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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창교수 동양학 사관학교
 
 
 
카페 게시글
다산 칼럼 스크랩 캐릭터 콘텐츠 산업, 그 성공 키워드- 국내 캐릭터 산업의 발전 방향
바람공자 추천 0 조회 155 10.04.07 16:00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인류 최초의 캐릭터는 뱀으로 분신한 악마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 캐릭터라는 단어는 사전적 정의로 규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폭발적인 개념 변화와 발전을 겪고 있다. 제품이나 브랜드를 소개하는 디자인에서 그 자체로 하나의 생명을 지닌 이미지나 형상으로 인식된 지 오래다. 지금은 미키 마우스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에 선정될 수 있는 시대이다. 성공한 캐릭터는 그 자체가 사람의 일생처럼 이야기를 가지고 있으며, 그 삶의 궤적이 생긴다. 이러한 캐릭터 산업은 여타 산업분야보다 탁월한 장르 변환과 연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세계 캐릭터 시장의 50%는 미국이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10위권 내에 진입해 있지만, 미국과 일본을 제외한 30%의 시장을 두고 각축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 정부는 세계 3대 캐릭터와 5대 콘텐츠 강국을 목표로 내수 시장 10조원 규모와 수출 1억불을 달성을 위해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글의 주제를 풀기 위해서 그간 업계 요구와 정책 변화를 고려하여 살펴보면 몇 가지 기본 방향이 보인다.

 

먼저 국가적 시각에서는 캐릭터 산업의 특성상 ‘콘텐츠 산업의 전반적인 성장’이 필요하다. 윈도우 효과(Window effect)와 OSMU(One Source Multi Use)가 일상어로 쓰이는 분야에서 당연한 전제 조건이다. 게임으로 출발한 캐릭터가 영화가 되고 만화와 뮤지컬로 확장되듯이, 각 분야의 발전은 상호 발전을 위한 선결사항이며 이는 캐릭터 산업만 아니라 콘텐츠 산업 전체의 화두이다. 국산 캐릭터 ‘뿌까’를 보면 50종이 넘는 출판물, 게임, 해외 드라마, 실사 영화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캐릭터 산업에 있어 애니메이션과 게임은 가장 중요한 장르이다. 캐릭터를 인식시키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결국 2013년까지 다섯 개의 ‘글로벌 킬러 콘텐츠’를 육성한다고 발표한 정부 정책에 포함된 관련 문화산업 지원의 의미는, 연관 분야의 전반적 성장에 있다.

 

또한 캐릭터 산업을 포함한 문화산업 전반의 공통 과제인 ‘법적 보호 장치의 보완’이 필요하다. 불법 복제와 불법 이용이 만연한 현실은, 캐릭터 산업만이 아니라 지적 창의성에 의존하는 모든 분야의 발전을 저해한다. 따라서 시대변화에 맞는 저작권법, 상표권 등의 보완이 요구된다. 이와 관련해 자유무역협정(FTA)과 같은 국경 허물기는 중요한 변수이다. 콘텐츠 강국(미국, 유럽, 일본 등)과 협정을 맺을 때 보통은 그 나라의 보호 수준과 같도록 협약을 맺는다. 이것은 국내 보호 장치의 보완을 넘어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보호 단계에 동의하는 결과를 낳는다. 반면, ‘보호’라는 단어는 캐릭터 등의 콘텐츠를 다수 소유한 국가의 입장에서 흔히 요구된다. 따라서 해외 캐릭터 등을 사용하는 콘텐츠 약소국은 당연히 비용 증가와 법적 준수 강화로 연결되는 양면성이 있다. 그러나 법적 보호 장치는 콘텐츠 전반의 정상 이용을 도모하고 해당 문화의 발전을 위한다는 최초의 목표를 잃지 않아야 한다.

 

캐릭터 업계에서는 직접 산업 현장에서 뛰는 수많은 전문가와 경영인들이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2008년 ‘캐릭터 산업체 조사’를 보면 국내 캐릭터 산업의 개선점으로 ‘열악한 유통구조’가 52%를 점유, 1위에 기록됐다. 대형 매장이나 독립 공간에 캐릭터 쇼핑몰이 입점해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캐릭터 유통구조 개선에 대한 요구가 높은 것이다. 이를 위한 문화콘텐츠 상품전용 온라인 쇼핑몰과 문화콘텐츠 포스트마켓 구축, 캐릭터 테마관, 문화콘텐츠 멀티플렉스 구축, 캐릭터상품 보증제도 도입 등이 현재 대안으로 추진 중이다.

