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아는 지방 덩어리는 백색 지방세포다. 잉여 영양분을 세포 안에 축적해 살이 찌게 만드는 주범이다.
반면 영양분을 태워 없애는 착한 지방세포도 있다. 바로 갈색 지방세포다. 국내 연구진이 백색지방을 갈색지방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UNIST 생명과학과 고명곤 교수팀은 TET 단백질을 억제하면 백색 지방세포가 갈색 지방세포화 되고 기존 갈색
지방세포는 더 활성화돼 열량 소비를 촉진하고 비만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전북대 안정은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는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23일(현지시각)자로 공개됐다.
실제 지방조직에서 TET 단백질 발현이 억제된 생쥐는 고지방식을 먹여도 지방세포의 크기가 커지지 않고 체중 증가가
억제됐으며, 인슐린 저항성, 고지혈증, 지방간 등 대사질환 관련 지표가 모두 좋아졌다. 고 교수팀은 비만 생쥐의
지방조직에서 TET 단백질이 과다하게 발현돼있다는데서 착안해, 이 같은 실험을 했다.
제1 저자인 변성준 대학원생은 “TET 단백질 결손으로 베타3 아드레날린 수용체의 발현이 증가하고, 활성화돼 나타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베타3 아드레날린 수용체는 뇌에서 내려온 신호를 전달해 지방세포가 영양분을 태워 열을 내도록
매개하는 물질이다.
TET 단백질의 구체적 역할도 분자 수준에서 밝혀냈다. TET 단백질은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효소와 직접 결합해, 이 효소를
베타 3 아드레날린 수용체 유전자 영역까지 안내하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연구를 주도한 고명곤 교수는 “TET 단백질의
작용원리를 이용해 신체 에너지 소비를 극대화할 수 있는 비만·대사질환 등의 치료 전략을 제시한 중요한 과학적 발견”이라며
“뇌 신경에 직접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거나, 소화 흡수를 방해하는 방식을 대체할 수 있는 비만 치료제 개발의 전기가 될 것”
으로 기대했다.
갈색지방 세포를 활성화하거나 백색지방을 갈색지방세포화 하는 방식은 비만 치료제 개발의 새로운 표적이 되고 있다.
고 교수팀도 이 결과를 기반으로 TET 단백질의 발현과 활성을 조절해 비만, 당뇨 등 대사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혁신 신약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DNA 메틸화를 조절하는 TET 단백질이 히스톤 단백질 탈아세틸화에도 관여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힌
연구이기도 하다. DNA 메틸화나 히스톤 단백질 탈아세틸화는 타고 난 유전자인 DNA 염기서열을 변하지 않으면서도
유전자 발현이 조절되는 후성유전학적(epigenetic) 현상이다.
연구수행은 한국연구재단, 기초과학연구원(IBS), UNIST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논문명: Loss of adipose TET proteins enhances β-adrenergic responses and protects against obesity by epigenetic
regulation of β3-AR expression)
연구 결과 개요
1. 연구배경
TET (Ten-eleven-translocation) 단백질1)은 후생유전학적2) 효소로서 메틸화된 사이토신을 산화시켜 DNA 메틸화를 조절한다.
다양한 암 조직에서 유전적 변이 혹은 기능 손실이 관찰된다. 최근 암 조직 뿐 만 아니라 기타 여러 조직 및 질병에서 TET
단백질의 후생유전학적 역할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에너지 대사에서의 기능은 잘 밝혀져 있지 않았다.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TET 단백질이 지방세포의 분화에 영향을 미치고 에너지 대사에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은
제기되어 왔으나, 실제 생체 내 TET 단백질의 기능을 조절하여 비만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지, 그렇다면 그 작용 메커니즘은
무엇인지 분명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또한, 베타3 아드레날린 수용체3)를 통한 신호전달은 지방조직에서 지방분해 및 열 생성을 조절한다. 비만이 유도된 각종
동물모델이나 환자에서 베타3 아드레날린 수용체의 발현 및 신호전달이 억제되지만 이를 조절하는 분자 기전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팀에서는 지방세포에서 TET 단백질을 통한 베타3 아드레날린 수용체의 발현 및 신호전달이 어떻게 조절되는지 작동원리를 밝혀내었다.
