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시장에 맡겨라 .. 이성규 <국민은행 부행장>
한국경제신문
2003년 2월 23일 일요일 오후 5:24
skye1home@yahoo.co.kr 한때 거인 IBM은 메인프레임이란 대형컴퓨터 시장을 석권했다.
시장에는 감히 경쟁자가 없을 것으로 생각됐다.
이런 독점적 지위를 방어하느라 법원에서 십수년 이상을 싸워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미국 정부는 법정싸움을 포기했다.
싸움의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시장이 있는 한,독점적 지위에는 항시 경쟁자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바로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가 떠오른 것이다.
IBM에 O/S(운영체계)를 공급하던 조그만 업체가 시장에서 또 다른 거인이 돼버 렸다.
PC(퍼스널컴퓨터)가 직장을 파고들고,"윈도"를 가정에 깔아가면서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아성을 구축했다.
이런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해 정부는 기업을 분할하도록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운영체계를 팔면서 다른 자사제품을 강제로 끼워 팔도록 한 조치가 소위 "불공 정거래" 행위에 해당된다는 주장이다.
물론 찬반이 무성하고,아직 싸움은 진행형이다.
이번 법정소송도 언젠가는 IBM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다.
휴대폰은 기능이 확대되면서 손안의 이동형 컴퓨터가 될것 같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를 놓칠 리 없다.
통신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휴대폰에 자신의 운영체계를 깔고자 하나,노키아 등 세계적인 이동통신업체들은 딴 생각이다.
연대하여 독자적인 운영체계를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쟁자는 전혀 생각치 못한 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것이 시장의 힘이다.
돌이켜보면 그전에도 빌 게이츠의 실수가 엿보인다.
인터넷의 파괴력을 경시하다가 뒤늦게 "익스플로러"로 인터넷 시장에 뛰어들었 다.
소스의 비공개로 인한 비개방적 자세는 "리눅스"라는 새로운 O/S 경쟁자의 등장 을 초래했다.
뿐이랴,거대해지는 몸집 때문일까. 지금은 타임워너와 합쳐진 AOL을 위압적으로 흡수하려다 실패하고,결국 성과가 적은 MSN을 출범시켰다.
대기업이 버리려는 조직의 경직이 느껴진다면 큰 실망이다.
시장은 누적되는 실수를 용납치 않는다.
느긋한 독점적 선두를 절대 허용치 않는다.
그 자리는 치열한 긴장을 요한다.
단기적으론 규제를 피해갈 수 있다.
하지만 언젠간 스스로의 경직성으로 인해 시장의 응징을 피할 수없다.
그 시간은 그리 길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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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2.2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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