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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사탕] 노희경
씬1. 번화한 거리, 밤.
카메라, 도로를 질주하는 차들을 보여주다, 인도를 보여주면,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재박이 비틀거리며, 피터진 얼굴로 넋이 나가 휘청 휘청 걷는 모습이 보이는, 사람들 그런 재박을 피하고, 재박 아랑곳없 이 걸어가는 모습위로,
재 박 : (E, 막막하고, 차분한) 나는 정말 그 여자가 좋았다.
*느린 그림>>
유희, 바닷가에서 밝게 웃으며 뒷걸음질치면서(뒤에 바닷가에서 찍기, 재박의 핸드폰 그림과 같은) 빨강사탕을 먹는 그림과 유희와 잠자리 에서 울던 재박, 입맞추고 안던 유희의 모습이 섞여 보여지는, 그러다 바닷가에서 빨강사탕을 먹던 유희의 환한 모습에서 끝나는,
재 박 : (E) 빨강사탕을 입에 문 그 여자가, 나는 정말 정말 좋았다.
*플랫쉬컷>>
새벽녘 빠르게 달리는, 지하철.
재 박 : (E) 이제와 내가 다시 그 여자를 만나기 이전의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철로를 달리는 지하철 뒷모습에서,
아이의 울음소리와, 민정의 이펙트 오버랩 되는.
민 정 : (E, 화난, 버럭) 자식을 나 혼자 났냐, 같이 났지?!
씬2. 재박의 거실 안, 아침.
소박한 살림살이에, 온통 집안이 기저귀며, 우윳병이며, 아이물건 등 으로 어질러진, 열려진 한쪽 방에서 영균(아들 고3), 유학가기위해 큰 가방에 짐을 넣는, 무표정한, 민정, 외출복차림으로 애기를 업고 설거 지를 하며, 화장실 쪽에 대고 악을 악을 쓰며 말하는,
민 정 : 내가 뭐 대단한 걸 부탁하는 거면 말도 안해, 오늘 자식새끼가 여행 가는 것도 아니고, 유학을 가는데, 거긴 같이 못 따라 갈망정, 애기 라도 지 엄마한테 맡겨달라는 게 뭐가 그게 그렇게 큰 부탁이야, (화장실에 대고, 더욱 악을 쓰며) 뭐가?!
그때, 화장실 문 벌컥 열리며, 재박, 런닝과 파자마차림으로 샴푸로 머리를 감다 뛰어나와 소리치는,
재 박 : 고만 안해?!
민 정 : (지지 않고) 뭘 고만해!
재 박 : (입에 침을 튀기며, 말하는) 내가 영균이 유학 보내지 말랬지? 어느 여편네가 남편 모르게 애 유학준빌 뒷구녕에서 하냐?! 어느 여편네 가!
민 정 : 주제에 되지도 않게 골프채는 쳐사모으면서, 자식이 공부하겠다는데, 그렇게 자식한테 돈 쓰는 게 아까우면 (등에 업은 애기를 보이며) 얜 왜 낳자 그랬어?!
재 박 : 그게 엄마가 돼서 애 업고 할 얘기냐?!
그때, 영균, 화나, 제 방의 문을 안으로 쾅 닫는,
재 박 : (영균 방 쪽 보며, 버럭) 야, 너 뭐야, 자식아?!
민 정 : (발을 동동거리며) 냅둬, 걔는!
재 박 : (민정 보며) 영균이 놈이랑 너랑 짜고 나 따돌리고, 둘이 필리핀을 가든 뭘 하든 좋다, 그래, 그렇게 해! 근데, 영희도 덱고 가! (하고, 화장실로 쾅 소릴 내며 문 닫고, 들어가는)
민 정 : (화장실에 대고 말하는, 울음 날 것 같은) 얠 어떻게 덱고 가! 비행 기표도 안 끊었는데, 진짜, 인간이 왜 그러니?!
씬3. 아파트복도(복도형 긴 아파트) + 엘리베이터 안, 아침.
문열리고, 재박, 서류가방을 매고, 앞으로 포대기를 해서 애기를 안고, 한손엔 애기 용품을 가득 들고나와 문걸어잠그고(자동문) 가는, 모습 위로,
민 정 : (E, 버럭) 나 더는 못살아, 영희, 내가 영균이 데려다 주고 올때까지 만 자기엄마한테 맡겨. 그리고, 나 돌아오면 우리 그땐 진짜 이혼하 자, 나도 더는 못살겠으니까! 음식쓰레기 버리고, 알았어?!
재 박 : 그와중에 음식쓰레기 걱정은, 진짜 악랄한 여편네! (하고, 멈춰는) 아 우!
재박, 다시 집으로 뛰어가, 엘리베이터로 가는 사람이 많은, 조바심이 이는, 서둘러 문 열고, 문안쪽에 있던 음식봉투 들고, 엘리베이터로 가며 엘리베이터 쪽 사람들에게 '같이 가요, 같이!'하며 죽자사자 뛰 어가는, 사람들 뛰어오는 재박을 보고, 얄밉게 엘리베이터 문을 닫아 버리고, 재박, 속상하게 엘리베이터 문을 두드리는,
재 박 : (E) 난 정말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
씬4. 아파트계단, 아침.
재박, 서둘러 땀을 흘리며 내려가는, 9층이다. 영희, 품안에서 옹알이 를 하며 불편한듯 몸을 뒤척이고, 재박 '오야, 오야'하며 아일 달래다, 발목이 삐끗해, 구르는, 재박, 아이를 안다치게 하기위해 아이를 꼭 안고, '악!'하고, 구르는,
재 박 : (E) 대체 내 인생은 언제부터 이렇게 시궁창 같은 삶으로 곤두박 질을 친 것 일까?
음식물쓰레기봉투를 놓치고, 구르다, 그 음식물쓰레기봉투 위로 얼굴 을 박는(몰골이 말이 아닌), 재박, 울 것처럼 놀라, 품안의 애길 보면, 애기 별일 없는 듯 밝게 웃고 있는, 재박, 기가 차, 벽에 기대 한숨을 푹푹 쉬는, 곧이라도 엉엉 울 듯 한 얼굴이다.
씬5. 지하철 화장실안, 아침.
재박(여전히 애기를 앞으로 안고), 처참한 몰골로 세수를 소리나게 푸 카푸카하다 옆을 보면, 노숙자, 더럽게 세수하며 코를 파는 모습이 보 이는, 재박, 싫게 보는, 그때 노숙자, 코를 파다 고개를 확 돌려 재박 을 노려보는,
재 박 : (너무 놀라 움찔하고, 이내 기죽어 눈치 보며, 봉투에서 대충 아기용 수건을 꺼내 닦으며, E) 나는 뭐 대단한 꿈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냥 옆에 있는 인간들처럼만 되지 않음 된다고 생각했고, (그러다 시계를 보고, 놀라, 뛰쳐나가는)
씬6. 지하철 계단 + 승강장, 아침.
재박, 많은 인파속으로 급하게 뛰어나가는.
재 박 : (E) 날 무시하는데 재미 붙인 지금의 마누라같은 여자 말고, 내말이 라면 죽는 시늉이라도 하는 여자와 토끼새끼같은 애들 여럿 낳아 알 콩달콩 살고 싶었을 뿐이다. 등신같고 한심한 내 인생, 그 쪼잔하고 하잘것없는 꿈도 못 이루다니.
그때, 어디선가, '영균아!'하는 소리들리고,
재박, 돌아보면, 재박모가 지하철 한쪽에서 뛰어오는,
그때, 지하철오고,
재박, 급한 맘에 서둘러 아일 재박모에게 주며,
재 박 : (아이주며) 저녁에 전화드릴게요. (하고, 뛰어가고)
재박모: (아이받으며) 내가 정말 너땜에 못산다!
어느새, 재박, 사람들을 밀치고 타는, 이기적으로 타는,
사람들, 그런 재박을 싫어하는,
씬7. 지하철 안, 아침.
사람들로 붐비는, 재박, 헉헉 숨을 고르며, 유희를 찾아 주변을 두리 번거리지만, 유희가 없는, 초조하게, 다른 칸으로 가서 두리번거리다 가, 한쪽으로 고개 돌리면, 유희, 빨강막대사탕을 먹으며 책을 읽는 모습이 보이는, 재박, 안도의 숨을 몰아쉬고, 유희를 그립게 보는,
재 박 : (E, 입가에 선한 웃음이 번지는) 그래도, 오늘 일진이 최악은 아니구 나. 늦었는데, 저 여잘 보게 됐으니까. 요즘 내 유일한 낙은 몇 달전 이동네로 이사와 새롭게 거래처 직원이 된 저 여자를 아침저녁 출퇴 근길에서 이렇게 보는 거다. (그러다, 서서히 순간 웃음가신, 답답하 게 다시 유희를 보며, E) 근데 더는 안된다. 언제까지, 이럴 수도 없 고, 그래 오늘 이시간으로 쫑이다. 그래, 오늘 이 시간이 마지막이다. (하고, 유희보는데, 그리움이 가득한)
*인써트>>
유희의 입안에서 나왔다, 들어갔다를 반복하는 빨강막대사탕.
*인써트>>
블랙화면 - 자막 : 빨강사탕
씬8. 출판사 안, 낮.
영훈, 직원2, 직원 3, 외근을 나가기위해 준비하며 얘기하는, 재박, 그 뒤에서 서류를 보다가, 맘에 안들게 직원들을 보는,
영 훈 : (신이 난) 아주 난리라니까, 온통 출판사 영업자들이 그 여자 때문 에?
직원2 : (웃으며) 정말?
재 박 : (서률 뒤적거리지만, 신경은 온통 직원들 말소리에 가있는)
영 훈 : 모르는구나, 북로바 신참 애? 정유희 걔 땜에 완전 파산직전이래? (손가락을 꼽아가며) 구두티켓 줘? 백화점 상품권 줘? 지난달엔 들 어봤나, 루이바네 명품가방까지?
직원3: 넌 그 여자 스토커냐? 왜 그렇게 잘 알어?
직원2 : (웃으며) 그래서 자빠트렸대?
영 훈 : (신이 난) 물어볼까?
재 박 : (버럭) 뭘 물어봐? 뭘 불어봐?
직원들: (동시에 재박 보면)
재 박 : (어느새 외출준비하고, 영훈에게) 너는 그딴 거 물을 생각 말고, 걔 한테 영업전략이나 물어봐? 북로바에 걔 들어오고 나서, 지역 영 업망 확장에, 매출부수 증가에, 월 소득 따블 치는 그 이유가 대체 뭔지, 그거나 물어봐? 자식이..말이야. (하고, 제 어깨로 영훈을 밀치 고, 가는)
영 훈 : 내가 언젠가 쟤랑 한번 디게 붙는다, 그때 말리지마. (하고, 가는)
직원2 : 난 니 편이다! (하고, 주변에) 영업 나갑니다!
씬9. 서점 안, 낮.
재박, 판매대의 민아(책을 쌓아올리고, 이쁘게 정렬하는)옆에서 영업 을 하는데, 당당하지 못하고, 찌질하다.
재 박 : 무슨 우리 책이 실적이 안 좋아, 주당 전국 매출이 오천이 넘어.
