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가을비는 아쉬움,
봄비는 설레임 이라더니
이틀전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가
한참을 내리더니
하늘도 자연의섭리에 따라
농사에 필요한 비를
흠뻑 내려 주었나 보다
1박2일의 총동문 수련회가
완주 안덕마을 깊은 산속에서
즐기는 힐링체험 이라고 하니
어찌 이내 마음 설레지 않겠는가
3대의 버스는 100명이 넘는
동문들을 싣고 완주로 향했다
안덕마을은 완주와 김제의 경계선인
모악산 자락에 있다고 한다
수려한 산세와 청정한 자연속에서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하니
마음은 벌써부터
뜨끈뜨끈한 황토방에 누워
힘들고 상처받은 마음들이
치유되고 있는 기분이다
차창밖으로 보이는 농촌 풍경을 따라
깊은 산골짜기 안덕마을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내마음을 사로 잡은건
주변 수려한 경관과
한옥으로 지어진 황토방,
황토 한증막, 카라반 캠핑장
그리고 어드벤처 체험장이었다
그야말로 건강힐링체험 마을이었다
깊은 골짜기에선 개울물이 졸졸 흐르고
체험장 옆으로는
털이 복실복실한 백구와 공작새,
유난히 갈색 깃털이 빛나는 장닭들도
시골의 정취를 한껏 더해주고 있었다
'뜨거운 열정으로 참여하고 화합하는 동문회'라는
슬로건 아래 총동문 수련회가 시작되었다
각 팀별로 끼를 발산하는 장기자랑도 있었는데
우리팀은 국문학도 답게 시낭송을 하기로 했다
흥겨운 노래반주에 나도 모르게
무대로 뛰어올라 덩실덩실 춤을 추고
앞사람의 어깨를 잡고 기차놀이도 하며
한바탕 신나게 놀았던 시간들이
마냥 즐겁기만 했다
춤추고 노래하는 동문들의 열정은
밤이 늦도록 끝날줄 모르고
자정이 가까워서야 막을 내렸다
뜨끈뜨끈한 황토방에서 깊은잠을 자고
새벽녘 닭울음 소리에 눈을 떠보니
우리방에 동문들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잠을 자고 있는게 아닌가
이른아침 우리팀 동문들끼리
안덕마을 마실길 산책에 나섰다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마을사이로
둥글고 노란 불빛을 따라 산길을 걷는데
볼에 와닿는 공기가 참으로
상쾌하고 신선하게 느껴진다
시골에서만 느낄수 있는 거름 냄새 또한
시골의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웰빙식단으로 아침을 먹고
인절미 만들기. 향기 주머니 만들기 체험을 하고
제일 신나는건 어드벤처체험이었다
계곡물이 흐르는 구름다리 건너기,
짚라인 보다 거리는 짧지만
스릴만점인 외줄 그네타기는
짜릿한 쾌감을 느낄수 있어 정말 좋았다
너무 신난 나머지
나는 이 시간 만큼은 동심으로 돌아가
차례를 몇번이나 기다리며
타고 또 타고 아마 서너번은 탔던것 같다
또한 전통 구들방식의 한증막은
각종 한약재를 우려낸 물로
황토를 비벼 노폐물이
잘 배출되도록 만들었다는데
안가보면 후회할것 같아서
짧은 시간 이었지만
불가마속에 들어가
내 몸속에 필요없는
노폐물들을 배출시키고 나왔다
1박2일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숙소를 떠날려고 하니
아쉬움이 자꾸만 내 발목을 잡는다
돌담으로 둘러싼
아기자기한 황토방 사이로
계곡물이 쉼없이 흐르고 있다
지치고 힘들었던 우리들에게
이곳 힐링체험장은 정말 마음을
치유 할수있는 푸근한 곳이었다
언젠가 가족들과 꼭 한번
오리라 맘을 먹고 금산사로 향했다
낙타 등같은 겨울산의
산봉우리들이 끝없이 이어진다
금산사는 호남의 미륵신앙도량으로
경내에 들어서자 3층 건물로 보이는
큰 미륵전이 대사찰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법당안으로 들어가니
밖에서 본 3층건물이
안에서는 하나의 건물로
어마어마하게 큰 미래의 부처님인 미륵이
용화세계에서 중생을 교화 한다는것을
상징한 법당 이라고 하는데
나도 미래의 새로운 부처님께 참배를 하고
경내를 둘러 본뒤 빠른걸음으로
동문들과 함께 다음장소로 향했다
고추장이 맛있게 익어가는 순창
섬진강 줄기따라 찾아간곳은
메기 매운탕집으로
식당이라기 보다는 거대한 기업 같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몇시간씩을 기다리며
그곳에서 몸보신을 하고 있었다
항아리 만큼 큰 뚝배기에
팔뚝만한 메기가
불가마속에서 펄펄 끓고 있었다
한증막에서 보다 더
많은 땀을 흘리며 먹은것 같다
이마에 땀을 식히며
지리산 뱀사골을 따라
고로쇠축제에 갔지만
축제현장은 볼수없었고
고로쇠 한 잔씩으로
아쉬움을 달래며 부산으로 향했다
슬로건 아래 완주 안덕마을에서의 힐링체험은
일상에서 지치고 힘들었던 마음을 치유하며
동문들과 함께 화합하는
열정의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춥고 길었던 겨울이 가고
만물이 생동하는 봄에
열정과 화합이라는 씨앗을 틔워
동문회의 발전 이라는
더 큰 열매를 기대해 본다.
출처: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부산지역총동문회 원문보기 글쓴이: 염정숙(국문학과 01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