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로 둘레길(인왕산 코스 : 3.5km) 걷기
◇ 사직단 전사청(典祀廳) : 종로구 사직로 89
- 일본 강점기에 훼손된 사직단의 제사를 준비하는 전사청을 복원
사직단은 조선 시대에 토지의 신과 곡식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제단이다.
통일신라 때부터 국가에서 제사를 지내는 종묘나 문묘, 기타 전각이 있는 곳에는 제례 때 제사 물건을 담당하는 관리인 전사관(典祀官)이 근무하면서 제사준비에 소홀함이 없도록 점검하는 전사청(典祀廳)이 있다.
사직단은 일제강점기인 1911년에 공식적으로 사직 제례가 폐지되고, 1920년대부터 공원으로 조성되면서 사직단 대부분의 옛 건물과 담장 등이 훼철됐다.
이번 전사청 권역은 1987년부터 추진한 사직단 복원정비사업의 결과로 복원된 국사단, 국직단과 동·서·남·북문 등만이 남아있었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사직단 복원 정비계획을 수립해 2015년부터 사직단 원형 복원을 추진해 2022년 5월에 일반에 공개했다. 복원된 전사청 권역은 사직단의 서쪽에 있는 제례를 준비하는 공간이다.
복원된 전사청 권역은 사직단의 서쪽에 있는 제례 준비 공간으로, 전사관이 제례를 준비하는 곳인 전사청을 비롯해 제기를 보관하는 제기고(祭器庫), 제례에 사용되는 물건을 보관하는 잡물고(雜物庫), 제물을 준비하는 공간인 재생정(宰牲亭), 저구가, 관리들이 거주하는 수복방(守僕房) 등의 건물과 우물인 제정, 제사 음식을 두는 찬만대(饌幔臺) 등으로 이뤄졌다.
복원된 전각 중에 수복방, 제기고, 전사청에는 과거에 봉행 됐던 사직대제를 엿볼 수 있는 재현(再現) 용품을 전시한다. 수복방에는 야간에 봉행 된 사직대제 영상과 제관의 복식이 전시되며, 제기고는 본래 용도대로 사직대제에 사용되는 다양한 제기가 전시된다.
전사청에는 사직 제례의 진설(陳設)을 재현해 조선시대의 사직대제의 제상과 술 따르는 그릇을 놓는 준소상(樽所床)의 차림을 직접 볼 수 있다.
◇ 황학정(黃鶴亭) : 종로구 사직동 1번지 1호(서울시 유형문화재 제25호)
- 경희궁 내의 활터를 1922년에 일제가 헐어버릴 때 옮겨 세워지어 온 국궁장
이 황학정은 원래 경희궁 내 왕비가 거처하던 회상전(會祥殿) 북쪽에 있었던 것을 일본 강점기 때인 1922년에 옮겨 지은 것이다. 일본 강점기에 조선총독부가 경희궁 내의 전각 등을 일반에게 불하(拂下)할 때 황학정은 이곳에 이건 되었다.
황학정은 1898년에 광무황제의 어명으로 건립되었는데 헐리기 전의 경희궁 내에는 융무당(隆武堂), 관사대(觀射臺), 봉황정(鳳凰亭) 등의 활쏘기를 익히던 활터가 있었다.
현재 황학정 뒤쪽에는 약수터가 있는데 바위벽에 ‘등과정(登科亭)’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으므로 조선시대에 서촌(西村) 5사정(射亭)의 하나인 등과정이 있었던 터임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에 서울에는 누하동의 백호정(白虎亭), 천연동의 서호정(西虎亭), 장충동의 석호정(石虎亭), 창신동의 청룡정(靑龍亭), 삼청동에 운룡정(雲龍亭), 마포의 화수정(華水亭) 등의 많은 활터가 있었다.
조선 말 갑신정변(1884) 이후부터는 활쏘기 무예가 쇠퇴하기 시작하여 서울의 많은 활터가 사라진 데다가 일본 강점기 때는 활쏘기를 금하여 한국의 전통 무예로서 명맥을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황학정은 이곳으로 이전해 온 이후에도 활터로서의 명맥을 계속 이어왔으며, 광복 후에도 서울의 유일한 활터로 유지해 오다가 6·25전쟁으로 건물이 파괴되어 활쏘기는 중단되었다.
휴전 후에 국궁(國弓)의 전통을 잇고자 하는 궁술인 등의 노력으로 훼손된 황학정을 정면 4칸, 측면 2칸에 팔작지붕의 연건평 19.5평으로 중건함으로써 궁술(弓術) 행사를 계속하고 있다.
◇ 인왕산 수성동 계곡 : 종로구 옥인동 185-3 (서울시 기념물 제31호)
- 계곡물 소리가 컸던 계곡이 아파트 철거로 2011년에 모습을 나타냄
조선시대부터 인왕산 수성동 계곡 일대가 수성동(水聲洞)으로 불렸고, 명승지로도 소개되었음을 조선의 역사지리서인 《동국여지비고》를 통해 알 수 있다.
변함없는 인왕산 수성동 계곡의 모습을 겸재 정선의 그림 〈장동팔경첩〉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계곡 초입에 놓인 길이 1.5m 내외의 기린교(麒麟橋)가 겸재의 그림과 거의 흡사하다는 점이 세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기린교는 도성 내에서 유일하게 원형 그대로 보존된 돌다리로, 통돌로 이루어졌다는 점이 이채롭다.