민 아 : (주변의 책들 보며, 짜증내는) 여깃는 책들 다 주당 1만이야. 알면서 왜 그래, 김부장님은? (하고, 가는)
재 박 : (답답한, 주변 눈치보다, 자기네 책의 자릴 다른 책들과 조심스레 바 꿔 놓고, 앞을 보면)
조금 멀리, 민아, 유희 얘기하는 모습이 보이는.
민 아 : 유희야, 요즘도 그 인간 연락하니?
유 희 : (일하며) 누구?
민 아 : (일하며, 짜증나는) 내가 그 인간이라고 하는 말, 아무한테나 써?
유 희 : (어색한 웃음) ..
민 아 : 내가 진짜 동네 친구만 아니었어도, 너랑 인연 끊는 건데, 너 예전의 다른 서점이랑 여긴 다르다. 말 많은 서울이라고,
유 희 : (따뜻하게, 웃으며) 알았어.
영업1 : (그때 다른 회사사람, 불쑥) 유희씨 이거 ..(하며, 유희의 주머니에 티켓을 넣고 가는)
유 희 : ?! (뭔가 싶은)
민 아 : (유희의 주머니에서 티켓을 꺼내, 자기 주머니에 넣으며) 이건 압수! (하고, 가고)
유 희 : (민아 보고, 웃으며, 일하는)
재 박 : (유희를 보며, 왠지 슬픈, 남자들이 집적거리는 게 좋지 않은)
그때, 영훈, 와서는 웃으며 유희에게 말거는 '내가 밥먹자고 한 적 이 언젠데, 왜 콜이 없어요? 혹시 만나는 남자있어요? 그래서 다른 남자랑은 밥 안먹어요? 그래요? 남자있음 한번 내가 볼까요? 남잔 남 자가 봐야 진짜 괜찮은지 허접한지 안다니까? 있음 보여줘 봐요?'
재 박 : (속상한, 뒤돌아 갈 길 가려다 영훈 보며) 영훈씬 대중예술코너 안 돌아?
영 훈 : 담당자가 어디갔어요! (하고, 유희에게 말거는) 유희씬 어떤 책 좋아 해요?
재박, 속상하게 보다가, 뒤돌아서려는데, 유희를 보면, 영훈과 말하던 유희와 눈이 마주치는, 재박, 순간 굳는, 유희, 웃으며, 눈인사를 하고 일하는, 재박, 뒤돌아가는.
씬10. 지하철 일각, 밤.
재박, 한쪽 의자에 앉아 전화를 하는,
재 박 : (답답한, 울 것 같은) 엄만 손녀가 중요하지, 여행이 중요해?! (버럭) 애 덱고 출근을 어떻게 해?! 애 엄마 친정은 쑥대밭이라고 지금?! 처형이 이혼 한다고 약 먹어, 장모님 쓰러졌다고 몇 번을 말해요! 몰라요, 몰라, 아, 전화끊어요, 바빠! (하고, 전화 확 끊고, 울상이 된, 그리고 시계보고, 궁시렁) 왜 안와, 영훈이 놈한테 넘어가 같이 밥이 라도 먹나, 젠장..(하는데, 멀리 유희가 보이는, 놀라, 유희가 안보게 옆에 신문을 펴들고, 지하철오고, 유희타면, 가방들고, 신문으로 얼굴 을 가리고, 지하철을 타는)
씬11. 지하철 안, 밤.
재박, 지하철에 앉아, 고갤 멀리 들면, 유희, 빨강막대사탕을 빨며, 책 을 보고 있는, 재박, 풀죽어 지하철벽에 기대 유희와 반대방향으로 고 갤 돌리고, 보지말자 다짐을 하는,
*점프컷>>
시간경과.
지하철이 서고, 역을 알리는 방송이 나오는, 사람들 내리는데, 재박, 눈을 질끈 감고 이를 앙다문 모습이 보이는,
그때, 유희, 책을 덮고 막대사탕을 입에 물고, 출입구로 나가는,
재박, 갑자기 눈을 번쩍 뜨고, 유희 가는걸 보고, 안 내리기위해 참고 있다가, 문이 닫히려는 순간, 자기도 모르게 서둘러 따라가는,
재 박 : (급하게 따라가며, 황급한, 입술만 작게 움직이며, 걸어가며 말하는, 울상, 불안한, E) 미친놈, 진짜, 내가.. 왜이래. (하면서도 가는)
씬12. 지하철 나와 걷는 길, 밤.
재박, 유흴 미행하는,
유희, 엠피쓰리를 들으며, 편안하고 밝게, 걸어가는,
재박, 멀리 떨어져, 유희를 따라가는.
*점프컷>>
거리, 밤.
재 박 : (사이) 뭐 어때? 내가 뭐 저 여잘 추잡하고 추악하게 덮치겠단 것도 아니고, 그냥 사는 게 너무 힘이 드니까, 이쁘고 아름다운 저 여잘 보며 하루의 피곤을 잊고 삶의 활력을 찾겠다는 게 뭐 나빠? 맞어, 이건 나쁜 짓도 아니고, 그냥 걷기만 하는 거잖아. 걷기만.
*점프컷>>
유희, 걸어가는 모습이 보이는,
재박, 이젠 제법 편안하게 걷는,
유희, 가다가 휴질 집어, 휴지통에 버리고 가면,
재박, 그런 유희가 너무 이쁜지, 웃고, 자기도 주변의 쓰레기를 주워, 휴지통에 넣고 가는.
재 박 : (선한, 편안한 웃음을 짓는, 땅을 보고 걷는, E) 이제 구멍가게 앞이 겠지. 여잔 오늘도 딸기를 사겠지. (유희 목소리 흉내) 딸기 한 팩이 요.
유 희 : (동시에, E) 딸기 한 팩 주세요.
재 박 : (멈추고, 입가에 웃음 띤, 고개는 여전히 땅을 보고, 유희가 못 보게 반대로 고갤 드는, E) 빨강사탕에 빨간 딸기. (괜히 발로 땅을 톡톡 차며, 수줍은, 소년 같은 모습이다) 분명 사탕도, 스트로우베리 맛일 거야, 딸기 맛.
유 희 : (E) 많이 파세요. (하고, 가는)
재 박 : (E) 인사성도 밝지. (잠시 후, 수줍게 고개 숙이고, 선하고 편한 웃음 짓는) 이제 구둣소릴 똑똑내며, 걸어가겠지,
유 희 : (말꼬리 끊으며, 재박의 얼굴위로, E) 저기..
재 박 : (순간 굳는, 얼굴을 못 들고, 얼음처럼 굳은)
유 희 : (따뜻하게, 조심스런) 김부장님?
재 박 : (얼음처럼 굳은, 심장소리가 무섭게 방망이질을 하는)
유 희 : (혹시 아닌가 싶은, 조심스레) 김부장님 아니세요?
재 박 : (로봇처럼 굳어선, 유희와 반대방향으로 몸을 틀고 가려는데)
유 희 : (살짝 웃음 띤) 새하얀 출판사 김재박 부장님 맞죠?
재 박 : (다시 멈춰 서서, 멍하게, 몸을 돌리는데) ?
유 희 : (따뜻하게) 이 동네.. 사시나 봐요?
재 박 : (잔뜩 긴장한) 아...네.
유 희 : 이 동네 어디.. 사세요?
재 박 : (당황하고, 소심한, 약간 버버대는) 그게 저, (멀리 가리키며) 저기, 저기 위, 윗동네. 그럼 전 이만 ..(하고, 유희를 지나쳐, 빠르게 걸어 가는데)
유 희 : 부장님, 바쁘세요?
재 박 : (멈춰 서서, 돌아보며, 어리버리한) 왜요? 뭐, 안 바쁜 건 아닌데..근 데 왜요?
씬13. 옥탑방 유희 집, 욕실 안, 밤.
재박, 땀을 질질 흘리며, 바지며 팔을 걷어붙인, 몽키를 들고, 기존의 샤워기를 갈기 위해 욕탕 안으로 들어가, 힘을 쓰지만, 안되는,
유희, 문 열고,
유 희 : (걱정스런) 안되요?
재 박 : (좀 놀란, 빠르게) 되요, 되요, 곧 돼! 문 닫아요, 내가 그, 금방 할게.
유 희 : 그냥 나중에 기술자아저씨 부를까 봐요?
재 박 : (힘을 쓰며) 뭐 이런 걸 갖고 돈을 써요! 인부 부름 돈이 얼만데, 나 가요, 나가있어, 내가 얼른 고칠게. 얼른! 진짜 얼른 고칠게!
유 희 : (어색하고, 따뜻하게) 아..네. (하고, 문 닫고 나가는)
재 박 : (몽키로 샤워기의 조인 부분을 틀며) 빨리 열려라, 열려! (하고, 힘을 주다, 넘어지는) 아! (하다, 보면 샤워기가 빠진, 좋은, 큰소리로) 됐다, 됐다, 됐(하다가, 유희가 들을까 싶어서, 제 입을 틀어막고, 좋 은)
*시간경과.
재박, 땀이 범벅이 된, 새 샤워기를 몽키로 조이고, '휴, 이제야 간신 히 끝이 났네'하고 한숨 쉬고, 샤워기(절약 샤워기, 손잡이에 물 조절 기가 있는 것)를 켜보는데(물조절기 있는 것을 모르고, 수도꼭지만 만 지는), 물이 안 나오는, 이상한,
재 박 : 왜 안 나오지? 뭘 잘못했나? (다시 몽키로 조인부분을 보고, 다시 물 을 켜보지만, 안되는), 그러다 손잡기의 버튼을 보고) 이건 뭐야? (하고, 물 나오는 입구를 제 얼굴 쪽으로 돌려, 버튼을 누르면, 물이 확 나오는) 악, 차거! (하면서도, 문 쪽 보고, 유희가 들을까 입을 다 물고, 물을 끄지도 못하고, 얼굴에 계속 맞는, 물이 목에 넘어가, 깰 록거리는)
씬14. 유희의 집안, 밤.
재박, 머리가 다 젖은, 젖은 와이셔츠 벗고 티를 입은, 와이셔츨 돌돌 말아서 나와, 집구경하면, 십자수 보이고, 정갈하고 이쁜, 그러다 창가 쪽 테이블을 보면 테이블에 소박하고 정갈하게 김이 나는 된장찌개 며, 반찬 두어가지가 놓인 걸 보고 멍한,
유 희 : (밥을 가져와 테이블에 놓으며) 식사 전이시죠? 제가 너무 배가 고 파서, 묻지도 않고 상을 차렸어요. 근데 반찬이 너무 없죠?
재 박 : 아이고, 무슨. 소박하고 정갈하고 넘 좋은데요. (하고, 밥을 한 숟갈 퍼먹으며) 와, 밥맛 죽인다.
유 희 : (작게 웃으며, 밥을 먹으며) 오빠 옷이 그래도 잘 맞네요.
