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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그곳에서 우리는,
10시 30분,
금강마을 정자나무 아래에 35명의 산우들이 모두 모였다.
등산로 입구가 정확하지 않아서 마을 어른께 여쭤보기로 한다.
귀밑에 하얀 수염이 몆가닥이 하늬 바람에 산들거리는 어른께서
자세히도 가르켜 주신다.
저수지 끝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오르면 옥녀봉으로 올라가는 산로가
나올것이라고 질그릇같은 전라도 사투리로 침을 튀기면서 목에 힘줄이
솟아 오르는것도 아랑곳 하지않고 설명을 하시니 눈물겹게 고마웠다.
저수지 쪽에서 내려오는 논고랑물이 수정처럼 맑다.
논둑이 넘치도록 벼이삭이 탐스럽다.
풍년이라...밭둑엔 참깨 묶음이 새워져 있다.
산끝자락엔 밤나무가 가쟁이가 찢어지게 열매를 매달고 힘겹게 서 있다.
솔바람이라도 불면 후두둑 쏟아질것 같다.
하늘엔 여러가지 형태의 구름이 모자이크 놀음을 하며 동쪽으로 이동
하고 있다.
그래....! 이 향기 깨소금같은 이 고소한 향기, 이게 가을 향기로구나.
저수지 뚝방에 올랐다.
보라색 갈대꽃이 햇빛에 기름지게 반짝이며 부는 바람에 잎사귀를 서걱
거린다.
모든수풀 잎사귀 끝엔 씨앗들이 맽혀있다.
뚝방을 따라 걷다보니 길이 없어졌다.
잠시 우왕좌왕 하다가 누가 물빠진 저수지 아래로 해서 길을 만들어낸다.
이것이 일요산악회의 특징이다.
회원들 모두 아무런 불만도 없다.
저수지 바닥을 지나면서 앞서가던 회원들이 화들짝 놀란다.
놀란쪽을 바라보니 제법 토실한 화사[꽃뱀] 한마리가 빠른 속력으로
숲을도망간다. 너무 반가워서 나도모르게 낚아챗다.
오랫만[군대]에 손맛을 느꼈다. 붉은색.검은색,노랑색,청색,보라색의
비교적 아름다운 옷을 입고있는 이 뱀은 순하고 절대 물지않는다.
여자 회원들이 놀랠까봐 뽀뽀는 하지않고 멀리 던져 살려줬다.
저수지를 지나 임로를 따라가다 계곡으로 꺽어내려 산로를 쉽게 찾았다.
오늘은 약속이나 한듯 대장님들이 모두가 불참이라 앞에 성낙수 고문님과
중간에서 짱구가 무전기를 매고 대장을 대신한다.[꿩대신닭],
숲이 우거져 헤치고 나가는데 힘겹구나.
땀이나고 옷을벗는 회원들이 늘어난다.
앞에 가시던 성고문님의 무전기 소리, 벌집이 큰게 나무에 매달려 위험
하다는 전갈이다.
가을벌은 조심해야 한다. 잘못하면 목숨을 잃을수도 있다.
벌집이 매달려 있는곳에 당도해 보니 까딱 잘못 했으면 선두에서 건드릴뻔
했구나. 선두에서 수고하신 성고문님의 지혜가 고맙기 짝이없다.
후미최회장님과 황숙자님까지 모두 벌집을 지나는것을 보고 다시 오른다.
옥녀봉에 올랐다.
좌측엔 기상관측소가 보이고 그 너머로 부안앞바다가 푸르게 차지한다.
한가닥 바람이 흐르는 땀을 멈추게 한다. 가슴이 시리도록 시원하다.
고추 잠자리가 주위를 맴돌며 놀다 가란다.
행동식과 식수로 목을축이고 다시 임로를따라 올라간다.
눈밝은 정자누나가 더덕덩쿨을 발견하고...양사장님도 굵은 더덕 한뿌리
를 캐시는데 도대체 이놈 짱구는 남이 캐논거나 얻어먹었지 내가 발견하여
캐보지를 못하였으니 아직도 산쟁이가 될려면 멀었구나.
비룡상천봉을 향하여 샛길로 들어선다.[임로가 끝남] 바람 한줄기가 또,
온몸을 휘감고 상쾌감을 주는구나. 멈춰서 뒤 돌아보니 아---!
새 만금뚝이 부안에서 군산까지 바다를 크게 가로 지르고 있다.
마지막 물막이 공사 지점에서 하이얀 물보라가 길게 뻩히고 있다.
아마도 막힘에 힘겨워 썰물에서 일어나는 현상인가보다.
웬지 가슴이 답답 하게 느껴지는것은 나 혼자만에 느낌은 아닐지 싶다.
