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단풍이 실종 되었다고, 단풍다운 단풍을 보기 어렵게 되었다는, 지구 이상 기후 때문이라는 소식을 전하는 뉴스를 접한 어느날 본당 신부님께서 '가을 나들이 한번 다녀 오셔야지요' 하는 격려 말씀에 효자성당 꽃할배들이 다시 한번 나들이에 나섰습니다.
요즈음 경북권에서 핫플이라고 하는 영천 보현산댐 출렁다리입니다.
11월 10일(금) 오전 미사에 참례하고 커피한잔하면서 나들이에 들 뜬 마음을 잠깐 진정시키고 열분이 행복한 마음으로 소풍을 떠났습니다.
가는 길은 여러 코스가 있으나 이동 시간은 대략 1시간 이내로 비슷합니다.
안강>영천>보현산댐 의 국도 코스를 택했는데 가는데는 막힘없이 원활했습니다.
보현산댐 출렁다리 주차장은 관리사무소 앞에 잘 조성 되어 있고 무료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보현산댐 출렁다리는 올해(2023년) 3월 8일 준공 되었는데 출렁다리로는 국내에서 두번째로 긴 다리라고 합니다.
포항에도 오어사에 가면 오어지를 가로지르는 출렁다리가 있는데 다리가 출렁거리면 양다리도 많이 출렁거려서 속도 출렁거리는 경험이 있었습니다.
다리 총길이가 530m인 현수교로 주경간(주탑과 주탑 길이) 길이가 350m라고 하여 기대가 되면서도 약간은 두려움을 갖고 다리에 올라섰습니다.
양쪽 주탑에는 주변을 전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 되어 있고 다리 중간 중간에는 다리밑을 관망할 수 있도록 투명 강화유리를 설치해 놓았습니다.
그러나 다리 바닥 자체가 철망 형태의 구조물이라 강화유리 설치 효과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다리를 건너면 포토존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전속 사진사가 없습니다.
그래서 한장의 사진에 참가자 전부를 다 담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때 바람같이 나타난 이름모를여인(?)이 건네 받은 폰으로 수차레 촬영시도를 했으나 여의치 않자 자신의 폰으로 찍어 주고 번호를 따서 사진을 보내 줬습니다.
출렁다리 포함 시설은 24시간 개방되지 않고 안전을 위하여 일몰시에는 폐장합니다.
하절기는 18시까지 동절기에는 17시까지만 운영하고 매주 월요일은 휴장, 월요일이 공휴일이면 다음날 휴장한다고 합니다.
다리 건너편은 짚와이어(Zipline) 도착지점이기도 합니다.
다리 앞에는 표고차 345m 산이 있고 산정상에서 탑승거리 1,411m, 활주시간 90초, 최고속도 100 km/h 인 짚와이어가 설치 되어 있으나 무서워서(?) 못 탔습니다.
출렁다리를 중심으로 댐 주변을 걸을 수 있습니다. 상류쪽으로 걸으면 1시간 하류쪽으로 걸으면 30분 정도 소요 된다고 합니다.
상류쪽으로 걷다가 호수 주변이라 바람도 불고 기온도 떨어져 2,000보쯤 걷다 되돌아와 와서 포토존 부근에서 붕어빵을 먹는 것으로 댐 탕방을 마무리했습니다.
포항으로 오는 길은 단풍든 산하를 느껴보고자 보현산 천문과학관>자양댐>기계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천문과학관은 일반인이 보현산 천문대를 방문하기 어려운점을 배려하여 우주를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한 우주과학 체험관입니다.
14시부터 22시까지 운영하고 체험 시간은 한시간이며 입장료는 성인 4,000원 어린이 2,000원입니다.
별자리를 관측하고자 하면 저녁 시간대가 적당할 것 같습니다.
이곳도 출렁다리와 같이 월요일 휴무입니다
프로그램 체험은 생략하고 주변을 둘러보는 것으로 과학관 체험도 마무리했습니다.
ps
하나, 갑자기 시작 된 한파로 많이 추웠고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단풍은 어디있을까?' 할 정도로 실망스러웠습니다.
거기다 출렁다리는 1도 안 출렁거렸습니다
'단풍도 출렁다리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형제들이 함께 했다는 것에 만족하자'는 한 분 형님의 위로 말씀에 마음을 달랬습니다.
하나, 다리는 설치 공법에 따라 종류가 아주 다양합니다.
요즈음은 건축 기술이 발전하여 아주 긴다리도 강력한 와이어로프(wire rope)를 이용하여 설치하는데 통상 현수교와 사장교로 구분합니다.
