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장근 시집 『인연』 발간
* 시집 소개
충남 예산군 교육장으로 봉직하고 있는 심장근 시인이 『인연』을 발간하였습니다. ‘오늘의문학 시인선 398번’으로 발간된 이 시집에는 시인의 시, 시인과 부인의 사진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심장근 시인의 시집 『인연』은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가 6권의 시집에서 보여준 것처럼 간결한 시로 구성되었다는 점, 그리고 시와 사진이 어우러져 앙상블을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와 사진의 콜라보레이션도 중요하지만, 사진을 촬영한 작가를 알고 나면 더 놀라게 됩니다.
시집에 미적 가치를 제공한 사진은 심장근 시인 자신, 그리고 시인의 아내 최민옥 사진작가가 촬영한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시집의 내지에 있는 사진도 그러하지만, 표지로 선택한 최민옥 여사의 작품은 제목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 권의 시집에 부창부수(夫唱婦隨)로 예술성을 더한 심장근 시인의 『인연』을 독자들에게 소개합니다.
* 시집 서평
* 서평 1
나는 시를 잘 모릅니다. 그렇지만 이번에 심장근님의 시집 『인연』을 읽고 나서 시란 이렇게 생활 속에 있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무너진 굴뚝자리에서 자라는 옥수수 두어 포기, 바람에 나부끼는 수건, 골목의 좁고 가파른 기울기, 결코 고급스럽지 않은 페인트 색들, 그리고 먼 나라의 화려한 골목길까지 시의 재료가 됨을 알았습니다. 갖가지 양념과 주재료가 만난 인연의 맛을 살린 음식처럼 심장근님의 시는 맛깔스럽습니다. 길가의 흔한 꽃이 들어간 꽃 밥과 늘 싱싱한 풀을 재료로 한 풀 밥의 시들,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의 귀한 손길이 가득 들어간 사랑의 밥을 한 숟가락 가득 떠서 볼이 터져라 먹을 수 있는 시의 밥이 여기에 있습니다.
- 백종원(방송인·요리연구가)
* 서평 2
좋은 사진에는 숨죽임이 있다. 일시정지가 있다. 폭포도 잠시 진주로 박히고, 천리마의 말발굽도 허공에 낙관을 찍는다. 막 당도한 버스종점의 나무의자가 있다. 좋은 사진에는 설렘과 일렁임이 있다. 출발선의 스프링이 있다. 도약대의 떨림이 있다. 알 속에서 노란 부리를 세운 병아리의 난타가 있다. 분꽃 밭에 떨어진 까만 언어가 있다. 주름을 한껏 조인 조리개가 있다. 아침이 오기 전에 어둠을 꼭 다물고 있는 분꽃이 있다. 빛의 침묵이 있다.
- 이정록(시인)
* 서평 3
시집 『인연』을 발간한 심장근은 시인이자 교육자입니다. 한국문인협회와 충남시인협회에서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6권의 시집을 발간한 분입니다. 또한 초등학교 교사 교감 교장을 거쳐 현재 충남 예산교육청 교육장으로 중책을 맡은 교육자입니다. 이처럼 중책을 맡은 분의 작품은 무게가 있을 것 같습니다만, 그의 시는 짧고 사랑스럽고 아기자기합니다.
공세리 성당 붉은 배롱나무 위 하늘이
우리나라 하늘 중에서 제일 파랗다
네가 내 옆에 있을 때 그렇다!
―「사랑가」전문
충남 아산시 인주면 공세리에 ‘공세리 성당’이 있습니다. 1890년에 시작된 성당으로 우리나라 성당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그 성당에는 배롱나무가 있고, 맑은 가을 하늘 아래 그 배롱나무 꽃이 붉게 핍니다. 그곳을 찾은 시인의 눈에 가을 하늘이 참으로 파랗습니다. 그 곁에 ‘너’라는 사람이 함께 있을 때, 오롯한 정서와 영감으로 지은 시입니다. 이와 같은 시와 사진이 멋지게 어우러진 책이 바로 심장근의 시집 『인연』입니다.
― 리헌석(문학평론가)
첫댓글 답답하거나 괴롭거나 우울할 때 읽으면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 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골목에서나 정겨운 인정을 만날 것 같은 시,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