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준이 돌아왔다! 75년 <집념>에서 2013년 <구암허준>까지 4번째 리메이크화.
MBC 사극 <구암허준> 촬영 현장의 열기가 뜨겁다. 이번에 허준 역할을 맡은 배우 김주혁은 75년 <집념>의 1대 허준을 연기했던 배우 고故 김무생의 아들이다. 아버지에 이어 약 40여년 만에 허준을 연기하게 된 그는 75년 당시 허준을 연기한 아버지가 스타덤에 올라 집안을 일으키셨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예전부터 꼭 허준역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고 말한다.
- 99년 전국적으로 불었던 허준 열풍, 사람들은 왜 허준이란 인물에 열광했나?
최고시청률 63.7%라는 경이적인 기록, ‘줄을 서시오’ 등의 유행어를 낳기도 했던 드라마 <허준>의 인기는 가히 상상불허였다. 당시 <허준>자문을 맡았던 한의학과 교수의 말 한마디로 콜라가 주름잡던 기존 음료시장에 매실음료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나기도 했으며 한의사들은 환자들의 “허준처럼”이란 주문과 성화에 시달려야만 했다고. 특히 주인공 허준은 과거 역사 속의 인물이자 드라마 속 허구의 캐릭터임에도 불구, 사람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으며 사랑을 받았다. 그야말로 세상이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영웅이 되어 나타난 허준이란 캐릭터는 IMF, 의약분업에 따른 의료 대란 때문에 힘들어하던 서민들에게 새로운 영웅상을 제시하며 심리적인 불안과 공백을 메꿔주었다. 드라마의 인기에 극 중 허준의 스승이었던 가공의 인물 유의태가 진주유씨 가문의 족보에 오르는 사건도 벌어졌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과연 실제 역사 속 허준에 대한 진실은 어떤 것일까?
- #우리가 허준에 대해 몰랐던 사실들? “흉악하고 음란하고 미련하고 교만하며...” ‘최고의 명의’에 걸맞지 않는 버려진 무덤과 족보 속 ‘서자’라는 단촐한 기록.
역사자료 속에서 허준에 대해 언급한 기록은 많이 남아있지 않은데다 지금까지 발견된 역사 속 허준에 대한 묘사는 드라마 속 캐릭터와는 사뭇 딴판이다.
“허준이 본래 흉악하고 참혹하며 도리에 어긋난 악한 사람으로서...” -광해군 일기 1608. 11.23)
“허준이 본시 음란하고 범람한 사람이다.” -광해군 일기 1608.3.10.
“양평군(陽平君)허준(許浚)은 위인이 어리석고 미련하였는데 은총을 믿고 교만했다.” -선조실록 39년
왜 역사속 허준에 대한 평가는 이렇게 박한 것일까? 실제로 그의 성격은 흉악하고 어리석고 음란하며 교만했던 것일까? 역사 속 허준의 발자취를 더듬어 민통선 안에 버려진 허준의 무덤을 찾아가보는데. 높은 벼슬에 올랐던 그의 업적과 위치에 걸맞지 않는 그 무덤의 숨겨진 비밀은 과연 무엇인지... 베일에 싸인 진실을 쫓아 추적해보았다. 왜 조선 최고의 의학자, 의성(醫聖)으로 까지 추앙받는 그가 언제 태어났고 또 몇 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는가 하는 사실조차도 세상에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일까? -점차 밝혀지는 새로운 사실들, 최근에 뱔견된 허준 관련 미공개 자료!
제작진이 취재를 하던 중 알게 된 사실들이 있었다. 오랫동안 허준에 대해 연구하던 한 학자가 최근 그에 대한 내용이 기록된 새로운 사료를 발견했다고 알려온 것이 바로 그것.
- 75년 드라마 <집념>의 탄생에는 남다른 비화가 있다? 허준의 초상화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와 흥미진진 에피소드들.
그렇다면 드라마 속의 캐릭터 허준은 처음 어떻게 만들어지게 된 것일까? 그 탄생의 계기에는 많은 우여곡절이 숨어있다고 하는데. 드라마 제작팀이 여러 자문들을 모아 직접 제작하는 수고를 들인 초상화에 대한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를 당시 <집념> 연출 PD에게서 직접 들어보았다.
“교육정책이 그 당시만 해도 아침에 세워졌다가 저녁에 바꾸고 계속하다보니까 그런 시대상 속에서 뭔가 역사 속에 참된 그 스승 상을 찾아 누가 없을까... 그러다가 조선왕조실록의 선조대에 임금님을 모시고 의주까지 몽진을 가실적에 호종했던 의사얘기가 한 두어줄 나와. 이 자료가 하나도 없어요” -75년 드라마 <집념> 연출 표재순 PD 인터뷰 중
“(허준)영정을 만들면 어떻냐. 그래서 주역 ,관상, 골상학 하시는 분을 몇 분 모셔다가 몽타주를 만들었어. 이런 동의보감을 지은 저자로 간다면 성격은 어떤 성격일 것이고 골상학적으로 이런 골격을 가졌을 것이고“ -75년 드라마 <집념> 연출 표재순 PD 인터뷰 중
76년 영화 <집념>의 허준역을 맡은 배우 이순재는 91년 <동의보감>, 99년 <허준>에서는 허준의 스승 유의태 역을 연이어 맡은, 그야말로 허준이 드라마화 되어 온 세월과 함께 걸어온 산증인을 자처한다. 그는 허준이 스승을 해부하는 극 중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허준이 되어 ‘해부를 하기도’, 또 스승이 되어 ‘해부를 당하기도’ 하는 역을 모두 했었던 색다른 에피소드를 털어놓는다. 91년도 허준, 배우 서인석도 배우라면 누구든 허준 역을 탐냈을 거라며 당시 맡았던 허준 역에 대한 무한애정을 드러내었다. - 세상이 어렵고 힘들때마다 ‘허준’은 돌아온다. 그렇다면 2013년, 사람들은 어떤 허준을 기대하고 있을까?
75년부터 2013년까지 각 시대적 상황에 맞게 허준의 캐릭터는 변모하여왔으며 세상이 어렵고 힘들때마다 리메이크화되어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었다. 세월이 변하면 시청자들의 안목도 바뀌고 그들이 바라는 영웅의 군상 또한 달라진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허준은 ‘민중을 보듬는 가슴 따뜻한 남자’에서 ‘신분의 장벽 앞에서 고뇌하는 까도남’까지 무궁무진한 변신을 거치며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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