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7:15]
"그가 악을 버리며 선을 택할줄 알 때에 미쳐 뻐터와 꿀을 먹을 것이라..."
그가 악을 버리며 선을 택할 줄 알때에 미쳐 - 영아는 선악을 분별하지 못한다. 선악을 분별한다 함은 영아의 상태를 넘어섬을 뜻한다. 따라서 본문의 의미는 '그 아이가 자라서 사물을 판단하는 나이에 이를 때까지'라고 할 수 있다. 이 나이는 대략 3세 정도로 추정된다.
[사 7:16]"대저 이 아이가 악을 버리며 선을 택할줄 알기 전에 너의 미워하는 두 왕의 땅이 폐한바 되리라.."
너의 미워하는 두 왕의 땅이 폐한 바 되리라 - '미워하는'은 문자적으로는 '두려워하는'이다. 유다에게 큰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두 나라 수리아와 에브라임은 앗수르 왕 디글랏 빌레셀과(B.C. 732년) 살만에셀 5세(B.C.722년)의 침공으로 황폐하게 될 것이며, 따라서 그들로부터 가해진 위협도 소멸될 것이다.
[사 7:17]"여호와께서 에브라임이 유다를 떠날 때부터 당하여 보지 못한 날을 너와 네 백성과 네 아비 집에 임하게 하시리니 곧 앗수르 왕의 오는 날이니라..."
여호와께서...임하게 하시리니 - 비록 수리아와 에브라임에 의한 위협은 소멸된다 할지라도 유다의 시련은 끝난 것이 아니다. 이제는 더 큰 위협이 기다리고 있다. 그것은 유다가 하나님보다 더 의지하던 앗수르로부터 올 것이다. 구원의 약속으로부터 심판의 위협으로의 이 돌연한 변화는 실은 아하스 왕의 불신앙이 자초한 것이다.
불신앙에 대한 심판은 여호와로부터 온다. 앗수르는 그 손의 막대기에 불과하다. 에브라임이 유다를 떠날 때부터 당하여 보지 못한 날을 - 앞으로 당할 환난의 무서움과 그 비참함은 이스라엘이 남북으로 갈라진 그 분열의 역사에 비견된다. 민족의 분열은 모든 비극의 뿌리요 모태였다.
[사 7:18]"그 날에는 여호와께서 애굽 하수에서 먼 지경의 파리와 앗수르 땅의 벌을 부르시리니..."
애굽 하수에서 먼 지경의 파리와 앗수르 땅의 벌 - 유다를 괴롭힐 침략군에는 앗수르 뿐만 아니라 애굽도 첨가된다. 선지자는 애굽을 파리로, 앗수르를 벌로 비유하고 있다. 나일 강을 끼고 있는 애굽에는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많은 종류의 곤충들, 그중에서도 특히 파리가 많았다. 반면에 많은 산과 숲으로 우거진 앗수르에는 벌떼가 많았다.
본문을 역사적인 측면에서만 본다면, 상황의 전후 관계가 불분명할 수 있다. 애굽 군대가 유다 땅을 유린하게 된 것은 훨씬 후대의 요시야 왕 때였다(B.C.609년). 그리고 애굽 왕 바로느고가 이끄는 애굽 군대와 느부갓네살이 이끄는 바벨론군대가 격돌한 저 유명한 갈그미스 전투에서 애굽이 패퇴함으로써 고대 근동의 주도권은 사실상 바벨론의 손아귀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B.C.605년). 앗수르 군대에 의한 피해는 히스기야 왕 때 가장 극심하였다.
[사 7:19]"다 와서 거친 골짜기와 바위틈과 가시나무 울타리와 모든 초장에 앉으리라.."
다 와서 거친 골짜기와 바위틈과 가시나무 울타리와 모든 초장에 앉으리라 - 선지자의 비유는 계속된다. 파리와 벌로 비유된 애굽과 앗수르 군대는 여호와의 신호에 따라서 유다 땅 전역을 뒤덮게 될 것이다. 그로티우스는 여기 언급된 네 장소를 각각 파리와 벌의 서식지로 파악하여,
거친 골짜기와 가시나무 울타리는 파리에, 바위틈과 모든 초장은 벌에 연결시켰다. 또한 클레리커스는 이들 장소들이 군대가 주둔하기 적합한 곳이라고 하였다. 반면에 오스발트는 이들이 곤충들로 비유된 외국 군대로부터 유다 백성들이 몸을 숨기기 위해 선택한 장소들이라고 하였다.
