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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여행,골프,음악 스케치 스크랩 2010.6.19 土 성남 금토동 정일당 강씨 유적지로 시작한 청계산길...
유대준 추천 0 조회 24 10.08.26 17:02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2010.6.19 성남 금토동에서 정일당 강씨 유적지로 시작한 청계산길]
1. 일자 : 2010.6.19 토 (11:05~17:05 나홀로 6시간)
2. 날씨 : 흐림 및 연무
3. 청계산의 산세 및 위치는 여러곳에 설명이 있어서  생략


4. 산행코스
  금토동버스종점⇒정일당 강씨 묘역⇒ 능선진입⇒ 국사봉
  ⇒이수봉⇒석기봉아래공터⇒망경대 우회⇒혈읍재⇒매봉
  ⇒매바위⇒옥녀봉⇒트럭터미널 앞

 <산행개념도>

<산행궤적1>

<산행궤적2>


5. 성남시 금토동 진입 대중교통
  ○ 우선 옛골까지 이동
    - 양재역 7번출구에서 4432, 8441, 8442번 버스로 이동하여 옛골 종점에 하차


  ○ 옛골에서 금토동 이동

   - 옛골 종점에서 상적동입구로 이동하여 성남 모란역에서 금토동을 운행하는 11-1번
      마을버스로 갈아 탐(배차간격 약20분, 금토동 종점까지 약10분 소요)
      ※ 11-1번 버스는 8호선 분당선 모란역(6번 출구)에서 옛골 경유 금토동을 운행함
      ※ 참고로 11-1번 버스는 이 노선에 약3대 정도가 운행 됩니다. 그러다 보니
         차량이 사고나 고장 등으로 결차가 되면 원래 20분 간격 배차 시간이지마는

          40분이나 한시간도 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여 산행 준비를 하여야 할 것임


6. 산행기록
오늘도 멀리 나가지 못하고 청계산에서 최대한 가벼운 산행길을 거닐어 보려고 아침식사도

느긋하게 하고서 10시에 집을 나섰습니다.

간단한 과일조각과 물 한통을 작은 배낭 속에 챙기고는 양재역 앞에서 복잡한 인파 속에 4432번 버스

올라타고 옛골 종점에 내립니다.

상적동방향으로 걸어가서 금토동 가는 11-1번 버스를 기다렸다가 탑승하고 금토동 종점에 내리니 11시 정각이네요.

이곳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분들은 옛골과 달리 나를 포함해서 4명 정도입니다.


<주요구간별 산행 소요시간및 내역>

- 11:05 금토동 버스종점
- 11:14 정일당 강씨묘 갈림길 이정표식(약2.3km)
- 11:30 서울용인간 고속국도 지하통로 통과

- 12:00 정일당 사당 도착
        정일당 유품을 모신 사당과 추모비석있음
- 12:33 정일당 묘소
        파평윤씨 여러 종친 묘소들 안에 있음
- 12:54 능선진입

- 13:10 한국학중앙연구원 갈림길 삼거리
- 13:30 국사봉 정상
- 13:55 청계사 갈림길 안부

- 14:13 이수봉 정상
- 14:27 절고개삼거리
- 14:40 석기봉아래 공터 및 헬기장, 화장실설비
- 15:16 혈읍재

- 15:29 매봉 정상
- 15:31 매바위
- 15:36 돌문바위
- 16:00 안부 원터골갈림길  

- 16:17 옥녀봉
- 16:43 개나리골 갈림길
- 17:05 트럭터미널 날머리


간단하게 행장을 꾸리고는 두레이골 쪽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오늘 컨디션은 좋은 편입니다.
학생들이 금토동 마을 쪽으로 체험학습을 나왔었나 봅니다.

내가 거닐어 올라가는 길에 많이들 내려오고 있군요.


카메라를 찍어 보는데 몇 장 아니 찍었는데 배터리를 교체하라는 표식이 LCD판에 나타납니다.

미리 산행을 계획했었으면 카메라 배터리를 충전했었을텐데 계획 없이 산길을 결정하니까

이렇게 시작부터 허둥지둥합니다.

마침 버스종점 앞 매점에 들어가 보니 다행히 건전지가 있군요. 네 알을 사서 집어넣고....

