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며칠동안 흐리고 바람이 불었는데 오늘은 화창한 날씨였습니다.
오늘도 음악을 사랑하는 분들이 한 자리에 모였고 특히 한국에 가셨다 오신 분들이 다시 오셔서 더욱 화기애애한 오늘의 음악회였습니다. 다음은 오늘 감상한 내역입니다.
보로딘(Alexander Borodin, 1833-1887)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조지아의 귀족 루카 게데바니슈빌리(Luka Gedevanishvili)의 사생아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음악과 자연과학에 흥미를 느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의과 학교에 들어갔다. 1863년 밀리 발라키레프를 사사하기 전까지 작곡을 정식으로 배우지 못했다. 졸업 후 모교의 교수로 있으면서 학생들에게 의학을 가르치는 동시에 작곡도 하였다. 1859년부터 3년간의 유럽 여행을 통해 서구의 음악을 직접 접할 수 있었다.
1869년에 발라키레프는 보로딘의 1번 교향곡을 지휘했고 같은 해에 보로딘은 두 번째 교향곡의 작곡을 시작했다. 1869년에 보로딘은 이고르 왕자라는 오페라에 착수했다. 이 작품은 그의 작품 중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여겨진다. 그 중의 《Polovtsian Dances》는 단일 작품으로도 연주되며, 그의 작품 중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이다. 하지만 화학자 일이 너무 많아서 오페라 작업이 느려지게 되었고, 결국 유작으로 남겨져 니콜라이 림스키코르사코프와 알렉산드르 글라주노프에 의해서 완성된다.
보로딘은 현재 작곡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알데하이드의 연구 등 화학자로서의 업적도 있다. 그 자신이 말했듯이 “일요일 작곡가”였기 때문에 당대의 작곡가만큼 다작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대중적인 교향시 《중앙 아시아의 초원에서》, 두 개의 현악 사중주와 많은 가곡과 피아노 소품을 남겼다.
보로딘 <교향곡 제2번> Symphony No.2 in b minor
보로딘의 교향곡 제2번은 그의 작품 가운데 오페라 <이고르공>과 함께 가장 잘 알려진 걸작이다. 베토벤 해석의 권위자인 팰릭스 바인가르트너(1863-1943)는 <베토벤 이후의 교향곡>이라는 평전에서 “러시아 및 러시안의 국민성을 알려면, 차이콥스키의 <비창 교향곡>과 보로딘의 <교향곡 제2번>을 들어봐야 한다.”며, “러시아에 가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 곡을 들으면 쉽게 러시아 사람들의 기백과 생활에 대한 애정, 그리고 자연의 힘을 상상할 수 있다. 그것은 러시아의 자연에 대한 찬가이며, 러시아의 대지를 비추는 태양을 찬양하는 노래다.”라고 극찬하였다.
제1악장은 소나타형식이다. 현의 유니즌으로 거칠고 강한 제1주제가 나온다. 주제의 후반은 목관악기 선율과는 대조적으로 바이올린이 피치카토로 연주한다. 이어 거인의 발걸음처럼 힘을 더해 처음의 주제를 반복한다. 제2주제는 첼로의 부드러운 선율로 연주된다.
제2악장은 스케르초 프레스티시모로 금관합주로 연주되다가 현의 피치키토와 하프로 이어지고 혼, 그리고 저음현이 스케르초 주제를 피치카토로 연주하면 목관이 이를 장식한다.
제3악장은 3부 형식이다. 하프의 아르페지오 반주로 클라리넷 솔로가 옛 러시아 선율을 연주하면 혼이 이것을 받아 음유시인의 노래를 연주한다. 이 선율은 클라리넷으로 이어진다
제4악장은 탬버린과 큰북이 화려한 음향 효과를 만들어낸다. 발전부에서는 느린 선율의 렌토가 삽입되면서 트롬본과 튜바가 무거운 악상을 연주하는데, 곧바로 알레그로 피날레의 서두 악상으로 들어가면서 새로운 선율이 나타나 크게 전개된 후, 제2주제에 따른 전개가 이어지면서 웅혼장대한 화음으로 연주된다. 마지막은 서두의 악상이 열정의 피날레를 만든다.
