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광화문 시네 큐브에서..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을 보았다.
이 영화는 기타리스트이자 음반 프로듀서 라이 쿠더가
음악과 절연해 살아가던 쿠바 음악의 대가들을 만나..
결국은 그래미 상까지 거뭐진 음반을 만든 이야기를..
70년대 뉴 저먼 시네마의 기수 빔 벤더스가 영상으로
잡아낸 것이다.
영화는 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가 쿠바혁명 성공이후..
골프친 장면을 회고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쿠바의 수도 아바나의 도시정경을..
관조의 시선으로 그리는데,,
플로리다 해안과 맞닫은 아바나의 말레콘 거리를
계속 때려대는 파도의 포말들..
길거리에 널려진 빨래들..
도저히 깨끗하다고 볼 수 없는 거리거리의 풍경..
체 게바라의 벽화..
조명 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밤거리들..
쿠바 사회주의의 현실을 관조하는 시선들이 펼쳐진다.
기타리스트이자 음반 제작자 라이쿠더는..
70년대부터 쿠바 음악에 매료되었고,,
1996년 쿠바 음악 관련 음반을 만들 기회가 찾아와서,,
그가 "카리브해의 보석들"이라 극찬한,,
이브라함 페레, 꼼빠이 세군도, 루벤 곤잘레스, 오마라 포루투온도 등을 만나..
음반을 만드니..
그것이 바로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이다.
멤버들의 이력이 이채롭다.
라이 쿠더가 ‘쿠바의 낫 킹 콜’이라 극찬한 이브라함 페레…그는 한때 음악을 포기했었고, 구두닦이와 복권팔이 , 심지어 길거리 쓰레기 통을 뒤지기까지 했다.
아흔살의 나이에도 여섯번째 아이를 가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여자와 연애가 인생의 꽃”이라 믿는 청년적 로맨티스트 감성을 지닌 기타리스트 꼼바이 세군도…
쿠바음악에 매료된 나머지 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1940년대 쿠바 음악계의 3대 피아니스트 중 한명이된 루벤 곤잘레스… 그는 80년대 은퇴한 뒤 피아노가 없는 집에서 조용히 살아왔다.
쿠바의 ‘에디트 피아프’라 불리고, 실제로 낫 킹 콜 그리고 에디트 피아트와 공연한 적이 있는 쿠바 최고의 볼레로 가수 오마라 푸르투온도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저런 늙은이들이 가진 젊은이 이상의 열정이 어떻게 가능한가라는 문제였다.
특히나 영화는 이 밴드의 공연 및 녹음 장면이 주를 이루는데,,
자기 일, 즉 자기 음악을 할때의 그들의 자세와 표정이 아주 압권이었다.
그들이 짓는 천진스러운 웃음은 자기 자신을 지키며 심지굳게 한길만을 걸어왔고 결국 자신의 꿈을 실현하게 되어 성취를 맞본자만이 느끼는 자긍심이 배어 있었다.
그리고
영화와 음악은 당대인의 정신과 삶을 반영한다는 빔 벤더스 의 믿음처럼..
이들의 음악적 열정과 자긍심은..
비단 개인적인 것을 넘어..
현실 쿠바 사회주의의 그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영화 후반부에..
아바나 거리에 새겨진 “혁명은 영원하다” “우리는 꿈을 믿는다” 등의 구호를 보여준 것과..
카네기 홀 연주 공연에서
마지막 휘말레에서 쿠바 국기를 들고,,
관객의 환호에 답하는 장면은,,
쿠바 사회에 보내는 감독의 어떤 찬사성 은유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영화를 보며 느낀 것이지만,,
미국의 계속된 시대착오적 경제봉쇄정책과도 맞물리며,, 경제적으로 쿠바에 남은 것이란 폐허뿐이지만,,
“우리는 꿈을 믿는다” “혁명은 영원하다” “승리할때까지”라는 구호에서 드러나는바 …
보다 인간적인 사회를 향한 쿠바의 실험은 계속되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고 느낀 교훈은..
물론 클럽 멤버들이 하루살이가 아니고,,
라이 쿠더가 천리마가 아니지만,,
하루살이도 천리를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하루살이라도 천리마의 등에 탈 기회를 얻게되면,, 하루에 천리를 갈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부에나비스타 클럽의 멤버들 처럼..
하루살이와 같은 남루하고 비참한 현실 속에서도 ,, 좌절하지 않고,, 유머를 잃지않고,,
자신의 열정을 담을 수 있는 일을 계속한다면,,
생애 언젠가는 자신의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수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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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을 보다...
강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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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14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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