두레이 마을 쪽으로 아니 가고 오늘은 서울 용인간 고속국도 지하도로를 통과하기 전에

정일당 강씨 묘소(성남시 향토유적 제1호)가 있다고 하는 그곳으로 해서 거닐어 보려고 합니다.

좌측으로 다리를 건너서 갑니다. 정일당 강씨 묘소가 2.3km라고 적혔네요
정일당 강씨에 대해서는 지난해 산행하면서 이정표식 내용이 궁금해서 찾아보았었습니다.


그동안 잠시 주춤했던 산행 길 오늘은 무리하지 않은 조건으로 마음을 달래며 찾아온 곳

금토동의 청계산길입니다.


아~ 친구들아 모두 잘 있었니?

진한 초록으로 숲은 변해있었습니다. 감동적인 순간들입니다.

숲은 역시 나의 안식처이고 내 활력의 충전소인 것 같습니다.


더위에 땀은 아랑곳없이 내 몸은 이미 가쁜해져서 시골농촌의 전원들을 이리저리 살피면서

가벼운 발걸음을 옮기게 됩니다.

이 쪽 길은 사람들이 아니 다녀서 그런지 야생의 느낌이 바로 오는군요.

산까치가 내 시야에 잡히는데 얼마나 빠르게 날아가는지 카메라를  들이댈 시간이 없네요.

원래 산까치들은 몇 마리씩 떼를 지어 다니던 기억이 있는데

역시 서 너 마리가 함께 움직이는군요.

카메라에 잘 담는 것은 실패하였구요.


농로 옆 경사진 곳에 노랗게 새 옷으로 단장을 한 금계국이 여름날을 멋지게 장식해 주는군요.

원래 북아메리카 원산의 관상용으로 도로변 등에 재배하던 꽃인데 메마른 땅 어느 곳이라도

얼마나 번식력이 좋은지 이제는 산 숲으로도 넓게 번져 우리 야생들꽃으로 변모하는  그런 들꽃입니다.

도로변 가까이 더 다가가서 인사를 나누고 살펴보니 노랑색을 좋아하는 가족들이 모여 살고 있는

그런 곳 이였습니다. 생김 생김이 기묘하게 예쁜 모습을 한 벌노랑이도 예쁘게 피어 났습니다. 

꽃송이가 한두개가 아닌 네댓개씩 되는것을 보니 서양벌노랑이로 보입니다

이꽃도  처음 만났을 때 꽃색만 달랐지 아카시 꽃잎이나 싸리꽃잎이랑 비슷하게 닮아서

참 신기해 했던 들꽃이였었습니다.

근데 벌써 결실도 맺는 것들도 있네요. 

※ 위 금계국은 큰금계국으로 수정합니다(겨울산님 지적)

 

조금 아래 땅바닥에는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연상시키는 듯한 개소시랑개비

뜨거운 햇? 더위에도 아랑곳없이 방실 방실 웃고 있구요.


이제 서울 용인간 고속국도가 머리 위로 향하면서 터널로 들어가는 구간을 교각 아래로 지나갑니다.

위 편으로는 문명의 利器들이 쌩쌩 거리며 굉음을 지르며 청계산의 남쪽마을을 뒤흔들며 지나칩니다.

얼마나 시끄러운지 얼른 귀를 막고 고속국도 아래를 지나칩니다.


내 코를 자극하는 향 내음이 나를 멈추게 합니다.

밤꽃 향기지요. 근데 나는 밤꽃 향이 그리 좋지 못하더군요. 나만 그런가요~ 웬지 향기를 맡으면 어지럽고...
이곳 금토동 마을은 밤나무가 유난히도 많습니다.


나도 우리집 아이들 어릴 때 이곳으로 밤 주우러 몇 번 왔었든 곳이거든요.  
오늘은 밤꽃을 한번 살펴볼까요?


밤나무는 복숭아나 사과 배, 아카시아등의 나무꽃이 먼저 피고 난 뒤에 슬그머니 뒤늦게 나타나서

좀 게으르게 피어오르는 들꽃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것도 전략인줄 모르겠습니다.

봄부터 하루도 쉬지 않고 분주하게 일하던 벌과 나비들에게 약간의 휴식기간도 주면서 조금 늦게

나타나서 홀로 자신만의 결실을 여유롭게 맺으려고 하는.....

