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이! 미스터 킴!!!~~~~~ 와이 돈 츄
기브 미 앤써 인 타임, 앙???!!!~~~~ "
독일인 Mr. Q 라는 선주(船主)가 내가
근무하는 설계실로 들어오더니 나의 상사
인 김 부장에게 멱살 잡고 때릴듯한 기세
로 마구 고함을 지른다
???...........
부장은 쩔쩔 매며 답을 못하고 독일인
Mr. Q 는 기세등등이다
때는 1978년 초 난 아직 미혼이엇고 회사
퇴직금으로 동생들의 대학입학 등록금 마련
을 위하여 설계실 엔지니어로 3년간을 근무
하던 대기업인 H 중공업을 사직하고 중소기
업인 D 기업으로 이직을 하여 며칠 안되었을
때엿다
그의 무례함도 무례함이거니와 부장님의
답도 못하고 어물 대며 쩔쩔매는 모습도
이해가 안되엇다
위협적인 큰 소리를 한번 더 치고 Mr. Q 는
나가 버렸다
"부장님... 뭐가 문젭니까?..."
"응,그넘 해달래는 대로 다 해줄 수도 없고
뭐라 통하지도 않고 종종 와서 저 X랄이야"
사정을 알고 보니 당시 근무하던 회사가
독일 배 수척을 수주(受注)받아 건조 중이
엇는데 건조 도크 밖에서 이미 사전 조립
되어 건조 도크 안으로 들어가 건조 중인
선박에 선주인 Mr. Q 가 검사하면서 이것
저것을 더 튼튼히 만들어 달라고 추가적인
요구를 상당히 하엿다는 것이다
그러한 요구를 선주가 하려면 선박이 도크
밖에서 사전 조립 중일 때 해야 일하기 쉬
워서 추가적인 비용이 덜 들어가는데
선박의 블럭들이 이렇게 도크 안에 들어가서
전체적인 큰 조립을 하는 중에 뒤늦게 요구를
하면 필요한 자재 운반과 추가적인 자재 용접
을 하기위해 몇배의 공사비가 소요되므로
회사 측에서는 선주의 요구를 들어주기가
아주 난감한 것이다
그러니 회사는 그의 요구를 들어주기가
어려워 차일 피일 안들어주다 보니 선주인
Mr. Q 는 화가 날 때로 나 잇는 상태였고
따라서 선주 검사도 안해주니 공정은 밀리고
회사의 입장이 난처한 상태였다
그런데 가만히 상황을 보니 그와 대면하여
자유롭게 영어로 이야기할 수 잇는 사원도
없기에 그러한 문제가 더욱 심화되엇던 것
같앗다
나는 부장에게 그간의 그의 요구서를 달라고
하여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그의 요구를 살펴보고 구조역학적으로
계산을 해 보니 회사가 건조한 선체 블럭들은
충분한 보강들이 되어잇엇고 별로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
나는 그의 요구 항목에 하나 하나 일련
번호를 매기고 항목에 대한 역학적 계산을
일일이 명기하여 우리가 작업한 공사가
충분한 구조역학적인 안전치를 갖고
잇음을 영문으로 밝혀 놓앗다
며칠 걸려 그의 모든 요구서에 대한
회사 측의 응답서가 완성되자 부장의
허락을 받고 4층에 잇는 그의 사무실로
올라가 그를 만낫다
당시 나는 이 회사에 온지 며칠 안되엇기에
그는 첨 보는 나를 힐긋 보며 시큰둥하게
맞이하엿다 나는 길게 인사할 것도 없이
그에게 나의 구조계산서를 내밀고 입을 열엇다
나 : "안뇽 나 너를 위한 Mr. 해결사다 여기
그간 너의 요구에 대한 답이 있는데 결론적으로
우린 네게 해줄 것 아무것도 엄써!!!"
Q : "뭣??!!! 뭐라꼬?? 그 무신 말이고???"
나 : "너 이거 체크할 능력 잇으면 보고 말해"
Q : (수십페이지의 계산서를 이리저리 뒤척이더니)
"으음....이거 내 호텔에 가서 체크해 보고 말해
줄께"
나 : "해봐!"
