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NAPPETE(클리앙)
2023-10-02 00:23:02 수정일 : 2023-10-02 00:28:06
저는 이번 추석에 그런 생각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외자식에 서울 올라와서 혼자 공부한다고 시간 많이 썼구요.
공부 더 한다고 또 부모님께 돈을 받아 썼습니다.
원룸 전세비용
대학비
그리고 또 끝나고는 시험 공부한다고 다시 매달 돈 받아썼거든요.
그래서 늦게 결혼했고.. (30대 중반)
어떻게 또 서울에서 또 자리 잡고 살고 있습니다.
주변에는 모를거에요 이런 생각 평생 하고 살았는지
부모님도 자수성가 하셨고 나름 중간정도는 성공하셨는데
마지막에 부동산에 모아뒀던 돈들을 다 투자 하셨는데
마침 그게 시장 상황에 묶여 몇년간 고생 많이 하시고 계십니다.
한마디로 빚에 허덕이고 계시거든요.
현금이 돌지가 않은상태... 아시죠?
빚내서 생활하고 내 부동산들이 해결이 되야 목돈이 들어오고 숨이 트이는 상태..
어떻게 처리 할 수 있는 상황의 부동산은 2~3년은 더 지나야 되는 상태..
근데 딱 부동산이 묶이고 투자하고 돈이 없을 때 제가 결혼했어요.
그 타이밍에서 원래 도와주시기로 한 부분을 많이 못주셨습니다.
당연하죠. 전 그것만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외아들에 돈을 더 잘벌면 생활비니 뭐니 해서 드릴텐데
애초에 저희도 쫓기고 있어서 (빚이 많아요)
더 도와드릴수가 없어요.
그렇다고 빚내서 도와드리는걸 원하시지도 않고요.
아빠 입버릇이 그겁니다.
내가 네 학비니 뭐니 니 생활비 안줬으면 차도 진작 바꿨고
엄마 아빠가
더 좋은 집에서 살았다.
그냥 하시는 말씀인거 알아요.
근데 그게 계속 되고 십년이 넘어가니까
비수가 되서 가슴에 박히더군요.
반박할수가 없어요.
사실이거든요 그게.
남들보다 거의 10년 가까이 생활비 받고 생활했으니까요.
맞습니다 사실 그게.
제가 입버릇처럼 이야기했거든요.
아빠 우리가 자리 잡히면 S클 하나 뽑아서 열심히 여행다니게 해드릴게.
근데 그게 점점 미뤄져서 차한대 사드릴려면 적어도 5년은 더 있어야 할 것 같아요.
부모님은 나이가 드시고 있고
나이가 드셨을때 돈이 수중에 없다는 걸 저한테 많이 말씀하시거든요.
괜찮아요. 말씀하시는거 다 저 욕하는거 아닌거 아는데요.
참 오늘따라
내가 좀 더 대충 자리잡고
결혼하고
애낳고
살았으면
적어도 내가 부모님 인생을 망쳤다라는 생각이 조금은 덜 들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일주일 내내 하고 있습니다.
미안합니다..
댓글 중---
중간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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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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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삶이라는게 다 그렇죠 뭐,
운에 따라 잘 풀리는 사람도 있겠지만 보통은 원하는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후회는 사는 시간에 비례해서 늘어나는 법이죠.
올부
저도 독립을 거의 30대초반에 했는데...그런 생각까진 안했던거 같네요. 이유를 생각해보니 저희 부모님은 재산은 별로 없지만 뒷바라지는 해주셨고 ... 자식때문에 인생이 좀 잘못됐다 이런 말씀은 안하셨던 거 같네요...
저도 별로 잘된 게 아니라 별도움이 안되어 부모님께 미안함을 항상 느끼긴 해요.
그래도 마음에 남는 기억은 부모님이 경제적으로 안좋아서 제가 인문계고등학교 안가길 바랬던 거요.
강요는 안하셨고 해서 결국 내뜻대로 했지만요.
어릴 때 그런 사소한 말들도 기억에 오래 남나 봅니다
BONNAPPETE
@올부님 부모님이 그런 말을 하시는 거 전혀 밉지 않아요.
