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 인터뷰 ＜2화＞ 아르케 ARCHE (본편)

[Qanan]

1. 픽션 인터뷰는 전편 (프롤로그), 본편 (Q & A), 후편 (에필로그)으로 이루어집니다.

2. 픽션 인터뷰의 전편과 후편은 스토리텔링, 본편은 인터뷰 형식의 리뷰로 구성됩니다.

3. 픽션 인터뷰는 모든 면에서 저의 견해와 추측이 가미되어 있으니 고려해서 읽어주세요.

◈ 스토리가 이어지는 연재글 이므로 처음부터 보시기를 권합니다. ^^ ◈

처음부터 읽을래요. ☜

지난 글 읽기!! ☜

- 아르케 본편

Q1. 자기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A1. ... 안녕하세요. 나는 아르케 Arche, 넥시 Nexy 소속입니다. 7겹 합판이며 폴리머볼 시대에 맞는 감각과 수치를 가지면서도 가장 적절한 두께를 유지한 넥시의 메인 모델이라고 할 수 있어요. 양면의 소재가 다른 것이 큰 특징인데, 이 부분은 좀 있다가?

Q2. 네, 일단 이렇게 시작해보죠. 아르케씨가 생각하는 넥시의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2. 넥시는 지난 몇 년간 여러분들의 어떤 면면을 충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해왔습니다. 실은 그것은 아키텍트의 개인적인 탐구심에 기인한 면이 큽니다만, 어쨌든 그 덕분에 넥시의 제작자는 본인의 고민과 의도를 널리 알리는 시간에 큰 비중을 두었고, 사람들은 전문가들이 만든 제품을 수동적으로 고르던 시대에서 나의 고민을 투영한 듯한 제품을 만나는 시대로 이동하게 되었죠. 다른 관점도 있겠습니다만, '소통하는 브랜드의 탄생' 이라는 말로 저는 넥시를 설명하고 싶군요.

Q3. 그렇군요. 그렇다면 넥시에서 아르케씨의 의미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또 비중은 어느 정도 되시는지 자평한다면?

(아르케는 불쾌한 얼굴로 미스터 겜블을 바라보았다. 눈썹을 찌푸리며 무엇인가 말하려 했으나 미스터 겜블은 그녀를 흘깃 바라보며 무표정일 뿐이었다. 아르케는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샤흐 니고라...! Syah nigora...!)

A3. (허리를 곧게 세우며) 저는 넥시의 과거이자, 현재입니다. 넥시는 고민과 고통으로 만들어진 수레바퀴 같은 브랜드입니다. 나는 넥시에 참여한 사람들의 고민과 결정체, 실패와 발전이 모여서 완성된 폴리머볼에 대한 대응이며, 앞으로 만들어질 아이들의 모티브입니다.

Q4. 그러나 애석하게도 아직 아르케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그렇게 뜨겁지 않습니다.

A4. 많은 것이 변하고 도전받는 시대입니다. 사람들은 혼란스럽고 모든 브랜드들이 제각기 다른 이유를 들어 자신들이 대안이라고 주장합니다. 이 시기에는 검증의 시간이 필요하며, 개념이 정리되는 시간을 기다릴 것입니다. 나 하나만 바라봐 달라는 욕심을 부릴 만큼 나는 어리석지 않습니다.

Q5. 여러 가지 시도를 한다는 측면에서, 넥시에서 만들어내는 다른 형제들(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면)이 아르케씨의 발목을 잡는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A5. (살짝 웃음을 띈다.) 오즈 말인가요?

Q6. 오즈 만을 지칭한 것은 아닙니다만, 오즈씨의 인기도 부인할 수 없겠네요.

A6. 그 애는 실패할 수 없는 작은 개념의 결론입니다. 그 애 뿐만 아니라 많은 넥시의 아이들은 어떤 점이 이러하면 좋지 않을까 라는 한두 가지 기대에서 출발한 아이들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충족시키면 좋은 평가를 빠른 시간 안에 받게 됩니다. 넥시의 아키텍트는 그 점에서 비상하고 영리하죠. 그 아이들이 모두 좋은 평가를 받게 되면 결국 나의 우수성도 증명되는 것입니다.

Q7. 당신의 장점을 직접 듣고 싶습니다.