재 박 : 아, 네. (유희를 슬쩍슬쩍 보며, 기분 좋게 밥을 한입, 반찬을 한입, 마치 유희 보란 듯이 먹으며) 밥 먹고 난 꼭 차를 마셔야 하는데, 차도 주나요? 어, 어, 없음 말고요? (하고, 히죽 웃으며, 밥먹는)
*시간경과>>
유희, 재박 차를 마시기 위해 테이블에 앉아있는, 차와 딸기, 과일이 있는,
유 희 : (재박의 잔에 옅은 빨강 차를 따라주며) 제가 작년 봄에 말린 장미 랑 딸기 넣은 차예요.
재 박 : 아...(하고, 마시며) 와 향이 죽인다!
유 희 : 근데 벌써 10시가 다 되가는데, 사모님께 늦는다고 전환 하셨어요?
재 박 : (짐짓 괴로운 척) 마누라 집에 없어요. 애랑 떠났어요.
유 희 : (차 마시다) ?
재 박 : (어색하게 웃으며) 애가 공불 잘해서 필리핀 유학..뭐 마누란 올건데, 마지 못해 살아요. 유희씬 결혼같은 거 하지말아요. 싱글이 좋아. (하고, 사과를 포크로 찍는데, 유희와 같이 우연히 과일을 함께 찍 은, 그래서 둘의 포크 잡은 손이 부딪히는, 놀라는)
유 희 : (어색하게 웃으며, 포크를 거두고) 먼저 드세요.
재 박 : 아니, 먼저.
유 희 : 아니, 먼저 드세요.
재 박 : 먼저 드시지..그럼 저 먼저. (하고 먹고, 유희를 슬쩍 보면)
유 희 : (어색한 웃음 짓고, 다른 과일 먹고, 창가 보는)
재 박 : (좋은, 자리에 앉아, 차를 마시며, 함께 창가를 보며) 여기 전망이 너 무 좋다.
*환상 + 현실>>
재박, 편안하고 선한 웃음지으며, 방의 형광등을 보면, 불이 꺼지고, 테이블의 스탠드 보면, 스탠드가 켜지는, 재박, 작고 편안 웃음지으며, 창가를 보는.
*인써트>>
두 사람의 그림 같은 모습이 창가로 보이는,
씬15. 유희의 집 앞, 밤.
재박, 유희 나오며,
유 희 : 조심해가세요.
재 박 : (수줍은, 좋은) 네. 근데 옷은 어떻게 주지? 서점에서 주긴 그렇고, 아무래도 한번 우리가 봐얄거 같은데..또 볼 수 있죠?
유 희 : 그럼요. 안녕히 가세요. (하고, 가는)
재박, 기분이 좋고, 설레게 걸어가는데,
그때, 젊은 남자1, 재박을 지나쳐 가는,
재박, 돌아보면, 젊은 남자1(다릴 저는데, 불편해보이는, 어둡고, 우직 해보이는), 유희의 집으로 들어가는.
재박, 아무 의심없이 누군가 싶어서, 잠깐 보다가 제 갈 길 가며, 신 이 나고 즐거운,
재 박 : 똑똑똑 구두소리 빨간 구두아가씨, 똑똑똑 구두소리 어딜 가시나. (신이 나서, 어깨를 들썩이고, 춤까지 추는 양이 가관이다)
카메라, 젊은 남자(깡패처럼 보이는)를 따라가면, 남자, 유희집앞에서 노크하고, '누구세요?'하고 나오는 유희를 밀치고, 들어가는, 닫힌 문 과 재박의 가는 모습이 대조적으로 풀샷으로 잡히며,
유 희 : (두려운, 가라앉은) 왜 왔어?
젊은남자: (E) 왜 오긴? 내가 여기 오는데, 뭐 꼭 이유가 있어야 하냐?
유 희 : (E, 울먹이는, 소리치는) 가, 다신 안온댔잖아! 가!
젊은남자: (E, 속상한) 에우, 정말..(하며, 살림 부수는 소리가 나는)
씬16. 재박의 집안, 낮(일요일 같은).
1, 재박(애기를 등에 업고),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내 널면서도 신이 나서, '먼지가 되어'같은 발라드를 한껏 감정 넣어서 부르는, 음악흐 르는,
2, 재박(노는 애기를 한쪽에 놓고, 사랑스레 보며, 전화를 하면서) 골 골프채들을 알뜰히 닦으며, 기분 좋은,
재 박 : (위의 움직임을 하며, 전화를 받는, 밝게) 뭐? 이번주말고 담주에 온 다고? (하고, 달력 보고, 입이 찢어지는, 마지못한 척) 에으, 그냥 오 지..알았어. (사이) 사랑해는 무슨, 쏘가지피며 갈땐 언제고..와서 나 한테 잘해. 영희 잘 있지. 주말엔 나랑, 주중엔 어머니네. 그래, 또 전화해, 어, 어. 몸조심하고 잘 있어. (하고, 끊고, 골프채 하나 들고, 스윙을 하며) 굿 샷!
씬17. 지하철 안, 다른 날, 아침.
재박, 기분 좋게 멀리 앉은 유희(빨강막대사탕을 빨고, 핸폰으로 동영 상을 보는)를 보다가, 골똘히 어떻게 할까 생각하는, 갈까말까 잠시 망설이고 머뭇대다, 에라 모르겠다 하는 맘으로 유희에게 가 말거는,
재 박 : (평소보다 과장되게 밝게) 야, 이게 누구야, 유희씨 아냐?
유 희 : (동영상 보다, 고개 드는)
재 박 : (과장되게, 웃음을 웃고) 나랑 같은 시간대 지하철을 탔었구나. 몰 랐네, 나는!
유 희 : (따뜻하게, 웃고) 그랬네요.
재 박 : 퇴근할 때도 같은 지하철, 출근할 때도 같은 지하철, 야, 우리가 인 연이 묘하다. 동네도 같은 동네, 우리가 인연이 있나봐, 그지, 유희 씨?
유 희 : (어색하게 웃는) ...
재 박 : (순간 유희의 무릎에 올려진 책 보고, 다시 큰소리로 좋은) 어, 이거 우리출판사책이네.
유 희 : (책의 겉표질 보며) 그러네요. 몰랐는데.
재 박 : (좋아서, 제어할 수 없게 큰소리로) 진짜, 우리가 인연이 있나보다.
유 희 : (웃고, 주변사람들 눈치 보는)
재 박 : (그때, 빈자리가 나면, 옆에 앉으며, 유희의 핸드폰을 슬쩍 보며) 근 데 뭐 봐요?
유 희 : ? (동영상을 보며, 작게 웃으며) 바다요. 서해. 태안이라든데. (재박에 게 동영상 보여주는)
재 박 : (동영상보며) 와, 파도 좋네.
*인써트 - 동영상>>
유 희 : (동영상보며, 부러운) 민아가 지난 주말에 다녀왔다고, 자랑하며 보 내준 건데 너무 좋죠?
재 박 : 그렇게 좋음 가면 되죠?
유 희 : 멀잖아요.
재 박 : 서해가 뭐가 멀어? 남해도 아니고? 차 있음 금방인데? (그제야 생각 난 듯) 아, 부산 출신이지, 여기 오기 전에 부산 광영서점에 있었다 고 했죠? 나랑 같이 갈래요? 주말에?
유 희 : ???
재 박 : (아차 싶은, 너무 들이댔다 싶은) 아, 아니, 뭐..꼭 같이 가자는 건 아 니고, 그러니까 나, 나는,
유 희 : 당일로 되요?
재 박 : (다시 좋은) 그럼! 내 차로 가면 금방.. 나 차도 있어요. 기름값이 비 싸(하다, 아차 싶어, 마구 고개 젖고) 아니, 대중교통이 편해서 타 는 거지, 차도 있어. 내 차로 가요.
유 희 : (밝게) 그럼 일찍 다녀오게, 아침에 가요?
재 박 : 아침 언제? 새벽 6시?
유 희 : (웃으며, 고개 끄덕이는)
재 박 : 난 다섯시에도 일어날 수 있는데?
그런 두 사람의 모습 한 화면에 보이면서, 지하철 빠르게 달리는 모 습이 오버랩 되는.
씬18. 안개 자욱한 도로, 새벽.
긴 도로의 끝없는 안개길이 보이고, 재박의 차가 질주하는,
유 희 : (E. 작고 설레는 목소리) 안개가 너무 이쁘다.
씬19. 재박의 차안, 새벽.
유 희 : (창가 보며, 편안한) 이렇게 이쁜 안개 첨 봐요.
재 박 : (앞만 보고, 수줍게 웃으며) 안개보다 유희씨가 더 이뻐요.
유 희 : (보면, 무표정한) ?
재 박 : (어색하고, 수줍게 앞만 보며, 운전해 가는)
유 희 : (어색하게 작고 웃고, 이내 창가의 안개를 보는, 편안한)
재 박 : (편안하게 운전해가는, 차분하고, 따뜻한, E) 이 안개 속으로 우리 둘 이 사라져버림 어떻게 될까? 눈치볼 마누라도 키우기 힘든 아이들도 맘 아픈 어머니도 지겨운 회사동료도 없는, 그렇게 전혀 다른 세상 으로.
*점프컷>>
안개 속을 달리는 재박의 차.
씬20. 서해안 바닷가, 낮.
재박의 차 와서 서는,
유희, 갑자기 차안에서 나와 아이처럼 바다로 뛰어가며, '바다다!'하고 마구 달려가는.
재박, 차에서 나와 그런 유희 보며, 수줍고, 좋은, 뛰어가는,
*점프컷>>
유희와 재박, 모래로 모래성을 만드는. 유희는, 모래성을 이쁘게 만들 고, 재박, 나무 하나를 구해, 모래를 땀이 나게 퍼서 유희 옆에 주는,
유희, '힘들어요, 괜찮은데.'하고, 재박, '이왕이면 크게 만들어요, 크 게!'하며, 계속 모래를 모아주는, 유희, 열심히 모랠 푸는 재박이 믿음 직하고 귀엽게 보는,
*점프컷>>
아름다운 성 같은, 모래성이 있는,
재박이네집, 유희네 집 바닥에 그렇게 써있는, 둘 사이엔 막대사탕이 그려져 있고, 유희의 빨간 스카프가 사탕처럼 돌돌 말려진,
재박과 유희, 둘다 빨간 사탕을 입에 문, 맨발로 파도밟기를 하는, 아 이처럼 신이 나는, 그러다, 더 깊게 파도를 밟고, 또 밟고 하다가, 재 박, 넘어져 물에 빠지는, 짠지, 켁켁대고, 유희, 놀라, 물속으로 들어가 재박의 손을 잡아(잡은 손 클로즈업) 파도를 피해가는, 느린 그림.
유희, 깔깔대고 웃고, 재박, 켁켁대면서도 웃겨 죽는,
*점프컷>>
모닥불 피워져있는, 노을지는 바닷가.
재박, 계속 콜록대고(감기 든), 덜덜덜 떠는, 유희, 그런 재박을 걱정 스레 보며,
유 희 : 많이 아픈가보다?
재 박 : 아니요.
유 희 : 우리 이제 가요. 너무 늦었어요. 어서 집에 가서 푹 쉬세요. (하고, 일어나, 벗어둔 신발을 들려하면)
재 박 : (손을 잡는)
유 희 : ?