밤나무 꽃은 얼핏 보면 길다랗게 내리 뜨리는 수많은 수꽃들만 시야에 잡힙니다.

암꽃은 그들 속에 아주 작게 살짝 숨어 있더군요.

벌들의 도움이 없어도 살짝 불어 제끼는 바람결에도 수정이 차질없이 이루어 질 것 같더군요.

워낙 많은 수꽃 친구들이 있으니까...


정일당 강씨 묘소로 가는 길은 중간 중간에 이정표식이 있습니다.

점점 짙은 숲길로 접어듭니다. 어느 정도 오르다가  보면 더 이상 승용차는 오르지 못하게 하는 시설있구요.

아주 고요와 정적이 깊어지는 심산의 계곡처럼 느껴지는 그런 분위기의 길이 시작됩니다.

12시 정각쯤 되었나 봅니다.

좌측으로는 무슨 식물원길인데 개인사유지라고 출입을 금지하는 그런 입간판이 있는 곳을 지나구요.

위 편에 정일당 강씨의 사당이 모셔진 곳이 나타납니다.


성남시 향토문화사적지 제1호가 맞는가요~

한 여름이라 그런가 관리가 전혀 아니 된 듯한 폐허의 서늘한 느낌이 들어옵니다. 

내 키만한 개망초가 너른 앞뜰에 빼곡이 피어 났구요.


사당 주변의 수목들은 가지치기 작업들도 아니했는지 제멋대로 삐쭉거리며 자라나서

맞배지붕의 단아한 기품이 서린 정일당 사당의 위풍이 전혀 느껴지질 않구요. 

 ※ 정일당 강씨 소개글
1772년(영조 48) - 1832년(순조 32), 조선후기의 여류문인, 본관은 진주, 호는 정일당, 제천출신, 아버지는 재수이며, 어머니는 안동권씨로 서응의 딸이다. 윤광연의 부인이다. 어려서부터

학문을 좋아하고 효성이 지극하였다. 20세에 출가한 뒤 집이 가난하여 바느질로 생계를

이으면서도 남편을 도와 함께 공부하였다.


경서에 두루 통하였으며 시문에 뛰어나 당시에 문명이 높았다. 시는 대개 학문 또는

수신에 관한 내용이 많다. 또 글씨에 능하여 홍의영, 권복인, 황운조등의 필법을 이어

받았으며, 특히 해서를 잘 썼다.

사람들이 그의 남편에게 글을 청하면 대신 지어주는 일이 많았다.
이직보가 그의 시 한수를 보고 매우 칭찬하였는데 이 소문을 듣고 저술을 일체 남에게

보이지 않았다.

저서로는 [정일당유고] 1책이 있고 또한 시문집 1책, 신연활자본, 1836(헌종 2)에 간행된

초간본과 1926년에 간행된 중간본이 있다. 규장각도서관에는 필사본이 있으나 간행본과

편차가 틀려 대본을 알 수 없다.
이하~생략...


특히 정일당은 시어머니 지일당 전씨와 시로써 대화를 주고 받은 일화로도 유명하며 저서에 ‘정일당 유고’가 전해온다. 분묘는 남편 윤광연과 합장되어 있는데 묘비 하나없이 전해오던 것을 성남시에서 1986년 향토유적 제1호로 지정하고, 2000년 2월 파평윤씨 문중의 협조를 받아 사당과 묘지를 재조성한 것으로 정일당의 지극한 효성과 높은 뜻을 기리고 있다.

※ 성남문화원 향토문화유적 소개글에서 발췌....


사당 문은 자물쇠로 잠겨 있었구요.

전면에 창호지는 구멍이 숭숭  나 있어서 안으로 살짝 들여다 보았더니 ]

정일당 강씨의 초상화가 걸린 것이 보입니다. 꼭 신사임당 비슷한 그런 현모양처의 모습입니다.

문인으로서의 기품도 서려 있구요.


뒤뜰에 가보면 하얗게 꽃을 피워 올린 산딸나무 고목이 정원의 멋을 느끼게 하구요.

그 뒤로 약수가 콸콸 내리는 곳이 있습니다. 