[사 7:20]"그 날에는 주께서 하수 저편에서 세 내어 온 삭도 곧 앗수르 왕으로 네 백성의 머리털과 발털을 미실 것이요 수염도 깎으시리라..."
그 날에는 주께서 하수 저편에서 세내어 온 삭도 곧 앗수르 왕으로 - 선지자가 이 예언을 할 당시에 애굽은 유다에게 어떤 위협도 되지 못하였다. 따라서 그의 시선은 다시 앗수르에게 향한다. 18절에서 벌로 비유된 앗수르가 여기서 다시 삭도로 비유된다. 그것은 '세내어 온 삭도'이다.
선지자는 아마도 아하스가 디글랏 빌레셀에게 상당한 양의 돈을 주고 그의 도움을 구한 사실을 빗대어 말한 듯하다. 네 백성의 머리털과 발털을...수염도 깎으시리라 - 1:6에서 전신에 상처입은 패전 군인으로 그려진 유다 백성이 여기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깎여진, 더할 나위없이 수치스러운 모습으로 형상화되고 있다.
[사 7:21]"그 날에는 사람이 한 어린 암소와 두 양을 기르리니..."
그 날에는 사람이 한 어린 암소와 두 양을 기르리니 - 벌거벗은 상태 곧 황무지로 변하고 만 유다의 비참함을 선지자는 그림으로 보여준다. 그 땅에 남아 있는 사람의 소유물은 겨우 어린 암소 한 마리와 양 두 마리에 불과하다. 여기서 젖을 뽑아낸들 얼마나 되겠는가? 그럼에도 현저한 인구 감소로 인하여 그 젖이 오히려 남아돌 것이라고 한다.
[사 7:22]"그 내는 젖이 많으므로 뻐터를 먹을 것이라 무릇 그 땅 가운데 남아 있는 자는 뻐터와 꿀을 먹으리라..."
남아 있는 자는 뻐터와 꿀을 먹으리라 - 앗수르의 삭도를 피하여 남아 있는 자에게 제공되어질 음식은 응결된 젖과 야생꿀이 그 전부이다. 그들은 싫증이 날 정도로 계속 그것을 먹게 될 것이다.
[사 7:23]"그 날에는 천 주에 은 일천개의 가치 되는 포도나무 있던 곳마다 질려와 형극이 날 것이라..."
그 날에는 천(千) 주(株)에 은 일천 개의 가치되는 포도나무...질려와 형극이 날 것이라 - 본절 이하에서 질려와 형극으로 특징지워지는 황무지에 대한 묘사가 계속 반복된다. 남은 자들이 뻐터와 꿀로 연명하게 되는 것은 포도와 곡식으로 가득 채워졌던 언덕들이 모두 가시덤불로 뒤덮였기 때문이다. '은 일천 개'는 은화 일천 세겔을 말한다. 이처럼 최상품의 포도나무들이 재배되던 곳이 그 날에는 질려와 형극으로 무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유다 백성들에게 임할 비극을 극명하게 암시하고 있다.
[사 7:24]"온 땅에 질려와 형극이 있으므로 살과 활을 가지고 그리로 갈 것이요..."
살과 활을 가지고 그리로 갈 것이요 - 찔레와 형극으로 가득 차고 사나운 들짐승들이 서식하게 될 그곳에 살과 활을 갖지 않고 나가는 것은 크나큰 위험이 될 것이다. 그 땅이 쓸모가 있다면 어쩌면 사냥터로나 적합할지도 모른다.
[사 7:25]"보습으로 갈던 산에도 질려와 형극 까닭에 두려워서 그리로 가지못할 것이요 그 땅은 소를 놓으며 양의 밟는 곳이 되리라..."
그 땅은 소를 놓으며 양의 밟는 곳이 되리라 - 이전의 유다는 포도나무로 상징되는 농업 경제를 자랑했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심판으로 인해 이제는 소와 양으로 상징되는 유목으로 겨우 생계를 꾸려나가게 될 것이다. 이것이 선지자가 본 유다의 미래 모습이다.