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6.19 성남 금토동에서 정일당 강씨 유적지로 시작한 청계산길]
<산행개념도> <산행궤적1> <산행궤적2> 5. 성남시 금토동 진입 대중교통
- 옛골 종점에서 상적동입구로 이동하여 성남 모란역에서 금토동을 운행하는 11-1번 40분이나 한시간도 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여 산행 준비를 하여야 할 것임 6. 산행기록 느긋하게 하고서 10시에 집을 나섰습니다. 간단한 과일조각과 물 한통을 작은 배낭 속에 챙기고는 양재역 앞에서 복잡한 인파 속에 4432번 버스에 올라타고 옛골 종점에 내립니다. 상적동방향으로 걸어가서 금토동 가는 11-1번 버스를 기다렸다가 탑승하고 금토동 종점에 내리니 11시 정각이네요. 이곳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분들은 옛골과 달리 나를 포함해서 4명 정도입니다.
간단하게 행장을 꾸리고는 두레이골 쪽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내가 거닐어 올라가는 길에 많이들 내려오고 있군요. 카메라를 찍어 보는데 몇 장 아니 찍었는데 배터리를 교체하라는 표식이 LCD판에 나타납니다. 미리 산행을 계획했었으면 카메라 배터리를 충전했었을텐데 계획 없이 산길을 결정하니까 이렇게 시작부터 허둥지둥합니다. 마침 버스종점 앞 매점에 들어가 보니 다행히 건전지가 있군요. 네 알을 사서 집어넣고.... 정일당 강씨 묘소(성남시 향토유적 제1호)가 있다고 하는 그곳으로 해서 거닐어 보려고 합니다. 좌측으로 다리를 건너서 갑니다. 정일당 강씨 묘소가 2.3km라고 적혔네요 그동안 잠시 주춤했던 산행 길 오늘은 무리하지 않은 조건으로 마음을 달래며 찾아온 곳 금토동의 청계산길입니다. 아~ 친구들아 모두 잘 있었니? 진한 초록으로 숲은 변해있었습니다. 감동적인 순간들입니다. 숲은 역시 나의 안식처이고 내 활력의 충전소인 것 같습니다. 더위에 땀은 아랑곳없이 내 몸은 이미 가쁜해져서 시골농촌의 전원들을 이리저리 살피면서 가벼운 발걸음을 옮기게 됩니다. 산까치가 내 시야에 잡히는데 얼마나 빠르게 날아가는지 카메라를 들이댈 시간이 없네요. 원래 산까치들은 몇 마리씩 떼를 지어 다니던 기억이 있는데 역시 서 너 마리가 함께 움직이는군요. 카메라에 잘 담는 것은 실패하였구요. 농로 옆 경사진 곳에 노랗게 새 옷으로 단장을 한 금계국이 여름날을 멋지게 장식해 주는군요. 원래 북아메리카 원산의 관상용으로 도로변 등에 재배하던 꽃인데 메마른 땅 어느 곳이라도 얼마나 번식력이 좋은지 이제는 산 숲으로도 넓게 번져 우리 야생들꽃으로 변모하는 그런 들꽃입니다. 그런 곳 이였습니다. 생김 생김이 기묘하게 예쁜 모습을 한 벌노랑이도 예쁘게 피어 났습니다. 꽃송이가 한두개가 아닌 네댓개씩 되는것을 보니 서양벌노랑이로 보입니다 이꽃도 처음 만났을 때 꽃색만 달랐지 아카시 꽃잎이나 싸리꽃잎이랑 비슷하게 닮아서 참 신기해 했던 들꽃이였었습니다. 근데 벌써 결실도 맺는 것들도 있네요. ※ 위 금계국은 큰금계국으로 수정합니다(겨울산님 지적)
조금 아래 땅바닥에는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연상시키는 듯한 개소시랑개비가 뜨거운 햇? 더위에도 아랑곳없이 방실 방실 웃고 있구요. 이제 서울 용인간 고속국도가 머리 위로 향하면서 터널로 들어가는 구간을 교각 아래로 지나갑니다. 위 편으로는 문명의 利器들이 쌩쌩 거리며 굉음을 지르며 청계산의 남쪽마을을 뒤흔들며 지나칩니다. 얼마나 시끄러운지 얼른 귀를 막고 고속국도 아래를 지나칩니다. 내 코를 자극하는 향 내음이 나를 멈추게 합니다. 밤꽃 향기지요. 근데 나는 밤꽃 향이 그리 좋지 못하더군요. 나만 그런가요~ 웬지 향기를 맡으면 어지럽고... 나도 우리집 아이들 어릴 때 이곳으로 밤 주우러 몇 번 왔었든 곳이거든요. 밤나무는 복숭아나 사과 배, 아카시아등의 나무꽃이 먼저 피고 난 뒤에 슬그머니 뒤늦게 나타나서 좀 게으르게 피어오르는 들꽃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것도 전략인줄 모르겠습니다. 봄부터 하루도 쉬지 않고 분주하게 일하던 벌과 나비들에게 약간의 휴식기간도 주면서 조금 늦게 나타나서 홀로 자신만의 결실을 여유롭게 맺으려고 하는..... 암꽃은 그들 속에 아주 작게 살짝 숨어 있더군요. 벌들의 도움이 없어도 살짝 불어 제끼는 바람결에도 수정이 차질없이 이루어 질 것 같더군요. 워낙 많은 수꽃 친구들이 있으니까...
