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 프로필 이미지
서울고17회
카페 가입하기
 
 
 
카페 게시글
8B-휴식(글 위주) 스크랩 천안의 헌책방- 묻고 물어 찾은 ‘뿌리’
양효성 추천 0 조회 92 13.01.12 21:1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천안의 헌책방- 묻고 물어 찾은 ‘뿌리’

 

천안에 연고를 만들어 다닌지 20년이 넘고 아예 정주하게 된지 2년 드디어 복자여고 앞의 헌책방 뿌리를 찾게 되었다.

 

공립학교에 시청각이 유행하고 정보화의 물결로 이제는 영상의 시대가 되어 칠판과 분필이 사라지고 학생들은 노트가 없고 텍스트에 밑줄을 긋다가 USB[이 말을 몰라서 워키백과를 보니 이런 설명이 있다. USB(범용 직렬 버스, 汎用直列 - , Universal Serial Bus, 문화어: 범용직렬모선, 일반직렬모선)는 컴퓨터와 주변 기기를 연결하는 데 쓰이는 입출력 표준 가운데 하나이다]를 지나 스마트폰에 입력하는 단계가 되었다. 방대한 도서관은 이제 ‘손안의 건전지’에 쥐어지게 되었다. 촛불을 밝히며 형설지공 운운하던 시대는 끝난 것으로 보이지만 진정한 창조란 연필로 메모지에 그적거리며 탄생하는 것이 아닐까?

 

한 도시의 위용이란 무어라 해도 좀 때가 묻어야 한다. 즉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 때가 문화요 문화는 책이다. 또 오래된 책이면 더욱 좋다. 이런 책방이 즐비한 것이 도시의 품격을 말하는 것인데 동경-북경-파리-런던-프랑크푸르트...열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에 비해 서울 인사동 그리고 청계천의 헌책방들은 이미 사그라들었고 인천의 아벨서점이 그나마 내게 위안이었던 것을 돌이켜 보면...

 

천안에 살게 되면서 막걸리상이 차려질 때마다 ‘헌 책방’을 안주로 삼았지만 알량한 酒朋(주붕)들의 취기에 녹아 사라지기 일쑤였다. 그러다가 ‘아마- 복자여고 앞에 가면?!’이란 알쏭달쏭한 말을 들은 지 또 얼마-맹추위가 기습한 아침 골목의 빙판길에 차를 세우고 오들오들 떨고 나서야 10시에 문을 연 헌책방 ‘뿌리’의 유리문을 열었다.

 

생각보다 깔끔하고 규모를 갖춘 천안유일[?]의 책방의 한켠에는 신간코너도 있었지만 손때 묻은 책들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책을 읽는다는 것은 결국 외로운 靈魂(영혼)을 달래는 고독한 작업이다. 오죽하면 먼 곳의 또는 이미 수 천년 전에 저 세상으로 떠나버린 영혼을 찾아 대화를 하고 또 지식을 구하고 위로받고자 하는가? 더구나 또 다른 누군가 이미 그 사람[著者]과 만났다는 호기심도 친근감을 더하는 것이 헌책방을 찾는 이유의 하나다. 낯선 곳을 여행하며 헌 책방에서 책을 고르는 재미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것이라면 오히려 어느 마을에 헌책방거리를 만드는 것도 도시의 정취를 더할 것이다. 도서관보다 헌책방이 더 친근감이 더하는 것도 침대머리에서 그 연인과 함께 잠들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리라!

 

아무튼 첫나들이 기념으로 몇 권의 책을 샀다. 아직 다 읽지는 않았지만...

 

한국의 책쟁이들 :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궁금해서...

 

어느 청년 노동자의 삶과 죽음/ 섬진강이야기 : 이 두 책의 저자는 모두 1948년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강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태어났지만 한 사람은 이미 고인이 되었고 또 한 사람은 지금도 시를 쓰며 고향이야기를 전하고 있다는데서 착잡한 생각이 들었다. 아직 끝까지 읽지는 않았지만...

 

페이터의 산문 : 범우문고는 한 시대 추억의 책인데 주인은 이 책값은 받지 않았다.

 

전원주택 : 집은 이미 지었지만 남들이 어떻게 지었는지 反芻(반추)할 요량으로...

 

미운오리새끼/안델센동화집 : 4살-6살 부지깽이와 머시깽이를 위해 골랐는데 미운오리새끼를 하루에 내가 두 번 할머니가 한 번 구연동화를 공연하느라 힘을 쭉 뺐다.

 

한국사대계 12권 : 별책으로 대동여지도영인이 첨부된 것으로 기억했는데 잘못 되었나? 백제멸망부분을 살펴보는 것으로 충분하지만 연표와 부록사진은 당연히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 이 집에 몇 번이 더 갈 수 있을지? 혹 내 아이들이 이 집을 기억하고 사랑하게 될지?! <*>

 

뿌리서점

천안시성황동47-3

[041]563-9129

010-3417-2751

 

* 사장님은 洪(홍)씨. 아침 10시부터 문을 연다. 천안 복자여고 정문 앞.

 

 

고서점 뿌리는 천안전철역과 복자여고 정문의 중간 대로변에 있다.

뿌리의 입구-아침10시부터...

 

길건너 만화 전문의 또 다른 헌책방

 

 

 
다음검색
댓글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