푸른바다위에 고군산 열도가 흥부네 아이들 처럼 사이좋게 옹기종기 솟아
있는 것이 어쩜 초딩이때 미술 시간에 도화지 위에 크래용으로 그림을
그리는 추억을 되 살리게 하는구나.
다시 산행은 계속되고...산죽이 키높이 만큼이나 우거져 있다.
사람이 많이 오지 않아서 인지 숲이 칙칙하여 살갖에 닿는 느낌이
따갑구나. 숲을 헤치고 나가는 기분도 썩 나쁘지 않구나.
회장님의 무전기가 발동을 한다.
황숙자님과 뒤에서 나물을 캐다가 많이 뒤 떨어진 느낌이다.
산로 양쪽에 고사리와 취 나물이 지천이다. 5.6월에 오면 나믈이 풍성 하겠구나.
앞에 가시던 성고문님이 빨리 오란다. 점심 먹을 장소를 물색 하는구나.
내 배낭에는 지금 덩그러니 밥통만 들어있다.
새벽에 냉장고에서 점심반찬 될만한걸 찾지 못하여 밥만 퍼담아 왔구나.
혼자 오는 산행에 마누라를 깨울 염두가 날리가 있나...겁없이,히히,
발걸음을 빨리 한다.
제주양씨 묘지를 지나 와우봉에 당도하니 정상에서 우리 회원들이 사이좋게
둘러앉아 점심을 드시고 있다.
처음나온 회원들 몇몇이 신이나서 덕담을 하고 술잔이 오가고 먹는 제미가
이렇게 오지구나 하고 나두 도시락을 꺼내어 성고문님 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산상뷔페 라고 해도 과언은 아닌가 싶다. 온갖 반찬에 누구건지 복분자술
한잔에 하늘 가까히 둥실거리는 뭉게 구름에 올라 신령의 쫄병이라도 된듯한
느낌이다.
조금 있으니 반달곰님과 사모님과 또 그친구분 일행이 올라와 자리를 펴고...
잠시 후엔 마지막으로 회장님과 황숙자님이 보태져서 모두~ 점심을 한곳에서
즐겼다.
뒤를 돌아 내려보니 쇠뿔 바위가 웅장한 자태로 우리를 부르고 있다.
식사가 끝난후 쇠뿔바위를 향해 내려가는데 배낭끈이 뚝' 끊어졌다.
애초에 장만할때 좋은걸로 했어야 했는데...여러번 했던 후회를 지금또
하고 있구나. 암벽을 따라 내려가는데 약간 부자연스럽다.
달맞이꽃이 암벽 가장자리에 무드름히 드문드문 포기를 하고 진보라색 꽃을
피우고 있다. 쇠뿔바위 쪽으로 가던 회원들이 되 돌아온다.
암벽이 부담스러 웠나보다.다른때와 달리 나도 뒤돌아 섰다.
쇠뿔바위 아래에서 새재쪽으로 갔어야 했는데 하고 최회장의 아쉬움이 있었지만
짧은 산행을 [세시간]무시히 마친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며 우리는 벌써 도로위
를 걷고 있었다.
도로아래 시냇물이 흐르는 곳에 자연스럽게 당도하여 손발을 씻는데 갑자기
철퍼덕...'! 소리가 나서 가보니 사람이 꺼꾸로 장아찌를 박아 얼굴이 박살이
났구나.눈섭위가 깨지고..광대뼈쪽이 깨지고 코끝이 깨지고...입술이 터지고..
손목까지... 다행인것은 우리회원인 반달곰님 일행이 비상약통을 꺼내어
일사천리로 치료를 해주니 고맙기 짝이없다. 반달곰님의 봉사정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근데 그 거꾸로 장아찌 박은 녀석을 요리 조리 뜯어보니 이상하다???????,
본인 짱구하고 닮은 구석이 여러가지로 많다.
바재기만 주딩이 하며 감았는지 떳는지 분간이 안가는 실눈하며...광대뼈가
뚝 뛰어 나온것 하며...이놈 옷을 벗겨보면 거시기가 왼쪽으로 휘여져 있으면
걷과 속이 모두~ 닮은것인게로, 필시 울 아버지께서 왕년에 임방울 소리에 미쳐
집구석 내 팽게치고 전국유람 하실때 뿌려논 씨앗인가? 참 묘한 생각이 머리를
어지럽게 휘 저어 놓는다.
신작로를 따라 우리들 애마쪽으로 가는데 박 이사님[정자님 서방님] 께서
"히히히...짱구를 많이 닮았네, " 하신다." 으잉?, 형님도 그렇게 봤어요?" 하니
킥킥데며 똑 같다고 하시니....다시가서 그놈하고 조곤조곤 손가락을 짚어볼까 ?