A7. 카난, 당신은 나에게 모욕감을 주면서까지 여기에 앉혔습니다. 그건 이렇게 일반적인 질문이나 하려는 수작이었나요? 이런 질문은 오피셜 자료만 봐도...

Q8. 봤어요. 그리고 거기에 적힌 글귀는 모두 아키텍트의 견해였지요. 당신은 그 의견에 100% 동의하십니까?

A8. ...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Q9. 당신은 당신의 아버지인 Oscar 씨를 계속해서 아키텍트라고 지칭했습니다. 저는 당신 자신의 프라이드가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당신의 내면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고, 그래서 실례를 무릅쓰고 이런 질문을 드립니다. 저도 이 인터뷰에 많은 것을 걸고 있습니다.

A9. ... 나의 내면적인 이야기? 제가 감정을 잘 조절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좋아요. 질문이 뭐였죠?

Q10. 감사합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아르케의 장점을 알려주십시오.

A10. ... 차크라 (저의 쌍둥이 오빠죠.) 와 나의 가장 큰 특징은 아무래도 양면의 소재가 다르다는 점이에요. 사실 우리에게는 넥시가 그동안 고민하고 좋은 평가를 받았던 많은 부분이 모두 반영되었다고 보면 됩니다. 소재의 선정, 각 층의 두께부터 중심층의 탄화작업까지, 오즈를 비롯한 다른 아이들이 각각의 실험 대상이라고 본다면, 나와 오빠는 그 아이들에게서 성공한 유산의 집합체라고 이해하면 되어요. 나는 헤리티지라고 볼 수 있지만, 동시에 아키텍트의 원초적인 구상이기 때문에 자손이라기보다 근본이며, 그래서 지금까지의 모든 넥시의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양면의 구성을 다르게 한 것은 그 외의 모든 부분이 완벽하기 때문에 실패확률을 최소한으로 줄인 변화라고 할 수 있겠죠.

Q11. 이론적으로 당신은 ‘넥시의 기준 안에서는’ 완벽한 밸런스를 반영할 수 밖에 없겠군요.

A11. 모처럼 괜찮은 표현이네요. 어쨌든, 양면의 소재를 다르게 한다는 것은 서로 다른 특성을 보여주겠다, 다른 용도를 구현하겠다 라는 의지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이것은 차크라의 경우에는 큰 의문 없이 통용되었어요. 왜냐하면...

Q12. 수비전용 블레이드는 앞뒷면의 특성과 사용법이 판이하게 규정되어 있으니까?

A12. 좋게 말하면 그런데, 양면 러버의 차이가 너무나 크기 때문에 라는 것이 근본적인 이유겠지요. 핌플인과 핌플아웃, 혹은 롱핌플을 붙인 양면은 표층의 소재가 그 러버의 능력을 도와주는 수준을 넘기 힘듭니다. 백사이드로 한정해서 말한다면 러버의 성능을 끌어낼 때 최악의 세팅만 아니면 여러분들은 러버의 장점인지 표층의 장점인지 판단할 수 없게 되지요.

Q13. 차크라와 형제시면서 너무 비판적인 평가를 내리신건 아닌지. 그러면 차크라에 있어서 표층을 달리 한 것은 그렇게 의미가 없다고 결론지어도 무방한가요?

A13. (짓궂은 미소를 머금었다. 그 표정은 밉지 않았다.) 내 설명이 너무 어려운가보군요? 여러분들은 판단할 수 없다라고 표현한 것은 당신네 사람들의 수준을 언급한 것입니다. 백핸드 사이드에서 더없이 높은 안정감을 가진다는 그 자체가 차크라의 밸런스를 말해주는 것이고, 그것으로 충분한 것입니다. 양면 동일한 소재를 사용한 다른 경쟁제품들도 이런 시도를 한다면 더 나은 안정감을 가져올 수 있겠지만, 데이터를 모으는 것과 결심하는 것, 그 어느 쪽도 쉽지 않아요. 나와 오빠는 밸런스와 최적화 라는 단어를 좋아합니다. 이해가 안되면 언제든 말씀하세요.

Q14. 좋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의 경우를 묻고 싶군요. 당신에게 두 가지 표층의 의미는 어떻습니까?

A14. 오히려 당신에게 물어보고 싶네요. 카난씨, 당신에게 두 표층이 다른 것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Q15. 저는... 글쎄요. 포핸드 면은 좀 더 공격적이고 잘 뻗었던 것 같고, 백핸드 면은 쉽게 회전이 걸리면서 안정감이 있었습니다.

