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의 시간 여행
靑松 金成大
목포의 대표적인 여류 문인들의 모임인 문학동인<창>회원님들이 문학 기행으로
나주를 선택하여 1박 2일로 오신다는 고미선 회장님의 전화연락을 받고 설레는 두근거린
마음을 짓누르며 몇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러나 궂은 날씨 때문에 첫 만남의 설렜던 공상은
송두리째 사라져 버렸지만, 그동안 오신다는 날짜에 맞추어 나름대로 숙박지 등 여러 준비 사항을
해 놓았기 때문이었다.
다음 회의에서 의론 하기로 했다는 연락과 미안해하는 회장님의 전화에 괜히 나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많은 사회단체에서의 회장을 했기에 충분히 이해가 간다. 예약했던 곳에 연락
전후 사정을 하여 취소를 하였다. 다시 나주로 가기로 확정되었다고 하며 잘 안내를 부탁하시며,
회장인 본인은 동서교류로 여수에 가서 저녁에 합류하겠다고 했다.
첫 번째 약속은 무산되었지만 두 번째로 약속을 지켜주는 문인 여러분께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왜냐하면, 저는 그래도 고향에서 생활하면서 좋은 평을 듣고 살았기에 다행히도 후배에게 보이지
않는 그 미안함을 다소 잊게 하기에 얼마나 다행이냐고 안도하였다.
미리 제14집 행복충전소 동인지를 받고 즉시 전부 읽어 보았습니다.
그건 예의라고 본다 어떤 분들일까 궁금도 했고요 훌륭한 분들의 만남에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답니다.
어떻게 하면 천 년 목사 고을의 여행에서 머리에 가슴에 마음에 양파를 벗기듯이 각인시켜 우리
조상의 얼을 심어주고 1011년 고려 현종(고려 8 대왕)이 거란 침입 때 나주로 몽진했던 고려사직의
찬란한 천 년 역사의 문화유산의 현장을 어떻게 준비할까? 사실은 고민고민 많이 했었답니다.
D-1을 남기고 일정과 시간 사항을 점검하고 최종 마무리 도상 훈련 연습과 숙박시설 등에 최선을
다하도록 부탁하고 약속했던 장소에 한 시간 전에 도착하여 평소에 존경하는 시내권 해설사께 사전에
부탁하였고 기다리는 순간순간이 초조함을 아시고 차 한잔을 권하시는 해설사 선생이 고마웠다.
드디어 금남동사무소 앞에 약간 늦은 시간에 승용차 두 대가 오는 걸 보니 한 번도 보지도
못했지만 금방 알 것 같았다.
김재영 총무께 미리 보내드린 제 인적사항을 나누어 주시며 소개했고
저도 처음인지라 준비한 일정표를 나누어 드리면서 일일이 출석을 불러서
눈으로 마주치고 서로의 앎을 전하고 가까워지기 위한 수단이었다
아마 학교 다니면서 출석을 불러서 대답하곤 무척이나 오래되었지요
혹시나 의아했었지 않았나 느꼈을까 하지만 빨리하나가 되기 위함임을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금성관, 목사내아, 백 년이 넘은 나주노인정,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향교를
칠십이 다 된 고령에도 김인순 해설사님의 나이에도 불구 하시고 까랑까랑하신
목소리와 해박하신 역사를 열정으로 설명해 주시어 긴장되었던 순간은 모두 사라지고
정이 쌓여 점심 먹고 오후에는 완사천, 미천서원, 구진포, 영모정을 안내줄 김현임
수필가의 집으로 초대하여 갔다.
막걸리에 방금 내가 간다는 말에 생김치를 담아 대접을 하시는 부부간의 모습에
아마 집안 곳곳에 피어 있는 봄꽃처럼 화기애애했다. 광주에서의 약속도 다 취소하고
저와의 약속을 지키시며 반겨주시는 모습에서 역시 자애로운 백호 임제 선생의 또 다른
황진이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또다시 천연염색관을 가는 길에 정년퇴직하여 황토집을 엄청나게 좋게 지었고 오랫동안
금성산 일원에서 자연산 차를 채집하여 보관해 놓는 걸 알기에 즉석에서 전화로
얘기하여 차를 부탁했더니 흔쾌히 초대한 김영섭 친구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나주다시의 샛골나이 무형문화제 28호 노진남 선생님이 직접 시연을 해 주시고 계셨다.
영상테마파크를 가지 않았기에 남아 있는 시간에 조선개국 공신이었던 정도전 유배지의
힘든 삶의 생활상을 느껴보았다. 영산포 등대와 제가 근무하고 있는 LG화학 나주공장을
TOUR를 했다. 한양의 작은 소경인 나주의 남산공원과 동점문을 구경하고 고미선 회장이 버스
정류장에 도착시각을 맞추어 함께 합류했다.
저녁에는 한정식으로 식사하고 여흥시간으로 벽을 허물게 하였으며, 숙소에서 살아왔던
어제와 현재 내일을 위한 토의를 밤이 깊어가는 줄 모르고 새벽까지 얘기꽃을 피었습니다.
일찍 일어나 금성산 자락의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힘찬 아침 해가 떠오르는 걸 산책을 하며
피로를 씻기어 다음 일정을 소화하는 데 무리가 없도록 배려했답니다.
일찍 아침밥을 먹고 한팀은 목포로 또 한팀은 노안으로 향해서 우리나라 3대 명촌인 금안동의
신숙주 생가터와 사성강당, 설제서원에서의 700년 된 비자나무를 보았고 의병장 김천일 장군
사당을 탐방하고 다도로 향해 나주호의 구부러진 도로를 따라 녹음이 우거진 길은 마치 아름다운
풍경화의 연상하며 길 드라이브를 하고서 한창 차를 수확하고 있는 수연다원을 구경하며 다도의
귀중함과 멋진 집으로 선정된 것을 물어보며, 따끈한 차향을 끊어 주는 홍대영 사장님의 손길과
창 넓어 밖을 보면서 마시는 차와 편백향으로 피곤했던 무거운 발걸음과 마음을 개운케 했다.
오신 분들을 위해 차를 흔쾌히 하나씩 주시는 배픔에서 고단한 하루를 시원스레 풀어주었으면 좋겠다.
다른 일정은 다음기회로 취소 하고 이제 헤어지는 순간이지만 오늘을 뚝뚝 털어내 남아 있는 흔적과
가정의 진솔함을 얘기했던 것처럼 갈등이 없는 삶이 어디 있겠습니까만는 항상 나보다는
남을 더 배려해 주는 봉사로 나눔과 사랑으로 삶의 전부가 되었으면 합니다.
나는 언제나 전화만 해도 반갑게 맞아 주는 친구들이 있어 행복합니다.
천 년의 시간 여행 나주로의 초대에서 재발견하고 후회가 없었던 문학 기행으로 영원히 기억에
남아 있으시길 바래보며, 혹시 미흡한 점이 있으셨다면 이해를 구합니다. 또한, 많은 수고와 협찬을
아끼지 않은 내 사랑하는 친구들 이찬수. 김영섭, 홍종희, 홍각희, 홍대영 그리고 남재천, 김재명
후배와 김현임 수필가 김인순 해설가님께 감사드리며, 함께 오지 못한 분들에게도 미안함이
들지만 아홉 분의 귀중한 만남이 한결같은 마음으로 인생에 변하지 않은 보석이 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