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골목 어디쯤 모천이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양양의 남대천이 아닌 뜨끈한 국수를 파는 국수 집 근처 어디라고 국수 발 같은 약도 적힌 메모를 들고 찾아간 미물도 명물로 만든다는 그 만물상 주물 틀에서 갓 나온 물고기 몇 마리 사왔지 수백 마리 수천 마리 붕어빵 구워낼 빵틀 파릇한 불꽃 위를 뒤집다 보면 세상의 모천을 찾아오는 물고기들 다 중불로 찍어낸 붕어빵 같지 한겨울 골목 경제지표가 되기도 하는 천원에 세 마리, 구수한 해류를 타고 이 골목 입구까지 헤엄쳐 왔을 따뜻한 물고기들 길목 어딘가에 차려놓으면 오고 가는 발길 멈칫거리는 여울이 되는 것이지 파닥파닥 바삭바삭 물고기 뛰는 모천의 목전쯤 되는 영하의 파라솔 아래 엄마가 하루 종일 서 있던 그곳
남대천의 연어들은 가을이면 고향으로 돌아온다고 합니다. 바다에서 수 년을 보내고 수 천 킬로미터를 헤엄쳐 태어난 곳으로 회귀한다고 하죠. 청계천에서 태어난 연어는 바로 우리 자신들입니다. 뜨끈한 국수를 파는 곳 근처 영하의 파라솔 아래에서 엄마가 붕어빵을 팔아서 생계를 이어가던 곳이죠. 여기저기로 떠났다가는 결국 우리는 어머니를 찾아가게 됩니다. 붕어빵 틀에서 붕어빵처럼 찍혀져 나와 파닥거리며 살다가 어머니를 찾아 모천(母川)으로 돌아옵니다. 시인은 남대천과 청계천을 연어를 붕어빵(우리)에 비유합니다. 살아가다가 힘든 일이 있으면 찾아가는 곳이죠. 가을 낙엽이 떨어져 점점 쓸쓸해집니다. 어머니는 더하시겠죠. 모천은 우릴 늘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