A15. 왜죠?

Q16. 그야 당연히 아르케씨의 특징이...

A16. 테스트했던 러버는 본인이 주로 사용하던 러버였겠죠? 다른 블레이드에서는 어떠신가요? 포핸드는 더 공격적이면서, 백핸드는 안정감이 있는 러버로 세팅해서 쓰시나요?

Q17. ... 그렇습니다.

A17. 솔직하게 말씀해보세요. 카난씨가 더 좋아하는 러버는 포핸드쪽인가요, 백핸드쪽인가요?

Q18. ... 포핸드 러버 쪽을 좋아합니다. 가장 마음에 들고 내 능력을 최상으로 끌어내주는 러버를 고르면 우선 포핸드 쪽으로 세팅합니다.

A18. 그럼 그 러버를 왜 백핸드에는 사용하지 않아요?

Q19. 음... 사실 펜홀더를 사용했을 때는 고민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쉐이크핸드 전형으로 바꾸고 나서, 처음에는 같은 생각으로 양면 러버를 동일하게 세팅했었는데, 쉐이크핸드의 백핸드는 더 다채롭고 공격적인 타법을 구사할수록 강한 임팩트를 요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펜홀더 때처럼 수동적인 타법을 할 때는 이전처럼 사용할 수 있었지만, 포핸드처럼 강하게 휘두르거나 세밀한 플레이를 할 때는 그만큼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포핸드만큼 위력을 내기 힘들더군요.

A19. 탁구인구의 95%는 포핸드보다 백핸드 타법의 완성이 느리다고 해요. 5%는 백핸드 타법이 더 위력 있고 완성이 빠르다고 하죠. 즉, 거의 모든 사람들은 어느 쪽이 더 강하든 카난님과 같은 고민을 하면서 러버를 고르고 테스트한다고 보면 틀림없겠지요.

Q20. 그럴 듯 하네요. 저도 백사이드에서 조금만 더 안정감이 있다면 포핸드 러버를 사용하고 싶으니까요.

A20. 하하, 저도 그런 면에서 당신께 도움을 드리고 싶네요.

Q21. 음? 아...!

A21. 맞아요. 양면의 러버를 다르게 사용하고 저의 진가를 느끼기는 쉽지 않으실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세상에는 우리(아르케와 차크라) 처럼 밸런스와 최적화를 중요시하는 꽤 많은 블레이드들이 있고, 각자의 특성이 분명한 수많은 러버들이 있지요. 여러분들은 자신의 장점을 드러내기 위해, 혹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우리를 선택하고 조합해 왔습니다. 그 안에서 이 특징은 크지 않아요. 나의 앞과 뒤가 다른 면을 선택한 것은, 의미 있지만 섬세하고 예민한 차이를 만든 것이고, 나는 이것을 느낄 수 있는 파트너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Q22. 어쩐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스스로 가치롭게 생각하시는 점은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A22. 스스로라, 하나 더 여쭤볼까요? 여러분은 우리를 가치있게 생각하시나요? 

Q23. 물론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블레이드와 러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

A23. 사람들은 지나친 욕심을 버려야 해요. 당신도 마찬가지구요. 여러분은 종종 자기중심적이고 합리화가 심합니다.

Q24. 그게 무슨 뜻인가요? 당신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말라는 뜻인가요?

A24. 이런 얘기들 흔한 얘기죠. ‘어느 블레이드가 너무 좋다. 감각도 마음에 들고 타구감도 좋은데 비거리가 짧아서 아쉽다.’ ... 이런 소리도 하죠. ‘공도 쭉쭉 뻗고 공 끝도 너무 마음에 드는데 소리가 너무 크다, 진동이 너무 많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하면서 헤매고 다닙니다. A랑 똑같이 생겼는데 좀 더 성격 좋고 돈 많은 B를 찾습니다. 화려하고 재밌는 C인데 조금 더 조신한 D 어디 없나요?

Q25. 연애랑 비유하는 것은 너무 나아간 것 같네요. 사람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사람은 인격체이고, 장점과 단점은 모두가 가지고 있어서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란 없으니까요. 나의 장점이 있다면 그것에는 겸손하고 단점을 고치려고 하면서, 상대방의 좋은 점을 발견하고 나와 다른 점은 인정하고 맞춰나갑니다. 그게 평범한 연애고 만남이라는 거죠.

