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를 절에서 제사 지낸다?
예수를 절에서 제사 지낸다?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하냐고 한다면
그 분은 초심자이실 겁니다.
불교에서는 예수재라는 재가 있습니다.
이 행사는 해마다 하는 행사가 아니고,
유독 윤달이 든 해,
즉 윤년에 주로 행해지기 때문에
그 뜻을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은것 같습니다.
예수재란 본 이름은
‘예수시왕생칠재豫修十王生七齋’를 간단히 줄여서 하는 말입니다.
또는 ‘생전예수재’라고도 합니다.
생전예수재란?
살아있는 생전에 지내는 예수재란 뜻으로
사후에 지내는 49재와 대비해서 쓰는 말입니다.
‘예수’는 기독교인들이 오해하듯이
기독교인들이 신앙하는 예수가 아니고,
‘미리 닦는다.’는 뜻의 한자말입니다.
‘생칠재’란?
산사람을 위해서 지내는 7·7재를 말합니다.
사람이 죽으면 7·7재 즉 49재를 지내는데
이 예수재는 죽은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산사람을 위해서 살아생전에 지내는 49재인 것입니다.
시왕은 명부冥府의 십대왕十大王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명부는 사람이 죽으면 일차적으로 불려가서
심판을 받는다고 하는 저승을 말합니다.
이 명부에는 열 분의 임금이 있어서
각지 자기가 담당하는 사람의 죄를 심판한다고 합니다.
사람이 죽으면 죽는 날로부터 49일까지는 7일 마다,
그 뒤에는 백일, 소상小祥 대상大祥 까지
차례로 시왕에게 생전에 지은 선악업을 받는다고 합니다.
시왕의 십대왕은 시왕十王,
또는 시왕님이라고도 불리는데
십대왕의 명칭은
제1 진광대왕, 제2 초강대왕, 제3 송제대왕, 제4 오관대왕, 5 염라대왕, 제6 변성대왕, 제7 태산대왕, 제8 평등대왕, 제9 도시대왕,
제10 오도전륜대왕입니다.
사람이 죽으면 49일 동안
중음신中陰身으로 떠돌다가 자리를 잡는다는
불교의 사후 세계관에 중국의 삼년상三年喪 관념이 결합하여
죽은 날부터 49일까지는 7일마다,
그 뒤에는 100일,
1년 되는 소상小祥과 3년 되는
대상大祥까지 모두 10번,
십대왕 앞에서 이승에서의 과보果報를 심판받아
지옥·아귀·축생·아수라·인간·천상으로 받습니다.
살아서 선행을 많이 한 사람은
좋은 곳에 태어나 복덕을 누리겠지만
평소 그렇게 살지 않은 사람은 아귀 지옥에서 고통 받습니다.
따라서 효심이 지극한 자손들은
행여나 '돌아가신 부모님이나 조상님이
살아생전의 업으로 고통 속에서 지내지 않을까?'
죄업을 참회하고 극락왕생을 발원하며
지극정성으로 사십구재나 천도재를 지내게 됩니다.
이렇게 사후에
십대왕에게 심판받는다고 하는 시왕신앙을 믿으며
부모님이 천상에 태어나기를 발원하고 자손들의 안녕과
복덕을 기원하는 천도재를 지내는 것은
효심 깊은 불자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로 여겨왔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대가족제도에서 핵가족시대로 변하고,
요즘은 또 여러 가지 복잡한 사회 환경에 따라
젊은 남녀들 사이에 결혼이
인륜대사人倫大事 필수불가결必須不可缺의 요소가 아닌
선택사항이 되어가고 있으니
앞으로 일가一家를 이루는 일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스스로가
생전예수재生前預修齋(살아 있을 때 사후를 위하여
미리豫 닦는修 재齋)를 지내
자기 자신의 내세를 지혜롭게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시왕도의 도상圖像은 거의 일률적이어서
상단에는 책상 앞에 앉은 시왕이
판관, 사자, 동자 등을 거느리고 망자를 심판하는 광경,
하단에는 망자가 지옥에서
옥졸들에게 무서운 형벌을 받는 장면을 묘사하였습니다.
지옥 장면은 시대와 지역 등에 따라 다르지만
제1대왕도는
망자를 목판 위에 눕히고
몸에 못을 박는 장면,
제2대왕도는
나무판에 죄인을 묶고
뱃속에서 오장육부를 끄집어내는 장면,
제3대왕도는
죄인을 판에 묶고 혀를 빼내
그 위에서 소가 쟁기질하는 장면,
제4대왕도는
옥졸이 죄인을 창으로 꿰어
펄펄 끓는 솥에 집어넣는 장면,
제5대왕도는
죄인을 쇠절구에 넣고 찧는 장면과
업경業鏡에 죄를 비춰보는 장면,
제6대왕도는
옥졸이 죄인의 팔다리를 잡아
날카로운 칼이 꽂힌 숲에 던지는 장면,
제7대왕도는
형틀에 죄인을 묶고
톱으로 몸을 자르는 장면,
제8대왕도는
철산鐵山 사이에 죄인을 끼워 놓고
줄을 놓아 압사壓死시키는 장면,
제9대왕도는
죄인들을 얼음산에 던져 넣는 장면과
업칭業秤에 죄의 무게를 다는 장면,
제10대왕도는
법륜대法輪臺를 통해
육도윤회 하는 장면이 그려져 있습니다.
예수재는 살아생전에 이들 명부의 대왕들에게
미리 공양을 올림으로써
죽은 후에 그 덕을 보자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죽으면 불자들은 49재를 지내는 데
예수재는 죽은 후가 아니라
살아생전에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미리 죄업을 뉘우치고 미리 죄업을 깨끗이 함으로써
생전에는 좀 더 안락한 생활을 하고,
죽은 후에는 삼악도에 윤화하지 않고
상품상생上品上生하려는 목적에서 베풀어지는 불사입니다.
유래는 이렇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빔비사라왕 이야기를 올리겠습니다.
이것이 오늘 드리는 따끈따끈한 일이다.
2024년 07월 31일 오전 06:06분에
남지읍 무상사 토굴에서 운월야인雲月野人 진각珍覺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