20세에 시집을 와서 3세에 낭군을 도와 함께 학문을 함께 시작했다는 그 분...
긴 가난의 굴레 속에 9남매를 낳아서 모두 사별하는 그 아픔을 간직했었던 분...
그런 그 분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이곳 사당의 느낌이 하도 서늘하다보니 분위기가

고요와 적적함이 스며들어 그 분이 읊조렸던 시문을 인터넷으로 하나 찾아 보곤 이곳에 적어 올려 봅니다. 


"夜座(밤에 홀로 앉아)"

밤 깊어 모두 고요해지니
빈 뜰엔 달빛만 새하얗다
마음은 씻긴 듯 맑아
홀연, 성정(性情)이 드러난다

밤하늘에 외로움이 가득합니다
이처럼 개망초가 하늘거리는 하얀 백주 대낮인데도 서늘한 느낌이 드는 날은 더더욱
그런 느낌에 젖었을 것 같습니다.


사당에 뒤편에 보면 묘소가 0.8km에 있다고 적힌 이정표가 있습니다.

이 방향으로 거닐어 올라가 봅니다.

중간에 파평윤씨 묘소들이 우측에 몇 기가 자리하고 있는 곳도 지나게 됩니다.


숲은 오르면 오를수록 원시림의 느낌을 주는 곳이구요.
청계산에 이렇게 고요하고 깊은 숲이 있었다는 것이 참 신기하기만 합니다.
이곳 정일당 강씨 사당과 묘소쪽으로는 숲체험길도 좋고 생태학습장도 좋고 문화재 탐방길도

연계해서 마음 편한 분과 마냥 거닐고 싶은 그런 곳입니다.

숲 길은 좁아 지구요.
아~숲을 하얗게 밝히고 있는 들꽃이 보입니다
해맑은 미소...온 겨우내 파릇한 이파리로 추위를 버티어내었던 친구지요.

다른 친구들 봄바람 타고 넘실거리며 상춘객들 맞을 때에도 오직 파릇한 이파리 한 장 또는 지난해의

꼬투리만 달랑 매달고서 부러운 눈길을 보내던 그 노루발 이였습니다.
아~ 그대가 이리도 불 밝혀주니 숲이 휘황찬란해 지는구나..
이를 두고 "터트리는 아픔을 잊고  내 느끼는 환희"란 표현을 해야 하겠지요


내 키보다도 아주 늘씬한 산꿩의다리도 숲에서 인사를 하는군요.
그래~여름은 모든 것이 그대들의 시간이고 그대들만의 세상이다~

꿩처럼 가느다란 뼈대있는 다리를 지탱하고서 찬란한 빛을 높이 올라서서 발산합니다.

하늘 거리는 모습은 역시 숲 그늘 속에서 단연 으뜸입니다.


12시33분 우거진 숲이 어디론가 사라지구요. 하늘이 맞닿을 것 같은 곳이 나타납니다.

아~ 정일당 강씨 묘역이였군요. 정일당 강씨만의 정리된 묘지가 아니구요.

여러 파평윤씨 묘역중 아래편에 남편 윤광연과 합장되어 자리하고 있는 묘역이였습니다.
이곳에도 성남시 향토유적 제1호란 안내문이 있습니다


묘소 주위는 양지바른 곳이라 여러 들꽃들이 시야에 잡히는군요.

씀바귀 종류도 보이구요. 할미꽃이 머리풀어 헤치고 숲 바람을 가득 맞고 너풀거리는 모습도 보입니다.


묘지 응달쪽으로는 큰까치수영이 잠에서 깨어나 부스스한 얼굴이였지만 나를 만나려 막 찬물 세수를

마치고 쌩얼로 인사도 주는 것 같습니다.

정일당 강씨 묘역에서 들꽃들과 잠시 인사를 나누면서 간식을 해결합니다


묘지 뒤편엔 쪽동백나무가 벌써 열매를 맺어놓고 눈길을 끌게 하는군요.

이파리 모습도 넓직한 것이 참 후덕하게 생겼지요. 꽃이 피어 달릴 때에는 아래를 향해 매달려 피었는데
열매는 때죽나무와 달리 위 편으로 솟구치지요.


가지 끝자락엔 언제  벌레집이 생겼는지 때죽나무납작진딧물(벌레집)이 꽃처럼 보이고 있구요.

수피는 언제 보아도 매끈한 것이 준수한 미남형입니다.