현수교는 주탑과 주탑을 와이어 로프로 연결하고 연결 로프에 다른 와이어로프를 매달아 다리의 무게를 지탱하는 방식입니다.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가 유명하고 우리나라에는 세계 4위 크기인 이순신 대교와 인천 영종대교가 유명합니다
사장교는 주탑에서 여러개의 와이어 로프로 다리를 비스듬하게 매다는 방식으로 총길이 12,300m에 주경간 거리가 800m인 인천대교가 유명합니다.
하나, 기계숲 서편에 신축중인 기계 성당에 들렸습니다.
내년 4월에 축성 예정으로 외장공사는 거의 완성 되고 지금은 한창 내부 공사 중인 것으로 보였습니다.
널찍한 주차장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지나는 길이 있으면 들려 보시기 바랍니다.
episode
하나, 출렁다리 주변에는 점심을 해결할 마땅한 음식점이 없어 블로그를 검색하여 화북면 소재지에 있는 백송식당에 들렸습니다.
씨름선수 출신이라는 사장님은 후덕하게 생기셨으며 시골 식당답게 친절하고 가격도 저렴하였습니다.
식당에 원하는 막걸리가 없어서 준비한 막걸리를 꺼냈는데 막걸리 잔도 제공해 주고 밑반찬도 미리 깔아 주었습니다.
공기밥도 별도로 계산하지 않고 후식으로 커피와 옛날야쿠르트도 제공하였습니다.
평소 점심 시간은 자리가 부족한데 비온 후 날씨 탓에 자리가 있었다며 포항에서 찾아 줘서 고맙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습니다.
하나, 단체 사진 촬영시 바람 같이 나타나 사진을 촬영해 주고 번호를 따 간 이름모를여인은 주변에서 뻥과자를 파는 노점 사장님이었습니다.
뻥과자 한 봉지 팔아 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오늘도 끝까지 읽어 주심에 감사 드립니다. 행복한 주일 저녁 보내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아~ 맑은 하늘은 좋은데, 사라진 단풍이 아쉽네요. 그래도 단풍보다 멋진 꽃할배들의 만남이라, 더 의미있는 시간이었을 것 같습니다.
이름모를 여인이 촬영해 준 포토존 사진도 단풍 못지 않은 그림 같습니다.
보현산 짚와이어 나름 재밌는데요, 다만 올라가는 모노레일이 많이 덜컹거려 안 타시길 잘 하셨습니다.
역시 이야기의 꽃은 에피소드네요. 이름모를 여인의 정체, 친절식당까지 깨알 같이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꽃할배들의 기행문, 읽다보면 함께 여행 다녀온 것 같습니다~^^
사라진 단풍,이름모를 여인의 정체 그리고 여행정보 등등 너무 재밌어요~♡
멋진 단풍놀이에요~~🍂🍁
계절을 한껏 느끼고 오셔서 더욱 즐거워보이세요^^
꽃할배들의 기행문을 읽고 있으면
언제나 미소짓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조금일찍 제곁을 떠난 아빠가 떠오르기도 하면서 가슴한켠이 아려오기도 하지만 꽃할배들 여정에
저희 아빠의 모습도 함께 더해보며 위로도 받습니다.
항상 유쾌하신 꽃할배들의 다음 이야기...또 기대가 되네요
고맙습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부모님을 생각하면 늘 가슴이 시리지요.
저도 어린 나이인 서른에 아버지와 이별을 했습니다.
사십년이 지났는데도 생각을 하면 여러가지로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제 딸아이가 멀리 떨어져 있어 만날 수 없기에 자주 전화로 영상통화를 합니다.
아들이 아니고 딸이라서 그런지 통화를 하면 시시콜콜 밥 먹은 이야기까지 끝도 없이 이야기를 합니다.
이런 순간들이 너무 행복합니다.
@김시절디모테오 저도 서른살에 결혼을 하고 신혼여행 돌아오는 길에 갑작스럽게 아빠가 돌아가셔서 어떠한 작별인사도 하지 못하고 이별해서 아빠라는 말만 들어도 왈칵 눈물이 쏟아졌답니다...
그래서인지 꽃할배들의 모습에서 저희 아빠모습을 계속해서 그려보았던것 같아요.. 우리아빠도 계셨으면 사시사철 자연을 둘러보며 즐거워하실텐데...막걸리 한모금에 온세상을 다 가진듯한 표정을 지으실텐데..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디모테오님의 따님은 사소한 이야기들을 마음껏 전할수있는 아버지가 계셔서 참 행복할것 같아요
사소한 대화를 나눌수 있는 평범한 날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두분께서 충분히 표현하시고 마음을 나누실수 있는 귀한 하루 하루를 보내시길~
따뜻한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