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간 9정맥 6기맥 162지맥 종주 완료 답사기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던 길이었다.
한 걸음 한 걸음이 쌓여 오늘에 이르렀고, 그 긴 시간의 끝에서 문득 뒤를 돌아보니 지나온 산줄기들이 마치 한 편의 긴 인생처럼 마음에 남아 있었다.
백두대간에서 시작된 발걸음은 어느새 9정맥과 6기맥, 그리고 162지맥을 지나 여기까지 왔다.
처음에는 1대간 9정맥이 목표 였지만 일대구정과 인연을 맺고 162지맥에 대한 도전으로 바뀌었다
숱한 바람을 맞았고, 때로는 비에 젖었으며, 때로는 햇살보다 더 뜨거운 마음으로 산을 올랐다.
길 위에서는 함께한 팀원들도 있었고 혼산도 있었지만, 결코 외롭지는 않았다. 산은 언제나 묵묵히 내 발걸음을 받아주었고, 능선은 말없이 다음 길을 보여주었다.
돌이켜보면 종주는 단순히 산을 걷는 일이 아니었다.
아침 안개 속에서 길을 더듬던 순간도 있었고,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던 오르막도 있었으며, 발끝이 무뎌질 만큼 긴 내리막도 있었다.
그 모든 순간이 쌓여 결국 하나의 완주가 되었고, 그 완주는 산을 다닌 시간이 아니라 내 안의 시간을 돌아보게 해주었다.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내 발걸음이었다.
조용히 응원해 준 사람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이 되어 준 인연들, 그리고 언제나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던 산에게도 깊이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산은 늘 말이 없었지만, 가장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기다림과 인내, 겸손과 감사, 그리고 끝까지 가보는 마음을.
이제 종주를 마쳤다고 해서 산과의 인연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제부터가 또 다른 시작일지도 모른다.
완주의 기쁨보다 더 오래 남는 것은, 그 길 위에서 배운 마음 하나를 평생 간직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오늘 이 기록은 단지 한 번의 마침표가 아니라, 오래 걸어온 길에 대한 조용한 인사다.
그 길 위의 모든 날들에 감사하며, 다시 또 다른 산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려 한다.
함께 걸음을 함께해주신 모든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