묘지를 뒤로하고 조금 오르면 능선길이 나오는데 금토동능선길입니다.
그런데 능선길에서 내려오다가는 이 방향으로 정일당 강씨 묘역의 길을 찾지는 못하겠군요.

이정표식 같은 것이 전혀 없구요. 길의 흔적이 나타나질 않는군요.

이제부터 전에 오르내렸었던 길이라 등산에만 전념하면 되겠군요.
얼마되지 않아 성서루도비꼬 성지를 알리는 이정표가 보이구요.

지난번에 한번 보았었지만 오늘도 내려가 봅니다.

루도비꼬 볼리외(1840~1866) 신부가 대원군의 천주교 박해를 피해 은거했던 동굴입니다.

프랑스 출신으로 1865년 충남 내포 땅으로 들어와 포교 활동을 하다 병인년 천주교 박해(1866년) 때

순교했다고 알려진 분입니다.


성지에서  50여 미터 조금 오르면 한국학중앙연구원으로 빠지는 삼거리길과  휴게쉼터가 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 산객과 산책나온 분들이 쉬며 더위를 잊고 있군요.
시각은 13시10분입니다.


소나무 노송들이 능선에 여기 저기에 많이 자라고 있습니다.

이상스레 오늘 또 비가 내리려는지 안개가 자욱하게 내리기 시작하는군요.

바람이 불어닥치는데 곧 비가 내릴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빠르게 능선을 올라가 봅니다.

국사봉에 도착을 합니다. 13시30분입니다.
국사봉은 한문으로 國思峰이라 적습니다. 청계산 산세에서 남쪽에 위치하는 봉우리로
고려말의 충신 조윤 등이 고려의 국권회복을 도모하면서 나라를 생각하고 걱정했다는

유래에서 붙여진 이름이지요.


이곳에서의 조망은 순식간에 안개 속으로 변해서 전혀 볼 수 없구요.

국사봉에 남쪽으로 자라난 멋스런 노송 한구루를 카메라에 대신 담아봅니다.


비가 내릴까봐서 급히 이수봉 쪽으로 방향을 틀어 조심스레 경사를 내려갑니다.
고만 고만한 봉우리들을 오르 넘고 나면 안부에 청계사로 갈리는 삼거리길에 도착을 하게됩니요.


봉우리를 한 곳 넘으니 애기나리 군락 속에 군계일학으로 삐쭉 솟아오른 뭔가가 내 눈에 띕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약간 황갈색을 띈 천마가 보이는군요.
엊그제부터 간간히 빗줄기가 보이더니 습해서 쑥쑥 올랐나 봅니다


이수봉에 도착했습니다. 시각은 14시13분이구요.

이곳부터 점차 산객들이 붐비기 시작하는군요.

이수봉은 성리학의 대가인 일두 정여창(1450~1504)이 무오사화의 변고를 예견하고 청계산에서 은거하며

생명(壽)의 위기를 두(貳)번 넘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해져 내려오는 곳이지요.


이수봉에서도 다시 걸음을 재촉하기 시작합니다.

이곳 능선에서 산딸나무가 지금 막 피어오른 것이 보이는군요. 참 싱그럽습니다


능선길을 지나다가 지난해 만났었던 은꿩의다리가 살고 있었던 곳엘 가보았습니다.
잘 자라나고 있어서 마음이 아주 편해 집니다.

새순이 연두빛으로 올라오고 있었구요.

금년에서 아마 그곳에서 새로운 꽃대가 올라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래는 전년도에 같은장소에서 만났었던 은꿩의다리 개화된 모습입니다


늘 막걸리 파는 곳으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절고개능선  삼거리를 지납니다.

이곳에서 등로를 우측 북향으로 90도 방향 꺽어서 안부로 내려가게 된 등로지요.

청계산 막걸리 팔고 있는 곳 중에는 이곳 절고개가 제일 번잡한 곳 같더군요.

위치상으로 보아도 제일 산객들이 붐비는 곳으로 생각되구요.

그런데 오늘은 좀 늦은 시각이라 그런가 산객이 뜸합니다.


안부에 내리서면 커다란 공터에 헬기장이 나오구요. 이곳에도 오늘은 썰렁하기만 합니다.
바로 윗 편으로 진행합니다. 석기봉아래 큰 공터에 도착을 합니다.
시각은 14시40분입니다.