재 박 : (재빠르게 놓으며, 짐짓 호기롭게) 괜찮아요, 좀만 더 있다 노을도 좀 더 보, (하고는, 기침을 심하게 켁켁하는)
유 희 : 그냥 가요. 땀이 많이..(하고는, 조금 머뭇대다가 조심스레 손을 뻗어 재박의 이마를 집어보면) 열나요.
재 박 : (힘든) 괜찮은데, (하고는, 멈추지 못하고, 재채기를 하는)
유 희 : (재박 걱정스레 보다, 하늘 보며) 하늘이 이상한데 눈이나 비가 하나 올 거 같은데,
재 박 : (하늘을 보는, 유희를 보는데, 맘이 이상한)
유 희 : 안되겠어요. 어서 가야겠,
재박, 유희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아, 키스를 하는,
그대로 얼어붙은 듯한 두 사람 보이는,
잠시후, 조심스레 재박, 입을 떼면, 눈이 슬프고, 미안하고,
유희, 이 남자가 왜 이런가 싶은, 눈빛이 슬프게 느껴지는, 가만 재박 을 보다가, 일어나 차로 가는,
재박, 그런 유흴 보다 눈을 질끈 감고 잘못했다는 생각이 드는, 천천 히, 모랠 집어 불에 넣고, 유희 쪽으로 가는, 기죽은, 잘못했단 생각이 많이 드는,
씬21. 달리는 도로, 밤.
유희, 창가만 보며, 차분하게 가고 있고,
재박, 이마에 땀이 난 아픈, 그러나 긴장해 그것도 모르는,
재 박 : 유희..씨.
유 희 : (창가만 보며, 서글픈) 그냥.. 가요.
재 박 : (유희 보며) 유희씨...
유 희 : (창가만 보는) ...
재 박 : (유희 보다, 다시 앞을 보며, 맘 아프고, 속상한)
씬22. 유희의 집 앞, 밤.
재박의 차, 멈추는,
재박, 유희 내리는,
재 박 : (미안해, 울 것 같은, 맘 아픈) 아까 내가 미안했어요, 정말.
유 희 : (그냥 지나쳐 집으로 들어가는)
재 박 : (들어가는 유희를 보다, 한숨 크게 쉬고, 풀죽어, 차를 몰고 가는)
씬23. 달리는 차안 + 집으로 가는 길, 밤.
재박(많이 아픈지, 땀이 송글송글 맺힌), 참담하고, 속상하고, 맘 아픈, 운전하는데, 죽을 맛이다. 눈물까지 그렁한,
재 박 : (자조적인 혼잣말) 등신같은 새끼! 그 딴짓만 생각하는 머리에 똥만 든 새끼! 버러지, 재수 바가지! (하다가, 끽 하고 차를 돌려 다시 유 희의 집 쪽으로 가는) 그래, 빌자, 가서 빌고..이대론 안돼,
씬24. 유희의 집 앞, 밤.
재박, 땀이 송글송글 맺힌, 맘 아픈 얼굴로, 초인종을 누르고, 기다렸 다 또 누르고, 작심하고, 맘 아프게 계속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쾅쾅 두드리는, 그때, 동네 사람들 '아, 뭐야?!, 왜 이렇게 시끄러요!'하는 소리들리고, 재박, 울 것 같은 얼굴로, 하던 행동을 멈추고, 가만있다, 돌아서려는데, 문이 열리는, 유희, 나오는,
재박, 돌아보면,
유희, 집 담벽에 기대, 고개 숙이고, 가만있는,
재 박 : (맘 아픈, 유희 앞에 서서, 유흴 보는데,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내 가.. 정말.. 잘못했어요.
유 희 : (슬프게 보는, 차분한) ..뭘..요?
재 박 : (고개 떨군 채, 가끔 눈만 들어, 유흴 보는, 맘이 아프고, 미안하고, 진심으로) 유희씨가 만만해서 그런거 아니예요. 장난도 아니고, 그냥 나도 모르게..(하고, 고갤 떨구는데, 눈물이 뚝 떨어지는)
유 희 : (그런 재박을 슬프고, 안쓰레 보는)
재 박 : (차마 고개 못 들고, 눈물 흐르는) 내가 만약 유희씨한테 상철 줬다 면, 정말 미안해요, 나는 그냥 유희씨가 좋아서.. 그래도 유희씨한테 정말 미안해요, 정말 너무너무 미안하고 나 다신 안봐도 할말도 없 어요, 그럴만 하니까, 그냥 내가 유희씨한테 온 건, 유희씨 만만히 생각해서 그런거 아니라고 그러니까 상처받지 말라고, 그 말을 꼭 하고 싶어서,
유 희 : (그때, 두손으로 재박의 얼굴을 잡고, 입을 맞추는)
두사람, 처음엔 천천히, 나중엔 깊게 입을 맞추는,
씬25. 유희의 방안, 밤.
잠자리하는 두 사람 몽타주컷.
재박, 슬픈 눈으로 한쪽 침대에서 유희의 이마며, 목이며에 입을 맞추 다가, 유희의 머릴 귀밑으로 넘겨주다가,
재 박 : (맘이 아픈) 나중에라도 내가 싫어지면, 언제든 말해도 돼요. 유희씬, 나 같은 유부남이나 만나기엔 너무 이쁘고, 순수하고, 맑고,
유 희 : (눈가 그렁해, 말꼬리 끊으며, 고개 젖는) ...
재 박 : (맘 아픈, 눈을 꼭 감고, 유희를 깊게 안으며, 진심으로) 내가 혼자가 아니라서 정말 정말 미안해요. (눈물이 나는)
유 희 : (맘이 아픈, 재박을 꼭 안는)
*점프컷>>
밤에서 새벽이 되는 창가의 빛.
재박, 침대에 누워자는데, 빛에 눈이 부셔, 누운 채 눈을 껌벅거리고 일어나면, 아무도 없는, 재박(팬티차림), 순간 놀라 일어나, 주변을 두 리번거리고,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서, 서둘러 바지를 입는데,
그때, 유희, 화장실에서 세수한 얼굴로 나오면,
재박, 놀라 순간적으로 '악!'하며 옷을 서둘러 입으려다가 벽에 머릴 박고, 침대에 엎어지고, 생쇼를 하다, 재떨이를 차서, 수북한 담배꽁초 가 엎어지는,
재박, 그걸 치우려고 난리가 난,
유희, 수줍은, 어색하고, 작게 웃으며, 재박에게서 등을 돌리고, 수건 을 의자에 잘 펴서 널어놓으며, 말하는,
유 희 : 놔두세요, 제가 치울게요. 전 시장에 좀 다녀올게요. 집에 먹을 게 없어요. (하고, 웃옷 들면)
재 박 : (서둘러, 옷을 입으며) 같이 가요, 같이! 옷 금방 입어요! (하고는 옷 을 마구 입다, 넘어지고)
유 희 : (수줍게 웃고)
재 박 : (웃는)
씬26. 마트안, 낮.
재박, 유희 마치 신혼부부처럼 렉카를 끌고가며, 기분좋게 이야기하 는,
재 박 : (어색하게 웃으며) 그냥 그냥 하루세끼 밥먹고 살아요, 꿈같은 거..없 어요.
유 희 : 그래도 어렸을 땐 꿈이 있었을 거 아녜요?
재 박 : (어색하게 웃으며) 별로... 유희씬? 유희씬 어땠는데?
유 희 : (재박 안보고, 입가에 미소띠고, 회상하듯) 피아니스트, 발레리나, 가 수, 의사, 영어선생님, 변호사, 오락실 여주인, 동화작가, 여자경찰.
재 박 : 욕심이 많았나보다.
유 희 : 부모님 살아계실 땐(눈가 붉어지며, 맘 아픈, 애써 웃으며)..뭐든 할 수 있을 거 같았어요.
재 박 : 부모님이 돌아가셨어요?
유 희 : (눈가 붉어져, 애써 밝게 웃으며) 네. 우리아빠 정말 멋있었는데, 키 도 크고, 목소리도 낮은 톤으로 아주 따뜻하고, 장난도 잘치고, 재밌 고, (작게 웃으며, 재박 보며) 그러고 보니까, 부장님 목소리가 우리 아빠 같다.
재 박 : (안쓰런) 언제 돌아가셨..어요?
유 희 : (안보고, 맘아픈, 애써 밝게) 오년전에 자동차사고로요. 엄마랑 같이. (그러다, 한쪽 보며, 짐짓 화젤 돌리려는 맘이다, 더욱 밝게) 와, 내 가 좋아하는 어묵 시식이다! (하고, 달려가는)
재 박 : (유희는 안쓰런, 짐짓 밝게, 카터 끌고 쫓아가며) 나두 같이 먹자!
*점프컷>>
집으로 가는 공원(집 가는 길에 있다는 설정), 낮.
재박, 물건산걸 양손에 들고가고, 유희, 양손에 아이스크림을 들고, 하 나는 자기가 먹고, 하나는 재박에게 입에 대주며 먹게하는,
재박, 기분좋게, 아이스크림을 먹는데,
유희, 장난스레, 재박의 얼굴에 아이스크림을 묻히는,
재박, 놀라고, 유희 깔깔대고 웃고, 재박 얼굴에 아이스크림을 묻히고, 즐거운, 유희, 주머니에서 사탕이 수놓아진 수건으로 재박의 얼굴을 닦아주는, 재박, 아이처럼, 가만있는, 행복한, 그러다 불쑥하는,
재 박 : 사랑해요.
유 희 : (손수건으로 닦다가 멈추고, 재박 보면)
재 박 : (수줍은, 가며) 배고파요, 빨리 가요!
유 희 : (수줍게 웃고, 재박에게 가서, 재박 주머니에 손수건 넣는)
재 박 : (멈추고 보면)
유 희 : (재박의 얼굴에 다시 아이스키림 묻히고, 웃으며) 손수건 선물했으니 까, 닦아요. (하고, 가는)
재 박 : (가는 유희 보며, 좋은)
씬27. 재박의 화장실안, 밤.
재박, 물이 쏟아지는 샤워기 아래서 머릴 감다가, 멈추고, 벽에 두 손 을 기대고 멍한, 이제 어떡하나 싶은, 생각이 많은,
민 정 : (E) 하루 종일 씻어? 안나와!
재 박 : (힘든) 곧 나가! (하고, 다시 씻는)
씬28. 재박의 침실 안, 밤.
민정과 재박, 잠옷차림으로 와인잔을 부딪히며, 술을 마시는,
민 정 : (웃음띤, 농담하는) 내가 빨리 온 게 싫어, 어째 표정이 그렇다?
재 박 : 싫긴..별소릴 다해? (술 마시고) 공항서 집에 바로 온 거야?
민 정 : 아니, 영희 데리러 어머니한테 갈라다가 안가고, 언니한테 잠깐 다녀 왔어.
재 박 : (걱정스런) 진짜 처형은 어때?
민 정 : 아직도 형부 생각에 이를 득득 갈지 뭐. 그 얘기 그만하자. (하며, 술 마시다, 아차 하며, 선물꾸러미 하날 가져와 재박 주는, 좋은) 펴봐.
재 박 : 뭔데? (하고 펴보면, 골프채 하나가 있는) ?