하다가 그냥 오고 말았다. 왜냐하면 하늘나라에 울 아버지가 보실때 몰래한 사랑이
들통나면 울 엄니한테 혼나실까 두려워 감추기로 마음속 깊이 새겨 생각했다.
근데 그놈 살색은 나와 닮지 않았다. 그놈은 무적 깜했으니까...아마도 그놈 엄니
살결이 가무잡잡 하게 색시했다고 보면 그놈은 필시 지엄니 피부를 닮았으리라,
묘한생각에 알송달송 하는사이 애마는 격포항에 당도한다.
전어를 먹는다고 하는데 점심 먹은지가 얼마나 됬다고 ....뭐든지 배가 곺아야
제맛을 아는건데...하여간 2층에 있는 무슨 횟집으로 가자고 최회장이 앞장 서는데
그렇게 앞장서서 백날 가봐야 최회장이 사는데는 한번도 못봤으니 그것도 알송달송
이로구나.
장터에서 새끼전어 열다섯마리를 바가지가 깨지게 뒤집어쓰고 속이 썪은 전어창자
씹은처럼 뒤틀려서 격포항을 뒤 돌아보다가 경아누나와 귀옥이 민희엄마 용철이
그리고 강성태씨 어? 그리고 최회장이 한곳에 앉아 전어구이를 먹고 있다.
반기면서 먹어보라 한마리 주는데.....이히...., 이것이 진짜 전어로구나,
싱싱한 전어를 진짜 뱃놈이 잡아다가 뱃놈 마누라가 직접 가게를 운영하는 그곳,
그 뱃놈 이름이 영구라고 했다.
내년에 오면 그 놈을 또 찾으리라,
모두 얼큰히 기분이 오르고 차에올라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그 버스안에서....,
쿵작작~!!! 음악에 신이났다.
용철이의 매력춤이 신이났고...성고문님의 애교?스런 몸짓에 신이났다.
최회장의 율동에 신이났고 귀옥이의 관광버스춤에 신이났다.
반달곰님의 즐거워 덩실춤이 신이났고 민희엄마 까르르 ...웃음소리에 신이났다.
그래.....살면서 힘 안드느 세월이 어디 있으랴만 모두 잊고 이렇게 무.아.지.경,
속에 빠져보는 것도 어쩜 보람있는 하루 이리라,
창밖, 호남 들녘은 붉은 노을속에 젖어 그야말로 황금 물결이구나.
이렇게 넓은 들녘에서 쏟아지는 곡식이 얼마나 많을진데 백여년전에 썪은 관료들이
매관에 눈이 어두워 민초 들에게서피탈을 일삼다가 목숨까지 내놓으라 하니
참다 참다 정말 이빨을 으득 물고 참다가 폭발한 민초들이 낫과 괭이를 들고
관에 반기를 드니 그 역사가 곧, 동학 농민혁명, 아니였던가. 그 역사의 발원지
고부 뒷산을 뒤로 하며 우리는 차속에서 니나노를 하는구나.
역사는 역사이고 현실은 현실일진데...키들거리는 짱구 속에는 억겹이 스쳐 지난다.
서쪽 하늘은 붉은 구름이 태양빛을 모두 흡수하며 제철공장의 용광로처럼 붉게,
붉게...태우고 있다.
오늘 하루가 미명을 머금고 붉은 어둠속으로 차츰 기울고 있다.
하루의 내 삶이 알차게 느껴지는 것이 내 삶이 많이 소박해 진것같다.
오늘 같이한 최회장을 포함 모든 회원들에게 감사하며 오늘같은 다음 산행을
기대하며 이만 줄인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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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짱구님의 산행후기 덕에 앉아서 여행 잘 했습니다. 역시 명필이십니다.
구구절절 어쩜그렇게도 아름다운 글을 나또감동@@@같다왔어도 다시가는기분 정말대단 하십니다 고맙고요 감사합니다.
짱구님... 산행후기 역시 짱이네요 갔다온거나 진배없읍니다... 요즘 회사일로 많이 바뻐서 짬이 안나서요~~
안가도 읽기만하면 갖다온 사람보다 더 갖다온것 같군요. 정말 실감나는 명작입니다.
산행후기가 정말로 감칠맛 나게도 담아 주셨네요...무척 즐겁고 재미있는 산행 그리고 뒷풀이가 넘 즐거웠군요~~~ 지난번 내소사 앞에서 하산후 머리채 씹어 먹던 전어구이 생각에 침이 골깍 ~~~ 거기다가 이슬이 한잔 까지~~~ 수고 마니미니 하셨습니다...
짱구 오빵^*^산행후기 잘 감상하고 감당~~짱구 오빵 창이 그립씀당~~^*^~~룰루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