이곳에서 나는 우측 군사도로를 따라 가다가 망경대 우측 동쪽경사면으로 우회하는 길로

오늘도 진행하려 합니다.
중간에 헬기장이 있는 곳에 커다란 침상이 있어서 배낭 속에 남은 간식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하였습니다.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전에 못 보던 열매가 달린 나무가 있습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참빗살나무 열매였습니다.

이곳을 몇 번 예전에 거닐었었는데 분홍빛이 도는 참빗살나무 열매를 본적이 없고

녹색으로 피는 희귀한 꽃도 보지 못한 것 같은데...

음~ 역시 들꽃들은 내가 눈 여겨 본 만큼만 내게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오늘따라 참빗살나무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듭니다.

지나치면서 알아보지 못하고 인사도 건네지 못한 나를 참 많이도 서운해 했었겠지요. 


아~ 미안하다...
이제 이곳을 스치는 산행에서는 늘 그대를 잊지 않고 안부 전하며 지나가리라~


소나기가 내리려나 안개는 계속 더 내려앉고 있군요.
남향으로 이수봉이 잘 아니 보일 정도입니다.


또 발길을 재촉하여 망경대를 우회하여 거닐어 갑니다.

전에 산사태가 났었던 지역에는 이제 어느 정도 상처가 아물어 잡초가 무성해졌구요
우회산길이 끝나고서 혈읍재에 도착을 합니다.
시각은 15시16분이구요


혈읍재를 지나면서 안개가 더더욱 내리 깔리면서 조금 써늘한 느낌을 받습니다.

오늘 집 근처 산행지라 간단하게 웃옷만 걸치고 나왔었는데 비라도 내리면 오늘 감기들기 딱이군요.

머처럼 가벼운 산행하러 나왔다가 비옷을 준비 못해서 뒤늦게 빠른 산행시간으로 바뀌게 되는 순간입니다.

매봉에 도착했습니다. 시각은 15시30분이구요.

역시 산객들이 이곳부터는 상당히 붐빕니다.

얼른 정상석을 카메라에 남기고서 바로 매바위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약100미터 아래 거리에 있는 매바위에 올라섰습니다.

이곳에서도 역시 조망은 전혀 없구요. 망경대와 멀리 이수봉이 가물거립니다.


아~ 확인해 볼게 있습니다.

매바위 북동쪽 바위아래에 있는 나무인데 지난겨울에 겨울눈을 살펴볼 때 조금 헷갈리던 나무였습니다.
이파리가 짙게 물들었구요. 열매가 맺힌게 보이는군요. 개박달나무가 맞군요.



지금부터 오늘 산길은 쭈욱 내림길만 타고 가면 되는 등로가 됩니다.

소낙비가 내릴 것 같은 느낌은 또 사라진 날씨가 되었구요.

이제 천천히 여유롭게 거닐어 갑니다. 돌문바위를 지나는데 오늘은 시주하는 스님이 아니 보이시네요


이제 지리한 층층계단을 거닐어 내려갑니다. 스틱도 준비 않고 그냥 오른 산길이라

등로 난간을 살짝 잡고는 층층 원목계단을 내리 섭니다. 시각이 오후4시가 가까워 졌는데에도

이제사 산을 오르시는 분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토요일 오후라서 그렇겠지요.

여름날에는 늦은 저녁과 야간 산행이 더더욱 산길이 시원할지 모르겠습니다.

주변경관을 살피는 산행이 아니라면....

안부에 원터골 갈림길 삼거리를 지납니다


아카시아 나뭇가지 고목 위에 직박구리 한 마리가 올라가서 울고 있네요.
워낙 멀리 떨어져 있어서 줌을 당겨서 찍었는데 얼굴 형체는 그런대로 알아볼 수 있겠습니다.


옥녀봉 떡갈나무 숲에 들어섰습니다.
등로에서 20여 미터 떨어진 북 경사측면에 빨간 원색으로 내 시야를 잡아 끄는게 있었군요
어~ 무어지? 털중나리였습니다.


지금 이맘때쯤이면 여름 산길에서 막 피어오르는 들꽃이지요.

