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12일
제목 물 한 모금, 떡 한 조각
본문 왕상17:8-16
4박 5일간 필리핀 선교지 방문을 무사히 마치게 됨을 감사합니다. 성도님들께서 기도해 주심이 역력하게 느껴지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영하의 날씨 가운데 살다가 30도의 여름 날씨를 맞이하는 일을 염려했지만, 어려움 없이 예정보다 더 많은 일정을 소화해 낼 수 있었습니다.
방문지마다 주께서 주시는 은혜가 컸거니와 그중에 주목적으로 삼았던 두말락교회에서 누린 은혜는 더욱 풍성하였습니다. 두말락교회는 물 위에 지어진 수상교회입니다. 교회당이 세워진 곳은 더 이상 가난해질 수 없을 것 같은 마을입니다. 두 세평 되는 방 하나에서 7~8명이 삽니다. 화장실도 집 귀퉁이에 구멍을 뚫고 바다에 직접 일을 보는 동네입니다.
그곳에 교회가 세워졌다는 것은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한 자매가 그곳에 이사하여 자기 집에서 예배를 드리게 되므로 교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예배당을 건축하기 전 30여 명이 모이던 교회였는데, 예배당을 짓고 난 후 100여 명 모이게 되었다고 합니다. 연약한 한 여인으로 시작한 교회가 이렇게 성장하고 있다니 큰 은혜입니다.
또한 김금덕 권사님께서 예배당 건축에 헌신해 주심으로 교회 부흥의 역할을 해주셨다는 것도 대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연약한 여인들의 헌신으로 두말락교회가 굳건하게 서가고 있음이 큰 감사가 되었습니다.
사르밧 과부의 섬김
오늘 말씀에도 한 여인의 아름다운 헌신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아합이 북이스라엘의 왕이었던 때의 일입니다. 아합 왕은 이방 여인 이세벨을 아내로 삼고 바알을 섬기고 바알 신전을 짓고 또 아세라 상을 만들어 하나님을 심히 노하게 했습니다.(왕상16:31-33)
하나님의 진노로 이스라엘과 주변 이방 나라인 시돈 지역까지 극심한 가뭄이 들었습니다. 3년 6개월 동안 비도 이슬도 내리지 않음으로 곡식을 심을 수 없고, 물을 공급 받을 수 없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가뭄 중에도 하나님의 선지자 엘리야는 하나님의 인도를 따라 그릿 시냇가에서 시냇물을 마시며 까마귀가 가져다준 떡과 고기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시냇물이 마르자 하나님께서는 엘리야에게 ‘너는 일어나 시돈에 속한 사르밧에서 머무르라’고 했습니다. 그곳에 사는 과부에게 명령하여 네게 음식을 주게 하겠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스라엘 여인 중에서 엘리야를 공궤할 자들이 없어 이방 땅에 있는 과부에게 가라고 하심은 이스라엘의 수치였습니다.
엘리야는 하나님의 지시대로 일어나 사르밧으로 갑니다. 아직 어디로 갈지 방향을 알지 못했지만, 하나님께서 명하신 대로 사르밧으로 나아갔습니다. 마침 한 과부가 그곳에서 나뭇가지를 줍고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준비해 두신 사람인지 시험해보기 위해 그 여인에게 그릇에 물을 조금 가져와 내가 마시게 하라고 명령합니다. 여인이 물을 가지러 갈 때 네 손의 떡 한 조각을 내게로 가져오라고 명령하였습니다. (왕상17:10-11절)
이에 여인이 대답하기를 왕상17:12에서 “나는 떡이 없고 다만 통에 가루 한 움큼과 병에 기름 조금뿐이라 내가 나뭇가지 둘을 주워다가 나와 내 아들을 위하여 음식을 만들어 먹고 그 후에는 죽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엘리야는 그녀에게 순종할 것을 촉구합니다. “엘리야가 그에게 이르되 두려워하지 말고 가서 네 말대로 하려니와 먼저 그것으로 나를 위하여 작은 떡 한 개를 만들어 내게로 가져오고 그 후에 너와 네 아들을 위하여 만들라.” (13절) 과부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작은 떡 한 개, 물을 조금 가져오라 했습니다.
사르밧의 과부는 엘리야의 말대로 순종했습니다. 이방 여인이 어찌 선지자의 말을 순종할 수 있었을까요? 여인은 엘리야 말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던 것입니다. 그녀는 믿었기 때문에 엘리야의 말에 순종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믿음으로 순종했더니 능력으로 역사했습니다.