민 정 : (술 마시며) 드라이번지 드라이븐지 필요하다며? 내가 큰맘 먹은 줄 만 알어?
재 박 : (좋은) 야, 이거 좋은 건데..
민 정 : (애교피는) 그럼 골프채 살라고 꿍쳐논 비상금 (손바닥 벌리며) 나 좀 주나?
재 박 : 비상금 좋아하네? 없어.
민 정 : 통장에 있잖아. 아는데 왜 그래? 몇 년 모으는 거 같던데, 돈천은 되 지?
재 박 : (버럭) 골프가 뭐 이 채 하나로 치는 줄 알어? 아직도 필요하고, 새 로 갈아치울 채가 얼마나 많은데? 그돈은 내 용돈에서 모은거야, 가로챌 꿈도 꾸지마. (골프채만 보며, 좋은) 야, 이거 잘빠졌네.
민 정 : 으이구..정말.(웃으며, 일어나, 불을 형광등에서 무드등으로 바꾸는)
재 박 : (민정 보며) ?
민 정 : (술 마시며, 눈웃음치며) 뭘 봐?
*시간경과>>
달빛이 환한, 잠자리한 이후의 느낌,
민정, 세상 모르게 자고, 재박, 웃통을 벗은 채, 천천히 일어나 침대에 걸터앉아 창가 보고, 자는 민정을 보는데, 답답하고, 서글픈, 유희와 현재의 제 처지가 씁쓸하고, 맘이 복잡하다.
씬29. 재박의 집 현관 복도, 아침.
재박, 서둘러 가방 들고 마구 뛰어나가는,
그때, 민정 현관문 열고, '여보, 전화!'하는,
재박, 뛰어가다 놀라, 다시 뛰어가는데,
핸드폰이 울리는,
민정, 전화기를 열며, '여보세요?'하는데, 재박, 어느새 뛰어와 핸드 폰을 낚아채는.
민 정 : ?
재 박 : (긴장한, 버럭) 남의 전활 왜 받냐?
민 정 : 여자든데, 누구야?
재 박 : (놀란, 핸드폰보고) 회사직원이네. 지각이잖아! (하고, 뛰어가면)
민 정 : (장난식으로 으름장놓으며, 주먹드는) 너 딴짓함 죽는다! 돈 많이 벌 어오고! (하고, 집으로 들어 가는)
재 박 : (안도의 함숨을 쉬고, 급하게 걸어가는데, 다시 전화오고, 놀라서 핸 드폰을 놓치고, 줍고, 받으며, 긴장해서 작게) 네?..어, 유희구나..(주 변 보며, 엘리베이터를 못 탄 게 서운한, 사람들이 못 보게, 계단으 로 내려가며) 어, 그게, 그게..내가 늦잠을 자가지고..
씬30. 지하철 승강장, 아침.
유 희 : (서운한, 애써 감추며, 손에 빨강사탕을 문채 전화를 하는) 아, 그랬 구나. 나는 부장님이 지하철을 안 타길래, 혹시나 싶어서, 내려가지 고 기다렸죠. 그럼.. 나중에,
재 박 : (E) 기다려!
유 희 : ?
씬31. 아파트 비상구, 아침.
재 박 : (비상구문열고, 들어와, 뛰어내려가며) 집 앞인데, 기다려, 내가 죽자 사자 뛰면, 십분 안엔 갈 수 있어, 십분 안엔! 기다려, 꼭, 기다려! (하고, 내려가며, 불안하게 울상 지으며, 궁시렁대는, E) 대체 내가 어쩌려고, 이제 마누라까지 왔는데...
씬32. 지하철계단, 아침.
유희, 시계를 보며(10시가 다된), 초조하게 재박을 기다리는데, 그 때, 지하철 오는 소리가 나고, 동시에 재박의 목소리 들리는,
재 박 : (힘들게 뛰어오며) 지하철 타!
유 희 : (보면)
재 박 : (뛰어오며) 먼저 타, 먼저! 앞쪽으로!
유 희 : (좋은, 앞으로 뛰고)
재 박 : (어느새 달려와 유희의 손을 잡고 지하철의 맨 앞 칸으로 간신히 타고, 지하철 문이 닫히는)
씬33. 지하철 안, 아침.
재박, 숨을 거세게 몰아쉬며, 지하철 의자에 앉아, 웃으며,
재 박 : 아우, 죽겠다. 시, 심장이 터, 터져서 죽는 줄 알았어..
유 희 : (힘들게 웃으며) 저도요. (하고, 사탕 까서 재박의 입에 물리는)
재 박 : (웃으며, 유희 보는)
*인써트>>
빠르게 달리는 지하철.
씬34. 서점 남자화장실안, 다른 날, 낮.
재박, 볼일을 보다, 주변을 살피고, 핸드폰을 꺼내, 바닷가에서 찍은 즐거운 자신과 유희의 동영상을 보는, 빨강사탕을 입에 물고, 귀여운 행동을 하는, 유희를 보고웃다가, 걱정도 되는, 이제 어쩌지 싶은,
그때, 영훈, 들어오며,
영 훈 : (핸드폰에 얼굴 디밀며) 뭘 봐요?
재 박 : (놀라, 폰 주머니에 넣고) 놀래라, 자식! (세면대로 가서, 손씻는)
영 훈 : (볼 일 보며) 누구예요? 얼핏 봐도 실루엣이 좋든데,
재 박 : (버버대며) 누, 누, 누군 누구야? 문자 봤어! 문자!
영 훈 : (안 믿는) 사모님 없을 때 만난 거면, 헤어지세요. 꼬리가 길면 밟힙 니다. (하고, 바지 올리고)
재 박 : (괜히, 버럭) 니일이나 잘해, 남일 상관말고! (간이 떨리는, 괜히 손 을 더 씻으며)
씬35. 화장실 밖, 낮.
재박, 화장실에서 손을 수건(유희가 준)으로 닦으며 기분 좋게 나오는 데,
민 아 : (E, 버럭) 요즘 회사사람들 모이면 니 얘기야? 니가 남자들 등쳐먹 는다고?
재 박 : ? (뭔가 싶어 소리난 쪽 보다가, 다시 제 갈길 가려는데)
유 희 : (E, 편안한) 싫다는데도 굳이굳이 주는데, 그럼 어떡해? 그리고 선물 준 거 다 여직원들 나눠줬어, 내가 가진 적 한번도 없다고?
재 박 : (조심스레, 긴장해서 계단 쪽으로 가서 귀를 기울이는)
씬36. 계단참, 낮.
유희와 민아가, 서서 말을 하고 있는, 민아가 위쪽에 유희가 아래쪽에 있는,
민 아 : (속상한) 너 요즘 누구 만나지?
카메라, 계단 밑으로 가면 재박이 살짝 위의 두 사람을 확인하고, 벽 에 붙는 게 보이는, 긴장한,
유 희 : (고개 숙이고) 아니.
민 아 : (등짝을 때리며) 아니긴 뭐가 아냐, 기집애야! 내가 너 하는 양보면 몰라? 내가 영화구경같이 가재도, 쇼핑을 하재도, 싫다그러고, 혹시 너.. 또 유부남 만나?
*점프컷>>
재박, 순간 다리가 확 풀려, 양팔로 벽을 잡고 버티는,
유 희 : (머리 쓸어 올리며, 민아의 시선 피하는)
민 아 : 너 내 눈을 왜 피해?
유 희 : (안보고) 말하기 싫어.
민 아 : (속상한) 그렇구나, 너? 그런거지? 남자, 그것도 유부남 만나지, 너?
유 희 : (속상한, 말못하는) ...
민 아 : (속상한) 정신차려, 기집애야?! (하며, 유희의 등짝을 치고) 너는 남 자가 징그럽지도 않니? 그렇게 남자한테 당했으면서도 남잘 또 믿 어? 세상 남자들 중에 니네 아빠같은 무조건적인 남잔 없다고, 내가 몇 번을 말해! 이번엔 또 어떤 인간 가정 파탄낼래! 이번엔 또 어떤 인간 가정 파탄낼래! (하고, 가는)
재박, 놀라고 기운 없는, 얼른 다시 화장실로 문에 얼굴을 박으며 급 하게 들어가 버리는,
유희, 속상한, 벽에 기대, 가만 생각하는,
씬37. 남자화장실(변기 있는)안, 낮.
재박(화장실 문에 박은 이마에 혹이 난), 변기에 앉아, 멍한, 작게 숨 을 몰아쉬는. 답답하고, 속상하고, 불안함이 뒤섞인, 그때, 핸드폰의 문자오는.
재박, 참담하게 문자를 보는,
*인써트>>
사랑해요. (빨간 하트가 움직이는)
유 희 : (E) 사랑해요.
재 박 : (맘 아프고, 속상한, 어쩔 줄을 모르겠는)
씬38. 집으로 가는 길, 밤.
유희, 즐거운 표정으로 빨강사탕을 물고, 앞서 걷고 있는,
재박, 조금 생각이 많은 얼굴로 뒤쳐져 걷고 있는, 그때, 전화 오면,
재박, 주머니에서 전화기 꺼내 전화를 받는.
유 희 : (E, 설레는, 농담조) 내 뒤 잘 따라오고 있어요, 길 안 잃고?
재 박 : (앞을 보며, 슬픈) 그럼.
앞뒤에서 전화를 하며, 오는 두 사람 보여주는.
유 희 : 같이 나란히 걷고 싶다. 근데, 동네니까, 누가 보면 안되니까, 조심해 야겠죠?
재 박 : 그래..야지.
유 희 : 내가 고백 하나 해도 되요?
재 박 : (고개 들어, 앞을 보면)
유 희 : (뒤돌아, 재박 보며, 핸드폰 주머니에 넣고, 뒷걸음치며 걸으며, 차분 하고 따뜻하게) 내가 왜 당신을 사랑하게 됐는 줄 알아요.
재 박 : (주머니에 핸드폰 넣고, 고개 저으면)
유 희 : 내 뒷모습을 100일이 넘게 있는 그대로 지켜본 사람은 당신밖에 없 었어요.
재 박 : (멈춰서는, 맘이 울컥하는)
유 희 : (여전히 천천히 뒷걸음질 치며) 내가 모르는 줄 알았죠?
재 박 : (멈춰선 채, 고개 끄덕이는)
유 희 : 매일 매일 사랑받는 느낌이었어요. 그것도 아주 많이, 많이.
재 박 : (눈가가 젖은, 유희가 안쓰런)
유 희 : 바보, 내가 아는 줄도 모르고. (슬프지만, 참고) 나는 요, 당신한테 당신 부인보다 날 더 사랑해달라고 하지 않을 거예요. 그래서 당신 이 질려서 나 버리지 않게..(맘 아픈, 애써웃으며) 질투도 안할거예 요. 유부남인줄 알았으니까. 나는 당신 맘에 드는 것만 할 거예요. 그러니까.. 나 버리지 말아요. (눈가 그렁해, 서글프게 웃고 돌아서서 가는)
재 박 : (맘 아픈, 미안한) 무슨.. 그런 말을...
유 희 : (그냥 걸어가는)
재 박 : (뒤따라 걸으며, 생각이 많은)
씬39. 재박의 침실 안, 밤.
