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플라스틱 그릇, 검고 푸른 비닐봉지, 헌 스티로폼 상자마다
앞밭, 뒷밭, 들판에 올라온 온갖 푸른 것들을 캐담아 들고와 장바닥에 깔아놓고
오일장 바닥에 쭈그리고 앉은 그날의 인생마저 푸른 것들 따라 덤으로 깔아놓고
하루종일 손님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장마당의 어머니들.
대산리, 내기리, 평촌리, 월탄리, 방동리.....
사는 곳은 달라도
월곡댁, 금산댁, 하동댁, 주천댁...
이름도 다르고, 주름진 얼굴 모습 달라도
바닥에 깔아놓은 푸른 것들, 뭐 그게 그거
살아온 내력, 뭐 거기서 거기
장마당에 앉아 하루종일 읊어대는 말도 비슷비슷...
'이천원만 줘!'
시골 오일장 마당에 낮게 쭈그려 앉은 어머니들,
벌써 몇년 째인지 모른다.
작년에도 올해도,
재작년에도 그 전 해에도
지나는 사람들 신발부리만 보이면
고개를 처들고서 그저 '이천원만' 달라 한다.
달래, 냉이, 쑥부쟁이, 쑥, 돌미나리, 머위잎...
이른 봄 양지바른 시골 들판 비집고 올라온 연하게 푸른 것들이
빨간 플라스틱 그릇에, 혹은 바구니에
구겨진 비닐봉다리나 찌그러진 양푼에 한 몫씩 담겨
대충 이천원씩 팔려나간다.
'이천원만 줘'
누가 됐건, 어떤 이건
장마당을 오가는 '손님' 들이야
이제 당신보다 더 늙은 이는 거의 없으니
대충 말놓는다고 그리 흠될 일은 아니게 된 늙은 할마씨들이
덕담처럼,
주문처럼,
푸른 것들을 들이대며
'이천원만 줘.' 하신다.
이천원짜리 푸른 것들과
쭈그려 앉은 어머니들과
세상의 가장 낮은 곳에 깔린 모든 것들에 경배를 올리고 싶어지는
오, 강령 충만한 시골 오일장마당이여!
다섯자 주문이여!
이천원씩 이천번을 드리고만 싶은.....
겨울 견디고 자라난 어린 조선파와 돌미나리를 오일장에서 각 각 한 무더기에 2000원 씩을 주고 사서
파장아찌와 미나리무침을 했습니다.
조선파는 향이 좋고 잎과 대가 연하며 달콤한 맛이 있어 고촛가루와 멸치액젓, 매실효소, 검은깨, 다진마늘, 생강을 넣어
만든 양념에 버무려 장아찌를 만들었습니다.
나른하고 입맛이 떨어지는 봄 철에 제격입니다.
돌미나리는 살짝 데쳐 소금 약간과 조선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다진 마늘 약간과 들기름, 검은깨로 맛을 냈습니다.
맛과 향이 뛰어난 미나리는 특히나 객담을 삭히는 효과가 있어 매연이나 먼지, 황사 등 공기오염이 심한 이때에
기관지와 폐 등 호흡기관을 보호하며 중금속 해독 작용이 뛰어납니다.
의식동원(醫食同源)
음식이 곧 약이고 약이 곧 음식이란 말이 있듯이
산과 들에서 난 제철 음식 등, 우리 농산물로 차린 밥상으로 잘 챙겨먹기만 해도
무난하게 건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
사진 맨 마지막 요리는 돼지감자(뚱딴지) 겉절이입니다.
지인의 집에 방문했다가 식사대접과 함께 배운 요리입니다.
돌아올 때 선물로 한 봉다리 받아와 배운대로 실습했습니다.
돼지감자를 생으로 나박나박 썰어 고춧가루, 액젓, 효소, 파 마늘, 깨로 양념해 버무립니다.
생각보다 아삭아삭한 식감이 좋으며 맛도 달큰합니다.
무엇보다 효능이 다음과 같이 뛰어난 건강 자연식품입니다.
돼지감자의효능
1. 당뇨에 좋다 - 돼지감자의 경우 칼로리가 매우 낮으며, 소화가 잘 안 되기 때문에
흡수률 또한 낮기 때문에 많이 섭취한다고 하더라도 혈당이 높아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2. 변비에 좋다 - 돼지감자에는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 있어 장내 유산균을 증식시키는 역할까지 하기 때문에
변비에 특효라고 하는데, 특히 다이어트 시 나타나는 변비예방에 좋다고 합니다.
3. 췌장에 좋다 - 췌장은 당뇨와 연관이 있는 기관으로 인슐린을 분비하는 작용을 합니다.
돼지감자의 경우 이러한 췌장의기능을 정화해 주는 기능을 합니다.
무독성 식품인 돼지감자는 누구나 먹어도 되는 식품으로 맛은 담백하고
생으로 섭취할 때 아삭한 식감이 좋습니다.
첫댓글 조선파가 눈에 확 띄네요. 돼지감자를 생으로 먹는다는 것도 첨 알았습니다.
담 장날에 어머니들 뵈면 조선파 씨앗을 좀 구해보셨으면 좋겠네요. 씨앗나눔해서 조선파 좀 퍼뜨리게요~^^
아하~ 돼지감자도 겉절이를 하는군요.
돼지감자는 밍밍한 야콘 같기도 하고 감자같기도 하고 그래요..오히려 조려먹거나 볶아먹는 것보다 생으로 먹는 게 더 깔끔한 맛이 나더라구요.여기 동네에서는 깍두기도 담아먹고 그랬다네요. 샐러드로 먹기에 좋은 것 같아요.
어떤 분은 돼지감자를 푸욱 삶아서 뭉근히 조려 조청이나 묵도 만들어 먹는다고 해요.
간장 식초 설탕(효소) 등을 섞어 끓여부어서 장아찌를 담기도 하고요....
전이나 튀김을 해도 괜찮을 것 같긴 해요... 갈아서 부침해도 괜찮을 것 같고....
그리구보니 꽤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겠네요... 고정관념만 떨어낸다면... ㅎㅎㅎ
돼지감자에 대한 관심과 반응, 고맙습니다.
제가 바로 그 고정관념에 묶인 사람입니다. 나무네서 돼지감자를 채소로 넣어보자는 제안을 "낯설어서 사람들이 당황할 것 같다"는 주관적인 이유로 거절했거든요. 이럴때 꾸러미 실무자로서의 어려움이 확 커져요. 제 경험만으로 판단하지 말아야겠어요. 앞으로는 우리사이에 생산자들이 새로운 품목을 제안해주시면 생산자들이 모두 댓글을 달아서 결정을 하는걸로...
ㅎㅎ 안녕하세요, 오랜벗님! 오랜벗님 하고 부르니, 친근함이 느껴져 좋은데요? ^^
꾸러미 운영하시다보면 그런 애로가 있으시겠군요. 이해할 수 있을 듯해요.
정말 음식재료, 특히 채소류는 고정관념을 깨면 상당히 다양하게 요리할 수가 있더라구요...
저도 요즘 여기저기 음식 관련 커뮤니티를 통해 새삼 알아가고 배우고 있답니다. 요리에 관심이 많아서요.
다음 카페 <전통음식만들기>를 가끔 들러본다면 다양한 요리법을 배우는데 큰 도움이 되실 거예요.
전국의 내로라 하는 요리 고수들의 각축장이지요. 정말 별별 게 다 있어요.
잘 하면 그곳에 판매방을 개설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아하~~. 한번 구다볼게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