계곡물 소리가 크다 하여 수성(水聲)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수성동 계곡 -. 2011년 7월에야 감춰진 그 모습을 우리에게 드러냈다. 수성동 계곡은 1971년에 지어진 옥인시범아파트를 2010년에 철거하면서 발굴되었고,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공원으로 복원됐다.
또한, 이 일대는 조선후기 중인층을 중심으로 저명한 시사(詩社)가 결성되어 18~19세기 위항문학(委巷文學)을 꽃피웠던 곳으로 문학사적으로도 대단히 의미 있는 곳이라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시모임(詩社)은 당시 양반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문학이 중인층을 비롯한 사회 저변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규장각 서리 출신으로 위항(委巷)시인으로 이름이 높았던 존재(存齋) 박윤묵(朴允默)은 평민 시인 천수경(千壽慶)·왕태(王太)·장혼(張混)·김낙서(金洛瑞) 등과 어울려 옥계시사(玉溪詩社)를 결성하고, 천수경의 송석원(松石園), 장혼의 이이엄(而已广) 등에서 모여 함께 시회(詩會)를 즐겼다. 이러한 사실을 자신의 문집 《존재집》(存齋集)에 자세하게 글로 남겼다.
박윤묵은 《존재집》에서 수성동의 풍경을 '조물주와 더불어 이 세상 바깥에서 노니는 듯하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 무무대(無無帶) 전망대 : 종로구 옥인동
- 오직 아름다운 것만 있다는 무무대 전망대
인왕산 수성동 계곡과 무무대 전망대를 지나 ‘더숲 초소 책방’까지는 약 20여 분의 거리로, 완만한 오르막길이다.
‘아무것도 없구나. 오직 아름다운 것만 있을 뿐’이라는 뜻을 가진 무무대(無無帶)는 해가 뜰 때 그 말의 의미를 온전히 알게 된다.
광활하게 펼쳐진 서울이 갓 떠오르는 햇빛에 물들어갈 때, 근심할 무엇도 없이 그저 아름답다는 생각으로 덩달아 물들 수 있는 곳이 무무대다.
무무대 전망대에서는 청와대 주변이 내려다보인다. 2022년 청와대가 삼엄한 권력의 공간으로부터 국민에게 공개됐다. 무무대는 서울 시내를 조망은 물론, 멋진 일출을 만날 수 있는 근사한 장소다.
◇ 더숲 초소 책방 : 종로구 옥인동 산3-1
- 기존의 경찰초소를 개축한 북카페
‘더숲 초소 책방’은 1968년 1.21 무장공비 침입 사건으로 이곳을 50년간 통제하던 기존 경찰초소(哨所)를 개축하여 만든 인왕산 자락길에 있는 북카페이다. 초소의 흔적을 그대로 살리고 지역의 문화적 사회적 가치를 담은 열린 공간으로 탈바꿈하였다. 공간 곳곳을 세밀하게 활용하고, 특히 계단 뒤편에 그림책을 배치한 것이 특이하다.
이 책방은 특히 환경 문제를 중심으로 많은 책이 초소 책방을 채우고 있어 ‘녹색 책방’이라고도 불린다. 이곳에서는 눈이 힐링(healing : 치유) 되는 인왕산의 풍경을 볼 수 있고, 2층 테라스에서는 아름다운 서울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또한, 넓은 야외 공간을 갖추고 있어서 숲속의 아늑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전날에 경찰초소의 난방용 보일러를 가동하기 위해 사용하던 철제 탱크 옆에는 장미꽃이 흐드러졌다. 원래 산자락이었던 곳이 자연 그대로의 정원이 되었다. 지칭개, 수레국화, 패랭이꽃… 오래전부터 있었을 꽃들과 새로운 꽃들이 야생처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피었다.
이곳은 매일 매장에서 직접 굽는 빵과 디저트, 그리고 환경 주제의 서가가 갖추어진 제과점-북-카페이다.
◇ 인왕산 가온다리 : 종로구 사직동 산 1-25번지,
- 인왕산 둘레길에 있는 서울의 유일한 흔들다리
더숲 초소 책방 뒷마당으로 내려가면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보이고, 이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약수터, 가온다리, 호랑이 포토존, 이빨 바위 등 숨겨진 비경을 만날 수 있다.
이빨 바위에서 남쪽으로 몇 구비 가면 서울의 유일한 흔들다리인 인왕산 가온다리가 나온다. 깊은 협곡 위에 걸쳐진 가온다리는 한 걸음 옮길 때마다 다리가 조금씩 흔들린다. 다리 밑의 계곡은 서촌의 이름난 명소인 청풍계(淸風溪)로 추정된다.
'가온'은 중심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흔들리는 다리 위에서 몸과 마음의 중심을 잡아 자연과 하나가 되는 경험을 제공한다.
이 다리는 서울 인왕산 둘레길에 있는 독특한 매력을 가진 다리이다.
이 다리가 특별한 것을 든다면,
1. 가온다리는 조금씩 흔들리는 구조로 되어 있어, 마치 자연 속에서 균형을 잡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2. 울창한 숲과 계곡을 배경으로 자리 잡아 자연과 도시가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
3. 도시의 소음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하기 좋은 곳이다.
4. 가온다리 주변에는 다양한 카페와 음식점이 있어, 산책 후에 여유로운 시간을 갖기에 좋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