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덴빈의 심술을 뚫고 철 이른 청록색 낙엽을 밟으며
<2012년 34차 정기산행 포천 왕방산 >
◆ 산행개요
♣ 산행일시 : 2012년 8월 30일 (목)
♣ 산행날씨 : 14호 태풍 빈덴의 상륙으로 비 내림
♣ 산 행 지 : 왕방산(王方山 737m)
♣ 소 재 지 :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 동두천시 탑동
♣ 산행코스 : 오지재고개 → 장기바위 → 570봉 → 왕방산 → 보덕사 → 호병동 ⇒ 약 7 km (약 3 시간 )
♣ 산행참석 : 39명 / 28,000원
♣ 특기사항 : 포천시내 뼈다귀 해장국집에서 회식
◆ 산행 지도
◆ 산행정보
▣ 왕방산(王方山737m)과 깊이울(深谷) 계곡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과 동두천시 탑동의 경계에 있는 왕방산은 덩치가 크고 품이 넉넉해 보이는 인자한 시골 아낙네 같은 푸근한 산이다. 신라 말(872년) 헌강왕이 도선국사가 창건한 왕산사(지금의 보덕사)를 친히 방문하였다 하여 산 이름을 왕방산이라 부르게 됐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포천군 읍지에 의하면 조선의 태조 이성계가 왕위에 오르기 전부터 이 산에서 무예를 익히고 사냥을 했으며, 왕위에 오른 후에도 단오와 추석에 강무(임금이 참관하는 무예시범)를 했다 하여 왕방산이라 부르게 됐다고 기록하고 있으며 왕위에서 물러난 후 왕자들의 피비린내 나는 골육상쟁의 와중에서 그 아픈 마음을 달래기 위해 이 산에 있는 사찰(현재의 보덕사)을 방문 수일간 체류하였다 해서 산 이름을 왕방산(王方山)으로, 절 이름을 왕방사(王方寺)라 했다는 또 다른 이야기가 전해진다. 당시 왕방사에서 왕을 경호한 병사들이 야영했다는 마을을 호병골(護兵洞)이라 불렀으며 왕방산 서북능선의 주봉인 국사봉 계곡아래 깊이울 마을에서는 국
사(國師) 도원수(都元帥) 정승들이 모여 국사를 논의했다고 한다. 왕방산 주변에 이와 연관된 지명으로 왕숙천, 팔야리(이성계가 한양 땅에 들어가기 전에 여덟 밤을 지낸 마을 등이 남아있다.
이렇듯 북방 경계와 왕권 수호의 요충지인 왕방산은 수도권에서 가깝고 교통도 편리하여 쉽게 찾을 수 있는 포천의 진산으로 바위 절벽이나 위험한 비탈길이 없어서 눈 덮인 겨울에도 큰 어려움 없이 오를 수 있는 산이다. 산행은 포천시청 한국아파트 뒤편 호병골을 시작으로 등산로 가장자리의 수림을 베어내어 잘 정비된 길을 따라 정상에 오르면 서북쪽 능선에는 키가 큰 국사봉(754m)이 건너다보이고 그 너머로 경기의 소금강이라 부르는 소요산(585.7m)과 개성의 송악산을 조망해 보는 감악산(675m)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남쪽에는 왕방산 간선능선 줄기와 이어진 해룡산(660m) 이동 쪽으로 한북정맥의 대표적인 산들인 광덕산(1,046m) 백운산(904m) 국
망봉(1,168m) 명성산(992m) 강씨봉(830m) 청계산(849m) 명지산(1,267m) 운악산(935m) 주금산(813m)이 남북으로 길게 늘어서 있는 현란한 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오고 그 너머로 경기도최고봉인 화악산(1,468.3m)이 뚜렷하게 보인다.
하산은 정상에서 남쪽 능선으로 20m쯤 국사봉 쪽 안부로 내려가는 갈림길에서 600m쯤 내려가면 임도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깊이울계곡으로 왕방산과 국사봉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물은 침엽수림이 우거진 호수 같은 깊이울저수 지로 흘러든다. 기암괴석이 널려 있는 계곡은 아니더라도 산행에 젖은 땀을 씻어줄 맑고 깨끗한 계곡물이 흘러 더위에 지친 서민들의 휴식처로, 세월을 낚으려는 강태공들의 심신 수양지로 손꼽힌다.
◆ 산행후기
▶ 태풍 14호 빈덴이 지각하여 오늘 중으로 중부지방에 상륙한다는 예보가 있었으나 정해진 산행은 미룰 수도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에 몰려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하며 어김없이 산행버스는 강행군을 하였다.
비가 뿌리는 오지재고개에서 가파른 능선을 타고 오르는데 그저께 태풍 볼라벤이 호들갑을 떨며 떠들썩했던 매스컴의 보도에 비하여 다소 양순하게 지나간 자리에는 그래도 오십 년이 넘게 풍우를 버텨온 참나무와 소나무를 무참하게 쓰러뜨린 위력이 실감 나고 등산로를 두껍게 메운 철 이른 파란 낙엽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밟고 지나간다. 한 시간 남짓 걸어서 정상에 서니 일순 비안개가 걷히고 포천 시내를 비롯한 주변에 크고 작은 봉우리의 모습이 시야에 잠깐 머물렀다간 이내 사라진다. 하산은 당초 계획했던 깊이울계곡길은 포기하고 가깝고 안전한 임도를 따라 짧은 산행을 마치고 알탕이 마땅하지 않은 터에 시내로 나와 넓고 시원한 목욕탕에 땀을 닦고 모처럼 총무와 담비 부회장의 노고를 덜어 주는 뜻으로 포천 시내 뼈다귀해장국집에서 늦은 점심을 맛있게 먹고 귀성하여 오리에서 김 진흥 산우의 제의로 박 현태 대장의 노고를 위로하고 죽전팀의 이해의 폭을 넓히는 맥주파티가 열렸다. 매번 흥겨운 자리를 주선해 주는 김 진흥 산우가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론 미안하다.
◆ 산행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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