니다.
마지막으로 장경태 의원이 진실에 가까워진 시간이 되길 바란다는 말은 역시나 조국의 시간 책 출간의 취지와 너무나도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들은 조국의 지령대로 움직였습니다.
나라를 이끌어 가고 있는 자들이 이렇게 파렴치하고 부끄러운 일을 벌이고도 진심 어린 반성은커녕 스스로를 개혁에 선봉자로 칭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참 암담합니다.
▣ 최연숙 최고위원
공군 부사관 성폭력 사건과 극단적인 선택이 세상에 알려진 지 이제 3일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것은 이보다 한참 전인 3달 전, 3월 2일의 일이었습니다. 그 90여 일 동안 군의 성폭력 대응 시스템은 온전히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22일 피해자가 극단적인 선택까지 했음에도 1주일 이상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도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31일 이런 사실들이 방송을 통해 보도되고, 다음 날인 1일 청와대 국민청원이 시작되고 나서야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습니다.
성폭력 사건에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곳은 군부대와 국방부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권력형 성범죄 사건에서 봤듯이 성범죄에 발 벗고 나서야 할 여성가족부 또한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최근 4년간 국가기관에서 발생한 성범죄 사건은 812건이나 되는데 그중에서 여성가족부가 재발방지 대책을 제출받은 것은 274건, 34%에 불과합니다.
여성가족부는 1일, 이번 사건의 처리 과정과 전반적인 조직문화에 대해 현장점검이 필요하다며, 국방부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5줄짜리 서면 입장문에서 이 사건을 대하는 여성가족부의 의지는 별로 찾아볼 수 없습니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고 박원순 시장 성범죄 사건이 알려진 뒤 19일이 지난 뒤에야 현장점검에 나섰습니다. 이번에는 과연 며칠이나 걸릴지 한번 두고 봐야겠습니다. 여성가족부는 존재의 이유를 스스로 입증해 보이기 바랍니다.
국방부 또한 많이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철저하게 수사하고 그에 합당한 조치를 내려야 합니다.
정부는 군부대나 국가기관에서 이와 같은 일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것이 고인에 대해 최소한의 도의를 지키는 길입니다
▣ 이태규 최고위원
여당의 고질병인 돈 살포 포퓰리즘이 또 시작됐습니다. 오는 여름과 추석에 백신 접종 휴가비와 전 국민 재난지원금 명목으로 돈을 뿌려서 내년 대선 때 재미 좀 보겠다는 의도인데 단언컨대, ‘Again 2020’은 없을 것입니다.
현재 정권이 직면하고 있는 민심 이반은 조국 전 장관이 책 출판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고 있듯이 이 정권 사람들의 거짓과 위선, 그리고 소주성과 부동산 정책 실패, 백신 구입에서 보여준 형편없는 실력 때문이지 돈 때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돈을 뿌려서 자신들의 위선과 무능을 덮어보겠다는 얄팍한 수야말로 국민을 깔보는 짓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당은 제발 나라 생각 좀 하시기 바랍니다. 뒷감당해야 하는 2030 청년세대, 자라나는 아이들의 미래를 한 번쯤은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감사원 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부채가 전년 대비 13.7%나 증가한 1천981조 7천억 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권 들어와서 무려 538조 6천억 원이나 증가했습니다. 그런데도 올해 추가 세수가 30조 원으로 예측된다면서 바로 추경을 편성해서 이 돈을 자신들 정치적 목적으로 써버리겠다는 것입니다.
빚 갚을 생각도 없고, 지난해 세수 부족에 따른 기저효과, 전 국민 재난지원금 소비 진작 효과가 20~30%에 불과하다는 분석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이 정도면 국정의 방만 운영이 아니라 방탕 운영 수준 아니겠습니까?
재난지원금은 재난을 당한 분들에게 지급해야 합니다. 전 국민 돈 살포가 아닌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한 충분한 손실보상이 우선이고 다음은 소비력이 떨어지는 저소득층에게 지급해야 합니다. 그래야 제대로 된 소비 진작 효과가 나타납니다.
도대체 코로나19로 대통령과 장·차관, 국회의원, 고위공직자들이 무슨 피해를 입었다고 재난지원금을 받아야 합니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월급 또박또박 받고, 연금 차곡차곡 쌓이는 안정된 분들에게 드릴 이유도 없습니다.
평소에 소고기 사 먹는 계층에게 돈을 준다고 해서 소고기를 더 사 먹지는 않습니다. 충분한 소비력을 갖춘 계층에게 재난지원금은 추가 소비가 아니라 저축을 통한 자산 증가로 이어져 양극화만 더 심화시킬 뿐입니다.
집권 여당의 포퓰리즘을 막지 못하면 나라 곳간 전체가 밑 빠진 독이 될 수 있습니다. 국민과 기업들이 피땀 흘려 일해서 세금 낸 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러다가 다음 정부는 빚 빼고 상속받겠다는 ‘한정상속’선언을 하고, 국민들은 나라 곳간 거덜 낸 이 정권의 핵심 인사들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릅니다. 정부 여당은 국정운영에 엄중한 책임감을 갖고 내년 선거가 아닌 다음 세대를 보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