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부터 붉은 잎들이 훌훌 소금기를 털어냈다. 지난밤 물새들의 경계 음을 들으며 잠을 설치던 작은 섬들도 구부렸던 등을 펴는 시각, 눈부시게 떨어지는 햇살을 뭉개며 개펄 한가운데서 여자들은 바지락을 캐기 시작했다. 바다가 떠나 있는 한나절 동안, 어선들도 그제야 몸을 눕히고 다리를 뻗었다. 바다가 들고나는 시간은 물때를 기다려 기웃거리는 갈매기만 알고 있는 것이 아니다. 섬과 섬 사이 화려한 징검다리를 놓고 처녀막 같은 경계를 허물고 있는 이방인들, 섬은 더 이상 섬으로 살 수가 없어 물새들은 대낮에도 비상非常이다. 섬으로 밀려들어 와 생채기를 낸 나와 일행들이 섬을 떠나고 있는 시간, 철 지난 바닷가에는 평생 개펄 기슭에 뿌리를 내린 나문재나물이 의연하게 제 몸을 붉게 태우고 있었다. 다시 바다가 들어오고 섬들은 하나 둘 몸을 낮추고 있었다.
첫댓글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분명하게 풍경이 그려지는 詩와 詩人을 imagism imagist라고 하는지요? 사상(寫像), 저는 이렇게 풍경을 묘사해 낼 자신이 전혀 없어요. 부끄럽지만 ..... 좋은 시 잘 읽고 갑니다.
다시 바다가 들어오고 섬들은 하나 둘 몸을 낮추고 있었다. /자연에서 배우는 철학 접목이 일품입니다
바다와...모래사장과....외로운 잎새와....고운 그림 그리다 갑니다.
다시 바다가 들어오고 섬들은 하나 둘 몸을 낮추고 있었다/ 나문재 나물의 의연한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그림이 좋은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