점점 짙은 숲길로 접어듭니다. 어느 정도 오르다가 보면 더 이상 승용차는 오르지 못하게 하는 시설있구요. 아주 고요와 정적이 깊어지는 심산의 계곡처럼 느껴지는 그런 분위기의 길이 시작됩니다. 좌측으로는 무슨 식물원길인데 개인사유지라고 출입을 금지하는 그런 입간판이 있는 곳을 지나구요. 위 편에 정일당 강씨의 사당이 모셔진 곳이 나타납니다.
한 여름이라 그런가 관리가 전혀 아니 된 듯한 폐허의 서늘한 느낌이 들어옵니다. 내 키만한 개망초가 너른 앞뜰에 빼곡이 피어 났구요. 사당 주변의 수목들은 가지치기 작업들도 아니했는지 제멋대로 삐쭉거리며 자라나서 맞배지붕의 단아한 기품이 서린 정일당 사당의 위풍이 전혀 느껴지질 않구요.
사당 문은 자물쇠로 잠겨 있었구요. 전면에 창호지는 구멍이 숭숭 나 있어서 안으로 살짝 들여다 보았더니 ] 정일당 강씨의 초상화가 걸린 것이 보입니다. 꼭 신사임당 비슷한 그런 현모양처의 모습입니다. 문인으로서의 기품도 서려 있구요.
그 뒤로 약수가 콸콸 내리는 곳이 있습니다. 20세에 시집을 와서 3세에 낭군을 도와 함께 학문을 함께 시작했다는 그 분... 고요와 적적함이 스며들어 그 분이 읊조렸던 시문을 인터넷으로 하나 찾아 보곤 이곳에 적어 올려 봅니다.
사당에 뒤편에 보면 묘소가 0.8km에 있다고 적힌 이정표가 있습니다. 이 방향으로 거닐어 올라가 봅니다. 중간에 파평윤씨 묘소들이 우측에 몇 기가 자리하고 있는 곳도 지나게 됩니다. 숲은 오르면 오를수록 원시림의 느낌을 주는 곳이구요. 연계해서 마음 편한 분과 마냥 거닐고 싶은 그런 곳입니다. 다른 친구들 봄바람 타고 넘실거리며 상춘객들 맞을 때에도 오직 파릇한 이파리 한 장 또는 지난해의 꼬투리만 달랑 매달고서 부러운 눈길을 보내던 그 노루발 이였습니다. 내 키보다도 아주 늘씬한 산꿩의다리도 숲에서 인사를 하는군요. 꿩처럼 가느다란 뼈대있는 다리를 지탱하고서 찬란한 빛을 높이 올라서서 발산합니다. 하늘 거리는 모습은 역시 숲 그늘 속에서 단연 으뜸입니다. 12시33분 우거진 숲이 어디론가 사라지구요. 하늘이 맞닿을 것 같은 곳이 나타납니다. 아~ 정일당 강씨 묘역이였군요. 정일당 강씨만의 정리된 묘지가 아니구요. 여러 파평윤씨 묘역중 아래편에 남편 윤광연과 합장되어 자리하고 있는 묘역이였습니다. 묘소 주위는 양지바른 곳이라 여러 들꽃들이 시야에 잡히는군요. 씀바귀 종류도 보이구요. 할미꽃이 머리풀어 헤치고 숲 바람을 가득 맞고 너풀거리는 모습도 보입니다. 묘지 응달쪽으로는 큰까치수영이 잠에서 깨어나 부스스한 얼굴이였지만 나를 만나려 막 찬물 세수를 마치고 쌩얼로 인사도 주는 것 같습니다. 정일당 강씨 묘역에서 들꽃들과 잠시 인사를 나누면서 간식을 해결합니다 묘지 뒤편엔 쪽동백나무가 벌써 열매를 맺어놓고 눈길을 끌게 하는군요. 이파리 모습도 넓직한 것이 참 후덕하게 생겼지요. 꽃이 피어 달릴 때에는 아래를 향해 매달려 피었는데
수피는 언제 보아도 매끈한 것이 준수한 미남형입니다. 묘지를 뒤로하고 조금 오르면 능선길이 나오는데 금토동능선길입니다. 이정표식 같은 것이 전혀 없구요. 길의 흔적이 나타나질 않는군요. 지난번에 한번 보았었지만 오늘도 내려가 봅니다. 루도비꼬 볼리외(1840~1866) 신부가 대원군의 천주교 박해를 피해 은거했던 동굴입니다. 프랑스 출신으로 1865년 충남 내포 땅으로 들어와 포교 활동을 하다 병인년 천주교 박해(1866년) 때 순교했다고 알려진 분입니다.
