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탐라문화제 제주어 말하기 초등부 최우수
꼼짝꼼짝 제주도 한락산 고사리 먹어봅데가?
하귀일초등학교 이유림 현은영 김효주 안준수 김시훈 (지도교사 김윤정)
할망 : ᄎᆞᆷ 이상ᄒᆞᆫ 거라. 동세벡이부터 나왕 ᄒᆞ여도 해가 저 우터레 올라가불민 경 하영 봐지던 고사리덜 다 어디레 가불엇인
고? 눈벨랑 봐도 ᄂᆞ시 보이질 아니ᄒᆞ여이? 잘 거꺼질 땐 ᄒᆞ루에도 멧 푸대썩ᄒᆞ영 돈버시는 ᄌᆞ미가 ᄒᆞ썰 잇엇인디,
오널은 베랑 거끄지 못ᄒᆞᆯ 생이로고.
아이들 : 꼼짝꼼짝 고사리 꼼짝 제주도 한락산 고사리 꼼짝...
아이들은 노래를 부르며 나와 여기저기 흩어져 고사리를 꺽고, 어멍아방 뒤따라 나온다.
어멍 : 산 우잇걸랑 거끄지 말라이?
(할망을 보고 놀라며) 아고게, 창수할머니 아니꽈?
할망 : 메께라? 어떠난 요디서 봐졈시니? 제주도 바닥이 영도 좁으카?
어멍 : 아이고 우리 집 아이덜 하도 고사리 거끄레 글렌 노랠 불런, 영 오랏수다게.
아이들 : 오십데가? (인사)
아방 : 게난 삼춘도 고사리 거끄레 오랏수과?
할망 : 아이구, 나사게, 봄나민 이거 ᄒᆞ영 용돈 ᄒᆞ썰 버실엄주게. 놀앙 무신 것 ᄒᆞ느니?
아방 : (아~ 하품하며 졸린 표정으로) 오널 쉬는 날이엔 늦ᄌᆞᆷ이나 늘어지게 자보카 ᄒᆞ엿인디
(다시 한번 하품하며 눈을 비빈다) 아이고 날 ᄇᆞᆰ으난 저 아으덜 ᄒᆞᆫ저 글렌 막 눈 벨라불곡 코 ᄌᆞᆸ아불곡
배야지에 올라타멍 ᄌᆞ들련, ᄂᆞ시 ᄌᆞᆫ디지 못핸 ᄒᆞᆯ 수 엇이 영 나오랏수다.
할망 : 잘 오랏저게. 식귀덜이 영 ᄒᆞᆫ디 나오난 오죽 보기 좋아게.
아방 : (기지개를 켠다) 아, 경ᄒᆞ여도 나완 보난 시원ᄒᆞ곡 좋긴 ᄒᆞᆫ게마씀.
아이1 : 에에, 경ᄒᆞᆫ디 다덜 동트난 왓인고라 ᄒᆞᆫ 불 ᄎᆞ례 거꺼불엇인게마씀.
아이2 : 할머니, 고사리 어디가 하영 싯수과?
할망 : 경 거들락거들락 허리 페왕 보민 고사린 읏인다. 허리 구불영 눈 크게 텅 ᄉᆞᆯ펴사 바려지주,
고사린 아척이 ᄒᆞᆫ 불 거꺼분 자리주마는 또시 두 불 시불 빈주룽ᄒᆞ게 고사리가 보이는 벱이어.
아이1 : (다시 들여다보는데 고사리를 하나 발견하고) 어? 고사리다. (몸을 굽혀 고사리 꺾는다)
아이2 : 아이고 이디도 잇저. 어? 이짝에도. (꺽은 것을 들여다보며) 이야~! 나 눈에도 고사리가 막 봐졈져이.
어멍 : 아이구게. 그 썹 올라온 거 보라. 그건 너미 세영 못 먹나. ᄉᆞᆱ아도 막 질기곡...
아이1 : 어머니, 이건 뒈어마씀?
아방 : 에이구, 경ᄒᆞᆫ디 그건 너미 ᄍᆞᆯ르다게. 허허, 꼭 지 닮은 거만 ᄒᆞ염신게.
아이1 : 이거 보라 나 하영 햇지이?
아이2 : 아니라. 나가 하영 햇저.
할망 : ᄒᆞᆫ목 허크라덜! 어느제 고사리 ᄀᆞ추룩 확 컨 성제가 ᄏᆞ찡ᄒᆞᆫ게!
어멍 : 아직 분시엇수다게. 배꼇듸 나왕 무신거 ᄎᆞᆯ려온 거 먹는 ᄌᆞ미에 졍 ᄂᆞᆸ드는 겁주.
경ᄒᆞ는 거 보민 고사리가 잘도 재게 크는 거라양.
아방 : ᄒᆞᆫ 자리에서 ᄋᆢᄃᆞᆸ, 아홉 불 솟아난덴 ᄒᆞ지 아니ᄒᆞ여? 경ᄒᆞ난 ᄌᆞ손 번성ᄒᆞ렌 꼭 젯상에 올린덴 ᄒᆞ염주. 맞주양?
할망 : ᄒᆞ고말고. 고사리 안 올령 식개 멩질 해저?