민정, 침대 맡에 앉아, 울고 있고,
재박, 대야에 얼음담가와 민정의 발을 넣으며,
재 박 : (민정이 안쓰런) 아퍼? 많이?
민 정 : (고개 젖고) 속상해.
재 박 : 그래서 처형은 많이 안 좋아?
민 정 : 정신병원 넜어.
재 박 : (걱정스런) ?
민 정 : 자꾸 약을 먹으니까...(수건으로 코를 닦으며) 남편 그깟 거 이혼했음 그뿐이지, 뭐가 그렇게 미련이 남아서 등신..
재 박 : (맘이 복잡한, 속상하고, 참담한, 발을 꺼내 약묻은 붕대 해주며) 그 게 말처럼 쉽냐? 20년 넘게 산 사람들인데..속상하지. 그래도 너라도 정신차려야지, 국솥을 발등에 엎음 어떡해?
민 정 : 언닌 언니래도 자식 병원에 넣은 엄마 맘이 오죽할까 싶은 게..(수건 으로 얼굴 감싸고, 흐느끼는)
재 박 : (맘 짠한)
그때, 영희, 우는 소리 나는.
재박, 영희를 안으며,
재 박 : 배고프지, 그래 우유먹자. (하고, 나가면)
민 정 : (우는)
씬40. 재박의 거실 안, 밤.
재박, 흔들의자에 앉아 영희를 안고, 우유를 들고, 제 손등에 떨어트 려 온도를 맞추고, 영희에게 우유를 주며, 창가를 보는데, 막막한, 유 희랑 헤어질까도 싶은, 상황이 너무 힘든, 복잡한 맘이다.
씬41. 다른 날, 서점 근처의 식당, 낮.
재박, 혼자서 종종걸음으로 식당을 찾아 들어가는,
씬42. 식당 안, 낮.
재박, 들어서는데, 분주한 종업원 '어서오세요'하고, 재박, 주변을 두 리번거리면, 영훈, '김부장님, 여기요!'하고, 재박, 돌아보면, 열린 방안에서 영훈, 재박을 부르는, 재박, 웃고 그리로 들어가는, 재박, 허름하고 초췌한 중년의 남자(이후, 남자2) 혼자 국밥을 먹는 걸 지나쳐가는,
씬43. 음식점방안, 낮.
재박, 방으로 들어서면, 영훈 외 앞에 나왔던 자회사, 타회사 남자영 업부 사람들 전부 모여 낮부터 반주를 하는, 왁자한, 서로들 '왜 늦었 어, 잘있었어' 등등 인사하고,
재 박 : (좋은) 야야야, 이게 뭐야? 누구, 로또 맞았어? (하며, 자리에 앉아 술 잔 들면)
영 훈 : (술 따라주며, 턱으로 영업2 가리키며) 여기 오차장님네, 100만부 기 념 파티래요!
재 박 : (부러운, 좋은) 좋겠다, 누구는? (하며, 남자와 술잔을 부딪히고, 원샷 하고, 캬하는)
*점프컷>>
영업1 : (유희에게 수작 걸던, 신이 나서 말하는) 내가 그냥 하는 말이 아니 예요, 정유희가 남자킬러라는 증거가 있다니까.
재박(잔뜩 긴장한)외, 모든 남자들 누구는 관심 있게 누구는 재미삼아 웃으며 얘길 듣고 술을 마시는,
영업1 : 유희란 애가 부평에 있을 땐데, 젊은 서점직원이랑 사겼대요, 근데 어느 날 그 남자애 엄마 찾아와 유희란 앨 머리챌 잡고 왜 내 아들 돈을 발라먹냐고, 난리를 폈대는 거야.
재 박 : (목이 마른, 술을 마시는, 그 얼굴 위로 말소리 들리는)
영 훈 : 돈을 발라먹어?
영업1 : 그래요! 그것도 3천이나.
재 박 : (보면) ?
영업2 : 그게, 내가 들은 얘긴, 유희란 애가 아버지가 괜찮은 중소기업사장이 었는데, 졸지에 교통사고로 죽으며 빚이 엄청났데. 그래서 사채업자 가 달려들어서, 걔가 빚갚느라 그렇게 고생을 했다든데뭐, 다니던 대 학도 포기하고,
재 박 : (유심히 듣는)
영업2 : 남일이라고 너무 말막하면 안돼, 사채업잔 달려들고, 사귀는 남자한 테 돈 좀 꿀 수 있지 뭐. 갚음 되는 거 아냐?
재 박 : (동조하는) 그건 그러네.
영 훈 : 아니예요. 나도 아는 게 있어.
재박 외 모두 : (영훈 보면) ?
영 훈 : 지금도 있나? (하며, 문을 열고, 남자2를 보고) 저 남자 좀 봐봐요.
남자들, '왜?'하면, 영훈, '조용히요'하고 주의시킨 후에, 문을 좀 열어주며 남자를 보라고 손가락질하는, 재박, 화도 나고 참담하기도 한, 사람들을 밀치고, 남자를 보면,
남자, 국밥에 소주를 처량히 마시다, 수건을 꺼내 입을 닦는데, 십자 수 수건이 재박의 눈에 들어오는, 자기껀 사탕이 하난데, 남자의 건 여러 개인, 재박, 멍한,
영훈, 작게 '그만 봐요'하고 문을 닫는,
씬44. 식당방안, 밤.
남자들: (영훈에게) 저 남자가 누군데?
재 박 : (다시 술을 마시고 영훈을 꼬나보면)
영 훈 : 저 양반이 내가 지금 여기 오기 전에 부산 광영서점있을때 (엄지손 가락들며) 이거였어요. 근데, 난 서울 와 몰랐는데, 이후에 부산에서 온 입사동기가 그러드라고. 저 양반하고 유희 그 여자가 (엄지와 검 지를 붙였다 뗐다하며) 붙어가지고, 난리난리 쌩난리가 났다고.
재 박 : (멍한, 울 것 같은, 표정 고르고, 술을 마시는)
영업1 : 나이가 제법 들어 보이는데?
영 훈 : 유희 걔가 아빠 같다면서, 접근을 했대요.
재 박 : (놀라, 입안의 술을 상에 쏟아버리고 켁켁대는, 조금 취한)
남자들, '왜 이래, 이거'하며 난리가 난,
재 박 : (수건 꺼내 닦으며) 미안, 미안, 미안! (하다가, 수건에 있는 빨강막 대사탕 십자수를 보고, 놀라, 서둘러, 주머니에 넣고, 소매로 입을 닦 고, 물을 마시는)
영 훈 : 참 김부장님도...(다시 신난) 암튼 저 양반이 일밖에 몰랐어요, 또 사 람은 얼마나 진국인데 근데 그 유희란 애한테 빠져, 집안이 파탄이 난거야. 이유는? 유희가 돈을 달랬고, 그걸 안 부인이 유희 머리 챌 잡은 거지,
직원2 : 대체 돈을 뭐라고 그러고 달래드래?
영 훈 : 사채업자얘긴 나오지도 않고, 개망나니 오빠가 있다그러드래. (술 마 시는)
영업1 : (진심으로) 진짜 오빠가 그런 거 아닐까?
영 훈 : (어이없는) 들리는 말이, 오빠랑 같이 산다는 거 같던데, 원룸에서 동생이랑 오빠가 같이? 아이고, 난 엄마랑도 한방은 안쓰네. 낄낄. 백프로 기둥서방이야, 그 얼굴에 혼자? 말도 안돼, 내기할래?
재 박 : (영훈을 슬프게 꼬나보는)
영업2 : 그래도 한 돈 3천이나 1,2천이면, 얼굴값에 비해, 괜찮지?
영 훈 : 사실 나도, 그 정도면 콜!
재박의 답답한 얼굴위로, 다들 깔깔대고 웃는.
*상상>>
뒷골목, 민정, 애기를 업고, '어디 붙어먹을 남자가 없어, 애 있는 남 자니, 어디, 붙어먹을 남자가 없어, 애 있는 남자야!'하며, 유희의 머 리챌 잡고, 뒹구는, 유희, 멍한, 눈물만 흘리는,
*현실>>
재 박 : (상다릴 엎으며, 버럭, 영훈에게, 눈가 그렁해, 속상한, 취하기도 취 한) 야, 이 새끼야, 넌 니 앞가림이나 잘해!
남자들, 모두 놀라 재박 보면,
재 박 : (영훈의 멱살을 잡으며) 야 새끼야, 너는 대체 그 여자랑 뭐가 웬수 가 져서, 그렇게 껌 씹듯 사람을 씹냐, 이 새끼야!
영 훈 : (놀라, 멱살 잡은 재박의 손목을 잡으며) 왜 그래, 왜?
재 박 : (주먹으로 영훈을 때리며) 그 여자가 내 동생하고 동갑이야, 새끼 야! 너도 여동생 있어봐라, 이런 얘기가 남 일인가, 이런 얘기가 남 일인가, 이 개..우라질 놈의 자식아! (하고, 때리는)
영 훈 : 에이, 정말. (하며, 재박의 얼굴을 머리로 들이 박는)
재 박 :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넘어지는) 악!
영 훈 : 너 죽었어, (하고, 재박을 패며) 너 왜 나만 보면 못 갈궈 그래, 왜?
모두들, '어우, 왜이래?'하고 말리고, 주인 문 열고, '왜 이래요! 남의 장사 집에서!'하며 난리가 난,
씬45. 번화한 도시 뒷골목(식당 뒷골목), 밤.
재박, 얼굴이 맞아 피죽이 돼서 멍하니 막막하게 소변을 보는, 그때, 문자 오는 소리 나고, 주머니의 핸드폰 꺼내 보면, 발신인 사탕이라 고 쓰여진, 문자 확인하면, '왜 연락이 안되요?'라고 쓰여진, 재박, 핸 드폰 주머니에 넣고, 속상하고, 멍한, 그때, 영훈, '김부장님, 김부장님 '하며 재박을 찾는 모습이 보이는,
재박, 아랑곳없이 지퍼를 올리는데,
영훈, 이내 재박 보고,
영 훈 : (답답하고, 속상한) 아직도 화났어요! 가요! 내가 택시 잡아놨어요, 모셔다 드릴게!
재 박 : (비틀비틀 환한 거리로 걸어가는)
영 훈 : 어디 가요! 저쪽에 택시 잡아놨는데! (화난) 아, 정말 짜증나네, 지만 성질 있나. (하고, 반대로 가는)
재 박 : (멈춰 서서, 낮게) 야,
영 훈 : (돌아보면) ?
재 박 : (안돌아보고, 멍한, 작게) 야, 어떤 여자가..있는데... 헤어질라면..
영 훈 : (잘못들은) 뭐라구요?
재 박 : 관둬라. (힘겹게 일어나, 영훈과 반대방향으로 비칠비칠 걸어가는, 1 씬과 같은)
영 훈 : 낼 회사 하루 쉬세요! 내가 회사에 잘 말해둘게! (하고, 가는)
재 박 : (걸어가는)
씬46. 유희의 집 앞 거리, 밤.
유희, 평상복차림으로 마구 뛰어가는,
씬47. 유희의 집안, 밤.