오늘도 여러분 산객과 산책나온 분들이 쉬며 더위를 잊고 있군요. 소나무 노송들이 능선에 여기 저기에 많이 자라고 있습니다. 이상스레 오늘 또 비가 내리려는지 안개가 자욱하게 내리기 시작하는군요. 바람이 불어닥치는데 곧 비가 내릴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빠르게 능선을 올라가 봅니다. 유래에서 붙여진 이름이지요.
국사봉에 남쪽으로 자라난 멋스런 노송 한구루를 카메라에 대신 담아봅니다. 비가 내릴까봐서 급히 이수봉 쪽으로 방향을 틀어 조심스레 경사를 내려갑니다. 봉우리를 한 곳 넘으니 애기나리 군락 속에 군계일학으로 삐쭉 솟아오른 뭔가가 내 눈에 띕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약간 황갈색을 띈 천마가 보이는군요. 이수봉에 도착했습니다. 시각은 14시13분이구요. 이곳부터 점차 산객들이 붐비기 시작하는군요. 이수봉은 성리학의 대가인 일두 정여창(1450~1504)이 무오사화의 변고를 예견하고 청계산에서 은거하며 생명(壽)의 위기를 두(貳)번 넘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해져 내려오는 곳이지요. 이수봉에서도 다시 걸음을 재촉하기 시작합니다. 이곳 능선에서 산딸나무가 지금 막 피어오른 것이 보이는군요. 참 싱그럽습니다 능선길을 지나다가 지난해 만났었던 은꿩의다리가 살고 있었던 곳엘 가보았습니다. 새순이 연두빛으로 올라오고 있었구요. 금년에서 아마 그곳에서 새로운 꽃대가 올라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래는 전년도에 같은장소에서 만났었던 은꿩의다리 개화된 모습입니다 늘 막걸리 파는 곳으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절고개능선 삼거리를 지납니다. 이곳에서 등로를 우측 북향으로 90도 방향 꺽어서 안부로 내려가게 된 등로지요. 청계산 막걸리 팔고 있는 곳 중에는 이곳 절고개가 제일 번잡한 곳 같더군요. 위치상으로 보아도 제일 산객들이 붐비는 곳으로 생각되구요. 그런데 오늘은 좀 늦은 시각이라 그런가 산객이 뜸합니다. 안부에 내리서면 커다란 공터에 헬기장이 나오구요. 이곳에도 오늘은 썰렁하기만 합니다. 이곳에서 나는 우측 군사도로를 따라 가다가 망경대 우측 동쪽경사면으로 우회하는 길로 오늘도 진행하려 합니다. 잠시 휴식을 취하였습니다.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전에 못 보던 열매가 달린 나무가 있습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참빗살나무 열매였습니다. 이곳을 몇 번 예전에 거닐었었는데 분홍빛이 도는 참빗살나무 열매를 본적이 없고 녹색으로 피는 희귀한 꽃도 보지 못한 것 같은데... 음~ 역시 들꽃들은 내가 눈 여겨 본 만큼만 내게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오늘따라 참빗살나무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듭니다. 지나치면서 알아보지 못하고 인사도 건네지 못한 나를 참 많이도 서운해 했었겠지요. 아~ 미안하다... 소나기가 내리려나 안개는 계속 더 내려앉고 있군요. 또 발길을 재촉하여 망경대를 우회하여 거닐어 갑니다. 전에 산사태가 났었던 지역에는 이제 어느 정도 상처가 아물어 잡초가 무성해졌구요 혈읍재를 지나면서 안개가 더더욱 내리 깔리면서 조금 써늘한 느낌을 받습니다. 오늘 집 근처 산행지라 간단하게 웃옷만 걸치고 나왔었는데 비라도 내리면 오늘 감기들기 딱이군요. 