 

또한 캐릭터관련 기업에서는 관련 전공자가 매년 배출되지만, 현장에서 재교육을 해야 한다는 산학연계의 미흡을 토로한다. 캐릭터 디자인은 물론 기획과 창작, 기술과 비즈니스 역량을 겸비한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는 표현은 진부하지만 여전히 현실이다.

 

캐릭터 자체 부문에서는 기본적으로 이야기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개인 창작물의 경우 저작권자 사후 70년 동안 그 법적 권리를 보호해 준다지만, 실제로 그런 조항에 해당되는 캐릭터는 소수에 불과하다. 무수한 캐릭터들이 태어나지만 장수하는 캐릭터는 소수이다. 국내에서 10년 이상 장수한 캐릭터는 한 손에 꼽을 정도이다. 성공 특히 장수하는 캐릭터의 공통점은 오랜 시간을 통해 사람처럼 살아있다는 것이다. 일부 지자체가 귀여운 동물 이미지와 이름을 공모하고 인형을 만들어 파는 것은 그냥 이야기 없는 마스코트이지 캐릭터가 아니다. 반면 장성군의 홍길동은 고전을 통해 전해진 이야기를 바탕으로 수천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캐릭터가 됐다. 시대와 세대가 변해도 장수하는 캐릭터의 마케팅 원칙은 진화하는 이야기에 있다. 이야기의 중요성은 콘텐츠 전반의 기본이기도 하다.

 

한동안 창작 캐릭터 붐이 일면서 국내산 캐릭터에는 ‘우리 것’이라는 암묵적 동의가 있었다. 지자체 캐릭터 제작부터 정부의 문화원형 사업은 그 주체의 성격상 당연히 신토불이 정신이 전제된다. 그러나 창작 현장에서 특히 세계 시장을 겨냥하는 경우, 오히려 특정 인종이나 국가를 드러내지 않는 무국적성 캐릭터 창작이 유리하다는 견해가 있다. 캐릭터 상품과 애니메이션의 제작비가 내수 시장에서는 20%정도 회수된다고 업계는 이야기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외 진출 캐릭터들은 한국이라는 색깔에 얽매이지 않는다. 이렇게 제한된 내수시장을 벗어나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려면 우리 것도 좋지만 다수의 인류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으로 접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위에 열거한 발전 방향은 새삼스럽지 않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국산 캐릭터의 질적 향상과 시장규모 확대와 구조개선을 목표로 정부가 고민했던 사안은 캐릭터 산업의 기반구축 강화, 해외수출 확대, 유통구조의 현대화, 지적재산권 보호 및 제도개선, 유관 산업간 연계 활성화 등이다. 2009년에서 2013년 사이, 캐릭터 창작 및 비즈니스 환경 개선, 연관 산업간 네트워크 구축 및 연계지원 활성화, 홍보채널 다양화 및 프로모션 강화가 필요하다는 업계 의견이 반영되어 있다. 즉 국내 시장규모 확대, 해외진출 활성화, 다양한 유통 시스템 개선 등이 핵심이다. 동시에 주요 과제로 지적된 것은 글로벌캐릭터 발굴 및 인프라 구축과 라이선싱 비즈니스 활성화, 캐릭터 유통구조 개선, 글로벌 경쟁력 확보이다.

 

이처럼 정부는 캐릭터 산업이 미래 성장 동력 중 하나로 인지한 상태에서 각종 지원을 할 의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캐릭터 산업의 발전은 정부의 정책이 주된 요인이 아니라, 결국 캐릭터 창작 부문과 연계하여 결정된다. 정부의 지원은 글로벌 캐릭터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사람과 함께 나이 들어 갈 수 있는 캐릭터를 창작하는 사람의 힘이, 가장 중요한 발전 요인이며 글로벌 캐릭터가 정상 유통되고 해외 마켓에 소개되고 소비되는 시발점이 창작이다.

 

끝으로, 유럽의 아이가 우리나라의 ‘뽀롱뽀롱 뽀로로’를 보기 위해 유치원에 가는 것도 미룬다는 이야기를 들은 한국 관계자는, 그 날의 감동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자식처럼 키운 캐릭터의 성공이 그만큼 벅차 올랐을 터이다. 이러한 열정을 가진 이가 많은 한국 캐릭터 산업의 미래는 밝다. 향후 이들의 열정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도록 관련 부문들이 제 역할을 해 주길 바란다. 미국의 대표 아이콘인 ‘미키 마우스’처럼 한국의 아이콘도 우리 캐릭터로 인식되길 희망한다.

글 _ 주재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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