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두번째 밟아 보는 전주땅. 그 옛날 군영에서 아름다운 추억 남기신 선임의 고운 기억 안고 행여나 하는 기적같은 요행 꿈꾸며 여정에 오른다 어찌 그리도 살가운 인연은 찰라로써 매듭지어 지는 것인가? 아쉬움의 연월이 님의 고향 땅에 찾아드니 더없이 애닯다.
즐거운 여행길에 아쉬웁게도 세사람의 얼굴이 띄질 않는다 김선규 부부의 여행 불참율은 이전 관행에서 보지 못했던 현상이다 여행 사흘 전부터 쯔쯔가무시로 심한 고열과 몸살로 고통받는 가운데서도 약속을 저버리지 않으려고 부인이라도 참석을 종용한 김종만의 심사는 부인의 침울함에 대비하여 더욱 돋보이기만 한다.
전주 한지에 대한 유명세는 익히 모르는 바는 아니련만 한솔 제지라는 이름을 한지의 대명사처럼 여겨 왔는데 그보다 규모가 큰 전주 제지가 버젓이 존재하고 있었다. 첫번째 여로로 전주 제지 박물관으로 인도되어 종이의 역사 각국 종이의 특성 한지의 우수성 한지 용도의 다양성 더불어 한지 만드는 체험등 잊혀져 가는 우리의 전통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민족의 우수성을 홍보하며 일깨워 주는 기업의 역할이 새삼 감동으로 다가온다 본격적인 전주 나들이를 전주 비빔밥으로 북돋우고 역사가 살아 숨쉬는 전통의 볼거리와 행사를 집중시켜 관람객을 북적거리게 함으로써 지역 경제까지 들끓게 하는 전주 특유의 관광객 유치 노력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전주의 명물을 함축시켜 놓은듯한 건축물들에 갖가지 이벤트가 줄을 잇는 한옥 마을에 들어서자 오목대정자에 집결하여 우리 고유의 판소리를 지도하는 명창과 같이 일동 쾌지나칭칭 나네에 흠뿍 빠져 들어 간다 많은 인파가 거리를 메운 가운데서도 이곳 저곳을 힐끗거리며 새로운 알거리에 고개를 끄떡여보며 공감하기도 한다 우리 이웃에 임실 치즈 피자점이라는 체인점이 있다 서양 음식인 피자집의 명칭치고는 대도시도 아니고 하필이면 시골스러운 이름을 붙혔을까? 하고 의아하게 생각해 왔었는데 이곳에 와서 그 의문이 해소 되었다 임실 치즈에 대한 시식회가 열리고 있었다 시골 마을인 임실에서 사목을 하시던 독일인 신부님이 새마을 운동 차원에서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하여 산양을 구입하여 이탈리아에 가서 치즈 제조 기술을 배워와 우리나라 최초로 치즈를 생산한 곳이 임실이란다 또 하나의 먹거리! 그 유명한 풍년 초코파이 관광 버스 안에서 안내원에게 충분한 내력를 들었었기에 손자의 선물로 구입하고자 하였지만 원조인 pnb풍년 제과점 앞에는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로 인해 어쩔수없이 그 마음을 거두어 버렸다 조선 태조 이성계의 어진이 있다는 경기전 태조뿐만 아니라 다른 왕들의 어진도 함께 전시되어 있었다 조선 왕조 실록을 보존하고 있다는 사고는 약소 국가의 끈질긴 자생력과 왕권에 대한 사관들의 기개를 함께 엿볼수 있는 현장으로 느껴진다 경기전 안의 여러 유적과 제사에 관계한 삼문을 둘러보고 인근의 전동 성당으로 향하였다 일제 강점기에 세워진 건물이기도 하지만 동,서양의 전통 건축물 양식이 마주하고 있다는 것도 아이러니가 아닐수 없다 순교자 성지인 이곳은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이 다녀감으로 더욱 유명세를 타기도 하였다 전동 성당을 둘러보고 또 다른 먹거리로 소문이 자자하다는 순대를 먹기 위해 인근 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가는 도중 휴대폰의 진동이 울려 열어 보니 발신인이 오성창이다 받아보니 다짜고짜 신경질이다 성당 구경에 열중하다 보니 순식간에 일행이 없어져 버렸다는 것이다 주위에 특색있는 건물과 조형물 행사 현장을 가르쳐 주며 찾아오라 하였더니 전주가 초행인데 어떻게 찾아 가나고 되려 호통이다 멀지 않는 곳이라 신경쓰서 찾아 보면 올수있는 곳인데 할수없이 나 홀로 이 꼴통같은 친구를 찾아 데리고 오니 식당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들어 가기위하여 줄을 서서 있었는데 다행히 일행들이 먼저 자리 잡고 있었기에 도착 즉시 순대를 맛볼수 있었다 시장안을 둘러보고 숙소인 화이트 호텔에 여장을 풀고 근처 음식점에 가서 저녁 식사겸 안주로 하여 술상을 받았다 식사 후 덕진 공원으로 나들이를 나가기로 하였지만 한동안 풍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집사람의 켠디션이 별로라 우리 부부와 여성분 두세분은 숙소로 돌아 오고 다른 일행은 덕진공원으로 향했다 그러나 나는 밤 11시경 홀로 숙소를 빠져 나와 낯선 도시의 밤거리를 배회하다 늦게까지 영업을 멈추지 않고 있는 찐빵가게에서 찐빵 다섯개와 우유를 사서 도로변 벤치에서 먹어가며 인적이 드물어가는 객지의 야경을 만킥하고는 호텔로 돌아 왔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간단한 아침 식사를 마치고 관광 버스에 올랐다 1박 2일의 마지막 일정을 소화하기 위하여 김제 금산사의 젖은 낙엽을 밟아 가며 산사를 찾아 들었다 후백제의 견원이 아들로 부터 감금을 당하였다는 금산사는 불전 앞마당이 광장 수준이었다 전란시 의병과 승병이 집결하기도 하였단다 외부에서 보면 3층 건물이지만 내부는 단층으로 구성된 특이한 구조의 미륵전도 다른 사찰에서 볼수없는 건축물 중의 하나이다 비에 젖은 아름다운 금산사를 뒤로하고 다음 코스인 강천산으로 버스는 빗길을 달린다 비가 그쳤다가 내렸다를 반복하는강천산길은 많은 등산객으로 북적되고 있었다 주변 숲은 단풍과 녹엽이 어우러져 그런데로 멋진 풍경을 자아 내었고 군데 군데의 폭포와 전망대 사찰 구름다리는 그리 높지 않은 산세임에도 장관을 이룬다 산길을 내려 와 식사를 위해 주위 식당을 찾았는데 워낙 많은 인파로 아직도 낮시간이건만 우리 뒤로는 손님을 받지 않는다 주위를 둘러 보니 다른곳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미처 식사를 하지 못한 사람들의 불만이 여기 저기서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마지막 여행지인 순창 고추장 축제에 참석하기 위하여 찻머리를 돌렸다 계약시 내장산 관광까지 약속되어 있었지만 내장산이 복잡한 관계로 취소되었다고 한다 우리 버스에는 다수의 변호사라는 분들도 동승 관광하였지만 누구 한사람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좋은게 좋다는 한국인의 합리적 너그러움 탓일것이다 순창 고추장 축제는 나의 견지에서 한마디로 낙제점이었다 곳곳의 많은 축제를 보아 온 터인지라 축제라기 보다는 시골 장터같은 느낌을 지울수 없었다 이 축제 참관을 끝으로 해서 우리는 아쉬운 마음을 접고 부산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첫댓글 친구들과 행복한 시간들 보내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