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외국인 투수 키퍼가 2002시즌 주자들의 발을 가장 잘 묶었다. 키퍼는 변화구 승부를 자주 하면서도 빠른 투구 동작으로 도루시도 24번 가운데 17번이나 주자를 아웃시켰다. 물론 기아 포수 김상훈의 도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2002시즌 김상훈의 도루저지율은 4할7푼8리로 키퍼의 도루저지율에는 미치지 못한다.
2위 삼성 강영식을 비롯해 5위 한화 송진우까지는 모두 왼손투수가 차지했다. 왼손투수는 줄곧 1루를 쳐다보고 있기 때문에 주자를 베이스에 묶어두는 데 그만큼 유리하다.
특이한 점은 1위 키퍼부터 6위 두산 콜까지 각팀 투수 1명씩 순위에 오른 것이다. 포수의 도루저지율이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말이다. 도루저지율 5할을 기록했던 LG 포수 조인성도 만자니오를 3위에 올려놓는 데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