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준 날: 2022년 3월 23일 수요일 16:00~16:30
읽어준 곳: 경산 아가페지역아동센터(중방동 행정복지센터 맞은편, 마가교회건물)
읽어준 책: <이파라파 냐무냐무>,<강아지똥>
함께한 이: 1~2학년 남자아이2, 여자아이2
처음 가는 날이라 길도 낯설고 조금 일찍 갔다. 오늘은 담당선생님이 계시지 않는다고 하신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안내받고 작은 방에 들어섰다. 꽃샘추위로 아직 쌀쌀한 기운이 있었던 오후, 불을 올려놓지 않아 죄송하다고 하신다. 의자에 앉을까? 바닥에 앉을까? 친구들이 왔다. “안녕하세요~~!!” 목소리가 우렁차다. 또 한 친구가 들어온다. “안녕하~~~세~~요오~~!!” 놀이터에서 놀다왔다는데 조잘조잘, 안녕하세요 인사에는 멜로디가 있다. 왕따 당한 친구도 있다며 놀아주지 않아 속상했던 이야기도 한다.
‘아 귀여워!’ '왕따? 어쩌나? 속상했을텐데' ('이제 같이 놀자'라고 얘기해 줄걸 그랬다. 책놀이는 같이)
친구들과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책상을 가운데 바닥에 두고 둘러앉았다.
“자~~ 오늘 며칠인지 아는 친구?” 날짜를 물어보았더니 "23일"이라고 외친다.
“내가 먼저 말하려고 했는데~~” 한 친구가 늦게 말해 못내 아쉬워한다.
첫날이니 4명 친구의 이름을 불러주었다. 이름을 부르는데도 저는 몇 학년이고 이 친구는 몇 학년이고 이 친구는 글자를 모른다니, 안다느니, 9살이라 하고 너는 8살이잖아 하고 실랑이를 하며 다시 조잘댄다.
책 세 권을 내어놓았다. <고양이 해결사 깜냥이>, <강아지똥>, <이파라파 냐무냐무> “오늘 어떤 책 읽어줄까?”
<고양이 해결사 깜냥이> – "알아요" “저거 도서관에서 봤어요.” “재밌는데” “읽어주세요.”
<강아지똥> - “이것도 봤어요.” “티비로 봤어요.” “어린이집에서 봤어요.”
<이파라파 냐무냐무> - 이 책은 본 적이 없는 듯하다.
어랏, <고양이 해결사 깜냥이>를 읽어달라고 한다. 사실 그럴 줄 몰랐다. 좋아할거라는 기대감은 있었지만, 이런 책도 있다. 궁금하면 읽어봐라. 소개 정도 하려고 했는데 ^^ 그래서 “이 책은 다 읽어주지는 못하고 앞부분만 읽어줄 수 있고, 나머지는 궁금하면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 읽으면 돼. 그림책은 모두 읽어줄 수 있고 어떤 책이든 고르는거 읽어줄께”하고 다시 물어보았다.
결국 <이파라파냐무냐무> <강아지똥>을 선택한 친구들.
<아파라파냐무냐무> 읽어주며 기억나는 장면과 친구들의 이야기 모음.
제목도 같이 읽어보고, 귀여운 마시멜롱도 살펴보고, 털숭숭이는 왜 소리치는지, 무슨일인지, 마시멜롱은 먹어봤는지, 먹어봤다, 안 먹어봤다. 무지개 마시멜로 먹어봤다. 구워 먹어봤다. 안 먹어봤다. 털숭숭이 착한 앤거 같은데. 산불이 나면 다람쥐도 다 타는데. 어 이 섞었네. 나도 이빨 뺀 적 있는데. 우리 엄마가요. 실을 요렇게 매서요. 이마를 탁 치고요. 그런데 단단해서 안 뽑혔어요. 나중에 뽑혔어요. 저도요. 6개를 집에서 다 뺐어요. 저는 이를 하루 세 번 닦아요. 털숭숭이 손 잡아줘요. 귀여워요. 또박또박 말해야 하는데, 우리 반에도요. 매일 엄마 보고싶어서 엄마 어디 있어~~ 하고 우는 친구 있어요. 마시멜롱 마을을 떠난다. 털숭숭이 나중에 또 오면 좋겠다. 이 책 다음 편 나왔으면 좋겠어요.
조잘조잘. 친구들은 재미있어한 것 같다. 나는 읽어줄 때 좀 긴 느낌이 있었다.
<강아지똥> 25주년 특별판
저도 알아요. 학교에서도 봤어요. 민들레가 똥이 필요하다 해서 똥이 민들레 안으로 들어갔어요. ( 그 장면이 감동적였는지 몇 번을 말한다. 나도 제일 좋아하는 장면이다) 흙이요~~ 떨어져서요~~ 어떤 소똥 떨어져서 흙이랑 울고 얘기하잖아요~~
(아이들이 알고 기억하는 강아지똥에 대한 이야기들을 늘어놓는다.)
표지를 보여주며 너희들이 봤던 강아지똥과 같은지 물어보았다. “달라요”
표지도 만져보고 느껴보고 그림도 살펴보고.
“선생님 저도 보여주세요. 저도 한번 보여주시면 안돼요? 읽어봤다더니 특별판이라 알고 있던 것과 달라서 그런지 관심을 보인다. 다 봤다해서 재미없으려나 했는데 막상 읽어주니 집중해서 잘 듣는다. 똥똥! 하는 부분은 같이 따라도 읽고, 듣다 기억나는 부분이 나오니 뒷얘기 말하고 싶어 해서 책을 읽기 시작하는 동안은 스포금지!라고 일러줬다. 한 친구는 38분이 지나자 누웠다. (그제서야 이 친구가 복지사선생님이 말씀하시던 산만하다는 친구라는 것을 깨달았다. 산만하다고 하기엔 잘들어줬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다음번엔 30분 시간을 맞춰야겠다.’ 속으로 생각했다.)
내가 누군가에게 아픔을 줬다고 슬퍼하는 마음, 강아지똥의 착하게 살고 싶다는 소망, 그리고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는 귀하고 소중한 마음들이 담긴 아름다운 책, 세상의 모든 것은 어딘가에 쓸모가 있다라는 얘기들을 나누며 ”너희들은 꿈이 있니?“ 하고 마지막 질문을 했다.
”의사요“ ”공무원이요“ ”예술가요“
어떤 의사, 어떤 공무원이 되고 싶니?
”지혜로운 의사가 되고 싶어요“ ”좋은 공무원이 되고 싶어요“ ”그림을 많이 보고 싶고 그려주고 싶어요“
<강아지똥>을 읽어서겠지? ‘지혜로운’ ‘좋은’ 그림을 많이 보고 싶고, 다음에 ‘그려주고 싶다’라는 말을 덧붙인다.
한 친구는 내게 귓속말을 한다. ”남을 돕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흐뭇했다.
”너희들이 꿈을 꿀 때 강아지똥을 생각했으면 좋겠어“
”다음다음 주에 우리 또 만나자.“
”선생님~~~ 책 더 없어요?“ 한 친구가 조용히 물어본다.
”다음에 무슨 책을 가져왔으면 좋겠어?“
”호랑이 꼬리에 민들레 붙어 있는 거요“
”꼬리꽃? ^^“ (친구의 전설)
”무지개 물고기도요“
”그래 다음에 올 때 읽어줄게“
첫댓글 꼼꼼히 기록 해 주시니...
기록만 보아도 실감나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수고많으셨어요. 아이들의 수다가 들리는 것 같아요^^
ㅋㅋ 너무 재미있을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