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 세계관의 자살(4)
포스트모더니즘이 문학이론에서는 해체주의(deconstructionism)로 나타난다. 개인은 공동체상의 회원이 되므로 구성된다. 따라서 개인은 독창적인 사상을 가질 수 없고, 그들이 속한 공동체의 사상을 반영할뿐이다. 론란드 바르테즈(Roland Barthes)는 문학작품은 주변문화로부터 추출한 인용문들로 짠 직물에 불과한 것으로 보았다. 이때 저자는 죽는다. 따라서 문학비평은 본문의 이면으로 들어가 충돌하는 의미들을 발굴해내어 해체하고자 시도한다.
만일 모든 작품이 공동체로부터 도출해낸 충돌하는 인용문들의 집합체이기 때문에 저자의 죽음이 불가피하다면, 바르테즈의 위 주장을 담은 작품도 "저자의 죽음"을 피할 수 없다. 포스트 모더니스트들이 형이상 설화를 반대하는 이유는 나치즘이나 공산주의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어느 한 종족의 형이상 설화를 전체로 확장되었을 때 폭정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은 다양성을 강압적으로 억압하는 태도로 나타난다.
포스트모더니즘은 다양성을 최우선적인 가치로 강조한다. 전체주의가 큰 형이상 설화로부터 나타났다면, 권력 집중을 막는 길은 작은 다양한 설화들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러나 단지 인종, 계급, 성과 같은 특정한 그룹의 작은 설화들만 선정되고, 지성적, 정치적, 신학적 다양성이 포스트모더니즘과 충돌하면 배제된다. 또한 포스트모더니즘이 추구하는 특정한 다양성을 공유하지 않으면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명목으로 특정한 언어코드, 감수성 훈련, 금서 등의 폭정을 동원하여 강압한다. 다양성을 위한 운동 자체가 강압적인 폭정으로 나타난다.
미셸 푸코(Michel Foucault)에 따르면, 통전적인 자아에 대한 우리의 감각은 과거의 사건들의 "텅 빈 종합" 곧 허구적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정체가 허구적이라면, 푸코는 누구이며. 그의 책에서 말하는 주체는 누구인가? 더욱이 통전적 자아의 실재를 거부하는 것은 일상적인 경험에 배치된다. 우리는 아무리 많은 삶의 변화를 만나도 하나의 지속적인 자아를 인식한다. 통전적 자아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보편적인 인식이다.
~이상원, 《프란시스 쉐퍼의 기독교 변증》, p.21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