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산이 싱그럽고 아름다운 때가 있었나 싶다.
겨우내 침잠하던 산이 활짝 피어난 봄꽃을 품고 화사하게 깨어났다.
이즈음의 산을 바라보노라면 봄의 한가운데 와있음을 실감한다.
대구 근처 경산에 있는 반곡지를 다시 찾았다.
지난해 봄 처음 들렀을 때 본 아담한 저수지와 오랜 연륜으로 멋지게 굽은 왕버드나무,
그리고 주변을 온통 짙은 분홍빛으로 물들였던 복사꽃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풍경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기 때문이다.
동대구 IC를 빠져나와 신천대로를 거쳐 반곡지가 가까워오자 분홍빛 세상이
눈앞에 펼쳐졌다
복사꽃은 그야말로 절정이다.
옛날에 과년한 딸이 있는 집에서는 복숭아나무를 심지 않았다고 하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만큼 복사꽃이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하기 때문이리라.
무릉도원이 있다면 바로 여기가 아닐까 생각하며 거니는 내마음도 마냥 설레고 행복했다.
반영이 아름다운 반곡지
경북 경산시 남산면 반곡리에 있는 반곡지는 과거에 농업용 저수지로 축조되었으나
현재는 청송의 주산지, 밀양의 위양지와 함께 전국적으로 유명한 사진촬영 명소가 되었다.
둑을 따라 늘어선 20여 그루의 왕버드나무와 봄이면 활짝 피어나는 복사꽃이 무척 아름답다.
싱그럽고 화사한 풍경 속으로 들어간다.
출사를 나온 사람들이 여기저기 자리를 잡고 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저수지둑을 거닐며 연두빛 왕버드나무가 뿜어내는 봄기운에 빠져든다.
어떤 사람은 반곡지의 왕버드나무가 수령 300년이 된다고도 하지만 확인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닌 세월의 두께가 예사롭지 않다.
싱그러운 연두와 분홍빛....봄은 무르익을 대로 익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