Andrew Davis가 지휘하는 The Toronto Symphony의 연주로 듣자
보로딘 현악 사중주 2번 D 장조
보로딘은 2개의 현악사중주를 작곡했는데 그의 이름을 유명하도록 만든 그의 대표작이 바로 이 2번 현악사중주다. 오늘 러시아 실내악의 자부심이라 일컬어지는 보로딘 현악사중주단의 연주로 듣자
보로딘 현악 사중주단 Borodin String Quartet
정통 현악4중주단의 진수를 보여주며 현재까지 러시아 실내악의 자부심으로 굳건히 이어져온 보로딘 현악 사중주단은 1945년 4명의 모스크바 음악원 출신 연주자들로 결성되었으며 원래 이름은 ‘모스크바 필하모닉 4중주단’이었으나 창단 10주년인 1955년부터 ‘보로딘 현악 4중주단’으로 새롭게 태어나 현재까지 60여년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단원들 중 첼리스트 ‘발렌틴 베를린스키’는 초기부터 활동하던 멤버이며 바이올리니스트 ‘안드레이 아브라멘코프’는 25년 전에 합류했다.
제1악장 (Allegro moderato) 투명하고 신선한 음악이 펼쳐지는 제1악장 다음에는 소나타 형식으로서는 약간 특이하게 스케르쪼의 제2악장이 뒤따른다.
제2악장 (Scherzo Allegro) 이 악장에서는 왈츠와 같이 경쾌한 스케르쪼가 차이코프스키와 보로딘이 많은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제3악장 (Nocturne Andante)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가득한 자유로운 3부형식으로 제1 주제는 그 자체가 너무나 아름다울 뿐 아니라, 캐넌으로 재창조되어 나타나며 더욱 깊은 감동을 안겨준다. 보로딘은 이 4중주곡을 아내에게 바쳤는데, 이 캐년은 바로 사랑하는 연인들이 나누는 가장 달콤한 대화라고 한다.
제4악장(Finale Andante-Vivace) 처음 안단테의 짧은 서주에서 두개의 요소가 조용하게 제시되며 곧 이어 비바체의 빠르기로 생동감이 가득한 가운데 짝을 이루어 나타나며, 마지막엔 밝고 쾌활하게 끝을 맺는다.
중앙 아시아의 초원에서(In the Steppes of Central Asia)
이 작품은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 2세의 즉위 25주년(1880년)을 축하하기 위해, 러시아의 민족적 자료를 바탕으로 한 표제음악이다. 보로딘은 이 곡의 악보 서두에 다음과 같이 썼다.
“황량한 중앙 아시아 초원의 고요 속에서 한가로운 러시아 노래가 들려온다. 아득히 멀리서 말과 낙타의 말굽 소리에 섞여 이국적인 노래가 들려온다. 이윽고 이 지방 사람들에 의해 편성된 대상(隊商)이 다가온다. 그들은 러시아 병사들에 호위되어 끝없는 황야를 아무런 불안도 없이 걸어간다. 일행은 눈앞을 통과하여 다시 멀리 저편으로 사라져 간다. ......러시아의 노래와 이국적인 동양의 노래가 섞여서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고, 그 메아리는 점점 작아져서 초원의 조용한 공기 속에 꺼져 간다.”
곡은 알레그레토 콘 모토. 2/4박자.
우선 제1 바이얼린 두 사람의 솔로에 의한 높은 지속음으로 시작된다. 이 시작이 매우 인상적이어서 광활한 초원의 기분을 잘 그려내고 있다. 이윽고 클라리넷에 의해 소박한 러시아 노래가 나타난 후 호른에 연결된다. 첼로와 비올라에 의한 단조로운 피치카토는 아마도 대상들의 발소리를 그린 듯 싶다. 잠시 후에 잉글리시 호른에 의해 터키 스타일의 아름다운 선율이 나타난다. 대상들의 발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러시아의 노래가 힘찬 행진곡으로 바뀌고, 이어 동양의 노래가 바이얼린으로 부드럽게 연주된다. 마지막은 러시아의 노래와 동양의 노래가 섞이면서 점점 작아진다. 그리고 러시아의 노래가 플룻으로 낮게 연주되면서 꺼질 듯 끝난다.
Yevegeni Svetlanov가 지휘하는 USSR State Symphony Orchestra의 연주로 듣자
국악코너 시작하기 전에 하나님 말씀을 보았다.
