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4.12. 경남 의령군.
들현호색은 이름 그대로 들에서 볼 수 있는 현호색이라 보면 됩니다. 산속에선 한 번도 못 봤고 숲 가장자리나 논둑 밭둑에서 주로 보게 된답니다. 자원관의 기재문에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양지바른 들판 또는 논밭의 둑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라고 되어 있더군요. 제주도에는 이 녀석이 없는 건가? 제주 안 살아봐서 모르겠네. ㅋㅋㅋ (다만 국생정에서는 분포지역을 중부지방으로 한정하고 있네요. 잘못된 기재문으로 보입니다.)
이 녀석도 양귀비목 현호색과의 식물이니 뿌리 중간중간에 둥근 덩이줄기가 붙어 있고 유독성이며 한약재로 쓰인다고 합니다. 다만 다른 현호색보다는 독성이 약하니 약성도 약하리라 생각되네요.
잎에는 주맥을 따라 붉은 무늬가 대개 들어가 있는데 줄기 위쪽으로 갈수록 점점 사라지고 녹색만으로 되어 있는 경우도 많더군요.
귀한 꽃, 한 번도 안 본 꽃 찾아 천 리 만 리 먼 데까지 차를 타고 가는 것도 재미있지만 어디 멀리 가지 않고 붙박이로 근처를 탐색하는 것도 초심을 되찾는 아주 좋은 방법이네요. 제 카페의 이름은 꽃지기의 '꽃누리'이지 꽃지기의 '야생화누리'가 아닌데도 언젠가부터 사람들이 알뜰살뜰 심어가꾸는 꽃에는 데면데면해지게 되었는데, 시골에서 머물며 할머니들께서 자식 키우듯 애지중지 가꾸는 마당의 나무나 풀들도 충분히 제 모델이 될 수 있음을 새삼 깨닫고 있답니다. 물론 들현호색을 애지중지 기르고 가꾸는 사람은 없지만 그동안 먼 데로만 나돌았던 눈길을 안으로 돌리니 한동안 안 보였던 아름다운 꽃들이 꽃누리를 다시금 가득 채우게 되었고 그걸 보면서 뿌듯하다는 말이지요.
어제는 하루 종일 비가 와서 아무 데도 안 가고 점심은 삼겹살에 소주, 저녁은 나물비빔밥에 이슬 한 방울로 뿌듯하게 마무리했지만 오늘은 또 날이 맑으면 어느 골짜기든 들어가 맑은 공기 마시며 어여쁜 색깔의 꽃들을 눈과 카메라에 가득 담아와야 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