재박, 멍하니, 티테이블 의자에 앉아 한쪽에 놓인 빨강사탕이 그려진 십자수를 보는, 그러다, 눈을 아래로 내리면, 침대 맡의 재떨이가 비 워진 게 보이고, 담배갑과 라이터가 보이는, 놀라지 않고, 멍한, 재박, 멍하니, 일어나 장롱문을 열어보면, 남자의 잠바 같은 게 두어 벌 보 이고,
영 훈 : (어이없는, E) 들리는 말이, 오빠랑 같이 산다는 거 같던데, 원룸에서 동생이랑 오빠가 같이? 아이고, 난 엄마랑도 한방은 안쓰네. 낄낄.
재박, 눈물이 그렁한, 그때, 문자가 오고, 재박, 농문을 닫고, 핸드폰을 보면, 제 것이 아닌, 주변을 보면, 유희의 핸드폰이 보이고, 그걸 열어 보면, 문자가 온,
*인써트>>
문자내용 - 이번은 정말정말 마지막이야, 천 만원만 줘. 유희야, 이 오빠 한번 더 살려줘, 어?
영 훈 : (E) 백프로 기둥서방이야, 그얼굴에 혼자? 말도 안돼, 내기할래?
재박, 핸드폰을 닫는데, 문득 드는 생각,
*인써트>>
플랫시컷, 회상, 앞씬에서 자신을 지나쳐, 유희의 집 쪽으로 들어가던 젊은 남자의 모습.
*현실, 시간경과>>
재박, 맘 아프고, 힘들게 테이블의자에 앉는데, 전화 오는,
민 정 : (E, 졸린) 여보, 왜 이렇게 늦어?
재 박 : 어, 지금 가는 중이야. 참 영희는?
민 정 : (E, 따뜻하게) 병원갔드니 감기래. 이제 방금 잠들었어. 초인종 누르 지 말고, 조용히 들어와서 자요. 애 안깨게.
재 박 : 알았어, 자. (하고, 끊는)
그때, 유희, 가쁜 숨을 쉬고, 현관문을 열고, 봉지를 들고 들어와 티테 이블에 봉지 놓고, 장롱에서 수건을 꺼내 주방에서 수건을 빨며, 행동 하며 말하는,
유 희 : (짐짓 밝게) 내가 뭐랬어요, 편의점 가면 비상약 있댔죠. 근데 무슨 술을 그렇게 많이 마셨어요, 정말 길에서 넘어져 그런 거예요? 일단, 누워요, 내가 수건에 물 묻혀 얼굴 닦아줄게.
재 박 : (테이블의 약봉지 보고, 침대 밑의 재떨이 보며 불쑥 묻는) 너..담배 피니?
유 희 : (주방 쪽에서, 아무렇지 않게) 아니요.
재 박 : 형제가 몇이야? 그런 것도 안 물어봤네?
유 희 : (어색한 거짓말, 수건 빨며) 아무도 없어요.
재 박 : (목소린 가라앉았지만, 취조하듯) 오빠나 언닌?
*인써트, 플래쉿컷, 회상>>
유 희 : (작게 웃으며, 밥을 먹으며) 오빠 옷이 그래도 잘 맞네요.
*현실>>
유 희 : (맘 아픈) 없어요. (하고, 와서 의자에 앉아, 재박의 얼굴을 닦으려하 면)
재 박 : (유희의 손을 잡아서, 못 닦게 하고, 일어나며) 가야 돼.
유 희 : ..안..자고.. 가요?
재 박 : (맘 아프지만, 좀 모질게) 유부남이 맨날 외박이 되냐?
유 희 : (맘 아픈) ?
재 박 : 갈게. (하고, 문 쪽으로 가서, 유희 보며) 너 정말 오빠 없어?
유 희 : ?
재 박 : 담배도 안피고?
유 희 : (조심스런) 왜 그런 말을 자꾸 물어요?
재 박 : 너 나한테 거짓말하는 거 없지?
유 희 : ?
재 박 : (신발 신으며, 답답하고, 속상한) 전번에 너, 내가 싫어하는 짓은 하 나도 ..안 한댔지?
유 희 : (눈가 그렁해, 재박을 보면, 지금 상황이 정확히 이해가 안되는) ?
재 박 : (맘 아프지만, 모질게) 문자가 너무 잦어? 전화도? 이러다 마누라 눈 치채겠어. 조심하자. (하고, 나가는)
유 희 : ?
씬48. 유희의 집 앞, 밤.
재박, 계단을 내려오는데, 속상한,
그때, 유희 나와 가는 재박 보며, 맘 아프지만, 눈가 그렁해 짐짓 밝 게,
유 희 : 미안해요! 내가 전화랑 문자 조심할게요!
재 박 : (못들은 척, 그냥 걸어가는, 맘 아픈) ...
유 희 : 조심해서 가요, 근데..내가 연락 안하면 당신이.. 할거죠?
재 박 : (맘 아픈, 속상하게, 들어도 못들은 척 걸어가는)
씬49. 승강장 + 지하철 안, 다른 날, 아침.
지하철 서면, 지하철 안의 유희, 담담한 얼굴로 사탕을 물고, 밖을 보 지만, 재박, 타지 않는, 유희, 실망하고, 핸드폰을 할까말까하며 열었 다 닫았다하는데, 지하철 떠나는,
*점프컷>>
재박, 멀리 한쪽에 서서, 그냥 지하철을 보내는, 고개 떨군, 쓸쓸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는,
씬50. 회사복도, 낮.
재박, 가는데,
영훈, '부장님 같이 가요'하고 뛰어와 옆에 서는,
재박, 그냥 걸어가는,
영 훈 : 혹시 정유희란 애가 부장님한테도 돈 빌려 달래요?
재 박 : (멈춰 서서 보면) ?
영 훈 : (어색하게 웃으며) 아님 말고요, 요즘 영업자들한테 그 여자가 돈 빌 려 달란 말이 자꾸 오가서? 참 핸드폰 여자랑은 헤어졌어요?
재 박 : ?
영 훈 : (웃으며) 헤어질 땐 잔인하게 싹 잘라야지, 질질끌다 일납니다. (하 고, 가고)
재 박 : (가는 영훈을 보며, 슬픈, 화도 안나는, 가는)
씬51. 다른 서점 안, 낮.
재박(기운 없는, 담담한), 민정과 전화를 하며 자기네 책을 더 잘 보 이게 놔두며,
재 박 : 보일러는 생활비에서 사야지, 그걸 왜 나한테... 내가 무슨 비상금이 한 억 정도 있냐, 왜 뻑함 내 비상금을 탐내? (사이, 남자2(초췌한, 넥타일 맸지만, 바지밑단이 뜯어지고, 수염도 까칠한, 유희가 만났던 남자가 직원에게 영업하는 모습을 보는, 막막한) 알았어, 그거 돈백 이면 돼? 알았어, 사줄게, (하고, 전화 끊고, 남자2를 보면, 남자2, 입 구로 나가는, 망설이다가, 작심하고 그남자를 따라가는)
씬52. 지하철 계단, 낮.
남자2, 계단을 오르는,
재박, 따라가는,
씬53. 재래시장, 낮.
남자2, 걸어가, 반찬가게에서 이것저것을 싸달라고하고, 주변을 돌아 보면, 재박, 뒤따라오다, 얼른 괜히 나물가게에서 '이거 얼마예요?'하 고 물으며, 이것저것 들어보면, 남자2, 반찬사서 가는, 재박, 따라가는,
씬54. 거리 + 고시원앞, 어스름한 저녁.
재박, 남자2의 뒤를 밟는,
재박 어떻게 할까, 저남자를 불러 말을 걸어볼까 생각이 많은,
그때, 남자2, 거리의 고시원으로 들어가려는데,
재 박 : (용기내어 묻는) 저기요!
남자2 : (돌아보면, 피곤하고, 초췌한)
재 박 : (긴장해, 숨을 꼴딱 삼키며, 용기낸, 작심하고) 저기, 무, 물어 볼 말 이...
남자2 : (재박을 보는) ?
재 박 : (속상하고, 작심하고 티 안내려하는, 그러나 티가 나는) 그러니까, 저 기,
남자2 : (보기만하는) ..
재 박 : 여기, 아니 (턱으로 고시원 가리키며) 저기..고시원에 사시나요?
남자2 : 그런데요?
재 박 : 혹시,
남자2 : ?
재 박 : 혹시..궁금해서 그런데, 혹시..
남자2 : (차분한, 피곤하게 보는)
재 박 : .......(차마 못묻겠는, 울고싶은, 다른 말을 해버리는) 저기, 계신 고시 원에 한달에 방세가 얼마나 되나요?
남자2 : 1층 안내대에서 물어보세요. (하고, 고시원에 들어가는)
재 박 : 저기요!
남자2 : (돌아보면, 피곤해서 조금 짜증스런) ?
재 박 : (가만보다, 그냥 꾸벅 인사하며) 고맙습니다. (하고, 뒤돌아가는데, 울 고 싶은)
남자2 : (고시원으로 들어가고)
재 박 : (가다 멈춰서서, 들어가는 남자의 바짓단을 보고, 허름한 고시원을 보는, 맘이 아픈, 돌아서서 가는데, 눈가가 붉어져, 어쩔줄을 모르겠 는)
씬55. 은행 24시간 창구, 밤.
재박, 출금기계 전자판에 백만원을 누르는데,
*인써트>>
플랫쉬컷으로 유희와 좋았던 한때가 빠르게 지나가는.
그의 그림과 현실의 답답한 재박의 얼굴, 백만원을 지우고 속상한 얼 굴로 천만원을 누르는 재박의 맘아픈 얼굴이 교차되는,
씬56. 지하철 안, 밤.
유희,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유 희 : (조금 조심스럽고, 설레는, 눈가 붉어져 좋은) 전화해주니까, 좋다. 전화하고 싶었는데, 혹시라도 귀찮게 할까봐 안했는데 먼저해주니까 ..좋다.
씬57. 제과점안, 밤.
재 박 : (빨강사탕이 든 토의 빨강사탕을 만지며) 천천히 와. 그래, 집에서 기다릴게. (하고, 끊고, 맘아픈, 그러다 다시 맘다잡고, 사탕통을 통째 로 들고는, 계산대로 가서, 직원에게) 이 빨강사탕, 스트로우베리 맛 이죠?
직 원 : 네, 딸기 맛이에요.
재 박 : 다 주세요. 얼마예요? (하고, 지갑 꺼내 돈을 세는)
씬58. 유희의 집안(티테이블에 스탠드만 껴진), 밤.
재박, 주머니에서 막대사탕이 그려진 수건을 펴서 티테이블에 놓고, 봉지에서 막대사탕을 다 꺼내놓고, 다시 안주머니에서 돈다발을 꺼내 얹어놓고, 담담히 보다, 옆에 있는 메모지에 <미안해, 더는 널 볼 자 신이 없>까지 쓰고, 메모지 구겨 주머니에 넣고 <정말 미안해, 우린 첨 부턴 만나지 말았어야했어, 난 널 책임질 주제가 못돼..>까지 쓰 고, 눈물이 나는 <그래도 많이 사랑했>까지 쓰는데, 종이에 눈물이 뚝 떨어지는, 또 구겨 주머니에 넣고 이를 앙다물고 작심하고 펜에 힘을 주어 다시 쓰는, DIS.
