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동아 마라톤 대회에서 3시간 28분에 완주를 하고 나서, 올 가을
춘천대회에서 3시간 20분을 목표로 잡았다. 그러나 춘천마라톤 대회가
한달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4시간은 커녕 완주조차도 불투명한 상황에
놓여있다.
정말 인생사 세옹지마라고 했던가. 불운은 동아 대회를 치른지 한달도
안되어 시작되었다. 무거운 물건을 들다가 목을 약간 다쳤는데 그 통증이
어깨를 타고 내려가 팔까지 마비가 되어 거의 2개월 동안 사경을 헤메야
됐다. 정말 지금까지 살면서 겪은 가장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다.
그래도 병원치료로 호전이 되어 완치가 되었는데 이번에는 부지불식간에
코로나에 감염되어 호흡이 원할치 않아 정상적인 달리기 훈련을 할 수가
없었다. 그게 7월 말에 시작되었는데 지금까지도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온전하게 ~~그러니까 내 의지대로 10km도 달릴 수가
없는 실력이니 가을대회의 풀코스 마라톤 완주는 물건너 간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날씨가 선선해지는 10월이 되면 뭔가 달라지지
않겠는가 하는 희망의 끈을 놓지는 않았다.
그리고 드디어 10월~~ 오늘부터 장거리 훈련을 시작해야 된다는 사명감에
20km 지속주에 도전을 했다. 정말 그동안 10km 이상을 달려보지 않았기에
조금 무모한 도전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대회일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20km부터 시작을 해도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출발전부터 기록은 상관없으니 6분페이스가 넘더라도 제발 완주만 하자는
생각으로 출발을 했다.
훈련코스는--월산리 마을길 2km, 월산리에서 마석방향 왕복 2km.
월산리에서 대성리 골프장 지나 500미터 지점 왕복 16km를 달리는
코스다.
***********************************************************************************
일단 출발을 했다. 날씨가 너무 선선했다. 햇빛도 없고 기온도 낮아서
달리기에 너무 좋았다. 출발시 20도 정도였는데 골인시에도 20도 정도
되는 것 같았다. 기온과 관계없이 시원한 바람이 불어서 더 좋았다.
그래도 땀은 많이 났다.
출발하여 월산리 마을길 2km를 달리면서 최대한 편안한 속도로
달리려고 노력했다. 6분 페이스 이내만 달리자는 생각으로 달렸는데
생각보다 기록이 좋았다. 그래서 페이스를 줄이는 동작을 하면서
레이스를 이어갔다.
자전거 도로에 접어들어 마석방향으로 오르막을 달리는데
오히려 평지보다 기록이 좋았다. 평지에서 힘을 비축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어진 내리막~~내리막길에서도 최대한
힘을 비축하며 달렸다. 내리막에선 페이스를 제어하며 달려도
5분 30초 이내의 페이스가 체크되었다.
드디어 대성철교를 지나고 대성리 수상레저타운을 지나니 시계가
10km 지점을 알린다. 일단 멈춰서 시계를 보니 54분 28초다.
앞으로 남은 10km를 6분 페이스 이내로만 달려도 오늘 미션은
성공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시 출발. 페이스를 조금 줄여 달려갔다. 평지에서 5분 50초
정도의 페이스로만 달려도 무난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북한강 풍경은 언제 보아도 무척 아름다웠다. 강물은 쉼없이 흐르고
북한강 공원에선 향락객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파크 골프장에선 시니어 골퍼들이 가득찬 가운데 왁자지껄
노니는 모습이 이채로웠다.
골프장을 지나 500미터를 더 가서 턴을 하였다. 그리고 다시 왔던길을
되돌아 달려갔다. 페이스는 여전히 5분 30초대에서 40초대를 넘나드는
가운데 달리기가 이어졌다. 드디어 구 천클 출발지점을 지나고 내리막을
지나 오르막 150미터를 지나니 14.7km가 찍힌다.
이제는 후반 5km를 위해 급수를 해야 될것 같아 멈추어 인근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초콜렛과 음료수로 급수를 한뒤 다시 출발을 했다.
그러나 100미터도 못갔는데 종아리에 쥐가 나기 시작했다. 10km이상을
달려본지가 수개월이 지나서 몸이 적응을 못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리에 쥐가 나니 온갖 생각이 머리를 흔들었다. 여기서 훈련을 멈추고
걸어가야 되나, 아니면 버스나 택시를 타고 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멈추질
않았다. 결론은 걷는 속도로 천천히 달려가자는 생각으로 정했다.
그렇게 2km를 달려 새터 터널을 지나니 몸이 조금씩 회복되는 것
같았다. 오늘 훈련구간에서 이 구간에서만 유일하게 6분대 페이스가
나온것 같다.
이후 답내리 오르막길을 힘차게 오르고 월산리 건널목을 지나 150미터를
더 달려 20km 지속주 훈련을 마무리 했다.
끝나고 시계를 보니 1시간 52분 14초다. 20km를 2시간을 목표로 달렸는데
너무 잘 달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평균페이스도 5분 37초면 현재의
내 몸상태로 준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로서 앞으로 1달 남은 춘천 마라톤대회에서 서브포를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게 됐다. 이제 남은 훈련은 20km 1회와 30km 2회 장거리 훈련
이다. 이 훈련을 마치게 되면 춘천에서 어떤 기록을 목표로 해야 할지 예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무튼 남은 기간 몸 상태가 더 좋아져 춘천에서 서브포를 넘어 작년 기록
3시간 47분을 넘어섰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본다.
오늘 훈련하면서 중간에 만난 사이렌님, 훈련 열심히 하는 모습 멋졌습니다.
남은 기간 훈련 잘 하시어 춘천에서 선전하시길 바랄께요.
천클 천클~~~힘
*************************************
랩타임--1km
542, 532, 537, 523, 521, 526, 516, 531, 522, 522
543, 538, 528, 527, 535, 638, 627, 544, 530, 534
20km--1시간 52분 14초, 5분 37초 페이스
*******************************************
첫댓글 역시...고수님 답습니다.
이제 정말 얼마남지 않았는데.....
하프 2번 35km 한번 저도 달릴 계획입니다.
주말에 모여서 달리시죠.
항상 멋진 모습 감동입니다. 힘!
긴 연휴 양심에 찔려 한번 달렸습니다.
새로운 신발 적응이 ㅠ
10k로 두번 뛰었는데는 아치 부분에 물집이 생겨 고민입니다. 7k로 부터는 발바닥이 아퍼서 뛸수가 없어요ㆍ7일 한번더 뛰어보고. 8일 뵙겠습니다^ 신발은 짱인데 ~ 몸이 따라가지 못하네요. 조언이 필요합니다^
동마이후 많은 일들이있었네요.
금방회복되리라 믿습니다..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