기근이 다 지나갈 때까지 그와 엘리야와 그의 가족이 여러 날 먹었지만, 여호와께서 엘리야에게 하신 말씀처럼 통의 가루가 떨어지지 아니하고 병의 기름이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16절) 엘리야와 그의 가족들은 기근 가운데서도 그들은 편안하게 살 수 있었습니다.
사르밧 과부가 한 일은 떡 한 조각, 물 한 모금입니다. 분량으로 치면 정말 작은 것이었지만 하나님은 작다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의 작은 헌신을 크게 받으셨습니다. 선지자의 직분과 사명이 매우 큰 것이지만, 선지자를 대접한 과부의 헌신도 선지자 엘리야의 섬긴 만큼 큰 것으로 여겨주셨습니다. 떡 한 조각과 물 한 모금은 작은 것이지만 하나님은 작다고 여기지 않으셨습니다. 여인의 떡 한 조각과 물 한 모금을 귀하게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그녀와 그녀의 가족들에게 복을 내렸습니다. 가뭄 중에도 통에 가루가 떨어지지 않았고 기름이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를 두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선지자를 대접하면 선지자의 상을 받을 것이라고 했고, 또 누구든지 이 작은 자 중 하나에게 냉수 한 그릇이라도 주는 자는 결단코 상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마10:41-42) 또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라고 했습니다. 사르밧 과부는 이름도 없고, 직분도 없지만 그래도 사르밧 과부는 묵묵히 순종하여 엘리야를 공궤했습니다. 그 결과 사르밧 과부는 선지자의 상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직분이 아니라, 작은 섬김에 있습니다.
이번 필리핀 일정 중 첫 번째 방문지는 서울 큰 교회가 세운 다바오 비전 대학교입니다. 때마침 3년 만에 처음 갖는 졸업 축제가 화려하게 열리고 있었습니다. 한 교회가 이렇게 큰일을 했음에 대해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반면 우리 일행들이 방문 목적으로 삼은 두말락교회는 빈민촌에 세워진 작은 건물입니다. 많은 돈을 들여서 세운 학교와 빈민촌에 세운 작은 교회가 뚜렷한 비교가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은 크든 작든 둘 다 귀하게 여기십니다. 하나님은 작은 것도 크게 여겨주시는 분임을 믿으시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작은 섬김을 요구하신다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에게 작은 섬김을 요구하십니다. 하나님은 언제든 작은 섬김을 실천할 현장을 마련해 두십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지진으로 인하여 2만 3천 명 이상 목숨을 잃었고, 많은 실종자와 이재민들이 발생하였습니다. 목숨을 간신히 건진 자들은 가족과 거처와 살림을 다 잃고 슬퍼하고 있습니다. 지옥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땅에서 겪는 고통 중에 이보다 더한 아픔은 없을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우리는 저런 일을 당하지 않아서 다행이다’라고 해서는 안 됩니다. 정말 안 됐다, 불쌍하다고 백번 말한다고 해도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없습니다. 그들을 위하여 기도할 뿐 아니라, 실제적인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각자가 마음을 다해 도움의 손길을 건네야 할 것입니다.
수억을 내는 기업인들도 있지만 우리는 그렇게 할 수도 없고 그렇게 하라고도 않습니다. 벳세다 광야에서 한 소년이 자신의 도시락을 드렸던 것처럼, 사르밧 과부가 한 조각의 떡과 한 모금의 물을 선지자에게 내주었던 마음으로 하면 됩니다. 그런 마음으로 하면 못할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도 넉넉하지 않지만 다 잃은 지진 피해자들에 비하면 가진 것이 많습니다. 그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 대접하는 마음으로 연보를 해주시면 어떨까요? 심판 날 튀르키예 지진 때 너는 그들을 위해 무엇을 했느냐고 물으실 것입니다. 외식 한 번 줄이고 차 한 잔 덜 먹으면 누구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교회의 존재 목적은 이웃의 어려움을 돌아보며 우는 자들과 함께 우는 것입니다. 다음 주일 지진피해자를 위한 헌금 봉투를 준비해 두겠습니다. 모든 성도가 자원함으로 참여해 주셨으면 합니다. 교회가 정해둔 예산을 더하여 보내겠습니다.
결론
하나님은 오늘도 사르밧 과부의 작은 섬김을 크게 받으심처럼 우리의 작은 섬김을 작다고 여기지 않으실 것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의 눈에는 미미하게 보이는 작은 섬김도 귀하게 받으십니다. 물 한 모금, 떡 한 조각을 드리는 작은 헌신을 기쁘게 받으십니다. 이웃을 위한 작은 헌신이 하나님께 드리는 헌신으로 여겨주십니다. 우리에게서 작지만, 진실한 헌신이 지속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