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한 사람에
대해 말할 때 자주 등장하는 인물로 ‘동방삭’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중국 한나라
때 사람인데요, 경구와 기지에 찬 글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때로는 이 사람을 가리켜서
‘삼천갑자(三千甲子) 동방삭’이라고 해서, 불로장생(不老長生)한 사람의 대명사로 일컫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삼천갑자’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요?
네, ‘삼천갑자’라는 말은 60갑자의 3,000배, 다시 말해서 십팔 만 년인데, 동방삭이라는
사람이 십팔만 년이나 살았다고 해서 그를 ‘삼천갑자 동방삭’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이 ‘동방삭’과 관련된 재미있는 속담이 있어서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우선 ‘동방삭이는 백지장도
높다고 하였단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동방삭이가 불로장생한 것은 베개 대신 백지 한 장을
베도 높다고 할 정도로 조심스러웠기 때문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틀림없을 듯한 일이라고
해도 모든 일에 조심하여 실수가 없도록 하라는 말이지요. 그리고 ‘동방삭이 인절미 먹듯 한다’는
속담도 있습니다. 동방삭이가 인절미를 천천히 오래 씹어 먹었듯이 음식을 차근차근히 오래 씹어
먹는다는 뜻입니다.
이 두 속담은 모두 오래 살고 싶어하는 인간들의 욕망을, 불로장생했다는 동방삭을 통해서 풍자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글/태의경 아나운서(KBS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회) |
흔히 회사라고
하면 공장을 지어 사람을 고용해 물건을 생산해 파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단시 소액의
자본금만 있고 사원도 고용하지 않으며 특별히 하는 일도 없는 회사들이 바로 ‘페이퍼 컴퍼니(Paper
Company)’이다. 즉,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를 말한다.
페이퍼 컴퍼니는 자금 출처를 감추기 위해 많이 만들어진다. 캐이맨 군도나 버진 아일랜드 등
카리브해 연안의 몇몇 섬나라들은 회사 설립에 대한 규제가 거의 없고, 세금도 적어 이런 나라들에는
페이퍼 컴퍼니를 쉽게 설립할 수 있다. 몇몇 질 나쁜 기업들은 이런 곳에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돈을 빼돌리기도 하고 그 페이퍼 컴퍼니의 자금을 유치한 뒤 세계적인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주가를 띄우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상법은 이런 문제점을 줄이기 위해 주식회사의 자본금은 최저 5천만원 이상으로 정해
놓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 몇몇 사채업자들이 회사를 설립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줘 설립
등기를 하도록 도와주고는 곧바로 돈을 되찾아가는 수법으로 부실회사를 대거 만들어준 사건이
적발됐다. 이런 회사들도 페이퍼 컴퍼니나 마찬가지인데 명목상 자본금은 있지만 실제 보유한
돈은 한푼도 없어 ‘깡통회사’라고 불리기도 한다.
글/정남구(한겨레21 기자
jeje@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