다만 그냥 내가 좀 더 잘했으면 우리 부모님 더 좋은 곳에서 더 편하게 더 좋은거 쓰시면서 살았을텐데..
내가 조금만 잘했다면...
이런 생각이 계속 저를 잠식하는 시간이 길어져서
답답해서 글 써봤어요.
이해해요.
당연히요.
기회비용을 저에게 쓰신거고
그 보답을 받지 못하고 계신거죠.
부모님의 사랑을 받은 만큼 돌려드리지는 못하지만
전 전혀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삶을 살고 있거든요.
물푸레나무-
이게 참... 그래요
행복은 진짜진짜 상대적인거더라고요
전 제 엄마가 세상에서 그렇게 행복한 사람이 또 있을까 싶은데, 제 엄마는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불행하다고 생각하더라고요...
그리고 전 제 가족을 보면서도 다들 표현이 서툴러서 그렇지 다들 참 좋은 사람들이다~ 생각하고 살았거든요
근데 전 반대로 가족들에게는 천하의 나쁜 뇬이더라고요?!
진짜 상대적이더라고요
전 글쓴님과 어찌보면 극과 극이라고 할만큼 다른 인생을 살았는데요
20살에 서울로 오면서 지원 모두 없이, 홀로 왔으니까요...
그리고 그리 한 것(엄마 뜻에 반해 홀로 서울로 온 것)... 자체도 전 나쁜 딸이였고,
그렇게 살고 버틴 것, 자체도 ...지나고 보니 나쁜 딸이 되어 있더라고요
딸은 그러면 안되는 거라는 생각의 엄마가 아직도 그리 생각하시고, 아직도 자식은 무조건 부모에게 수구려야한다... 는 생각만 하시는...^^;;;
암튼...
결혼해서 아이 낳고 살고 있는 지금, 저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안해요
다만... 엄마가 자신의 인생을 더이상 스스로 불행하게 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마음만 남아있어요
저는 제 딸아이에게 사랑은 주지만,
제 아이에게 제가 엄마에게 느꼈던 감정들은 절대 물려주고 싶지 않아요
부모사랑은 내리사랑이라... 는 말 ...
저는 그래서 주기만 하고 싶어요
그리고 제발 어서 커서 자유롭게 제 아이가 자기 인생 살았으면 해요
제 엄마에게도 예전에 말했어요
엄마에게 받은 사랑, 언젠가 내 아이에게 그대로 주겠다고... 아니 그 이상 주려고 노력하겠다고요
나는 엄마에게 엄마가 원하는 거 다 해줄 수 없을 것 같다고.. 다만, 내 삶을 후회없이 최선을 다해서 살겠다고... 요
부모 자식 관계가 각 가정마다 가지각색이지만,
적어도...내 자식이 자신으로 인해 부모인생을 망쳤다 생각하면 견디기 힘들 것 같아요
그리고 정말 효도는 .... 물질로만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효도까지는 아니여도... 홀로 계신 제 할머니께 제가 거의 매일 30~1시간씩 전화드렸어요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혼자 사셔서...정말 매일같이 전화드렸어요 제가 20대때요..돌아가시기 전에 고모들은 못알아봐도 저는 알아보시더라고요..
그냥 그런 것 같아요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마음을 담아 하는 것... 그걸로 충분한 거 같아요
그냥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세요
첫댓글 댓글 중---
metalkid
감히 판단해 보건대 부모에게 최대의 효도는 자식이 어엿하게 행복하게 잘 사는 겁니다.
부모가 되어보니 감히 조금은 느끼게 되네요.
마음의 짐이 되신다면 자주 부모님을 향한 마음을 표현해 주시는건 어떠신가요.
저는 나중에 제가 힘들어도 자식만 잘? 살면 원이 없겠습니다.
강동의고양이
냉정하게 따지면 부모 자식간에도 빚은 있죠. 저는 그런게 너무 싫어서 제 턴에서 부모님께 가능한 한 효도하고 자식은 안낳아서 이 빚의 순환고리를 끊을 생각이지만, 또 그렇게 서로간의 부채로 이어져 나가는게 인류의 DNA이기도 하고... 저희 집안은 빚도 남기지 않는 대신 DNA도 남기지 않게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