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경주의 추억을 소환하다
워킹맘으로 일하다 심신이 지친 서울 거주 셋째 딸이 육아휴직을 하겠다고 한다. 휴직 전 남은 연차 휴가를 내고 손자와 왔다.
2월 13일 월요일, ‘10년 전 어느 바닷가’를 찾으러 떠났다. 바다를 좋아하는 딸이 2012년 6월 어느 날 영덕읍 해맞이공원에 갔다가 돌아오며 ‘바다 풍경이 좋아 잠시 머문 잊을 수 없는 곳’으로 기억하고 있어 다시 가 봐야 겠다고 한다.
딸, 손자, 아내와 11시에 출발하여 강구항을 지나 바다 뷰가 멋진 해녀횟집 2층에서 물회로 늦은 점심을 먹고, 식당 앞 바다 산책길도 걸었다. ‘10년 전 그곳, 영덕읍 창포리 바닷가’를 지도를 검색하며 어렵게 찾았다. 비가 내리고 바람도 많이 불었지만 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으며 그날의 아물아물 예쁜 추억을 되살린다. ‘꼭 한 번 그곳을 찾아가서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 보고 싶다.’는 애교 셋째 딸의 집념에 박수를 보낸다.
그곳 마을 주민이 직접 말린 청어과메기를 사고, 강구에서 대게빵을 사서 왔다. 저녁에는 과메기에 소주 한잔하고, 뻥도 한 판하며 많이 웃고 즐겁게 하루를 마무리했다.
2월 19일 일요일부터 1박 2일간 경주에 갔다. 주상절리는 양남면 읍천리에 있다. 우리나라에 다양한 바다의 주상절리가 있고, 보통 수직형이 많지만 양남의 주상절리는 수평으로 발달된 부채꼴인 것이 특징이다.
“柱狀(기둥모양) 節理(틈)는 단면의 형태가 육각형 내지 다각형인 기둥 모양의 절리를 말한다. 뜨거운 용암이 냉각되면 부피가 감소하면서 수축 작용이 일어난다. 이때 같은 간격으로 배열된 수축 중심점을 향하여 등질적으로 수축이 일어나 갈라지면서 일반적으로 육각형 형태를 이루는 주상절 리가 형성된다.”
2014년 6월 22일 방문 시에는 안내표지판 1개, 바다 쪽 각목 울타리 뿐이었다. 지금은 4층 전망대가 있고, ‘주상절리 파도 소릿길’이 정비되어 있으며, 출렁다리도 놓여 있다. 주변에는 펜션, 카페, 식당이 대단히 많다. 또 읍천항 공원과 어촌벽화길도 조성되어 있다. 상전벽해라는 단어가 어울린다.
경주문무대왕릉은 문무대왕면 봉길리에 있고, 사적 제158호이다. 삼국을 통일한 문무왕은 “자신이 죽으면 불교의식으로 화장한 뒤 유골을 동해에 묻으면 용이 되어 동해로 침입하는 왜구를 막겠다.”는 유언에 따라 681년 왕이 죽자 동해의 큰 바위에 장사 지내고 그 바위를 대왕암이라 불렀다.
일요일 오후 봄같이 따뜻한 날씨에 많은 관광객이 바다 갈매기에게 모이를 주며 유인하는 모습이 한가롭고 정겹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인왕동에 있다. 평일은 10시부터 6시까지, 토요일과 공휴일은 1시간 연장 운영하며, 무료이다. 주차장도 넓다. 월요일이지만 어린이, 청소년과 함께 온 가족단위 관람객이 많다.
박물관은 신라의 문화유산과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입구에서 들어와 오른쪽으로 가면 선덕대왕신죵(에밀레종)이 있다. 신라역사관은 구석기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까지 역사와 유물을 관람할 수 있다.
특별전시관에는 금령총 특별 전시가 열리고, 신라미술관에서는 불교 유물과 신라인의 불교 사상을 알 수 있는 곳이다. 신라역사관 뒤쪽 마당에 석가탑과 다보탑 모형이 있고, 불상 좌대도 있으며, 동궁과 월지 모형도 있다.
박물관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마당 끝 조용한 곳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와 케이크를 먹으며 휴식했다.
대능원은 황남동에 있다. 1973년 발굴 조사된 천마총은 지름 47m, 높이 12.7m로 금관을 비롯 많은 유물이 나왔다. 당시 찬마가 그려진 말안장 드리게가 출토되어 천마총이라 이름하여 내부를 공개하고 있다.
대능원 주차장과 도로변에는 주차할 곳이 없다. 대능원 담장을 따라 골목으로 들어갔다가 앞뒤로 차가 막혀 오랜 시간 큰 불편을 겪었다. 아주 좁은 길로 겨우 빠져 나오는데, 황리단길이 있다.
“황리단길은 황남동에 있는 카페거리이다. 오래된 단독주택을 활용한 식당, 가게와 새롭게 한옥 스타일로 조성된 건물이 공존하는 곳이다.” 십원빵이 대유행이다. 경주를 찾는 젊은이들은 꼭 한 번은 걸어보고 싶은 곳으로 인산인해다.
첨성대는 인왕동에 있고, 국보 제31호이다. 별을 보기 위해 높이 쌓은 대다. 삼국유사에 선덕여왕이 쌓았다는 기록이 있어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관측대이다.
가족단위로 연을 날리는 사람이 많았고, 젊은 남녀는 신라복을 빌려 입고 다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코오롱호텔은 불국로에 있다. 연금공단 협력업체라 저렴하게 온돌 패밀리 1실을 얻어 가족이 함께 지냈다. 시설이 오래되어 개별 난방이 안 되고 카운터를 통해 켜고 끄는 불편함이 있다. 온도 차이가 심해 감기에 걸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호텔 준공 6년째인 1984년 35세 때 정부 모범공무원 산업시찰단에 포함되어 숙박한 기억은 잊을 수 없고, 2018년 10월에도 부부동반으로 1박했다.
맛집 탐방은 여행의 필수 코스다. 보문단지 입구 북군동에 있는 정화송이순두부집에서 아점으로 맑은순두부, 얼큰순두부, 시래기해장국, 두부김치를 맛나게 먹었다. 팔우정 로타리 마지기 묵밥이 생각난다.
이번 경주 여행이 초등학교 3학년 올라가는 손자의 역사 공부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본다. 딸은 2 달여 대구에 머물 계획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와 회사 휴직 처리로 12일간 있다가 가서 조금 아쉽다고 한다. 다음 기회에는 좋은 여행을 기대한다.
(2023년 2월 20일)
<614회 상반기 여행>
2023년 5월 19일 금요일부터 20일 토요일까지 양남 주상절리에 다녀왔다. 금요일이라 바다여행펜션은 2실에
180천 원으로 가격도 저렴하고 전망이 좋았다. 주상절리횟집 2층 바다가 보이는 방에서 인당 40천 원의 코스요리를 입맛나게 먹었다. 식당 분위기에 취하고,. 술도 모처럼 기분좋게 취했다,
첫댓글 정말 기억에 남고 재미있고 뜻깊은 여행이었습니다 ^^♡
10년 전 그곳을 찾아간
딸의 열정에 박수 ㅎㅎ
소개 잘보았습니다 많은 공부가 되네요~
저도 처음본 경주 주상절리도 멋졌고 함께한 1박 여행도 좋았습니다~🤗
즐거운 여행이었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