재박은 없고, 티테이블위에 재박이 두고 간 게(한눈에 다 보이게 둔, 십자수 손수건 위에 돈과 쪽지가 있는)보이는, 유희, 서서 그걸 조금 은 멍하고, 상황이 이해가 안되는 듯보다, 테이블에 앉아, 쪽지를 펴 보는,
재 박 : (E, 맘 아픈, 그러나 짐짓 모질게) 너 인생 그따위로 살지마! 내가 너에 대한 소문들 모르는 줄 아냐? 유부남이 내가 첨이 아니지? 그 리고 너 왜 사람들한테 돈을 빌려달라 그러는거야? 그런 소리 자 꾸 내귀에 들려서, 결국엔 내가 순순히 너한테 돈을 주게 하기위해 서?! 근데 그돈은 왜 필요한거냐? 너 남자있지? 내가 니네집에 남 자 들락거리는 거 모르는줄 아냐? 옷이며, 담배며, 남자가 들어가는 것까지 봤다구! 오빠냐? 너 오빠 없다며? 내가 두 번 세 번 물어도 없다며? 그럼 대체 그 남잔 누구냐?! 유희야. 부탁인데, 인생 그렇게 살지마. 나는 진심이었다. 이젠 끝이지만. 다신 연락하지마.
유 희 : (눈가 그렁해지며, 멍한, 티테이블 위를 보는, 뭔가 싶은)
씬59. 집으로 가는 길, 밤.
재박, 눈물 나는, 참고, 맘 아픈, 마구 걸어가는, 전화가 계속오지만, 받지않는, 그러다 끊기고, 다시 오는, 핸드폰보면, 발신인 사탕이라고 쓰인, 그걸 보고 잠시 숨을 고르고, 전화받는,
유 희 : (E) 내 말 좀 들어봐요, 지금 만나요, 어디에요?
재 박 : (속상하지만, 맘에 없는 큰소리, 여기서 끝내자는 맘에 더욱 모질게 말하는) 뭘 더 원해? 뭘?! 이제 왜 우리 마누라한테 전화할래? 그래 서 서로 머리 뜯고..싸울래? 그럴래?! 그렇게 지저분하게 끝장을 볼 래! (하고, 전화 끊는, 전화번호를 삭제하고, 이를 앙다물고 마구 걸 어가는데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씬60. 길거리, 다른 날, 아침.
재박, 걸어가는데, 계속 전화 오는 소리가 들리는, 재박 받지 않으면, 문자 와서 보면,
유 희 : (E) 무슨 오해가 있는거 같은데, 만나서 얘기해요? 네? 우리 만나요, 우리 만나서...
재박, 속상하지만, 작심하고, 그길로 앞에 보이는, 핸드폰가게가 걸 어가는, 가게 밖에서 보면, 재박, 직원에게 '전화번호좀 바꿀라고요'하 는.
씬61. 버스정류장 가는길 + 버스정류장 앞, 다른 날, 낮.
민아와 영훈, 앞서 걸어가고, 유희, 뒤쳐져 걸어가는.
민 아 : 김부장님은 호진서점에서 영업 잘하시나. 안보니까, 보고싶네.
유 희 : (그 뒤따라 걸으면서도, 긴장하는)
영 훈 : 유부남한테 관심끄고, 나같이 총각한테 관심좀 가져보지. 여자들은 참..(하고, 가고)
민 아 : (가는 영훈 맘에 안들게 보는데)
유 희 : (어렵게 말꺼내는) 민아야, 정말 이번이 마지막이야, 나 천만원만 빌려줘. 두달 후에 내가 적금타면,
민 아 : (속상해, 보면) 너는 진짜 인생을 왜그렇게 사니? 사채업자 고발하라 니까, 원금도 모자라 이자까지 다 갚아주고, 그것도 모잘라, 개망나 니 오빠 뒤치다꺼리까지, 진짜 니오빠도 인간도 아니다, 사챗돈 갚느 라, 오륙년 죽어난 동생은 안중에도 없고, 번번히.. 그인간 죽은 셈치 고, 그냥 넌 너만 신경쓰며 살라고, 이 바보야! (하고, 버스타고 가버 리는)
유희, 가는 민희보다, 맘아픈, 버스정류소 의자에 앉아, 전화기 꺼내 재박의 번호를 누르면, 전화번호가 바뀌었단 안내메시지가 나오는, 전 화끊고, 눈물이 자꾸 나는, 참으려해도 안되는, 이를 앙다물는데, 눈물 흐르는, F. I.
씬62. 재래시장, 일요일 날 (여러 날이 지난)낮.
민정(아기유모자를 끌고)과 재박(손에 장본 물건 가득 든), 떡볶이를 먹는데,
민 정 : 맛있다, 맛있어. (하다가, 다른 장사를 보며) 저것도 먹고싶다!
재 박 : 입에 먹을 거 물고, 또 먹는 타령이냐?
민 정 : (웃으며) 그러게. (하고, 떡볶일, 재박의 입에 넣어주다, 국물을 묻히 는)
재 박 : 에헤! (하고, 손으로 닦는데, 전화오는, 받으며) 여보세요?
씬63. 카페밖 + 안, 낮.
재박, 민아 차를 마시는.
재 박 : (멍한)
유 희 : (맘아픈) 오늘 삼오제 지냈어요.
재 박 : (눈가 붉어져 보면)
민 아 : 회사에서 회식하고 나오다, 유희가 술이 많이 취했는데, 혼자 건널목 건너다 직원들 보는 앞에서, 차랑 정면으로..(맘아픈, 눈가그렁한) 10 미터는 날라간 거 같애요.
재 박 : ?
민 아 : 너무 끔직해서 우리 회사 직원들만 알고 상당한 거 다른 사람들한 텐 알리지도 않았어요.
재 박 : (무슨 말인가 싶은, 창가로 시선을 피하는데 멍한)
씬64. 아파트 문앞, 밤.
재박, 아기(우는)를 앞포대기로 안고, 잠바에 츄리닝차림으로 나오는,
민 정 : (E) 얘가 왜 저렇게 울어, 머리 아 파죽겠구만.
재 박 : 약 먹고 자고 있어.
민 정 : (E) 당신도 힘들다. 동네 한바퀴만 돌고와.
재 박 : 어. (하고, 문닫고, 망하니, 걸어가는)
씬65. 놀이터, 밤.
재박, 멍하니, 아기를 안고, 생각하는,
*인써트, 앞씬 카페에서 이어지는>>
민 아 : 전 유희가 부장님 만나는 줄 몰랐어요? 근데 왜 유희한테 연락안하 셨어요?
재 박 : (고개 숙인, 눈가 붉어진, 맘아픈, 멍한)
민 아 : (속상한, 눈가 그렁해, 외면하고) 바보같은 기집애. 남자들 믿지 말래 도. 세상에 지 아빠같은 남자가 어딨다고..걔네 아빠가 사업망하기전 까진 걔 정말 고생이란거 모르고 자랐어요. 근데, 아빠엄마 돌아가시 고, 사채업자들한테 시달리고, 오빠 정신못차리고,
재 박 : (멍한) 남자가 있는 걸로.. 아는데,
민 아 : (속상하고, 원망스런, 맘아프게 가라앉은) 누가 그래요? 유희가 그래 요? 아님 남자들이 그래요?
재 박 : ...(말못하는)
유 희 : (속상한, 자조적인) 참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남말하기 좋아한다. 유희가 아니라고하면 믿었어야죠? 야, 진짜 정유희 인생이 어떻게 그러니? 바보기집애. 휴..(하고, 가방에서, 손수건 싼 것 꺼내 테이블 에 놓는, 꺼내주며) 가져가세요.
재 박 : (손수건 보고, 멍한)
씬66. 놀이터, 밤.
재박(아이를 앞으로 안고), 손수건 열어보면, 돈뭉치(천만원)와 사탕이 다, 돈을 주머니에 넣고, 사탕을 하나까서 입에 물고, 다 주머니에 넣 고, 핸드폰을 꺼내, 가만 보는.
민 아 : (E) 유희가 저한테 보낸 음성메시지가 있는데, 부장님이 들으셔야 할 거 같아요, 제가 부장님 핸드폰으로 보내드릴게요. 그리고, 잘사 세요.
재박, 눈가붉어져, 비밀번홀 누르지 못하고, 멍하게 보다가, 주머니에 넣고, 잠시 또 넋나간 듯하다가, 이내 용기가 나는지, 비번을 눌러, 음 성 메시지를 듣는,
*화면분할>>
재박, 음성메시지를 듣는 모습과 다른 한쪽에 유희, 침대에 쪼그려앉 아 울며, 전화를 하는, 그 옆엔 소주를 먹다만 게 널브러져있는. 그 옆에 재박이 두고 간 사탕과 돈이 보이는,
유 희 : (담담히, 가라앉은) 친구야, 한번만 마지막으로 도와줘. 이번에 도와 줌, 그래 니말대로 이제 나 오빠 안볼게, 앞으론 정말 나만 생각하면 서, 살게. 민아야, 너도 알잖아, 울 오빠 엄마아빠 살아계실땐 정말 착했던거. 다리도 아픈데, 엄마아빠도 없으니까, 근데 이제 오빠 정 신차린데, 전처럼 도박같은거 안하고, 돈 해주면 트럭사서 채소장사 라도 하겠대. 민아야, 실은 나 돈 있다. (왈칵 눈물나는, 참고) 김부 장님이 준 거, (눈물나는, 참는)
재 박 : (울지 않으려, 눈을 크게 떠도, 눈물이 나는, 이를 앙다물고 참는)
유 희 : (울지 않으려하며) 근데 이건 안쓸래. 돈 천만원으로 그 사람 잃고 싶지 않아. 민아야, 이 사람은 정말 아빠처럼 따뜻해. 이 사람은 지 난 사람들하고 달라, (눈물흐르는, 담담히) 세상에 누가, 내 뒷모습을 백일이 넘게 봐주겠니? 안지도 않고, 잠자리도 안하고, 백일이 넘게. 이번엔 정말 사랑이야. 니가 욕해도, 세상 사람이 다 욕해도, 나 이 사람하고 헤어지고 싶지 않아, (맘아픈, 울지 않으려해도, 눈물이 나 는) 그러니까, 민아야, 이번 한번만. 내가 적금타서 반드시 갚을게, 한번만.
재 박 : (더는 못 듣겠어 핸드폰 꺼버리는(화면분할 사라진), 자기도 모르게 멍하니 눈물이 흐르는, 넋이 나가,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는, 그리고 울지 않으려 이를 앙다무는데, 입에 사탕 든, 잠시 숨을 고르고, 다 시 핸드폰 꺼내 동영상을 보는, 유희와 즐거웠던 한때, 울지 않으려, 눈을 부릅뜨고, 다시 동영상 끄고, 사탕을 입 안에서 이리저리 굴리 다, 입을 다문 채 갑자기 더는 참지 못하고 엉엉 울어버리는)
그렇게 우는 재박의 모습의 부감에서 엔딩!
재박과 유희의 즐거운 한때 스크롤 올라가는,
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