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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 in Cinema┨ [이수 : Goodbye Again ] -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속 브람스 교향곡 3번 3악장 과 1번 4악장
이충식 추천 0 조회 344 21.03.26 16:46 댓글 10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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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21.03.27 08:36

    첫댓글 20세기 프랑스 작가 중 프랑수아즈 사강만큼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끈 여류 소설가는 찾기
    어렵죠.

    1954년 발표한 처녀작 < 슬픔이여 안녕 -
    Bonjour Tristesse > 으로 열광적인 찬사와
    혹독한 비판을 동시에 받으며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던 그녀는 참으로 별난 인생을 살았습니다.

    말더듬이 열등감에 시달리며 정신병원
    단골환자였던 그녀는 마약, 알코올 중독에 빠졌고
    원정 도박으로 전재산을 탕진할 정도였지요.

    큰 교통사고로 죽음 일보 작전까지 갔던 사강은
    "자기가 겪지 않은 일을 결코 쓸 수가 없었다" 고
    회고를 했다고 합니다.

    자신의 소설 제목처럼 사강은 참으로 모호하고도
    혼란스럽기 짝이 없는 여성이었죠.

    사강의 <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는 그녀의
    소설 중 < 슬픔이여 안녕 >, < 어떤 미소 > 에 이어
    네번째로 스크린에 옮겨진 작품입니다.

  • 작성자 21.03.27 08:38

    마이클 커티즈 감독의 1942년 연출작 <카사블랑카
    - Casablanca>

    2차대전 발발 전... 파리에서의 아름다웠던 시절,
    릭(험프리 보가트 분)은 카페에서 술잔에 비친
    일자(잉그리드 버그만 분)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며 속삭이죠.

    "이렇게 지켜 보고 있잖아!'
    (Here's looking at you, kid!)"

    영화 피날레...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포기하고 위험까지 감수하는, 진정한
    로맨티시스트 릭.

    트랜치코트가 잘 어울리는, 이토록 멋진 사나이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일자를 마주보며 다시금
    진정어린 사랑의 작별 인사를 전합니다.

    "이렇게 지켜보고 있잖아!
    (Here is looking at you, kid!)"

    영화 자막으론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를!" 로
    의역됐었죠.

  • 작성자 21.03.27 08:40


    이 멋진 불멸의 대사는 잉그리드 버그만이 매혹적인
    중년 여성 '폴라' 역으로 출연한 영화
    < 이수 - Goodbye Again > 속 '브람스를
    좋아하세요...(Aimez-vous Brahms...)' 와 함께

    영화 팬들에게 길이 길이 회자되고 있는 명대사로
    울려옵니다.

  • 작성자 21.03.27 08:41

    193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무려 150여편에
    달하는 수많은 영화들에 등장하는 브람스
    음악이지만...

    < 이수 - Goodbye Again > 의 주제음악 격으로
    쓰인 '교향곡 3번 3악장' 만큼 대중들에게 유명해진
    곡은 드물 것입니다(특히 우리나라에선 더욱
    그러했지요).

  • 작성자 21.03.27 08:44

    필립은 변호사 사무실 여직원에게 들뜬 마음으로
    얘기합니다.

    " 아침에 아가씨가 아닌... 아름다운 한 여자를
    만났어요. 그녀는 다정하고 매력적이며, 밝으면서도
    눈빛이 슬퍼보이는 여자였죠."

    전날 술이 잔뜩 취해 주정을 부린 필립은 폴라
    가게를 찾아와 실례를 사과한다며 점심을 함께
    하길 청합니다.

    한데 필립은 식사를 하다 말고 벌떡 일어나더니
    프랑스 형법은 미국과 달라서 이론적이고
    드라마적인 걸 좋아한다며 폴라를 향해
    '고독형' 을 선고하죠.

  • 작성자 21.03.27 08:47

    필립은 시종 철부지 어린이처럼 폴라에게만
    매달리며 변호사 일도 등한시합니다.

    폴라는 주변사람들의 차갑고도 곱지않은 시선을
    온몸으로 체감하며 점차 회의에 빠져들죠.

    계속해서 백수로 빈둥거릴거면 그만 만날 거라는
    폴라에게 필립은 털어놓습니다.

    " 당신은 날 사랑하지 않고... 난 할 게 없어서요.
    처음부터 언젠가는 버림받을거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아닐 거라고 자신을 설득했죠.

    아무리 술을 마셔도 이제 다 똑같네요. 버림을
    받았으니까... 이렇게 끝이죠."

