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는 조상님 무덤의 잡초를 베어서 깨끗이 한다는 뜻이고 소분은 경사로운 일이 있을 때 조상님 무덤에 가서 축문을 고유하고 제사를 지내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성묘는 조상의 산소를 찾아 살펴 돌보는 것임을 구분지어 젊은 세대에게 가르쳐야 한다. 벌초는 조상님 묘소를 찾아 1년간 자란 무성한 잡초를 제거하는데 그 시작이 언제부터인지 확실하지 않으나 제주도에서는 오래 전부터 벌초 풍습이 내려오고 있다. 음력으로 8월 절기가 시작되면 후손들은 너나할 것 없이 성묘에 벌초하러 가는 것이 상례로 되어 있다. 이에 따라 제주에는 벌초 때가 되면 객지에 나가 있던 후손들까지 귀향하여 성묘에 벌초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으며 또 각급 학교에서도 벌초방학을 하는 미풍양속이 있음은 타의 모범이 되고 있다. 8월 절이란 백로를 두고 하는 말이다. 백로는 24절기의 하나로 처서와 입추사이에 있는데 대개 양력으로 9월 7~9일쯤 된다. 백로에 접어들면 아침에 이슬이 내리고 가을 기운이 완전히 나타나게 된다. 산과 들녘의 잡초가 이때부터는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백로 이전에 벌초를 하게 되면 묘소에 잡초가 또다시 자라나게 된다. 사람들이 백로절기가 돼야 벌초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여기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만약 추석명절을 앞두고 무덤에 벌초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제주 속담에는 기제사 때에 조상님 머리에 잡초를 쓴 채 오신다고 했다. 추석이 되면 더위는 물러가고 날씨는 화창하여 덥지도 춥지도 않아 달은 밝아 가히 명절 중에 명절이다. 오곡은 무르익고 백과는 살찌우고 각종 채소가 풍성하며 해마다 이 날이 오면 햅쌀로 술과 떡을 빚고 갖가지 음식과 오색과실을 갖춰 조상님께 ‘금년 농사도 잘 지었습니다'라고 심축하며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한다. 가뜩이나 견디기 어려운 경제 한파 속에 추석을 맞게 되자 가정주부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물론 제주도청을 비롯하여 세무서, 상공회의소, 농수축협 등 유관기관들이 추석물가 안정대책을 수립하는 등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어 그 효과에 어느 정도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결코 낙관만은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당국의 물가억제책에 호응하는 검소한 추석 보내기에 가정주부들은 앞장서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이금월 시인, 제주시 이도 일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