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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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경
[내가 살면서 겪은 세 가지 직관]
저는
원래 굉장히 합리적인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살면서
세 가지의 직관적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경험을 말하기 앞서서 제가 어느 정도로 합리적인 사람이었는지를
이야기 하고싶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당시, 수능을 끝내고 친구 세 명과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을 때, 저는
우선적으로 여행을 갈 수 있는 수단을 따졌습니다. KTX를 탈 것인가,
배 또는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를 갈 것인가, 고민하던 중 수많은 검색 끝에 ‘내일로’라는 제도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따라서 저는 ‘내일로’ 를
통해 여행을 가면 어느 정도의 표 값이 필요한 지 계산해보았고 그에 맞춰 대략적인 예산을 넉넉히 잡아 두 달 정도 알바를 했습니다. 순전히 여행자금을 마련하기위한 알바였습니다. 여행자금이 모였을 때에는
친구와 함께 3박4일의 계획을 짰습니다. 엑셀을 실행해 그 날 하루 시간단위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몇 시부터
몇 시까지는 밥을 먹는 시간 이렇게 밥을 먹고 휴식하는 시간까지 구체적으로 정했습니다. (심지어 식사시간은
음식이 조리되어 나오는 시간까지 고려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렇듯 한 번 여행을 떠나면 모든 활동 시간을
시간대로 정해야 안심이 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여행을 하던 중 직관을 경험하는 일이 생기게 됩니다.
첫번째
직관: 저는 친구 두 명과 내일로를 이용해 단양과 안동에 가기로 했습니다. 단양에서 1박2일을 지내는
일정이었는데, 도착한 다음 날 아침에 패러글라이딩을 체험하고 안동으로 이동해서 안동에서 점심을 먹을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춥디추운 겨울 바람이 거센
탓에 저와 친구들은 3시간을 대기해야만 했습니다. 즉, 계획했던 일정에 차질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저와 친구들은
즉흥적으로 여행 계획을 바꿔야만 했습니다. 늦은 오후에 도착해서 점심으로 계획했던 간고등어구이를 저녁으로
먹어야 했으며, 깜깜한 밤이 되어서야 벽화마을에 도착해야만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생각과 다른 일정에 당혹감을 느꼈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것이 오히려 더 추억이 되었습니다. 노란 가로등 불빛을 조명삼아 벽화 아래 사진을 찍는 경험은 색달랐습니다. 또한, 즉흥적으로 계획을 짬으로써 친구들과 제가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게 되었고, 서로 의견을 조절해가며 싸우는 일도 없게 되었습니다. 또한, 갑작스레 걷게 된 거리에서 마주한 1년 뒤 편지를 보내주는 우편함은
저희에게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두번째
직관: 제가 초등학생일 때, 저의 가족들과 친척들은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를 모시고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문제는 계곡에 가면서 생겼습니다. 사촌 언니는 아무런 생각없이 계곡 속에 있는 저를 앞으로 밀쳤고 저는 갑자기 깊어진 수심에 허우적거렸습니다. 생사의 갈림길에 있었던 어린 저는 앞에 있던 다른 모르는 어른을 잡고 얕은 수심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죽을 지도 모른다는 순간에 살기 위해 들은 생각을 몸으로 실천한 것입니다. 만약
제가 합리적으로 생각했다면, 저는 앞의 있는 그 분의 옷가지를 잡아서 얕은 곳으로 나올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왜냐면 그런 행동은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이고 어쩌면 그 분까지 위험에
빠지게 할 수 있는 행위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위험에 빠진 순간에 드는 생각은 도덕적 윤리가
아니라 단지 내가 당장 살아야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는 생각과 살고자 하는 욕망이었습니다. 만일 제가
그 순간 직관을 발휘하지 않았다면 저는 지금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입니다.
세번째
직관: 저는 원래 엄청난 걱정쟁이라서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번 6월 25일에 떠나는 ‘코타키나발루’로 가는 것을 결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겨울방학을 보내던 당시, 저는 어떠한 사건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고 일상 자체가 우울한 날들의 연속이었습니다. 한국에 있으면 계속 우울한 생각밖에 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국내를 떠나 해외로 기분전환을 갈 것을 결정했습니다. 이는 제 첫 해외여행인데 그 생각을 가진 바로 그 날 비행기 표를 예매할 정도로 갈망하며 여행을 확정지었습니다.(심지어 여권도 없었으면서 말이죠!) 따라서 여행을 가서 무엇을 할
지 대략적인 활동들을 알아보는 것도 그 추후에 일어났고, 이번에 전과같이 시간대로 일정을 짜는 것이
아니라 큰 틀로 어떤 활동, 어떤 활동을 여행 내로 하자라는 것만 정했습니다. 이렇게 여행을 가기로 결정하니 여행 전에 받는 스트레스조차 없었고 설레는 마음만 계속 지닐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번 학기를 지내면서 저는 많은 수업에 불참하였습니다. 학생의 본분은
공부를 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저에게 있어서 이번 학기는 학업보다도 더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경험을
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대로 여유를 즐기면서 즐겁게 보낸 학기는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저는 항상 좋은 학점을 받기 위해 끝없이 노력해왔으며 그보다 더 한 압박감을 받아왔습니다. 이러한 제 상태는 신체적 질병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학기를 학업보다 평소 하고 싶었던 활동에 의의를 두며 활동하니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없었으며, 지금은 오히려 이제서야 정말 하고싶어서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때로 수업에 자주 빠지는 저를 보며 친구들은 “그건 네 충동이다. 충동은 조절해야 해.” 라 말합니다. 물론 제 행동이 충동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로 인해 제가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더라면 얻을 수 없었던 추억과 가치를 얻었으며 더 나아가 미래에 공부를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이번 학기의 제 선택들은 결국 저에게 좋은 일들만 생기게 해준 직관적 삶이었음을 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