A25. 우리는 이렇게 성숙한 존재인데, 너희들은 한낱 소모품이고 물건이니 그런 대우를 받으려고 하는 것은 가당찮다 라고 들리네요. 정말 우습기 짝이 없습니다. 카난씨. 당신은 좀 다르다고 생각해서 어렵게 앉아있는데 정말 기분 최악이네요.

Q26. 아니, 그런 말은 아니었어요. 생각이 짧았습니다. ... 생각이 모자랐습니다. 미안합니다.

A26. 틀린 말은 아니겠지요. 우리는 소모품이고 선택을 기다리는 일개 물건일 뿐입니다. 하지만 당신들은 자신에게 꼭 맞는 우리 중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많은 고민을 하지요. 그리고 자신의 파트너를 찾았다고 생각하면 그 마음이 차고 넘치며, 주변에 자랑하기도 하고, 어디엔가 컴퓨터로 혹은 메모로 기록하기도 하고, 또 이름을 지어주고 부르고, 닦고, 바라 보고, 만지작거리지요. 저는 오래 전부터 그것을 느껴왔고, 진심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당신들이 우리를 사랑하고 있나 하고 생각한 적도 있었죠.

Q27. ... ... ...

A27. 다만, 바라는 것은 우리에게 생명이 없더라도, 영혼이 있음을 이해해 달라는 것입니다. 영혼이라는 것은, 우리 안에 숨어있는 의지라고 할 수도 있고, 특징이라고 할 수도 있으며, 우리를 만든 사람의 자부심이나, 확신일 수도 있지요. 아르케는 이 자체로 완전한 아르케, 비스카리아는 그 자체로 비스카리아입니다. 누구에게 만족하지 못해서 다른 이를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어쩔 수 없어요. 무턱대고 비교해서 수치화하거나, 단순히 더 빠른 아르케, 비스카리아 강화판, 더 세련된 오펜시브 클래식 따위의 저급한 언어로 우리를 저울질하지는 말아주시길 바라요. 지금 옆에 있는 사람에게, 너는 내 첫사랑과 너무나 똑같은데 좀 더 예뻐서 좋아.. 라고 말할 수 있나요? 그것은 두 사람 모두에게 모욕적인 언행일 겁니다. 

... 당신이 첫사랑과 헤어진 이유도 첫사랑이 모자라서가 아니었잖아요.

<계속>

다음 글 읽기!! ☜

[Qanan]

가독성이 어떤지 미리보기로 확인하는 작업을 늘 하는데요.3편은 취소한다는 것이 등록을 해버렸었네요. 3편은 삭제했습니다. 미리 보신 90분께 사죄드립니다. ㅜ_ㅜ 오비트랩님께 특히 사과드립니다. 인피니티 워 스포 얘기하면서 놀다가 진짜로 바보같은 일을 직접 해버림. ㅠ_ㅠ

[루프드라이브(게시판지기)]

와우~~~ 대박 인터뷰 감사합니다^^

[Qanan]

ㅋㅋ 루프드라이브님 인터뷰 한 소감 같네요?

[공룡]

진짜 재미있고 기발하고 미소짓게 잘 썼네요. 마이티 카난님♡

[Qanan]

아빠미소 ㅋ 감사합니다~

[Qanan]

스마트폰에서 완전히 보이지 않던 현상 수정하였습니다. 죄송합니다. (4.26. 17:50)

[Oscar]

PC 버전 대문에 링크 걸어야 겠네요~^^

[Qanan]

엇, 대문 장식 해도 되나요? 픽션인데?

[Oscar]

예, 내일 출근해서 걸어 놓겠습니다~^^

[왼손짱]

아르케에대해 이르케 글을 잘쓰시네요

[Qanan]

아... 이르케도 감사한 댓글을...

[Oscar]

... 당신이 첫사랑과 헤어진 이유도 첫사랑이 모자라서가 아니었잖아요.

=> 이 부분이 예사롭지 않게 들리는 것은 저 뿐인가요?

[Qanan]

예사롭지 않은 한 부분이죠. -_ㅜ 로맨스를 기대했던게 도라미님이셨던가요?

[적룡혀니]

어렵군요

[Qanan]

아르케 말투네요. ㅠ

[공룡]

퍼가요~

[Qanan]

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