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의 아침 산책을 마치고 식사는 "코지"에서 가족들과 같이 하였다.
아침 식단에서 하나 아쉬운 점은 연어나 회, 또는 햄같은 Cold dish가 없는 점.
식당에는 나이든, 또 젊은 중국인들이 많다.
조손간(할아버지 할머니와 손주)들이 같이 온 집들도 보기가 좋다.
바쁜 젊은부부에게도 좋고, 애들도 좋고.
나는 이런 곳에서 오히려 소찬을 즐긴다.
커피 맛은 그런대로.
아까는 조용하던 분수가 물을 쏫구친다.
내비를 외돌개에 맞추어 두고 쉬엄쉬엄 달려 차를 외돌개 주차장에 두고서.
나는 전에 이 코스를 이미 가보았으나 가장 아름다운 올레 외돌개 7코스를 간다.
복받은 날이다. 하늘은 푸르고 바람은 살랑살랑 해는 높이 떠 있으나
가을 햇살은 따갑지 않고 적당한 기온에, 무엇하나 맞지 않는 것이 없다.
74년 신혼여행 때도 여기에서 사진을 찍었었지.
펜션넘어 보이는 한라산 정사.
내가 제주도에 있었는 7일간 한라산 정상이 늘 조망되었다 하니
택시 기사가 일년에 70여일간 만 보인다 하며 행운이 따랐다 한다.
길을 가다가는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훔쳐 듣는 것도 재미이다.
아빠가 앞서가고 뒤쳐진 초등학생 정도의 아이에게 엄마가 야단을 친다.
우리 집에 결정권자는 엄마라는 것 몰라.
아마 아빠한테 무언가 떼를 쓰서 승낙을 받은 모양인데 이게 엄마가 못 마땅한 것
이런 아름다운 길을 왼편으로는 바다를 내려다보며
귤이 익어가는 것도 보면서 걷는다.
이건 무슨 꽃이지?
무덤이 생활공간 가까이에 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
스웨덴 스톡홀름의 교회 옆 묘지, 일본 도꾜 타워에서 내려다보면 바로 아래에 묘지가 보이는데
우리나라 공동묘지는 인가와 떨어져 있어
바람이 불어온다.
바람의 궤적은 바다에선 물결과 포말을 남기고
숲에서는 풀잎은 눕고 나뭇잎은 뒤집혀 은빛갈을 보이고.
늘 바람을 맞고 지낸 해안가의 키 작은 관목들은 고개를 젖히고 있다.
오랜 만에 보는 일년새 백일홍.
여기를 내려가면 돔배낭골이다.
나는 어느 우체통에 편지를 넣어야 하지.
먼저 온 중국 처녀들 셋이서 앉아 쉬는데 우리나라 올레꾼과 똑같은 복장에, 똑같은 디카에, 똑같은 스마트 폰.
말씨 이외로는 구별이 되지 않는다.
해안가에 만들어 놓은 쉼터.
길을 가다 만나는 맑은 물, 세수라도 하고 싶지만.
야자수 아래서 모자가.
모처럼 내가 배는 가리고 사진에 나왔다.
올레길 표시.
법환포구 넘어가는 길은 재작년인가 동네 개를 불렀더니 나를 졸졸 따라왔다.
전화가 와서 받으니까 병원에서 환자보호자가 심평원을 팔면서 기록복사를 요구한다고.
나한테 그런 공갈이 통한다고 생각하면 오해이지.
나와 심평원이 무슨 관계?
위임장과 인감증명을 받아 확실히 해 놓고 복사를 해주라고 한다.
하여튼 조금이라도 권력기관에 있는 놈들 노는 꼴이란 가관이다.
드디어 법환포구에 도착한다. 4.8km를 두어시간에 걸어 왔다.
바닷가에 쏫아 올라 온 용천수를 가두어 빨래터로.
왼쪽의 무말랭이 지가 먹을 만하여 또 시킨다.
멸치국수를 먹고 싶었으나 요즈음은 안 된다고 해서
점심을 시키고 기다리고 있는데 또 전화가 온다.
과테말라의 후배한테서 전방의 육군소대장하는 아들이 외진을 오려고 해서 약속을 해 두었더니 갑자기 작전이 떨어져 못온다며.
시킨 비빔국수
열무국수
그리고 고기 국수, 맛도 좋고 양이 푸짐.
여기다 밥까지 가져다 주고 마지막 원두커피까지 서비스로 마시니까
바람 불어들어오는 창가에서 포구의 바다를 내려다 보며 국수와 커피를 마시니까
앉은 자리가 일어나기 싫다.
리조트로 돌아와 저녁은 성산의 우리봉식당에 갔으나
음식은 인터넷에 오른 평보다는 나빠 실망.
첫댓글 이제는 외국 여행을 안 하더라도 더 낫은(?) 색다른 여행을 국내에서 할수 있게 된것 같습니다.
경치도 좋고..., 가족과의 추억도 만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