며칠 후 그가 내가 근무하는 설계실로 왓다
그의 얼굴엔 고민의 흔적이 역력햇다
그는 내게 말하기를 자기는 솔직히 이 계산서를
체크할 능력이 없고 포항제철소에 잇는 독일인
엔지니어가 이것을 체크할 수 잇으니 그를
이미 불럿고 그가 며칠 후 온다 하니 그 때
만나 이야기하잔다
그러자고 햇다
며칠 후 포항에서 Mr. Q 가 말한 독일인
엔지니어가 왓다 그와 테이블에 마주 대하여
앉아 그를 보니 그는 이차대전 시 사막의 여우로
불리우며 연합군들을 괴롭혔던 나치 독일의
명장인 롬멜장군과도 같은 시원한 인상의 멋진
사람이엿다
고교시절 사관학교에 입학하려고 전쟁
영화를 많이 보앗는데 롬멜 장군이 나오는
영화를 본적이 잇엇다 당시 미국의 <제임스
메이슨> 이라는 배우가 롬멜로 분장하여
연기를 햇는데 그 흑백영화에서 인상적인
장면은 북아프리카 전선에서 독일군들이
영국군 포로를 잡아 롬멜에게 데려왓을 때
롬멜은 격의 없이 그들을 대하며 자기가 막
마시려던 귀한 물을 포로들에게 주는 장면
이었다
타는 목마름의 열사의 사막에서 물이 얼마나
귀한지는 사막에서 전쟁을 해본 경험이 없으면
잘 모르는 일이다 참으로 감동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암튼 그는 좋은 인상이엇지만 나는 그 역시
독일인이니 게는 가재 편이라고 그가 혹시나
내 계산이 맞더라도 같은 독일인인 Mr. Q 의
손을 들어주지나 않을지 그간 은근히 걱정을
하고 잇엇다
그는 자기 가방에서 전자 계산기를 꺼내더니
나의 계산서를 보며 이리저리 계산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는 모든 항목에 대한 계산을 하지 않고
페이지를 몇장 씩 넘기며 띄엄 띄엄 몇군데를
계산하고 있엇다
말 없이 침묵이 흐르는 시간이다
나도 사실 초조하엿지만 Mr. Q는 더 초조
하였으리라...
이윽고 그는 Mr. Q를 향하여 그의 얼굴을
돌리더니 이야기 하기 시작하엿다 이제 부터
독일말이라 알아들을 수가 없다
롬: 칼 앙터앙터!! (너 그간 엉터리 요구햇네)
Q : 엥? 으악크악? (뭣? 니 맞나?)
롬 : 야! 칼 치우라야(그래 다 그만두라우야!)
Q : 휑 우째워째?? (에구 난 어케???)
그는 이윽고 나에게 조용히 이야기하기
시작햇다 당신네는 정당하며 잘 하고 잇다
Mr. Q의 요구는 무리이고 당신네는 그의 요구대로
해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엇다
나는 참으로 감격하엿다
그는 참으로 영화 속의 롬멜 그대로엿다
나는 그에게 멀리서 이렇게 와주어서 우리를
도와 주어서 고맙다고 사례하엿는데 그는
당신네가 내게 감사할 것 없고 앞으로도
계속 잘 하라고 격려까지 해 주엇다
그 후 Mr. Q는 아주 겸손해졌다
설계실에 올 때 조용히 들어오며 목소리도
낮추고 내게 와서 정중한 어조로 이런 것을
요구해도 되느냐며 자기 요구가 정당한 것인지
먼저 알고자 하엿다
그 회사에 일년 간을 근무하고 나는 학업을
더 한 후 지금 근무하는 직장에 있으나
가끔 신사적인 모습의 훤출한 인상의 그가
생각난다
같은 독일인 편을 들지 않고 공정하고 정직
하게 회사의 편을 들어준 롬멜의 인상을 가진
그가 생각날 때 마다 지금도 그가 참으로
고맙기만 하다
롬멜 역시 그와 비슷한 기질을 가진 인물
이였을텐데 히틀러와 같은 못된 주인을 만나
고생을 하고 억울한 최후를 맞이하지 않앗는가
그는 참으로 롬멜의 인상이였으며 아직도
독일에는 롬멜과도 같은 멋진 인물이 잇기에
독일이 발전하는 것은 아닌지!!!...........
첫댓글 감동적인글 잘보았습니다
우와! 단숨에 긴글 읽어내려왔어요 어려운일을 해결하신 뭇별님 어쩌면 그렇게 현명하게 해결하셨나요 조리있고 철저한 계산적인것에는 당할 재간이 없지요 멋지십니다 회사에서 인정을 받으셨겠어요 긴글쓰시느라 수고 많으셨네요 자주 님의글 볼수있도록 올려주세요 감사합니다
그 당시 회사측에서 공로상 수여가 있었을둣한데 젊은이가 그런 큰일을 해결했으니 사주가 귀한 보배 다루듯 하였을것 같습니다. 젊은시절의 무용담 잘 모다 두셨다가 자손들 모이는 명절에 이야기 한아름 풀어놓으시면 세벳돈보다 더욱 값질듯 .......
젊은시절 그리고 사회초년시절...감동적인 추억이 있었군요....늘 ~~건강하세요
사실 그일로 인해 대리에서 곧 과장으로 진급이 되었지요 그러나 제가 사직하고 나온 후 그 회사는 경영의 어려움을 겪어 은행 관리로 들어갔다가 지금의 H2 중공업으로 흡수합병 되었습니다 마음 아프지요 당시 저를 사랑해주셨던 사장님을 끝까지 도와 드리지 못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