머처럼 가벼운 산행하러 나왔다가 비옷을 준비 못해서 뒤늦게 빠른 산행시간으로 바뀌게 되는 순간입니다. 매봉에 도착했습니다. 시각은 15시30분이구요. 역시 산객들이 이곳부터는 상당히 붐빕니다. 얼른 정상석을 카메라에 남기고서 바로 매바위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약100미터 아래 거리에 있는 매바위에 올라섰습니다. 이곳에서도 역시 조망은 전혀 없구요. 망경대와 멀리 이수봉이 가물거립니다. 아~ 확인해 볼게 있습니다. 매바위 북동쪽 바위아래에 있는 나무인데 지난겨울에 겨울눈을 살펴볼 때 조금 헷갈리던 나무였습니다. 지금부터 오늘 산길은 쭈욱 내림길만 타고 가면 되는 등로가 됩니다. 소낙비가 내릴 것 같은 느낌은 또 사라진 날씨가 되었구요. 이제 천천히 여유롭게 거닐어 갑니다. 돌문바위를 지나는데 오늘은 시주하는 스님이 아니 보이시네요 이제 지리한 층층계단을 거닐어 내려갑니다. 스틱도 준비 않고 그냥 오른 산길이라 등로 난간을 살짝 잡고는 층층 원목계단을 내리 섭니다. 시각이 오후4시가 가까워 졌는데에도 이제사 산을 오르시는 분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토요일 오후라서 그렇겠지요. 여름날에는 늦은 저녁과 야간 산행이 더더욱 산길이 시원할지 모르겠습니다. 주변경관을 살피는 산행이 아니라면.... 안부에 원터골 갈림길 삼거리를 지납니다 아카시아 나뭇가지 고목 위에 직박구리 한 마리가 올라가서 울고 있네요. 옥녀봉 떡갈나무 숲에 들어섰습니다. 지금 이맘때쯤이면 여름 산길에서 막 피어오르는 들꽃이지요. 요즘 산에 오르는 일을 게을리 하다보니 들꽃들 인사 올리는 시각도 잊어버리고... 숲의 세계를 열어가는 철입니다. 강렬하고 정열적인 색감에 내 정신 마저 혼미해집니다.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고는 <털중나리> 옥녀봉에 도착을 했습니다. 이곳에도 자리 지킴을 해주는 분이 있지요. 막걸리 팔고 있는 아저씨인데 나는 오늘 막걸리가 아니라 아이스바를 하나 사려고 합니다. 간식이 모두 떨어졌거든요. 이곳에도 언제부터인가 가격이 올랐네요. 1500원....
치과치료중이라 한입에 깨물어 입안에 집어넣지도 못하고 어릴 적 맛있는 것 남겨먹듯이 살짝 살짝 베어먹게 되는군요 이제 아이스바도 먹어나니 시원한 느낌에 또 하산 길을 재촉합니다. 맨발로 거닐어도 좋은 곳이지요. 그런데 이제 낮은 곳에 산행을 하다보니 깍다귀들이 땀 내음을 맡고서 덤벼드는 통에 가만히 여유를 부리고 쉬질 못하겠군요. 중간에 또 털중나리들을 몇 개체 만나서 인사를 나누고는 산길을 재촉합니다 트럭터미널 입구 쪽으로 내려가다 보니 능선에 청미래덩굴의 결실이 보이는군요. 파릇하게 탱탱하게 맺혔네요. 어느 결에 이렇게 식생들이 부지런히 일을 했네요. 벌써 금년도 상반기를 지나는 달인데 나는 뭐 해 놓은게 없으니... 이빨 치료인지 뭔지 하는 통에 이리저리 결손투성이 이고... 어디선가 까마귀 한 마리 날아와서 깨소금맛이라고 약 올리는 듯 까악~까악~ 울어대고 있고요 트럭터미널입구 날머리 위치가 조금 이동이 되었군요. 날머리에 도착을 17시05분에 합니다. 금토동에서 정일당 강씨 묘역을 들려 청계산을 길게 거닐어 보았습니다. 나름대로 한적한 숲과 길을 거닐어 보면서 문화재를 살짝 음미해 볼 수 있는 길을 연관시켜 본 날입니다.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라 여러 종류의 들꽃들과 인사를 못나눌 줄 알았었는데 생각 외로 많은 식생들과 함께 인사를 나누고 눈마춘 날 이였습니다. |
출처: 청랑(淸浪) 원문보기 글쓴이: 淸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