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 호성, 미령과 번개 대화방 즐기다가 자정이 다 되어 집에 돌아오니 우편함에 네가 보낸 선물이 와 있었다. 사실 다른 친구들은 다받은 모양인데 '나는 왜'하고 조금 초조했었는데 그렇게 기다리다 받아서인지 반가움이 더한 것 같다. 겉봉에 주소를 쓴 글씨 하나하나에 네 따듯한 정성이 묻어나 있는 것 같더라. 두고두고 간직하며 널 생각하마.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목욕재계하고 와프와 함께 들어 보았는데 작은 놈이 편도선이 부어 열이 펄펄나서 병원 데리고 가느라 끝까진 못 들었다. 그렇지만 바이올린과 첼로와 플루트의 아름다운 선율이 인상적인 첫 곡만으로도 선곡의 섬세함을 느낄 수 있었다. 와프가 옆에서 당신 친구들은 다 그렇게 세련이냐는 둥, 당신같이 무미건조한 사람이 그런 친구들하고 어울리는게 신기하다는 둥 중얼대는 바람에 산통이 조금 깨지긴 했지만 말이다.
이제 상복이에게 compact disk를 받았고, 조금 있으면 선호의 coffee가 올 거고, 형걸이도 chocolate를 보내 줄지 모르니 다음 선물은 혹시 cash가 아닐까? (c자 돌림)
의일이네와 바베큐 파티 정말 신나겠다.
나도 미국에 가자마자 와프가 바베큐 화덕을 사야 한다고 해서 멋모르고 제일 큰 걸로 샀더니 그건 2-30명 불러놓고 파티를 벌일 때 쓰는 거였다. 그래도 그걸 가지고 우리 네 식구가 뒷마당에서 바베큐를 했는데 고기 몇 점 구느라 챠콜 큰 봉지를 다 들이 부어야 했다. 그리곤 활활 남아있는 불이 아까와서 늘 군고구마를 해 먹었지. 그 화덕이 지금도 베란다 구석에 놓여 있는데 먼지가 앉아 형체를 알 수 없단다.
너희들이 파티를 벌이는 오는 일요일 다른 데는 몰라도 토론토 온타리오 호수가 Bluffer Park만은 올들어 가장 확실한 화창한 봄날이 되도록 내가 힘좀 쓰마. (병진이와 마음 씀씀이가 좀 비교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