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참여한 2010 F/W 라스베이거스 매직쇼에 참가한 국내 업체들은 어떤 성적을 거두었을까? 한국패션협회(회장 원대연)는 서울시 패션 해외마케팅 사업 예산으로 지원한 4개 업체&4개 브랜드를 2010년 F/W 라스베거스에서 진행된 매직쇼에 참가시켜 한국 패션 브랜드의 우수성을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와 함께 약 55만불 이상 계약이라는 사업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라스베거스 컨벤션 센터와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에서 동시에 개최된 이번 전시회는 전세계 85개국에서 약 3,000개의 패션 완제품 업체가 참가하여 열띤 각축을 벌였으며 참여한 바이어도 9만명 이상으로 이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패션협회는 올해 2월 진행된 이 전시회 소싱(Sourcing)관에 9개 업체로 참가했었다. 하지만 부쩍 늘어난 중국, 인도 업체의 틈바구니에서 품질은 우수하나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방향을 바꿨다. 기존 소싱관에서 벗어나 브랜드관으로 진출해야 한다는 전략을 서울시와 함께 수립했다.
이에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대부분의 지원업체를 브랜드관 심사에 의뢰하여 치열한 심사 결과 여성복 브랜드관인 WWD Women관에 3개 업체가 입점했고 이번에 신설된 Design Elements에 1개 업체를 진출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참가업체들의 컨디션을 살펴보자. 먼저 미유인터내셔날(대표 김숙희)은 고급스러운 울/레이온/나일론 혼방 원사를 사용해 30대 ~ 50대까지의 여성 니트정장을 생산하고 자체 브랜드인 「낸시마담콜렉션」을 선보였다.
기존 품격 높은 고급스러운 스타일에 100% 핸드메이드 국내 수공 비딩과 스와로브스키 원석을 이용한 보석 디테일로 한층 값어치가 있지만 수년간의 생산경험을 토대로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여 특히 동부나 중부 바이어로부터 각광을 받았다. 이는 3년전부터 뉴욕에 지사를 두고 꾸준히 미국시장을 연구하고 준비해온 업체의 노력의 결실이라 할 수 있다.
데님브랜드인 「워시본」으로 WWD Women관에 입성한 치리보이(대표 한재기)도 뉴욕 KOTRA의 현지 지사화 사업에 참여하면서 점차 미국시장에 적응하는 업체로 이미 몇몇 셀러브리티들에게 협찬을 하는 등 디자인력을 서서히 인정받기 시작하는 단계다. 이번이 2번째 참가인 이 업체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미국 외에도 일본, 스위스, 중국 등 여러 국가의 바이어를 만나는 기회를 가지는 동시에 방문한 업체와 대부분 현장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향후 지속적인 브랜딩 지원사업을 통해 빠른 시간 내에 미국시장에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는 후속 조치가 이어질 예정이다.
스카프/머플러 전문업체 인터블루(대표 김창환)는 작년 소싱관 참가 후 1년 만에 브랜드관에 진출하는 저력을 보였다. 2007년부터 패션 감성이 풍부한 스카프와 머플러를 주력 아이템으로 개발해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2번째 도전한 이번 전시회를 통해 차별화된 디자인의 우수성을 인정받게 됐다. 부스를 방문하는 대부분의 바이어들은 독특한 디자인에 이끌려 부스에 입점하였다가 비교적 높은 가격대($10~$28)에 망설이는 표정을 보였지만 다시 방문해 샘플을 요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전 참가 때 이 업체를 눈 여겨 보던 한 중•서부 도매상은 전속 에이전트 계약을 제안해 오기도 했다. 이 회사 측은 “무엇보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자사 제품력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처음 해외 진출을 위한 발걸음을 내디딘 오오육육앤닷컴(55n66.com)(대표 강창범)은 자체 브랜드인 「제타(ZETA)」를 내세워 세계적인 SPA강자 「ZARA」 「H&M」과 겨뤄보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가진 업체다. 이미 국내에서는 세련된 다자인력과 합리적인 가격대를 통해 온라인 마켓의 최강자로 등극했으며 최근엔 개성공단에 6000평 규모의 자체 생산라인을 갖추는 등 한국형 SPA로서 손색이 없는 자체역량을 키워온 업체이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많은 바이어들에세 극찬을 받은 제품력과 가격경쟁력은 향후 이 업체의 해외 진출의 청신호로 보인다. 특히 몇몇 대형 의류 도매업자들이 전시회 기간이 끝나고 별도의 개별 상담을 요청하여 예정된 귀국일정을 미루고 L.A.를 경유하여 상담 및 매장개설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이렇듯 한국패션협회와 서울시는 이번 라스베거스 매직쇼에서처럼 한국 패션업체가 이제는 자신들의 제품력과 브랜드를 믿고 세계의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사업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향후 전시참가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 현지 시장에 대한 각종 정보제공뿐만 아니라 기존에 해외진출 및 전시 참가로 구축된 비즈니스 마케팅 노하우를 서로 공유할 수 있는 해외마케팅 네트워크 구축에 주력할 예정이다.
또한 전시 기간 동안 한국패션협회는 매직쇼사무국과 회이를 통해 내년 2월 매직쇼의 공동 게최국으로 참여하는 것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번 참가한 한국 브랜드의 결실을 토대로 향후 한국 업체의 브랜드관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사무국으로부터 전달 받았다. 내년 상반기 체결이 예상되는 한•미 FTA에 발맞춰 한국이 공동 개최국으로 선정된다면 한국은 세계적 브랜드인 「포에바21」 「랩소디(Rhapsody)」의 경영진이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