    그러자 폴라는 '당신은 너무 어리고 너무 바보' 라며
    필립을 꼭 껴안아 줍니다.

    " 버림받은 사람을 연기하다 자기 자신도 그렇게
    믿게된 거에요 내가 당신을 얼마나 걱정하는지
    알아요? 날 봐요!"

    " 안 가도 돼요?"

    " 안 가도 되지만 출근은 꼭 해야 돼요."

    필립은 너무도 기뻐하며 그러겠노라고 약속합니다.

    너무 무서웠노라고 고백하는 필립에게 폴라는
    한숨을 쉬며 말하죠.

    "바보..."

  • 작성자 21.03.27 08:49

    진정으로 사랑받지 못하는 상태에 머무는 것에
    익숙해진다는 건 서글프고 비참한 일이 아닐 수
    없을 터...

    계속해서 바람을 피우는 로제를 보며 폴라의
    마음은 한없이 타들어갑니다.

    열흘간의 출장에서 돌아온 로제는 폴라와 필립의
    ‘정사(情事)’를 눈치 채죠.

    로제는 그녀에게 잘못했다고 사과하면서 자기의
    품으로 되돌아오게끔 노력하죠.

    노련한 로제는 계속해서 폴라의 약한 심리를
    건드립니다.

    로제는 자신이 젊은 여자와 만나며 바람을 피워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폴라 뿐이라고
    주장하죠.

    그러나 애송이 필립과 폴라의 관계는 정상이
    아니라고 강변합니다. 폴라는 심한 모욕감을
    느끼면서도 동요하죠.

    폴라는 몹시도 불안했을 겁니다. 젊은 남자와
    만나는 중년 여성을 바라보는 사회의 차가운 시선,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자기를 지배하는 남성
    중심적 사고 때문에 말이죠.

    자신보다 열다섯 살이나 어린 필립과의 사랑이
    사회에서 올바른 관계로 인정받지 못할까봐
    두려워하는 겁니다.

    급기야 그녀는 필립과의 관계를 청산하고 자신을
    사회에서 정상적인 시선을 받게 해 줄 로제의
    청혼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하죠.

  • 작성자 21.03.27 08:50

    로제가 메이지라 부르는 젊은 여인과 외도의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 라디오에서 브람스
    교향곡 3번 3악장이 흐르죠.

    하지만 메이지는 도대체 이게 무슨 음악이냐며
    일요일엔 너무 들을 게 없다고 불평합니다.

  • 작성자 21.03.27 08:54

    브람스 교향곡 제1번 제4악장은 베토벤 9번
    교향곡 '합창' 4악장의 영웅적인 승리는
    아니지만 '승리의 노래’ 라고 불릴만큼 매우
    유사합니다.

    그러나 브람스의 음악이 들려주는 승리는
    그 과정이 매우 험난하죠.

    우수, 번민을 연상시키는 내면적인 표현을
    거쳐야만 승리를 쟁취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듯합니다.

    - 브람스 교향곡 1번 c단조, Op.68
    : 카라얀 지휘 베를린 필하모니커
    (사망 2년 전인 1987년 영상물)
    https://youtu.be/yNqp5QqT3z8

  • 작성자 21.03.27 08:56

    브람스의 교향곡 제3번은 그 구성과 표현이 비교적
    간결하고 각 악장의 주제 선율들이 뚜렷하며
    불필요한 요소가 없어 그 스스로 '작은 교향곡'
    (Symphonienchen)이라 불렀습니다.

    초연을 지휘한 한스 리히터는 이 작품을 브람스의
    미학적인 '영웅'(Eroica )교향곡' 이라고
    칭하였는데, 다른 작품에 비해 극히 남성적인
    이 곡의 특성을 잘 대변하고 있죠.

    다만 브람스의 교향곡 3번은 베토벤처럼
    초인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영웅이 아닌,
    자유롭지만 고독한 인간으로서의 영웅을 그리고
    있어 자못 고고하게 울려옵니다.

    음악학자 나겔은 이 곡이 브람스의 작품 중에서
    가장 독백적이고 순수하다고 하였죠.

    베토벤 이후 어느 교향곡보다 이 곡은 각 악장마다
    선율을 서정적으로 신선하고 또 분명하게 그리고
    있어 많은 호평을 받게 됩니다.

    나아가 브람스를 19세기 중후반 유럽 최고의
    작곡가라는 명성을 얻게 해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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