예레미야 1장 4-8절
4. 여호와의 말씀이 내게 임하니라 이르시되
5. 내가 너를 모태에 짓기 전에 너를 알았고 네가 배에서 나오기 전에 너를 성별(구별)하였고 너를 여러 나라의 선지자로 세웠노라 하시기로
6. 내가 이르되 슬프도소이다 주 여호와여 보소서 나는 아이라 말할 줄을 알지 못하나이다 하니
7.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너는 아이라 말하지 말고 내가 너를 누구에게 보내든지 너는 가며 내가 네게 무엇을 명령하든지 너는 말할지니라
8. 너는 그들 때문에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하여 너를 구원하리라 나 여호와의 말이니라
예레미야를 선지자로 세우신 하나님은 또한 우리 모두를 성별하셔 세우셨슴을 믿습니다.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믿고 이 어려운 세상을 굳건한 믿음 위에 사시는 여러분들이 되시기기워합니다.
국악 코너: 정종훈 선생
판소리오페라 '수궁가' (Mr. Rabbit and the Dragon King)
오늘은 독일의 오페라 연출 거장 아힘 프라이어(Achim Freyer)가 독창적인 감각과 판소리의 현대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온 결과로 국립 창극단이 탄생시킨 작품 (초연 2011년) '수궁가'의 일부를 감상했습니다
직접 연출, 무대, 의상디자인과 조명 컨셉을 맡으면서 창극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아힘 프라이어는 자신의 수궁가를 '판소리 오페라'라는 장르로 명명, 판소리의 원형과 국악기의 연주만을 그대로 살린 새로운 창극을 보여주었습니다.
통일독일의 상징적 예술가이며 거장인 그는 재혼한 재독 오페라 가수 에스더 리의 권유로 2010년 생애 처음 아시아를 방문하였다. 방문 당시 전 국립 극장장(임연철)과 인연이 있었던 에스터 리는 그를 국립 극장장에게 소개하게 되고 그 자리에서 창극 연출을 제안 받았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300년 판소리 역사상 최초의 외국인 연출자가 되었습니다.
수궁가 소개
판소리 다섯마당 가운데 하나인 '수궁가'는 그간 '별주부전' 또는 '토끼전'등으로 각색되어 주로 아동 대상 창극으로 각인되어 왔지만 아힘 프라이어의 '수궁가'는 출세를 꿈꾸는 토끼와 상금을 노리는 별주부를 통해 다양한 풍자와 은유를 펼친다. 또한 이들이 속한 육지와 바다세계는 모두 환경오염과 최신을 고집하는 문명에 병든, 철저한 위계질서 속에 돌아가는 세계라는 설정은 지금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둘은 바다세계의 지배자인 병든 용왕의 어명으로 쫓고 쫓기는 모험을 시작하고 토끼는 기지를 발휘하여 목숨을 건지는 과정에서 토끼와 별주부는 상대방이 속한 세계에 대한 이상을 품으며 유토피아에 대한 우리 모두의 갈망을 대변하기도 한다.
'고고천변'으로 시작되는 출수궁가(수궁에서 육지로 나오는 노래)를 감싸는 물고기떼의 합창이 아름답게 울려 펴지는 가운데 서로 권력을 탐하는 뭍짐승들의 경쟁과 탐욕이 그려진다. 토끼를 만난 별주부는 수국으로 갈 것은 종용하여, 마침내 동행한다. 유장하고 화려한 뱃노래 선율에 맞춰 인간들의 그물질과 뭍짐승들의 이별가, 물고기들의 환영가가 멋들어지게 연결된다. 용왕을 대면한 토끼는 '좌우나졸', '말을 하라니', '별주부가 울며 여짜오되' 등 판소리 수궁가의 눈대목들을 부르며 위기를 모면하고, 수국을 빠져나와 그리도 싫어하던 육지 세상에 반갑게 복귀한다.
토끼를 업고 수로육로 수만리를 왕래한 별주부는 육지세상이 수국과 별다름 없다는 생각을 갖고, 토끼 역시 수국이 동경의 대상만이 아니라는 것을 동감한다.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된 둘은 서로 이해하며 인정하는 가운데, 보듬고 키워나갈 서로의 꿈을 노래하며 새 힘을 내어 각자의 길을 가게 된다.
모두 3시간짜리 오페라이지만 그 중 두 장면을 동영상으로 감상했다.
그리고는 지난 주에 이어 갈까부다 노래를 배웠습니다. 국악코너가 점점 더 재미있어집니다.
이렇게 해서 오늘 화요음악회를 끝냈습니다. 제가 이번 목요일에 작은 수술을 하기에 부득이 다음 주 한 번은 쉬고 2주 뒤 화요일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이정(淨耳亭) 청지기 석운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