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정서(情緖)가 녹아있는 아리랑
<2> 강원도아리랑
강원도아리랑은 박자가 조금 빠른 엇모리장단으로 영동지방에서 모내기 소리로 불리던 아라리에서 나온 것으로 강원도 자진아라리라고도 한다. 이 아리랑은 소박하고 구슬픈 느낌을 주어 서울에서 불리는 경기 아리랑보다 훨씬 향토적(鄕土)인 맛이 난다. 그 밖에도 나의 고향마을인 강릉 학산(鶴山)마을의 오독떼기(강원도 무형문화재 제5호)에 나오는 ‘강릉 학산 아라리’도 있는데 모심기를 할 때 부르던 농요이다.
(후렴) 아리아리 쓰리쓰리 아라리요 아리아리 얼씨구 놀다 가세
◯ 열라는 콩팥은 아니 열고 아주까리 동백은 왜 여느냐~
◯ 아주까리 동백아 열지를 마라 누구를 괴자고 머리에 기름
♣아주까리와 동백은 기름을 짜서 식용이나 화장품, 머릿기름 등으로 두루 사용된다. ♣괴자고-사랑하자고
<3> 강릉 아리랑<모내기(자진아라리)>
강릉지방의 아리랑(아라리)은 상당히 빠른 자진모리인데 내 고향 학산 아라리가 대표적이다.
(후렴) 아리 아리 아리 아리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 심거주게 심거주게 심거주게 원앙에 줄모루 심거주게. ◯ 원앙에 줄모루 못 심그면 오종종 줄모를 심거주게.
◯ 이 논뱀에 모을 심어 장잎이 너울 너울 영화로다. ◯ 지여가네 지여가네 지여를 가네. 점심때 가야 지여를 가네.
◯ 점심 때를야 모르거든 갓을 야 쓰고서 숙여보게. ◯ 반달같은 점심코리 여기도 뜨구야 저기도 떴네.
♣ 심거주게-심어주게 ♣ 줄모루-줄 모를<줄을 맞춰 심는 볏모:모내기> ♣ 논뱀에-논배미에 ♣ 장잎-벼의 긴 잎
♣ 지여가네-늦어가네 ♣점심코리-점심을 담아오는 광주리(만드는 재료에 따라 버들고리, 대나무 고리, 싸리 고리)
<내가 어릴 적에 부르던 아리랑(강릉 학산(鶴山)>
(후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고개를 넘어 간~다.
◯ 논밭 전지 쓸만한 건 신작로(新作路)되고 / 지집년 쓸만한 건 양갈보 되네
◯ 망덕봉(望德峰) 꼭대기에 실안개 돌고 / 우리 님은 언제 돌아와 배구눌 뛰나
♣전지(田地)-논밭 ♣신작로(新作路)-일제강점기 우마차(牛馬車)가 다니도록 강제로 길을 넓힘 ♣지집년-계집년
♣양갈보-6.25때 미군을 상대로 몸을 팔던 창녀(娼女) ♣망덕봉(望德峰)-강릉(江陵) 금광리 앞 봉우리 이름
♣배구눌-쌍그네(둘이 마주 보고 타는 그네) ♣배구눌 뛰나~6.25 때 전쟁에 나간 남편을 그리워하는 의미(意味)
<4> 엮음 아리랑
강원도아리랑은 긴 아라리, 자진 아라리, 엮음 아라리로 구분되는데, 긴 아라리는 여러 사람이 돌아가며 노래하고 자진 아라리는 선후창(先後唱) 방식으로 노래하는 형식이다. 엮음 아라리는 주로 모를 심거나 밭을 맬 때 부르는데 앞부분에서 긴 가사를 촘촘히 엮어 부르고, 후반부의 선율은 긴 아라리와 같다.
◯ 우리 집에 서방님은 잘났던지 못났던지 얽어매고 찍어매고
◯ 장치다리 곰배팔이 노가지 나무 지게 위에 엽전 석냥 걸머지고
◯ 강릉 삼척에 소금 사러 가셨는데 백복령 구비구비 부디 잘 다녀 오세요.
♣백복령-정선에 있는 고개 이름 ♣장치다리-무릎을 펴지 못하는 사람 ♣곰배팔이-팔이 구부러져 펴지 못하는 사람
♣노가지 나무-노간주나무<척박하고 추운 땅에서도 잘 견디는 침엽수>
<5> 한오백년
강원도의 대표적인 민요로 정선아리랑, 강원도 아리랑과 함께 한오백년이 있다. 아리랑이라는 노랫말은 나오지 않지만 느낌은 아리랑과 거의 같은 민요로, 느린 중모리 장단에 성조(聲調)는 메나리 토리이다.
(후렴) 아무렴 그렇지 그렇구말고, 한 오백년 살자는데 웬 성화요
◯ 한 많은 이 세상 야속한 임아 / 정을 두고 몸만 가니 눈물이 나네
◯ 꽃 같은 내 청춘 홀로 늙어 / 남은 반생을 어느 곳에다 뜻 붙일꼬
◯ 살살부는 바람에 달빛은 밝아도 / 님 그리는 내 마음은 어제가 오늘
◯ 한 많은 이 세상 냉정한 세상 / 동정심 없어서 난 못 살겠네
그 밖에도 강원도는 지역마다 아리랑이 많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