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1일 (수)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 기념 (마태 13,44-46) (이근상 신부)
“하늘 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다. 그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그것을 다시 숨겨 두고서는 기뻐하며 돌아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또 하늘 나라는 좋은 진주를 찾는 상인과 같다. 그는 값진 진주를 하나 발견하자, 가서 가진 것을 모두 처분하여 그것을 샀다.”(마태13,44-46)
복음은 하늘 나라를 재미있게 비유한다. 먼저 보물이다. 하늘 나라는 그지 없는 기쁨, 그것도 발견하는 자가, 어쩌면 그만이 향유할 수 있을 내밀하고, 고유한 기쁨을 주는 보물이다. 무엇일까. 누군가에게 귀하지만 어쩌면 다른 많은 이들에겐 얼씨구나 팔아버려도 좋을 것인지도...
두번째 비유는 재미있다. 하늘나라를 상인으로 비유한다. 이 대목은 얼핏 읽으면 하늘 나라를 진주에 비유했으리라 여기기 쉬운데 아니다. 하늘 나라는 상인이다. 아주 좋은 진주를 찾아나서는 상인. 가서 가진 것을 모두 팔아서 그것을 사고야 마는 어쩌면 참 마니아 같은, 그러니 좋아하는 것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이. 뭐에 푹빠져버린 오타쿠같은 하늘 나라라....
복음은 하늘 나라를 고유하고 내밀한 기쁨의 대상이며, 그 기쁨의 대상을 향유하는 이라고 비유하고 있다. 그건 어중이 떠중이, 소위 세상이 좋아하니 나도 좋은 '남 따라서 탐하는(mimetic)' 욕구의 대상도, 또 그 욕구를 가진 세상 속 시선도 아니다.
하늘 나라는 온 세상에 열린 겸손한 나라지만, 하늘 나라는 온 세상 누구라도 참으로 다르게 만나야 하는, 우리 하나 하나에게 다르고 깊게 건네진 선물이다.
출처: https://www.facebook.com/simonksyi/posts/pfbid02482rWGkLYFpFFTtE3MwG263VTvc6mZ6PQWnKPVspfN829JABwQZpHahUQzWjMN2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