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햄의 감칠맛과 단맛, 잘 익은 신 김치의 얼큰함과 개운한 신맛이 어우러진 부대찌개는 50년 역사를 가진 서민의 음식이다. 이런 부대찌개는 크게 의정부와 송탄 스타일로 나눌 수 있는데, 같은 듯 약간은 다른 매력을 가진 두 지역의 부대찌개는 오늘도 서민들의 푸짐한 한 끼를 책임지고 있다.
전쟁과 가난을 추억하며 먹던 음식, 부대찌개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시절, 미군 부대 근처에서는 일명 ‘부대 고기’라 불리던 햄과 소시지를 쉽게 구할 수 있었다. 햄과 소시지를 처음 접한 사람들은 ‘고기로 만들었지만 고기는 아닌’ 맛에 흠뻑 빠져들었고, 전골 팬에 버터와 햄, 소시지, 양배추, 양파 등을 넣고 끓여, 막걸리 안주로 즐겨 먹었다.
얼큰한 국물 음식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은 여기에 고추장을 풀고 김치와 육수를 넣어서 얼큰한 맛의 찌개로 완성했다. 이것이 오늘날 즐겨 먹는 ‘부대찌개’의 원조다. 부대찌개는 당시 미국 대통령인 존든 B. 존슨의 성을 따서 ‘존슨탕’이라고도 불렸는데, 실상 군인들이 즐겨 먹던 음식이 아니라 미군 부대 주변에 살던 사람들이 만들어낸 음식이다.
부대찌개는 미군 군부대가 많이 주둔해 있었던 의정부와 송탄 지역에 밀집해 발달해왔다. 그러나 사실 의정부 스타일, 송탄 스타일을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어렵다. 식당마다 재료가 다르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다만 치즈나 라면과 같은 식품들의 대중화로 가감하는 식재료가 생기면서 지역마다 약간씩 다른 맛을 내고 있기는 하다.
의정부의 경우 맑은 육수를 사용하고 적당히 넣은 소시지와 햄이 김치 맛과 잘 어우러져 개운한 반면, 송탄 부대찌개는 소시지와 햄을 듬뿍 넣고 여기에 치즈와 베이키드 빈스를 넣어 좀 더 걸쭉하다. 또 식당마다 다르지만 돼지 뼈를 우려낸 육수를 넣는 곳도 있어 맛이 한층 진한 것도 특징.
한 냄비 푸짐하게 끊이면 별다른 반찬 없이도 밥 한 그릇 뚝딱 비우게 만드는 특별 메뉴로, 또 친구와의 술자리에서는 더없이 좋은 안주가 되는 부대찌개. 그 옛날 가난하고 어려웠던 시절이 만들어낸 음식이지만 이제는 누구나 즐겨 먹는 대표적인 대중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의정부식 부대찌개
기본 재료 신 배추김치 100g, 소시지·햄 80g씩, 다진 소고기 70g, 가래떡(떡국용) 50g, 팽이버섯·마른 당면 20g씩, 양파 ¼개, 대파 1뿌리, 두부 ¼모, 멸치 육수 2컵
양념장 간장·고추장·고춧가루 2큰술씩, 다진 마늘 1큰술, 생강즙 ⅓작은술, 후춧가루 작은술
만드는 법
1 잘 익은 신 배추김치의 속을 털어내고 송송 썬다.
2 소시지는 먹기 좋은 크기로 어슷썰기를 한다. 햄은 반은 채 썰고, 반은 한입 크기로 네모지게 썬다.
3 팽이버섯의 밑동을 잘라내고 물에 씻어 물기를 털어낸다. 양파는 껍질을 벗겨 씻어 굵게 채 썬다.
4 대파는 1×7㎝ 크기로 길이로 길게 썰고, 두부는 3×4×1.2㎝ 크기로 썬다. 가래떡과 마른 당면은 물에 담가 불려둔다.
5 분량의 재료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6 전골냄비에 다진 소고기를 포함한 모든 재료를 고루 돌려 담고 양념장을 얹고 육수를 부어 끓여가며 먹는다. 기호에 따라 라면을 넣어 먹는다.
송탄식 부대찌개
기본 재료 신 배추김치·소시지·스테이크용 소고기 100g씩, 햄 80g, 다진 소고기·베이키드 빈스·가래떡(떡국용) 50g씩, 슬라이스 치즈 2장, 양파 ¼개, 대파 1뿌리, 두부 ¼모, 마른 당면 20g, 돼지 뼈 육수 2컵
양념장 간장·고추장·고춧가루 2큰술씩, 다진 마늘 1큰술, 생강즙 ⅓작은술, 후춧가루 작은술
만드는 법
1 잘 익은 신 배추김치는 속을 털어내고 송송 썬다.
2 소시지는 먹기 좋은 크기로 어슷썰기를 한다. 햄은 반은 채 썰고, 반은 한입 크기로 네모지게 썬다.
3 양파는 껍질을 벗겨 씻어 굵게 채 썬다. 대파는 1×7㎝ 크기로 길이로 길게 썬다.
4 두부는 3×4×1.2㎝ 크기로 썬다. 가래떡과 마른 당면은 물에 담가 불려둔다.
5 분량의 재료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6 전골냄비에 스테이크용 소고기를 제외한 모든 재료를 고루 돌려 담고 양념장과 치즈를 얹고 육수를 부어 끓인다.
7 ⑥이 끓기 시작하면 스테이크용 소고기를 넣어 익혀 먼저 건져 먹는다. 기호에 따라 라면을 넣어 먹는다.
의정부 VS 송탄 부대찌개 맛 집
의정부 스타일
오뎅식당 허영만 작가의 <식객>에 등장하는 ‘오뎅식당’은 깔끔하고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인 부대찌개 전문점이다. 식성에 따라 두부나 감자만두, 라면 사리, 햄·소시지를 추가할 수 있다. 의정부 부대찌개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인기에 힘입어 본관과 별관으로 나누어져 있다. 문의 031-842-0423
경원식당 역시 의정부 부대찌개 거리에 위치한다. 1인분 8천 원이며 소시지와 햄을 많이 넣은 ‘듬뿍 부대찌개’는 9천 원이다. 이밖에도 국물보다는 건더기를 먹는 재미가 있는 부대볶음 메뉴도 있다. 잔반 없이 먹으면 라면 사리를 서비스로 받을 수 있다. 문의 031-846-5464
송탄 스타일
김네집 송탄 부대찌개집하면 사람들이 손꼽는 맛 집 중 하나인 ‘김네집’은 평택시 신장동에 위치했다. 고기와 햄이 듬뿍 들어가고 치즈까지 더해져 걸쭉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라면 사리는 미리 넣지 않고 밥을 먹은 후 남은 국물에 넣어 국물이 자작한 쫄볶이처럼 먹어야 제맛이다. 문의 031-666-3648
숯고개부대찌개 평택국제중앙시장 초입에 위치한 ‘숯고개부대찌개’는 부대찌개에 스테이크를 넣어 먹을 수 있어 인기다. 찌개 전용 소 등심 스테이크를 추가해 넣으면 찌개의 맛과 향이 더욱 풍부해진다. 주방에서 살짝 익혀 나오는 스테이크는 부대찌개에 넣어 샤브샤브처럼 건져 소금에 찍어 먹는다
출처: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