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스케치
한정자
저녁노을의 붉은빛 햇살에
벚꽃 구름은
출렁이는 문홍빛 물살로 하늘거린다.
보라빛 꽃망울 진달래무리
노란물감으로 뭉실댄 개나리
빨강옷 파랑옷 할머니 할아버지 활보단은
이미 놓쳐버린 건강을 휘저으며
호숫가를 활개친다
제각기 가관이다
거의 안기다 시피
멀리서 보아도 취한것 같은
수변무대 구석의 바람난 쌍쌍이들
꽃그늘아래 비둘기는 노오란 별을 쪼고
서로에게 몸을 기댄체
모이사랑을 나누는
속삭임의 젊은 연인들
저쪽 잿빛
고개숙인 사오정의
거칠고 투박한 분노의 목소리는
매캐한 담배연기로 허공에 날아가고
살살거리는 봄바람에
연분홍의 흩날림이 꽃비로
머리칼에 사뿐히 내려앉는 꽃잎
물살도 은빛이 되어
봄을 실어 나르는 하이얀 꽃배에
호젓하게 달래줘야 할 동심초의 연정을
살포시 실어나 볼까
물수제비 첫사랑
한정자
푸르름을 꽉차게 끌어 안은
신록의 남쪽창으로
팔을 뻗으면 닿을 만큼
날마다 산이 부풀어 오른다.
수양버들 강아지 늘어질 무렵
강가에 나가
작고 동그란 돌멩이를 골라
저녁노을 붉은 물살에
떠 보던 물수제비 어릴적 친구
앞산의 하이얀 아카시아 꽃무리 위에
물수제비 첫사랑 마음
오늘은 어쩐지 햐염없이 떠 보고 싶다
벌써 몇개째인가
길게 던져진 만큼이나
내 가슴을 일렁이는 아련한 그리움의 파문
신열이 높은 몸살로
오월의 햇살속
산은 푸르러 가는데
흘러가라고
한번 쯤은 만나지려나
오늘도 힘껏 던져보는
마음돌 물수제비 뜨기
한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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