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제비갈매기'
가장 멀리 나는 조류…애틋한 모성애 '뭉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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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에서 사냥한 물고기를 입에 문 어미가 새끼에게로 날아가고 있다. 새끼는 입을 벌린 채 어미를 반기지만 어미는 먹이를 슬쩍 보여준 다음 언덕 아래로 던져 버린다. |
몇 년 전 북위 78도에 위치한 스발바르 군도 스피츠베르겐 섬 해변을 지날 때다. 해변 나지막한 언덕 위에 앉아 있는 솜털이 뽀송뽀송한 새끼 새 한 마리가 눈에 띄었다.
새끼가 있다는 것은 근처에 어미도 있다는 이야기다.
새끼를 가진 어미는 신경이 예민하다.
만만하게 보고 다가갔다가는 위험하다.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는데 날카로운 금속성 울음소리와 함께 북극제비갈매기가 나타났다. 북극제비갈매기는 강하고 무서운 새다.
자신의 영역을 침범받으면 상대를 가리지 않고 날카롭고 강한 부리를 앞세운 채 맹렬한 속도로 내리꽂는다.
서투른 방문자의 경우 북극제비갈매기의 공격으로 머리에 상처를 입기도 한다.
그래서 이들을 관찰하는 조류학자는 머리를 보호하는 헬멧을 착용한다.
흥분한 새들이 공격을 시작하면 스틱 등을 머리에 들고 서 있어야 한다.
북극제비갈매기는 지구 상에서 가장 먼 거리를 옮겨 다니는 새다.
북극의 여름인 4~8월에 걸쳐 북극에서 번식한 후 새끼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남극으로 이주해서 여름을 보낸다.
그리고 이듬해 남극의 겨울이 시작되는 4월이면 번식을 위해
다시 자기가 태어난 북극으로 돌아간다.
이들의 연간 이동 거리는 7만900㎞에 이른다.
이들이 30년을 넘게 살 수 있으니 일생 이동하는 거리는 210만㎞를 훌쩍 넘는다.
이는 지구에서 달까지 3번 갔다 올 수 있는 거리이다.
몸무게 125g에 불과한 작은 새에게 이런 엄청난 에너지가 숨어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계절에 따라 북극과 남극을 오가는 북극제비갈매기의 여정을 보며 대자연의 신비를 배운다.
※ 공동기획 한국해양대학교·이텍솔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