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 시각장애인 위한 미술치료사 모임 더(the) 틈 10회 전시 사랑(Love)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관련 점자형 선거 공보물 작업이 끝났다. 야근과 야근과 야근의 연속, 월화수목 금금금, 출근한 건 오늘이지만 퇴근은 다음날 자정에 하는 나날과도 작별!
물론 일은 아직 안 끝났다. 선거 공보물 가니까 국특원 사업이 와서 들들들 볶이고 있다.
그래도 사람이 일만 하고 살 수가 있나.
마침 반가운 소식을 메시지로 받았다. 기자 일을 하며 인연을 맺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미술치료 모임 ‘더(the) 틈’에서 10회 전시를 한다는 것. 🎉
지난 4월 7일 일요일, 전시 마지막 날에 세이프로 관람을 하고 왔다. 작품 안내 큐레이터는 더 틈에서 활동하시는 이지은 선생님이 고생해주셨다.
👩🦯 이거 갈 때마다 수고를 끼치니 좀 죄송한데
💖 이번 전시 주제는 사랑(Love)
화사하게 꽃이 피는 봄이다. 로맨스와 낭만의 계절, 연인과 가족과 친구와 함께 꽃 피는 거리를 걷기 좋은 계절이다. 🌸🌷🌻
그런고로, 주제 선정 참 예술적이다.
주제답게 전시 작품에 하트가 넘친다.
💟 소망원 시각장애 작가님들이 더 틈 미술치료사 선생님들과 함께 점토에 조개 껍데기, 진주 구슬, 큐빅 등을 붙여 꾸민 작품들.
- 설명을 들으며 조심스레 만진다고 터치했는데, 그만 하트의 장식이 아래로 툭~ ❣️
- 내 하트도 아래로 뚝! 💔
📑 갑자기 예전에 독서한 법학 관련 책의 대목이 머릿속을 빛과 같은 속도로 스친다.
그러니까, 전시관에서 미술 작품을 파손했을 때의 상황과 법적 책임을 다뤘던 내용이!
❤️🩹 네, 고의는 아니었고, 이지은 큐레이터님도 괜찮다 했지만, 내 하트는 내상 좀 입은 것 같다. 작가님들, 죄송해요!
그 외에도 털실과 솜 등 부드러운 소재로 하트 형상을 만든 작품도 있었다.
🩷 이건 더 틈의 미술치료사 선생님들이 만든 작품이라고.
- 개인적으로 감촉이 좋다. 내 취향~
자수틀과 셀로판지를 활용해 프리즘 효과를 나타낸 작품도 있었다.
💜 빛의 반사와 흩어짐과 음영의 대비를 살린 작품이다.
- 봄철 아지랑이처럼, 혹은 커튼을 타고 들어온 햇빛의 프리즘 같은 느낌이지 않을까?
풍경 내지 차임벨을 활용한 작품도 있었다.
💛💚 풍경은 문에 달려 누군가 드나들 때마다 울린다.
누군가 반가운 이가 문을 열고 들어올 때 들리는 풍경, 차임벨 소리는 그저 딸랑 하는 소리가 아니다.
설렘이고, 반가움이고
또 네가 문을 열고 들어서길 바라는 마음
곧 너를 향한 그리움이다. ♥️
- 우리는 그렇게 누군가와의 시작을, 만남을, 사랑을 기다리는 중일까?
전시 공간 한켠에는 체험 부스도 마련되어 있었다.
관람 후 전시 주제인 <사랑>에 대한 단상과 느낌을 표현해 보는 것. 💝
색연필, 파스텔 크레용, 큐빅 등 다양한 도구가 준비되어 있었다.
- 손재주 별로 없는 나도 기왕 온 거 스리슬쩍 뭔가를 끄적끄적~
👩🦯 사랑은 자라고 피어나는 것.
- 마치 벚꽃처럼. 혹은 꽃샘바람에 흔들리면서 피어나는 꽃나무처럼. 🌸🩷
벚나무를 형상화한다고 그린 거지만, 뭐. 이건 영 아니올시다.
- 그냥 추상화라고 생각하자. 난 애초에 사랑을 추상화로 표현하려고 한 거다. 그래, 그런 거다.
이번 전시도 힐링되고 참 배리어프리한 구성이었다. 촉각으로 작품을 만져볼 수 있는 전시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피아노 선율의 에델바이스 등 음악도 작품 주제 분위기랑 잘 어울리고 말이다.
첫댓글 삶에 고통과 고뇌의 연속에서 무거운 사랑보다 가벼운 사랑을 하고 싶다.
가까이서 바라볼 수 만 있어도 행복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