엿날에사 제숙도 마련ᄒᆞ젠 ᄒᆞ민 미릇 미릇 바당이 강 궤기 나까당 배갈랑 ᄆᆞᆯ려두곡
봄나민 고불락고불락ᄒᆞ멍 고사리도 거꺼당 ᄉᆞᆱ앙 ᄆᆞᆯ려두곡, 오직 신경이 하영 가서?
아이2 :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 살피다가) 아 저디 고사리 하영 잇저. (꺾다가 가시에 찔린 듯 비명소리) 아가기어!
할망 : 맹심허라이. 곱닥ᄒᆞᆫ 양지 가시낭에 긁어분다.
아이1 : (달려가 대신 꺽어들고 만족한 듯이) ᄒᆞᆫ 번에 시 개 거껏저! 야, 뒈게 질어~
아이2 : 그거 나가 먼저 본 건디. 이레 줘. 이레 줘.
할망 : (웃으며) 아이구 아으덜 고름배기질ᄒᆞ는 거 보라. 경ᄒᆞ여봣자 ᄒᆞᆫ조상, ᄒᆞᆫᄌᆞ손신디 갈 건디.
어멍 : 아멩ᄒᆞ여도 가시낭 아래 난 것덜이 뭉갈뭉갈ᄒᆞ여양?
할망 : 벳고사리보단사 더 보드랍곡, ᄒᆞ날 거꺼도 ᄆᆞᆼ글진 게 거끈 보람이 나주게.
어멍 : 경ᄒᆞᆫ디 요자기 고사리 만원에치 삿인디, 봉다리에 담은 거 보난 ᄒᆞᆫ 줌밧기안뒙데다양.
삼춘ᄀᆞ치룩 그거 ᄒᆞᆫ가닥썩 고불락고불락 굽어가멍 거껏일 거 생각ᄒᆞ민 비싼 건 아니우다마는
요ᄉᆞ시 물가가 하도 빗나부난 ᄒᆞᄊᆞᆯ 싼 수입산으로 사카 ᄒᆞᆫ 생각도 들어집데다.
아방 : 아멩 ᄀᆞᆯ아도 맛 좋기로는 우리 제주 고사리가 질 아니꽈양.
할망 : 아이구, ᄀᆞᆯ앙 무신거ᄒᆞ여! 식개 맹질ᄒᆞ당 남은 고사리 놩 육개장을 끌려봐. 얼메나 듬삭ᄒᆞ여게.
아이1 : 어머니, 우리도 이걸로 육개장 끌령 먹게양?
아이2 : 나도 고사리 육개장 먹젠.
어멍 : 식갯상에 올릴 거 ᄆᆞᆫ저 ᄒᆞ여뒁게.
아이구, 이거 봅서 이거. 고사리 육개장이렌 ᄒᆞ민 아방이고 아으덜이고 막 ᄃᆞᆯ려들어마씀.
아방 : 소주 ᄒᆞᆫ잔 딱 올려놩 그거 안주ᄒᆞ영 ᄒᆞᆫ디 먹으민~ 아! ᄎᆞᆷ말 기가막힙주! 경 안ᄒᆞ꽈?
할망 : ᄒᆞ고말고! (아이1 보고) 아이고, 얘야. 느 어염에 고사리 거끄라.
아이1 : 할머닌 어떵ᄒᆞ난 눈도 어둑은디. 우리보단 더 잘 봠수다양.
할망 : 아이구, 할망은 눈 안터도 고사리 거꺼진다. 나 쟁이 아니가게, 쟁이!
아이2 : 우리 ᄈᆞᆯ리 고사리 하영 이신 듸레 가게. 오널 하영 거꺼사 육개장도 하영 행 먹을 거 아니?
어멍 : 이젤랑 저레 가 봐사뒈쿠다. 우리사 놀레 오랏주마는 삼춘 일ᄒᆞ는디, 너미 방애ᄒᆞᆫ 거 아니꽈?
할망 : 에에! 아니어게. (아이들에게) 고사리만 ᄎᆞᆽ앙 너미 떨어졍 댕기지 말라이?
어멍아방 조름에 조차사 질 일러먹지 아니ᄒᆞᆫ다.
할망 : (고사리 꺾으며 몇 발짝 진행하며 혼잣말 하듯이) 이 철뒈민 나나 ᄂᆞᆷ이나 고사리 거끄레 ᄆᆞᆫ딱 기어나와 노난
온 산에 드르에 밋밋 사름천지! 경ᄒᆞ당 보난 ᄀᆞ치덜 가도 고사리 거끄젠 눈이 벌겅ᄒᆞ영 막 삐어졍 ᄒᆞ당 아쓱ᄒᆞ민
질 일러불엉 헤매는 삼춘덜이 꼭 이십주. 핸드폰이 이서도 어디 잇젠 ᄀᆞᆯ알져사 말이주.
(문득 생각난 듯 주위를 살티더니) 아이고 말만 ᄒᆞ당 보난 질 일어분 일이 놈 일이 아닌게게. 큰일낫저.
ᄒᆞᆫ저 질 ᄎᆞᆽ아봐사 뒈키어.
(전후좌우 살피다 손바닥에 침을 뱉고 다른 손으로 쳐 침이 튄 방향을 보며) 이짝이 맞은가마씀?
(목소리를 높여) 양-! 양-! ᄌᆞᄁᆞᆺ디 누게 잇수과?
(황급히 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