2. 연구내용
본 연구팀은 실험용 생쥐에 고지방식이를 제공하여 비만을 유도할 경우 지방조직에서 TET 단백질의 발현과 활성이 증가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이 단백질의 발현 증가가 지방세포의 에너지 대사 과정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운 뒤, 이를 지방세포 배양 및 동물모델을 활용하여 생체 내외에서 이를 검증했다. 이를 통하여, 지방세포에서 TET 단백질이 베타3
아드레날린 수용체 발현과 신호전달 과정을 조절하여 비만을 촉진한다는 것을 규명했다.
TET 단백질이 결손된 지방세포와 생쥐모델에서 베타3 아드레날린 수용체의 발현 과 신호전달이 증가하며 그 결과 열 생성
및 지방산 산화에 필요한 유전자 발현, 지방 분해, 열 생성이 촉진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 연구진은 정상 실험쥐와 지방조직 특이적으로 TET 단백질이 결핍된 실험쥐에 고지방식이를 제공하여 비만을 유도하고
그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TET 단백질이 결핍 된 실험쥐에서 비만이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야생형(Wild type, 유전자
변형이 되지 않은 경우)에 비해 이들 TET 결손 생쥐에서는 지방세포의 크기 및 체중이 증가하지 않았으며, 인슐린저항성,
고지혈증, 지방간 등 각종 대사질환 및 지방조직 내 염증반응이 유도되지 않았다. 또한, 저온 자극이 가해질 경우 TET 단백질이 결핍된 생쥐에서 열 발생과 에너지 대사가 촉진되어 체온이 높게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TET 단백질이 결핍된 생쥐 모델을 분석한 결과 TET 결손에 의해 최근 비만 치료에 각광 받고 있는 갈색지방의 활성이
증가함을 확인하였으며, 백색 지방조직 속 갈색 지방세포의 기능을 가지는 베이지 지방세포가 크게 증가함을 확인했다.
야생형 생쥐에서는 비만 유도 시 지방조직 내 베타3 아드레날린 수용체의 발현이 현저히 감소하지만 TET이 결손된 생쥐에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었다. 이는 TET 단백질이 히스톤 탈아세틸화 효소에 직접 결합하여 베타3 아드레날린 수용체 유전자로 안내함으로써 그 발현을 직접적으로 억제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TET 단백질이 결핍된 실험쥐에서 비만이 유도
되더라도 베타3 아드레날린 수용체의 활성이 여전히 높게 유지되어 지방세포의 에너지 소비와 열 생성이 증가하게 되어
비만이 억제됨을 확인하였다.
3. 기대효과
본 연구를 통해 TET 단백질이 지방조직에서 베타3 아드레날린 수용체의 발현 및 신호전달을 조절하는데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함이 확인됨에 따라 TET 단백질의 발현과 활성을 조절함으로써 비만 및 대사증후군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 본 연구팀에서는 TET 단백질의 발현 및 활성을 조절하는 새로운 조절물질을 발굴하는 연구를 수행 중에 있으며,
이를 통해 비만, 당뇨 등 대사질환 및 암 치료제 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림 1. TET 결손 생쥐에 고지방식을 먹이는 실험 결과
(A) 고지방식을 먹여 비만을 유도하였을 때 TET 단백질이 결핍 된 실험쥐의 체중이 덜 증가함(붉은색)
(B) TET 단백질이 결핍된 실험쥐(TKO)는 고지방식을 먹였을 때도 지방세포 크기가 덜 커짐
(C) TET 단백질이 결핍 된 실험쥐는 인슐린저항성이 개선됨
그림 2. TET 억제 실험쥐의 지방세포에서 베타3 아드레날린 수용체의 발현과 열 생성 증가
(A-D) TET 단백질이 결핍 된 실험쥐의 지방 조직에서 베타3 아드레날린 수용체의 mRNA와 단백질의 발현이 증가함
(E) TET 단백질이 결핍 된 실험쥐의 열 생성이 증가함
(F) TET 단백질이 결핍 된 실험쥐의 갈색 지방에서 열 생성 단백질의 발현이 증가함
그림 3. TET 단백질에 의한 베타3 아드레날린 수용체 발현 조절 원리와 대사질환 치료 전략 모식도
TET 단백질이 히스톤 탈 아세틸화 효소에 결합하여 베타3 아드레날린 수용체 발현을 직접적으로 조절함을 확인했다. 따라서 TET의 기능을 억제함으로써 지방조직에서 열 생성, 지방분해를 촉진하고 이를 통해 에너지 소비를 증진시켜 비만, 당뇨 등 대사질환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위 그림에서
출처: [BRIC Bio통신원] 지방 태우는 ‘착한 지방세포’ 늘려 비만 치료 할 단초 찾았다! (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4257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