요즘 산에 오르는 일을 게을리 하다보니 들꽃들 인사 올리는 시각도 잊어버리고...
하양과 노랑에 익숙했었던 봄 들꽃들과 달리 원색으로 피어나서 칼러풀한

숲의 세계를 열어가는 철입니다.

강렬하고 정열적인 색감에 내 정신 마저 혼미해집니다.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고는
가만히 조용 조용 마음을 진정해 봅니다.


<털중나리>
고요와 적막이
공존하는 어둠의 숲
끝이 영 없을 것 같았던
길고 긴 여정이였습니다

간 밤 주루룩
세차게 흔들어대던 소낙비
흠뻑 몸서리치게 맞았을 것 같은 소용돌이
그 와중에서 꽃망울 살짝 터트리며
긴 여정의 끝이 보였습니다

난 가벼운 산길
청계산으로 마음 정했습니다
이미 그대의 마법에
걸려든 상태였습니다

아~ 기다렸었던 그리움
빨간 호롱불이 매달렸구요
그는 나를 종일토록 기다리다
지금 막 맞아 주었습니다

난 숨이 멎어 버렸습니다
찰나의 시각도
정지해 있습니다

그리움과 정열의 시각만 교차하는
원초적인 카오스의 세계일 뿐입니다
오직 그대의 숨결이
나를 지배하는 날 이였습니다

-2010.6.19 토 청계산에서 털중나리를 만나던 날에,,, aspiresky/청랑-


옥녀봉에 도착을 했습니다. 이곳에도 자리 지킴을 해주는 분이 있지요.

막걸리 팔고 있는 아저씨인데 나는 오늘 막걸리가 아니라 아이스바를 하나 사려고 합니다.

간식이 모두 떨어졌거든요. 이곳에도 언제부터인가 가격이 올랐네요. 1500원....


그래도 얼린 얼음과자 한 입 베어 물고 잠시 쉬어갑니다.

치과치료중이라 한입에 깨물어 입안에 집어넣지도 못하고 어릴 적 맛있는 것 남겨먹듯이

살짝 살짝 베어먹게 되는군요
에이~치아들 잘 관리하시길...


이제 아이스바도 먹어나니 시원한 느낌에 또 하산 길을 재촉합니다.
솔밭길이 두 군데 거닐기 좋은 곳이 나옵니다. 길바닥도 황토길이구요.

맨발로 거닐어도 좋은 곳이지요.


그런데 이제 낮은 곳에 산행을 하다보니 깍다귀들이 땀 내음을 맡고서 덤벼드는 통에 가만히 여유를 부리고

쉬질 못하겠군요. 중간에 또 털중나리들을 몇 개체 만나서 인사를 나누고는 산길을 재촉합니다

개나리골 약수터방향의 갈림길 이정표를 지나게 됩니다


트럭터미널 입구 쪽으로 내려가다 보니 능선에 청미래덩굴의 결실이 보이는군요.

파릇하게 탱탱하게 맺혔네요. 어느 결에 이렇게 식생들이 부지런히 일을 했네요.


벌써 금년도 상반기를 지나는 달인데 나는 뭐 해 놓은게 없으니...

이빨 치료인지 뭔지 하는 통에 이리저리 결손투성이 이고...

어디선가 까마귀 한 마리 날아와서 깨소금맛이라고 약 올리는 듯 까악~까악~ 울어대고 있고요


트럭터미널입구 날머리 위치가 조금 이동이 되었군요.
성남분당쪽으로 전철공사를 하다보니 조금 날머리 위치가 이동이 되었네요.

날머리에 도착을 17시05분에 합니다.
오늘 약 6시간동안 청계산을 거닐은 널널한 산행시간이였습니다.


금토동에서 정일당 강씨 묘역을 들려 청계산을 길게 거닐어 보았습니다.

나름대로 한적한 숲과 길을 거닐어 보면서 문화재를 살짝 음미해 볼 수 있는 길을 연관시켜 본 날입니다.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라 여러 종류의 들꽃들과 인사를 못나눌 줄 알았었는데 생각 외로

많은 식생들과 함께 인사를 나누고 눈마춘 날 이였습니다.

오늘도 긴시간 스쳐 지났었던 여러 식생들과의 인연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트럭터미널 앞에서 양재역으로 나오는 시내버스에 올라서면서 오늘의 산행기를 접습니다
감사합니다
-aspiresky/청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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